짝남이랑 같은학교 다니고 있고
과는 다른데 같은 동아리라서 일주일에 두세번씩은 볼 수 있었어
작년부터 사귀는거처럼 날마다 하루에도 몇십통식 카톡 주고받고 엄청 가깝게 지냈어
그때까지는 착각이어도 좋을만큼 행복했어.
근데 올해 봄부터 걔가 연애를 시작하더라.
너무 행복해보였고 나는 친한 친구 이상이 될 수 없으니까 아무 내색 못하고 평소처럼 지냈지.
그냥 얼굴 자주 보고 계속 연락할 수 있다는걸로 만족할려고 했는데,
사람 욕심이라는게 점점 커져서 어쩌다 한번씩 지칠때가 오더라구.
나는 친구라는 벽을 넘지 못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마다 지쳐갔어.
그리고 얼마 전에 종강을 했고, 걔도 나도 군대때문에 이제 휴학해.
개인적으로 연락하지 않으면 볼 수 없는거지 이제.
근데 자꾸 욕심내고 싶어지는 내가 너무 비참해서
날마다 주고받던 카톡을 내가 읽고 씹어버리고 답장을 안한지 일주일이 넘었어.
그리고 이제 연락하지 않으려고.
예전에도 종종 나 혼자 지쳐서 정리하려고 연락 안할려고 하면
넌 무슨일 있냐고 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노력하고, 먼저 연락해주고 그랬었지.
근데 지금 여자친구에게 집중하는 너는 예전같지 않더라.
연애하는 걔를 보면서 힘들다가도
카톡 한통, 동아리에서 보는 얼굴 한번에 기분이 나아지는 내 모습이,
점점 더 욕심부리는 내 모습이 너무 바보같고 초라해서
이제 내가 멀어질려고.
각자 군대를 다녀올테고, 동아리는 후배들이 잘 이끌거고,
단과대학도 달라서 복학해서 오다가다 만날 일도 없을거고,
동아리 단체 모임에도 잘 안나갈거야.
2년동안 정말 만에 하나라도, 서로 좋아할지도 모른다고 착각하면서 행복했는데.
좋아한다고 내색 한번 못내고 이렇게 끝낼려니까 참 묘하다.
글이 두서없이 너무 길었네.
다들 예쁜 연애 했으면 좋겠어 이 방에 들어오는 사람들 전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