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na Baraz & Galimatias - unfold)
아츠무자식은 성격이 나빴다. 어렸을 때부터 욕심이 많아 갖고싶다 생각한건 꼭 제 손에 넣어야 만족했다. 혹여 그게 제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일지라도. 그렇게 제 멋대로 가지고 놀다 흥미를 잃어버리면, 다시 내팽겨치고 새 장난감을 찾았다. 아츠무한텐, 여자들도 한낯 장난감에 불과한 것이었다. 나에게도 욕심이 없는 건 아니었다. 갖고 싶은 것도, 남에게서 뺏고싶은 것도 아츠무 만큼이나 많았다. 그러나, 아츠무와 같은 악취미는 없었다. 후에 일어날 피곤한 일들을 뒷처리하는게 피곤했기 때문에. 내가 걱정하는 말을 하면 아츠무는 남의 시선따윈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그래서?어쩌라고. 라고 대답하곤, 제 갈길만 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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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전학왔다던 여자애는, 내 옆자리에 앉아 어쩐지 겁먹은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하얀 피부에 홍조를 띄곤 표준어로 저를 닝이라 소개하는 모습. 한동안 잊고 지냈던 사람과 비슷한 분위기가 풍겼다. 도쿄애들은 다 재수없는 줄만 알았는데, 서글서글하게 내 앞에서 잘 웃어대는 모습이, 도시애들이 다 그런것은 아니라 생각이 들게 했다.
아츠무의 권유로 배구부 매니저를 하게 됐다며 활짝 웃곤 말했다. 그렇게 건들이지 말라고 말했건만 기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보다 걱정이 앞섰다. 잘못하다 또 눈 앞에서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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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내가 걱정하던 상황이, 진짜 벌어졌다. 그것도 내 눈 앞에서. 왠일인지 나보고 먼저 집에 가라던 아츠무를 아무 의심도 않고 집으로 향했던게 화근이었다. 집으로 걸어가는 동안, 내 얼굴에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에 닝 생각이 나, 긴 생각도 필요없이 체육관으로 달려갔다. 체육관 안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부실로 올라가 문 고리를 잡은 내 귀에, 젖은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러대는 닝의 소리가 들어와 박혔다. 문을 열고 나오는 닝의 얼굴에, 나를 발견하고 퍽 당황한게 그대로 드러났다. 나와 아츠무를 번갈아 보던 닝이 어쩔 줄 몰라 하더니,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얼굴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맛있드라, 맨날 걸레 년들만 먹다가 아다는 또 오랜만이네”
“이 개,새”끼 야..!”
화를 참지 못한 내가 주먹을 들어 아츠무를 내리쳤고, 아츠무는 바닥에 피가 섞인 침을 퉤, 뱉더니 재수없는 말투로 비아냥 거렸다.
“재수없게 선비노릇 하지마라, 비겁한건 오히려 니새 끼 아니가?”
뭔 소리냐는 듯 저를 쳐다보고있는 나에게 아츠무가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
“니 미유누나 생각나서 닝한테 잘해주는거잖아.”
“입 닥치라.”
“맞는 말 아이가? 왜, 또 내한테 뺏길까봐 쫄리드ㄴ,”
퍼억-.
“미유이름 부르지마라. 더러운 새”끼 야.”
미유누나. 내 첫 사랑이었다. 아츠무에겐 그저 내게서 가져간 여자들 중 한 명이었다. 아츠무는, 저를 따라다니는 팬들도 모자라 날 좋아했던 여자들도 건들여 가지고 놀았다. 딱히 상관은 없었다. 관심도 없었을 뿐더러, 오히려 귀찮았으니까. 항상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고, 모르는척 넘어갔다. 그 새끼와 미유누나가 알몸으로 한 침대에 누워 잠들어있는 걸 봤을 때도.
화가 났지만 참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제 꼴리는 대로 행동하고 사람을 가지고 노는 아츠무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은 쌍둥이인 나 밖에 없었으니까.
그렇게 미유누나는, 우리들의 얼굴을 보기 껄끄러웠던 건지, 한동안 피해다니다 아무 말도 없이 떠났다. 유학갔다는 말을 전해들은 건 미유 누나를 못본지 일주일 쯤 됐을 때였다.
“씨x, 여태까지 가만히 있다가 왜 지”랄이고, 갑자기 미련이라도 생기드나.”
“입 닥,치라고”
“니야말로 웃기지마라, 닌 내랑 좀 다른 것 같나?”
니도 별다를 거 없는 쓰레”기다 . 아츠무는 그렇게 말하곤, 내 어깨를 치고 지나갔다. 그날 아츠무는, 새벽 3시가 다 돼서야 집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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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길어서 두 편으로 잘랐습니다. 저녁에 불맠으로 4편 들고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