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평소에 이야기 하는건 좋아하는데, 글 쓰는 데에는 딱히 인연도 없이 살았던 30대 초 남자야..
이번에 소소하게나마 글을 써서 부업으로나마 수익 내 보려고 하는데, 글을 제대로 써 본적이 없어서 독자들이 읽기에는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다. 일본에 2년 간 살았었는데, 그때 이야기를 앞부분만 써봤거든.. 혹시 읽어주는 사람 있다면 아쉬운점이나 좋은점 피드백좀 부탁해!
2년 간의 일본 생활 다이어리
프롤로그.
어릴 적에는, 일본과 관한 것이라면 마냥 좋아 보였기도 하였다.
군대를 제대하고, 처음으로 여행을 간 도쿄. 가서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정말 너무 좋았던 그곳. 여행을 와서 들뜬 마음에 일본의 분위기에 심취하여서, 엉뚱한 결심을 하게 된다. 일본에서 몇년 간 살아보겠다고.
워홀을 가는 것을 집에서 허락 해 줄 리가 만무했다. 그래도 허락은 어렵지만 용서는 쉽겠지.일본에 가서 하는 일은 탄탄대로로 모두 잘 풀리리라. 내가 공부 하고 있는 음악도, 일본에서 뜻을 펼칠 것이고 분명 잘 될 것이리라. 어린마음에 스스로 내심 그렇게 믿었었다.
하지만, 막상 일본에 가 보니 일본은 정말로 상상 이상이었다... 다른 의미로. 정말로 다른 의미로 말이다.
1.
일본에 가기 전에, 국내 D모 사이트의 일본 여행 갤러리를 자주 들렀다. 그곳에는 이상한 사람도 정말 많았지만, 한편으론 일본에 살고 있는 한인들의 커뮤니티 비슷하게 돌아가던 곳이었기에 일본에 가기 전 정보를 얻기도 좋았는데, 왠지 모를 그들의 타지에서의 삶을 이야기와 사진으로나마 간접체험 할 수 있었기에 그 특유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그곳에서 일본에서 부동산 사무실에서 일하는 한인 한 명을 만날 수 있었고, 금방 친해졌다. 그 사람에게 조언을 받아 출국 전에 이것 저것 준비 하였고, 정말 다행히 출국 전에 집까지 미리 계약 할 수 있었다. 일본 생활에 있어 처음으로 생긴 인연이었다. 앞으로 몇번 등장할 듯 하니 '김 상' 으로 부르겠다.
내가 떠났던 것은 2014년 10월의 중말 쯤 되는 어느 날. 출발하는 날, 김해공항의 날씨가 정말 화창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김상 에게서 라인이 왔다. 도쿄는 지금 태풍이 불어치니까 올때 조심하라고.. 이런걸 두고 폭풍 전야 라고 하는건지.
김해공항에서 나리타 행 대한항공 비행기가 떠올랐고, 급격하게 고도가 올라가며 내 고향인 김해 시내가 한 눈에 보였다.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내가 살던 아파트, 우리 집. 다른 사람들 눈에도 띄는 건지 내 눈에만 띄는건지. 낮은 곳에서 보던 우리집은 그냥 그랬는데, 높은 곳에서 이렇게 보는 우리 집을, 계속 바라보고 있자니 어느 순간 부터 그것이 흐릿하게 보인다. 맑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2시간 정도 비행했을까, 어느새 비행기는 덜커덩 하고 나리타의 이착륙 지점에 바퀴를 부딪히며 서서히 착륙하였고, 김 상에게 안내 받은 나의 집이 될 주소로 향했다. 도착하니 김 상과, 부동산 사무소의 다른 직원인 테츠야 상이 집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둘과 함께 내가 묵게 될 집으로 향했다. 아무것도 없이 텅 비었지만 깨끗한 원룸. 텅 빈 방의 한 가운데에서 계약서를 쓰고, 현금으로 준비한 초기 비용이 담긴 두툼한 봉투를 테츠야 상에게 건넨다. 테츠야 상이 이것저것 설명해 주고, 마지막으로 집의 열쇠를 나에게 공손하게 건넨다. 평소같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을 금속 열쇠 하나가 금으로 만든 열쇠라도 된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다. 나도 공손하게 두손으로 받아서, 우선 조심스럽게 주머니 속에 넣는다. 두 사람과 집 관해서 중요한 용무는 이것으로 완료되었고, 둘과 함께 밖으로 나가 내가 살 동네를 둘러 보았다.
고토쿠지 역 이란 곳 근방의 소박한 마을. 동네가 참 예쁘다. 소박하면서도 촌스러움은 배제하고 가지런히 들어선 가게들, 그런 가게들과 전철 역 옆에 자그마하게 나 있는 철길, 일본스러운 주택들. 일본의 일상 애니에서 보던 그 풍경이다...
동네를 한 바퀴 같이 둘러보고, 둘은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갔고 나는 집에 돌아간다.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 출발 한 이후로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중간에 집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 도시락과 주먹밥을 사 간다. 그렇게 집에 돌아왔고, 어느새 혼자 남았다.
텅 빈 방에 혼자 남아있다. 이불도 뭣도 없이, 가지고 온 캐리어와 기타, 몸만 달랑 있는 상태로. 한국과 다르게, 일본 집은 입주하게 되면 가스렌지도 형광등도 없다... 그래도 그나마 유일하게 켤 수 있는 불빛이, 화장실과 현관문에 있는 조명등이다. 혼자 사는 좁은 원룸인지라, 현관에 있는 조명등을 켠 것 만으로 집안의 어둠이 어느정도 많이 가신다. 칠흑 속에서 오늘 밤을 보내지 않아도 되어 너무 다행이다... 일단 먼저 사 온 도시락과 주먹밥을 먹는다. 어, 그런데... 도시락에 나무젓가락이 없다. 살 때는 몰랐었는데... 사실 편의점에 다시 가서 그냥 젓가락 달라고 하면 되는 것이지만, 이때의 나는 왠지 너무 미련하다. 그렇게 다시 가서 물어 보는 것이 왠지 너무 창피할것 같다. 그래서 단념하고 손을 씻고 손으로 도시락을 대충 먹는다... 한국 편의점 도시락 보다는 조금 더 짭짤하고, 맛이 없지는 않다.
그렇게 미련한 식사를 금새 마치고, 먹은 쓰레기는 대충 비닐봉지에 쑤셔 놓고 무료함을 달래줄 것이 무엇이 있는지 잠시 생각해 본다. 컴퓨터나 다른 중요한 물건은, 한국에서 아직 택배로 도착하지 않았기에 혼자 남아 할 수 있는 것이 그나마 아직 로밍이 되는 한국 휴대폰 뿐이다. 카톡을 보고 페이스북을 둘러본다. 비행기가 뜨기 직전에 작별인사 했던 친구들에게 잘 도착했다고 메시지도 보내고,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보이스톡도 건다. 이것까지 끝내고 나니 휴대폰으로도 딱히 할 것은 없다. 과연 정말 할 것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의 일이 신경쓰여 그럴 기분이 안 나는 것인지.. 결국 다 던져놓고 멍하게 있는다.
그러고보니 시간이 11시도 넘었다. 이르지만 할 일도 없으니, 빨리 자야겠다. 가지고 온 옷가지 중에 코트를 꺼내, 코트를 덮고 카페트 바닥에서 잠을 청한다.. 베개도 까는 이불도 없이, 그저 코트 하나만 뒤집어쓴 채로. 그나마 10월이라 그리 추운 날씨는 아니라 다행이다. 이렇게 잠이 올리 만무했지만, 많이 피곤했던 걸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금방 잠이 들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