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때 말을 돌리고 우물쭈물하던 언니 때문에 먼저 헤어지자고 한 것도 나고, 연락 전부 다 끊자고 한 것도 나라서
언니가 그리울 거라곤 한 번 생각 못해봤는데
정말 오랜만에 언니 생각이 났어.
내 학창시절, 청소년 때 그렇게 많이 받던 스트레스를 오랜만에 성인이 되고나서 엄마한테 받으니깐 언니 생각이 나더라.
새벽 6시가 넘도록 어두운 거실 안에서 혼자 우두커니 앉아 분을 삭히고 감정을 죽이고 눈물을 흘리면서 있는데 그냥 언니 생각이 나는 거야.
지하철을 타고서 언니네 집 근처 역으로 가고... 역에서 내려 버스를 같이 타고... 그렇게 언니네 집으로 같이 갔던 기억이 나고...
그때 정말 뛰쳐나와 어디든 가고 싶었는데 그게 언니 집이었어.
언니 집으로 가면 언니가 문을 열고 우는 날 그냥 가만히 안아주길 바랐던 것 같아.
어차피 전화번호도 다 지우고 집도 정확히 어딘지 기억 못해서 연락도 못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앞으로 용산역을 지나갈 때면 언니 생각이 나겠지. 그리고 언젠간 잊혀질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