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참 많이도 헤어지자고 했었지. 그때마다 너도 나도 정말 많이 울었어. 나는 헤어지자고 홧김에 말해놓고 정말 죽도록 후회했고, 너는 나를 잡겠다고 숨도 못 쉬게 울었었어. 나는 그때의 내가 정말 미워. 더 잘해주지도 못할 거면서 뭐가 잘났다고 이별을 말했는지 내가 그 말을 한 모든 순간을 너무 아프게 후회해. 나 헤어지고 나서 카톡을 처음부터 다 봤거든. 몇 시간이 걸리더라구 처음엔 얼마 없는 카톡을 매일매일 돌려보고 그랬는데 이제 처음부터 보려니까 진짜 각 잡고 읽어봐야겠더라 백업하면서 보니까 우리 카톡을 12만 갠가 나눴어 문자도 포함하면 아마 더 많겠지? 카톡을 돌아보면서 네가 제일 싫어하는 말은 헤어지자는 말이고, 넌 절대 나를 버리지 않을 거고, 영원히 사랑할 거고, 나한테서 눈도 떼지 않을 거고, 다른 사람 만나지 않을 거라고 쓴 카톡 내가 게시글로도 저장해놓고 그랬었는데 나 그거 보면서 진짜 많이 운 것 같아. 그게 작년 크리스마스 조금 전이었는데... 우리 그후로도 꽤 오래 사랑했다. 그치? 너랑 처음 찍은 사진보다 최근 사진에서 나는 머리도 많이 길었고, 살도 좀 쪘고... 화장기가 점점 사라졌어. 우리가 점점 편해지긴 했나봐. 생각해보면 언젠가부터 우리 밥 먹고 그렇게 양치를 해댔는데 양치 안 하고도 뽀뽀 잘만 하고 서로 이에 낀 거 보고 놀리고 그래도 부끄럽지 않잖아. 난 이제 우리가 정말 가족이 된 것 같아서 그럴 때마다 설레고 진짜 좋았어. 며칠 전에 너랑 처음 먹었던 치킨 진짜 맛있었는데, 그날 배가 아파서 내가 많이 못 먹었었거든. 너가 많이 먹어줘서 진짜 고마웠고 내가 사줄 수 있어서 너무너무 행복했어. 물론 그거 사줘도 내가 너한테 진 빚 반도 못 갚겠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한테 쓰는 돈이라 그런지 진짜 전혀 아깝지가 않아서 신기하기도 했어. 너 웃는 거 보면서 내가 행복을 느끼는 것도, 너 먹는 거 보면서 내가 배부른 것도 정말 난 이런 사랑을 처음 해봐서 그런 건지 내가 모자라서 그런 건지 이렇게 소중한 건지를 몰랐던 것 같아. 상처 많이 받았지. 나 정말 많이 후회해. 너를 사랑하기만 해도 모자란 시간에 자존심 세우고, 질투만 부리고, 욕심 때문에 너 희생 시킨 내가 너무너무 혐오스러워. 더이상 사랑받지 못하는 나는 빈 깡통 같아. 우리 곧 200일인데, 내가 너 주려고 꽃다발 디자인도 해놓고 꽃말도 다 알아봐놓고 그랬는데, 어떻게 이렇게 돼버렸을까. 우리 뽀야... 진짜 예쁜 내 뽀야, 난 너를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비로소 내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 나를 사랑할 수가 없었는데 이런 나를 사랑해줘서 나도 나를 더 사랑할 수 있었어. 모자란 나를 예뻐해줘서 자해도 끊고 우울증도 사라졌어. 너는 나에게 여자친구 그 이상이었어. 진심으로 고마워. 너무너무 고마워. 나 이제 문자도 안 할 거고 밤에 너 생각하면서 울지도 않을 거야. 우리 마지막 날, 사랑한다고 말하고 안고 손 잡고 그러고 나서 안녕 했잖아. 난 그날도 후회가 된다? 더 오래 있을 걸, 미안해서 얼른 들여보낸 게 자꾸 서러워. 조금만 더 얼굴 볼 걸, 손 조금만 더 오래 잡고 있을 걸. 뽀뽀 한 번만 더하고 안녕 할 걸. 근데 나도 이제 독하게 마음 먹고 점점 널 잊을 거야. 우리 그래도 참 예뻤으니까, 그 예쁜 모습 그대로 남겨두고 싶으니까 이제 나도 접어볼게. 지금까지 나를 사랑해줘서 정말 고마웠어! 나도 널 많이 사랑했어 앞으로는 꼭 행복해야 해 내가 항상 바라는 거 뭔지 알지? 건강하기, 밥 잘 챙겨먹기, 옷 춥지 않게 입기, 악몽 꾸지 않기, 무서우면 불 꼭 켜놓고 자기, 힘들 땐 친구들한테 의지하기, 무엇보다 그 누구보다 행복하기. 나는 진심으로 바라고 있을 거야. 나에게 행복을 줬으니까, 나도 너에게 행복을 보내줄게! 아직 배경은 못 바꿨지만 언젠간 바꿀 날이 오겠지 뭐. 난 아직 짝사랑 중이라서... 사랑해.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모든 순간 넌 나에게 최고의 행운이자 마지막 행운이었던 것 같아 많이 보고 싶다 내 첫사랑에게, 너의 첫사랑 쫑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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