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애니 에 게시된 글입니다 l 설정하기 노래는 좋아서~ 닝은 세이죠 3학년이지만 사람 많은 건 딱 질색이라 학교를 다니는 내내 배구 경기를 보러 간 적은 한 번도 없었을거야. 하지만 제발 같이 가달라는 친구의 눈물 어린 부탁에 마음이 약해져 처음으로 경기를 보러 갔겠지. 운동하는 건 별로였지만 보는 건 나름대로 재미있었으니까 지루했던 일상에 기분전환도 할 겸 나름 설레는 마음으로 친구를 따라나갔고. 경기장에 들어가자마자 들리는 이름이라곤 "오이카와 토오루"밖에 없었어. 제 친구도 당장 소리칠 기세였지만 그래도 시끄러운 걸 싫어하는 자길 배려한 건지 소리 지르는 걸 참으려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었지. 그 함성소리와 시선을 따라가니 보이는 남자는 옅은 갈색의 머리칼을 가지고 관중석에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어. '와.. 진짜 내 타입 아니다' 실제로 내뱉으면 수많은 눈초리를 받을 걸 알기에 그 말을 속으로 삼키는 순간 오이카와 토오루의 뒤통수에 배구공이 정통하겠지. 이와쨩! 하고 외치는 소리를 뒤로한 채 닝은 그저 저 상황이 너무 웃겨서 소리내서 짧게 웃다 오이카와 말고 다른 이들의 얼굴도 한 번씩 살펴볼 거야. 워낙 학교의 유명인사인 탓도 있고 친구가 가끔 사진을 보여주며 하나하나 나열해줬었기 때문에 이름을 기억하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 거야. '쟤가 이와이즈미..하나마키....그리고 마츠카와?' 이름을 다 기억했다는 것에 약간 뿌듯함을 느끼며 닝은 마지막으로 마츠카와 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짧은 순간 눈이 마주쳤어. '와...탈고딩' 생각하자마자 흠칫 놀란 닝이었을거야.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습관을 버리려고 안 그래도 노력 중이었는데 또 못 지키다니ㅠㅠ!! 어느새 배구부원들은 코트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고 닝은 마츠카와의 뒤통수를 바라보며 약간 느껴지는 죄책감에 미안하네..라고 작게 읊조렸을 거야. 그 자그마한 죄책감 때문인지 경기 내내 닝은 마츠카와가 눈에 들어왔어. 배구는 잘 모르지만 주전이니까 잘 하는 것 같고..저 블로킹은 정말 무섭다고도 생각하겠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닝은 옆에서 오이카와를 찬양하는 친구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나름 배구도 재미있는 것 같다고 생각할 거야. 다음날부터가 문제였어. 한 번 의식을 해서 그런지 친구에게 체육복을 빌리러 간 반에 앉아있던 마츠카와는 복도에서, 급식실에서, 그리고 하굣길에서도 닝과 마주쳐 지나갈 거야. 시선이 마주치는 것도 아니고 닝 혼자만 일방적으로 마츠카와를 보는 거라 닝은 애매모호한 기분을 느끼겠지. 그리고 이번에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다시 보러 온 연습경기에서 마츠카와의 얼굴을 다시 찾아볼 거야. '아, 저기있다.' 두리번거리는 마츠카와를 쳐다보던 닝은 돌연 자기 쪽을 보더니 옅게 웃는 마츠카와에 당황했을 거야. 착각? 이라기엔 눈이 마주쳤는걸. 하지만 이것도 너무 과대해석 아닌가.. 자길 보고 웃은 건 절대 아닐 거니까 잠깐 웃긴 이야기가 생각났을 수도 있지 생각하며 닝은 배구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어. 그 다음날 어김없이 복도에서 마주친 마츠카와에 닝은 평소처럼 지나가려 했지만 "안녕"이라고 자신을 쳐다보며 말하는 마츠카와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어. "..나....?" "응" "?" "안녕이라고 했잖아, 인사해줘" "안녕..?" 이게 그들의 첫 대화였어. 반으로 돌아가 자리에 앉은 닝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가득했어. 왜 나한테 인사를 하지? 그 뒤로도 마츠카와는 마주칠 때마다 닝에게 인사를 했고 처음에는 혼란스러웠던 닝도 그냥 멋쩍게 웃으며 인사하게 됐지. 하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러웠을거야. '나 찍혔나? 설마 그 때 나이들어 보인다고 생각한 게 표정에 드러났나??' 누구에게 말하기에는 어정쩡한 고민에 머리가 복잡할 때 쯤에 닝은 다시 한 번 더 경기를 보러갔을거야.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상하게 닝은 마츠카와와 눈이 자주 마주쳤어. 우연이겠지 생각했지만 경기가 끝나고 닝을 보며 손을 흔든 마츠카와에 닝은 다시 당황할 수 밖에 없었을거야. 분명 연애하는 걸 쓰려고 했는데 왜..댓글로 풀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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