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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5년 전 (2019/5/16)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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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애는, 아파보였다. 얇은 하복 밑으로 드러나는 목과 팔에 매일마다 하나씩 들어나는 멍자국, 빨갛게 부어오른 뺨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처음엔 관심도 없었다, 개인의 사정이니까. 괜히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남의 일에 연관되는건 피곤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점점 날 바라보는 그 눈빛이 오히려 날 아프게 만들었다. 그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 널 끄집어 내 주고 싶었다. 네게 손을 뻗어 잡으라고, 심장이 터져라 외쳐댔지만, 난 끝내 널.

‘잘있어, 켄지로.’

구하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넌 내게 웃어줬다. 희미한 미소만을 잔상으로 남긴채, 너는 끝없이 아래로, 아래로 추락했다. 
내 이름을 부르는 걸 끝으로, 넌 입을 다물었지만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이 고마웠어. 라고, 말하는 듯 했다. 긴 대화를 나누지 않았어도, 알 것 같았다. 웃고 있었지만 그 애는 울고 있었다. 여태껏 그래왔던 것처럼 남에게 들키지 않게 조용히, 마음속 한 구석에서 온 몸이 부서질것 처럼 울어댔겠지. 고맙다고 말하는 동시에 구해달라고, 한 번만 더 붙잡아 달라고 말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 마지막 순간에 난 왜 너에게 달려가 붙잡지 못했을 까. 다시 한 번 더 그 손을 잡고 조금만 더 끌어 올렸더라면, 포기하지 말라고, 내 옆에 있어달라고 말했더라면 너는 그 캄캄한 구렁텅이 안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을까.

몇년이 지나도 그 애의 얼굴은, 미소는 내 머릿 속에서 사라진 적이 없었다. 

이지매를 당한건 아니였지만, 늘 혼자 다녔다. 어두운 모습에 같은 반 애들도 저에게 전혀 다가오지 않더라고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나에게 말해줬던 기억이 난다. 친구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넌 희미하게 웃고 있었지만 전혀 행복한 표정이 아니었다. 

가정폭력을 당하는 듯 했다. 친 엄마와 새 아버지 셋이서 살다 어머니는 작년에 돌아가셨고, 꽤 어렸을 때부터 새 아버지는 엄마가 없을 때면 손을 댔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어떤 것을 바라보고 있는 건지 뚜렷하지 않은 시선끝은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다시 태어나면 구름으로 태어나고 싶어.”

언젠가 말 없이 너를 쳐다보던 나를, 넌 고개를 돌려 오랜만에 생기있는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
.
.

 또 상처가 늘어난 너를 보며 걱정스럽게 묻는 나를 보고 넌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다. 한 번도 내 앞에서 운 적은 없었는데. 내 눈앞에서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너를 보며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목 끝까지 차오르는 괜찮다고, 지켜주겠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채 평상시 처럼 널 품에 어색하게 안고, 등을 토닥거렸다. 너는 서럽게, 서럽게 우는 소리를 터트리고 눈물을 쏟아냈다. 그 눈물에 네 상처들이, 기억들이 조금이라도 씻겨져 내려가길 바랬다. 우는 순간에도 너는 어디가 아프다던지, 그 사람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던지와 같은 말은 내뱉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너를 대신해 난 너의 아버지 라는 인간을 저주하고, 언젠가 꼭 내가 구해주겠다고 수 없이 속으로 외쳐대며 마음에 네 이름을 새겼다.

.
.
.

네가 옥상에 올라 가 있다고, 반 친구에게 듣자마자 난 네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평소에도 너와 자주 가던 옥상이었지만 그날만은 느낌이 달랐다. 하늘을 올려다보려 가는게 아닌. 정말로 구름이 되려고 하는 것만 같았다.
“닝!!!!!”
문을 거칠게 열고 너의 이름을 소리치는 나를 돌아보던 너. 
“움직이지 마. 그 쪽으로 갈테니까. 움직이면 진짜 죽는다 나한테. 알겠어?!?!!!!”
넌 울 것 같이 인상을 찡그리다 다시 웃어보였다. 한 장의 유서도 남기지 않았다. 그저 한마디 뿐이었다.
“잘 있어, 켄지로.”

그 말을 끝으로, 넌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눈 앞에서 사라진 네가 있던 곳으로 다가갈 수도 없이, 그 자리를 초점 없는 눈으로 바라만 보았다. 건물 아래에서 들리는 애들의 비명소리와 선생님들의 다급한 외침, 멀리서 들려오는 구급차의 시끄러운 소리가 내 귓속에 박혀 머리에 웅웅거렸다.

.
.
.

아마 넌, 나보다 먼저 그 안에서 손을 뻗었던 것 같다. 네가 빠진 구렁텅이. 캄캄한 그 안은 생각보다 더 깊었다. 밑에서 널 끌어당기는 그 무서운 것들을, 난 보지 못했다. 너도 견디기 힘들었겠지. 

그 뒤로 내 옆자린, 남은 학기가 끝날 때까지 비워둔 채로 아무도 앉지 못하게 했다. 나도 절대 그 옆자릴 떠나지 않았다. 하얀 국화꽃 한 송이만이 너의 책상위를 말 없이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그날 너는 곧바로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고 한다. 떨어지는 순간 즉사했다고. 너의 새 아버지라는 인간은, 장례식장에도 한 번 나타나지 않은 채, 학교에서 가까운 납골당에 너의 유골을 안치시켰다. 

너를 다시 볼 수 없는 곳으로 보내 버린게 고2. 지금은 대학교 졸업반이 돼버린 나는 매 년마다 기일에 맞춰 도쿄에서 미야기까지 와 그 애가 있는 납골당을 찾아간다. 수수하게 너를 닮은 라일락 꽃다발을 품에 안고.

“잘 지내냐.” 

거기선 아프지마.

“..또 올게”

‘고마워’라고, 사진 속 내 옆에서 웃고 있는 네가 말을 하는 것 같았다.



 
닝겐1
센세 최고
5년 전
글쓴닝겐
자급 자족.... 시라부 찌통물 보고싶어서 주인공 급 바꿔따
5년 전
닝겐2
ㅋㅋㄱㅋㄱㄱㄲ 자급자족은 인생의 진리-
5년 전
닝겐3
흑흑 찌통물 너무 좋아요 센세 가뭄 속 한줄기 단비와 같아
5년 전
글쓴닝겐
좋아해줘서 다행이에여 닝...크윽.. 더 잘쓰고 싶따..
5년 전
닝겐4
어흑 우리 라부라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글쓴닝겐
시라부 엉엉 우는거 보고싶었는데 엉엉우는 장면이 1도 없다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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