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지고 들자면 나는 내가 사람이라는 것부터 너무 싫었어 사람이 아니면, 사랑을 이렇게 깊게 안 했을 것 같았거든 응, 진짜 그냥 태어나지 말 걸 그랬나 싶어 엄마 아빠한테도 너무 죄스러웠거든 우스울 수 있어. 내가 뭐라고, 그리고 네가 뭐라고 내가 이렇게 무너져 내려가는 건지... 매일 힘듦과 우울에 잠식되어 살아가게 되는건지...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벌써 4월에 도착했고, 당장 다음주면 너도 이제 떠나는데 네가 버리고 간 나만, 내 마음만 여기 남아서 나를 괴롭히네. 같이 좀 떠나가면 좋을텐데 알게 모르게 내가 붙잡고 놓지를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직까지도 네가 마음대로 휘저엇고 흔들리게 했던, 더렵혀질대로 더렵혀지고 울어서 썪어 문드러진 내 마음만 남았어 아무리 힘든 기억들이라고 해도, 기억이라서 내 마음대로 없앨수도 지울수도 없어 난 그렇게 너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들을 가슴과 머리에 안고 평생 살아가겠지 언젠가는 지금의 나를 잊은채로 좋았던 추억이라 마냥 회상하는 우스운 나를 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근데, 나 진짜 너무 힘들었거든. 안 될 사랑이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는데, 그게 다더라.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고. 네가 내게 남긴 힘든 고통의 시간들 따위만 남아서 나를 찌르고 베었고 할퀴었고 죽고 싶게 만들었어 어쩌면 내 마음이 죽은 것도 이미 오래전 일일지도 모르겠네 처음 너를 좋아한다고 깨달은 뒤에, 단 한 번도 마음 편하게 둔 적이 없으니까 너를 안 좋아하고 싶어서 발악만 했지, 더 좋아하려고 노력한 적은 한 번도 없어 그런데도 내 마음은 이만큼까지나 자랐고, 과연... 너도 나와 마음이 같았다면, 내 마음은 얼마나 더 커졌을까 어차피 생기지도 않을 일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억울해서 되뇌여본 거야 이렇게 무너져도 되는건가 싶을 정도로 무너졌었고, 아무리 다시 마음을 다잡으려 지탱해봐도 쌓아도 너는 쉽게 무너트렸지 아무도 모르는 고통을 혼자 짊어지고 살아가야하는 나는 진짜 너무 힘들거든 도대체가 나아지지를 않아서, 기미가 안 보여서. 더 그런 것 같 이제 좀 살아갈만 하다 느낄 때쯤에 또 이렇게 나를 무너트리는구나 너는 제발 이제 그만 가주라... 니가 자길 너무 좋아하지말래서 그러려고 하고 있어 너 아직 전 여자친구도 못 잊었잖아 혼자서 걔 두고 질투하는 내 꼴이 얼마나 얼마나 한심해보였을까 나는 그냥 나는 너한테 장난감정도 밖에 되지 못하던 그런 존재였잖아 나는 가끔 애들이 말하는 네 이름에도 아직 흠칫하는 내가 웃겨 왜 키스했어, 나랑 왜 잤어? 그러질 말았어야지... 진짜 그러질 말았어야지... 적어도, 네가 안 그랬다면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 거 아니야 왜 나한테 여지 심어줬어? 왜 네 마음대로 자꾸 나 가지고 놀았어? 왜 나 휘둘렀어? 네가 책임지지 못해서 남아버린 감정에 다친 건 결국 또 나 하나네. 아냐, 어쩌면, 그냥 나는 원래 이렇게 혼자 버려지고 남겨질 운명이었을지도 몰라 하늘은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아픔만 준다던데, 자신이 없어 도대체 이걸 어떻게 견디라는 건지 모르겠다 그만하고싶어 난 이제 정말 그만하고싶어... 나도 살고싶어... 또 널 다 잊은 척 살아가면 며칠정도는 버텨지겠지 그렇겠지, 아무리 죽겠어도 숨이 멈춰지지는 않으니까 너무 힘들다. 너무 힘들어 그냥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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