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애니 에 게시된 글입니다 l 설정하기닝은 언젠가부터 연애할 때 유부남을 고르기 시작했어. 이유는 단순했지. 이미 다른 여자들한테 선택받은 대에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이유였어. 그 밖에도 결혼할 생각도 없었던 터라 연애 상대로는 유부남이 제격이었지. 살짝 빌렸다가 다시 돌려줄 건데 이게 나쁜 일인가? 닝은 항상 의문이 들었어. 이런 닝의 눈에 아카아시가 띈 건 주말 오후 한적한 카페에서 아카아시의 아들이 닝의 원피스에 음료수를 쏟으면서 였어. “괜찮으십니까? 제 아들이 실수를 범했네요.” “아니요, 옷이 젖으니 좀 춥네요.” “죄송합니다, 제 외투라도 걸치시겠습니까?” 닝은 아카아시의 손끝에 걸린 외투를 물끄러미 보더니 이내 받아들였지. 그리고 그의 뒤에 숨어 얼굴만 빼꼼 내밀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았어. 정말 똑 닮았네. “아들, 잘못했으면 죄송하다고 해야지.” “죄송합니다...” “괜찮아.” 닝이 괜찮다고 하자 아들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어, 그리고 닝의 표정도 밝아졌지. 이 잘생긴 남자가 유부남이라니 완전 횡재 아니야? “지금은 좀 바빠서 사례금은 좀 있다 드리겠습니다, 주머니 속에 있는 명함으로 연락 주세요.” 아카아시가 정말 바쁜 일이라도 있었는지 자신의 아들을 한 손에 안아들고 카페 밖으로 나섰어. 닝은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다 외투 속에 손을 넣어 명함을 찾아냈어. ‘아카아시 케이지’ 이름마저 아정하네. 이제 닝에게 하얀 원피스가 오렌지색으로 물든 건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어. - “아빠, 아까 그 누나 이뻤어! 그치?” “응, 아들 오늘 엄마랑 외식하는 날이니깐 편식 많이 하면 안 돼.” “응! 엄마가 속상해하면 아빠도 속상하니깐!” 아카아시는 웃으며 제 옆에 앉아 있는 작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어. 그리고 아까 자신을 미묘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닝을 생각하다 이내 머리에서 지워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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