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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신이 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홀로 존재했던 신은 자신의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인간이라는 또 다른 존재를 만들었다.
인간은 자신을 만든 신을 사랑했다. 신은 인간을 사랑했다.
신은 인간의 존재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 되었다.
신은 인간에게 영원한 사랑과 헌신을 약속했다.
그러나, 인간의 사랑은 곧 증오로 변했다.
신의 전지전능함. 인간은 그것을 질투했다.
'우리에게 자기 능력 하나 내어주지 않으면서, 뭐가 우리를 사랑한다는 거야?'
자신과 가까이 있지만 결코 잡을 수 없는 신의 능력을 탐냈다.
인간은 신이 제일 사랑하는 자를 보내 신이 죽을 수 있는 방법을 묻도록 했다.
신은 인간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그 또한 의심없이 답했다.
인간의 모습으로 형상화된 신의 육체는 조각이 났고, 신의 영혼을 담는 그릇은 깨져버렸다.
너무나도 허무한 사라짐이었다.
그렇게 신은 죽었다.
자신을 죽이고 기뻐하는 인간들을 보며, 신은 인간에 대한 증오에 가득 차 마지막 힘으로 저주를 남겼다.
'죽음을 담는 그릇이 깨어나면 모든 인간을 멸할 것이다.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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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져버린 신의 힘은 '큐브'에 담겼다.
큐브 안에 어떤 힘이 얼마나 담겨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하나의 큐브에 여러 종류의 힘이 담겨있을 수도 있고, 하나의 힘이 분산되어 존재할 수도 있다.
'큐브'는 신을 죽이는 데 동참한 사람들, 그리고 그 후손들인 각성자만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큐브를 발동하는 데에는 특별한 조건이 따르는데, 그 조건은 모두 상이하며 아무도 미리 알 수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큐브의 힘을 가진 사람이 죽으면 힘은 다시 큐브의 형태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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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다.
신의 능력을 가지게 된 인간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그리고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무슨 짓이든 저질렀다.
큐브를 차지하기 위한 살인, 권력의 확장을 위한 침략, 권력의 유지를 위한 독재.
수많은 욕망으로 탄생한 것이 지금의 캐터필드이다.
캐터필드의 센터는 힘있고 권력이 있는 자들의 것이며 그곳에서의 생활은 너무나도 황홀했다.
캐터필드의 엣지는 그 반대의 사람들 것으로 가난과 범죄가 가득한 곳이었다.
그리고 나는, 엣지의 한 가운데서 태어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