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사랑하는 애인이 있고 진심으로 행복해 근데 주변의 시선이나 인식 같은 거 무시하고 이겨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자꾸 힘이 드네... 남자친구 있냐고 하면 없다고 해, 왜냐면 난 여자친구가 있으니까 '여자애들끼리는 원래 손도 잡고 팔짱도 잘 끼고 다녀' 라는 인식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길거리를 거닐 때 손은 잡고 다니지만 누가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싶어서 나이 드신 분들이 빤히 쳐다 보시면 괜히 위축돼 데이트 다녀온 사진도 친구랑 다녀온 거라고 해야 해 같이 찍은 사진도 프로필 사진에 못 올려 애인이랑 통화 중에 애인의 부모님이나 친구가 누구야? 하고 물어 보면 애인은 "어 그냥 친구"라고 해 이 말만 들으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데 뭐라 할 수도 없어 나도 밖에서 통화할 때면 그래야 할 테니까 학교 사람들이 장난이랍시고 던지는 게이 같아~ 너 레즈야? 이런 말도 전혀 웃기지 않아 나는 레즈니까 퀴퍼에서 혐오세력들이 하는 말을 들어 보면 주변의 기독교 친구들이 평소에 하는 말이랑 다를 게 없어서 덤덤할 만도 한데 심장이 찢어지는 것 같고 눈물이 난다 내 행복을 위해 내가 하고 싶은 사랑을 하는 게 왜 잘못이고 죄이고 숨어 살아야 할 일인지 모르겠어 새벽도 아닌데 그냥 괜히 생각이 많아지네... 그래도 이런 생각에 애인을 놓고 싶다거나 다른 생각을 하는 건 아니지만 힘들어서 한탄해 봤어 정말 당당하게 긍정적이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한 번쯤은 나와 같은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우리 세상에는 고개 숙이게 되는 순간들, 숨고 피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더라도 다시 일어서고 마지막까지 지지는 말자 긴 한탄글을 여기까지 다 읽어 준 동이들이 있다면 고맙다고 말해 주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