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들은 심적으로 힘든 일 있으면 부모님께 말해?

요즘 불안감+우울증 너무 심해서 학교도 이틀이나 빠졌는데 부모님께는 그냥 불면증 때문에 잠을 못자서 피곤해서 쉬었다고만 했거든.. 근데 내가 학교도 안가고 하니까 홈맘이랑 선생님들께도 연락 오는데 다 그냥 불면증이라고 둘러대기만 하고있어  

아빠한텐 절대 말 못하고 엄마한테라도 털어놓고싶은데 걱정시킬까봐 말 못하겠다ㅜㅜ

[행1]

안녕 행아. 나도 불안장애랑 대인기피증이 너무 심했을때 2주간 학교 무단결석했었어. 그냥 너무 지치더라 진짜. 맨날 혼자 버티고 썩히면서 결국엔 한계에 부딪혔었는데 내가 도저히 못버티겠어서 엄마한테 다 말했었어. 말하고나니까 속 시원하면서도 나만 이렇게 멘탈이 약한가 자괴감이 들더라..허허. 근데 그때 안말했으면 혼자 어디서 죽지않았을까 싶어. 행도 너무 외롭게 싸우지 말고 엄마한테 조심스럽게 말해봐. 도움을 요청하는게 처음엔 너무 어렵고 끝없이 고민하게 되는데 막상 말하고나니까 또 별거 아니더라. 힘내 응원할게

[글쓴행]

이렇게 긴 응원댓글을 받을 줄을 몰랐는데 고마워.. 행 댓글 읽으면서 나랑 너무 똑같아서 놀랐어. 나도 지금 너무 지친거같아. 우울증은 3년전부터 있었는데 나도 내가 약해보이는 게 싫어서 평생 비밀로 묻어두려했거든 근데 행 댓글 보니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용기가 생겼어
지금 당장 말 할 수 있을거같진 않은데 불안증세가 좀 가라앉으면 한 번 얘기해보려고 정말 고마워! 지금은 행도 괜찮은거지?

[행2]

응응 나는 느리지만 조금씩 괜찮아지고있어! 내가 원래 외국생활에 적응을 잘한편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학업은 유지했었거든. 근데 잘 유지하던 학업부터 시작해서 하나둘씩 무너져 내리니까 정말 끝없이 힘들더라.. 유학생활이 공짜인것도 아니고, 학교다니고 학업만 유지하면 되는데 방밖에 나가는것도 무서워서 벌벌 떨었었어. 참 이상한게 오히려 가족이기때문에 더 말을 못했던것같아. 학교도 너무 힘들고, 주위사람 다 멀쩡해보이는데 나만 왜이렇게 허덕이나 싶기도하고.. 사실 엄마한테 다 말한것도 병원 응급실에서 말했던거였어. 의사는 입원치료를 받아야한다고하고 엄마는 내 손을 붙들고 정말 끊임없이 우시더라. 원망의 말이나 질책같은것도 전혀없었고 그냥 둘이 부둥켜 울었었어. 생각해보면 처음엔 가족이기에 말하지못했지만, 끝에는 결국 가족이기에 다 말하게 되더라. 분명 엄마는 완벽히 나를 이해하지는 못하시지만 그래도 노력해주셔. 가족이고 자식이니까. 버티는게 이기는건 맞지만 혼자 버티는데에는 분명히 한계가있는것같아. 행도 잘 추스르고, 너무 힘들지 않으면 좋겠다. 엄청 길게 주저리주저리 쓴거같은데ㅎㅎ 행도 얘기하고 싶은게 있으면 언제든지 댓글써줘. 항상 응원할게.

[글쓴행]

행도 많이 힘들었겠네ㅠㅠ이겨내서 다행이다 고마워 행도 또 털어놓고 싶은 얘기 있으면 아무때나 와서 얘기하고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