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이 판독기 소리듣던 아프리카에게 지면서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플옵의 T1은 항상 기대하던 팀이라 아쉽네요.
아쉬운 마음에 몇 가지 제 생각이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프릭스의 칼, T1의 심장을 꽂다
개인적으로 이번 경기 예고편의 핵심은 바텀이었습니다. 섬머 내내 기인의 폼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아프리카는 울며 겨자먹기로 두 번째로 강한 캐리력을 가진 미스틱 선수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니 기인에게는 반반 가는 픽을 위주로 쥐어주면서(ex 모데카이저)AD 캐리를 노렸지만, 아프리카의 바텀라인보다 대개 강력한 바텀 듀오조합(서부 상위권팀)에게는 무기력하게 무너지면서 판독기 신세를 면치 못했죠. (부차적인 요소들이 몇 있지만 큰 이유는 이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T1바텀이 프릭스 바텀을 눌러주고, 상대적으로 좋은 폼인 클로저,칸나의 캐리력에 기대어 무난한 2:0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밴픽과정에서 아프리카 프릭스는 승부수를 꺼냅니다. 바로 칼을 미스틱이 아닌 기인에게 우선적으로 쥐어준 것이죠. 기인이 가져온 아칼리, 칼리스타픽은 탑의 주도권을 하나도 내어주지 않게 하면서 프릭스의 미드정글의 발을풀어줬고, 부차적인 요소를 종합해 아프리카를 플옵에 진출시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문제의 요소를 단순히 하나로 삼기는 쉽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오늘 경기는 3경기 인게임이 참 아쉬웠습니다. 밴픽과정에 큰 문제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글들을 보니 세트 조이 구도에 의문을 가져오시던데 동실력에 반반파밍구도면 조이-세트는 기발 세트가 절대 질 수 없는 구도이며 주도권, 라인상성을 압도하기 때문에 적합한 픽이었습니다. 데이터상으로도 LCK기준 조이 최근 상대 3전 전승, 4대리그 승률 70%입니다. 레넥톤으로 정글 AP시너지를 살리기위해서는 세트는 미드로 가야했고, 카서스의 성장시간을 벌면서 솔AP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픽인 세나를 꺼내온 것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구도로만 본다면 세트가 라인을 밀어넣고 탑 무빙을 쳐주면서 칼리스타를 압박할 수 있게 되죠. 레넥톤이 cs를 챙기면서 카서스의 성장시간만 벌어준다면, 충분히 후반 바론에서 나온 한타등에서 완승을 기대할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하지만...개인적으로는 미드에서 벌어진 2:2에서 페이커의 수면을 피하는 점멸 하나가 너무 아쉬웠다고 생각합니다. 그 죽음으로 세트가 바미의 불씨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조이가 양피지 하나를 떡하니 뽑아오니 구도고 뭐고 다 뒤집혀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나죠. 발이 풀린 볼리베어는 상대정글에 들어가 카서스의 이동경로를 다 꿰고 탑 미드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게 됩니다. 반드시 말려야하는 탑 칼리스타를 말리지 못하고, 상성상 알리를 타워에 가둬놓고 팰 수 있는 바텀의 봇조합이 미드 정글의 압박에 계속 말리면서 역으로 알리스타가 미드에 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대참사도 발생합니다.
재기 가능성
개인적으로는 T1의 체급이 한 단계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LCK 출범 이전부터 롤을 봤던 사람으로서 암흑기를 제외하곤 미드정글 시너지가 이렇게 안나기는 또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것은 커즈의 문제라기보다는, 안맞는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T1의 정글은 전통적으로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자기를 라이너들을 위해 희생하는 타입이었습니다. 하지만 커즈는 그렇지 않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성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장점이라고 생각하지만, 과거의 T1과는 이질적이긴합니다. 커즈가 중심이 되었죠. 정글이 방패가 되고, 라이너들이 변수없는 반반싸움을 취하려드는 팀은 체급이 아무리 좋아도 강력하다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고점이 낮은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여전히 스프링때부터 이어오던 과제가 부활의 핵심이 되겠네요. 미드 정글의 변화, 변수 창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