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우선 엄청 가부장적이야
아빠는 매일 저녁에 반찬이나 국이 달라야 하고( 일주일 내내 다른 반찬은 아니더라도 연속으로는 달라),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아이스커피 화장실로 갖다줘야 하고, 집안일은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통금은 주말 8시 평일 10신데 그마저도 코로나로 이제 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야만 1 2주에 한 번 나가게 해주셔.
그리고 게임/연애하면 안 되고, 애들이랑 술 마시고 다니면 안 되고, 남사친 절대 안 되고 , 염색 안 되고, 귀 많이 뚫는 거 안 되고, 네일 패디 눈에 띄는 거 하면 안 되는 등등 가부장적이고 고지식하다고 하면 하는 얘기들 있잖아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나 초등학교 때는 뭐 조금 잘못하면 무조건 막대기로 후드려맞고 + 엎드려뻗쳐 최소 3 4시간이었거든
성격도 엄청 다혈질이라 화낼 때는 고막 터져라 욕하고 소리 지르고 손 날라오고 그랬었어
지금은 나도 좀 컸으니까 맞고 엎드려뻗쳐 하고 그렇지는 않는데 아 그래도 진짜 가끔 뺨 맞을 때는 있다
아무튼 여전히 화는 거하게 내시는데 평소에는 또 그렇지 않거든 사랑한다 안 낳았으면 어쩔 뻔했냐 이렇게 얘기하셔
근데 화가 나면 원인이 나든 언니나 엄마든 다른 원인인데 거슬리게 했든 악 쓰면서 집 떠나가라 소리 지르고 뭐라고 해야 하지.. 음 쌍욕을 하거든, 평소에는 이년 저년 정도만 해
들아 은 년들 련들 같이 등등 다들 아는 쌍욕들 있잖아 분풀릴 때까지 하고 담배 한참 피우고 와서 좀 차분하게 혼내면서 뭐라고 하다가 안아주면서 화해하자고 해 그리고 용돈도 주고
엄마는 나한테는 그러길래 왜 그랬냐고 뭐라고 하고 가끔 아빠가 너무 심하게 때리면 가끔은 그만하라고 아빠한테 화낼 때도 있어 그러고 나서 나한테 가만히 있지 그랬냐고 화내시는데 뭐 아무튼 그래
어릴 때 참관수업에서 실수했다고 집 오는 길 내내 밖에서부터 죽을듯이 맞으면서 온 적도 있고, 시험 못 봤다고 죽으라고 거실 창틀까지 떠밀린 적도 있고, 말 안 듣는다고 머리 다 잘라버린다고 가위로 머리 자르려고 한 적도 있고
등등 이런 일이 비일비재해
집도 이렇고 다른 힘들 일도 많이 겹치다보니까 자존감은 낮아지고 눈치는 보게 되고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 그러니까 또 결국 악몽만 시달리고 하루 1 2시간 겨우 자고 우울증 공황장애도 있는데
얘기해도 분명 내가 너 해달라는 거 다 해줬는데 닌 뭐가 모자라서 그러냐고 화낼 것 같아서.. 친구한테는 얘기해도 내가 짐만 될 것 같아서 얘기하기 싫고.. 그래서 처음 이렇게 말해봐
근데 그 외에는 정말 안 그래 언제 화낼지 모르니까 눈치는 좀 봐도 어느정도 서로 장난도 치고 용돈도 받고 선물도 주고 그냥 다 그래
그냥 오늘도 장난치다가 아빠 안 좋은 이를 건드렸는데 그때부터 쌍욕을 한참 하더니 자더라고 그냥 그러니까 새삼스럽게 정말 다른 집도 이런가 싶어서
내 친구는 집에서 게임도 하고 야식도 먹고 술 마시면 아빠가 데리러오고 그러던데 우리집만 이러나 싶고 그냥 오늘따라 새삼 속상해서 어디든 말하고 싶었는데 아는 사람한테는 언제 퍼질지 몰라서 말 못하겠고
그냥 그래서 너무 두서없이 얘기했네 여기까지 읽어줬다면 너무 고마워
내가 어긴 규칙이 있다면 말해줘 고치거나 지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