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경이의 사진에서 본인을 향한 사랑을 느끼지 못했나?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음 난 오늘 장면이 주식 얘기로만 흘러가는 게 안타까워서 글 써봐 나는 저 장면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하거든 전시회 관람객들은 모두가 태경이가 모델을 사랑하는 게 느껴진다는 평을 함 실제로도 그렇고 하지만 중요한 건 타인들은 당연히 케이의 사진전을 보러온 거고 케이의 시선을 느끼기 위해 왔음 그들에게 해수는 철저히 객체로서 사랑을 ‘받는’ 존재 어쩌면 해수의 인생도 그랬음 본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불안정한 가정에서 자라야했고 사랑하는 형과도 본인의 의지가 개입되지 않은 상태로 만났다가 또 헤어져야했고 그런데 해수가 느낀바는 그와 상반되게 타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자각하게됨 모두가 객체로서만 대하던 해수가 비로소 스스로 주체로서 눈물흘리고 또 자신의 마음을 표현함 좀 덧붙이자면 럽올헤 세 인물은 모두 표현을 하는 직업을 갖고 있음 하지만 그 중에서도 해수는 작품 내내 직업적으로 슬럼프를 겪는 모습이 나옴 그와 같은 맥락으로 연애 역시 그러함 갈피를 잡지 못하고 제대로된 표현을 하지못해 엇갈리는 사랑을 하는 게 (메인 커플이 누구든) 해수의 전반적 연애 상태라고 할 수 있음 태경이를 만나고도 그 슬럼프는 조금 오래 지속됨 주원이는 실질적으로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도움을, 태경이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 담은 말을 전하지만 해수는 여전히 글에 대한 고민을 함 태경이와 생각한 해피엔딩, 그게 좋지 않냐는 얘기를 주고받긴 했지만 결국 마음에 들지 않아 엎어버리게 됨 그 와중에 보게된 상실을 떠올리던 자신의 모습 그 때는 상실은 그저 순간의 아픔이고 미련이라 여겼으나 해수는 비로소야 깨닫게 됨 인생의 한 부분을 잘라내는 것이 슬프다, 그렇게 두기 싫다고 해수의 감정은 마치 해수의 글처럼 어딘가 답답한 듯 표현되지 않았음 마치 숨겨진 것처럼 혹은 해수 자신도 그게 무엇인지 정의하지 못한 것처럼 하지만 해수는 이번회차를 명확히 감정을 집어내고 표현할 수 있는 주체가 됐음 객체로서의 모델이 아닌 주체로서의 작가가 되는 각성 장면이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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