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뭘 건네고 싶은 뚜렷한 주제도 없으면서 혼잣말을 해서라도 무슨 말을 누가 듣든 건네고 싶은 그런 날들처럼, 내겐 요즘이 그런 날인 것 같다. 혹시나 나 같은 사람이 있을까 나만 이 공허한 외침을 사랑하고 아끼는 걸까 혹시나 누가 이 말들을 우연히라도 들을까 남기고 싶어 하는 걸까 웃긴 얘기지만, 이만큼을 쓴 것도 기적인 것 같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가 뭘 얘기하고 싶은 건지 무슨 표현을 쓰고 싶은 건지 모르겠거든 예전엔 소설 몇 편을 인물도까지 만들어 가며 소설 속 표현들을 마음속에 새기며 잘 써 내려간 것 같은데 그게 참 어려워졌다. 그리고 이런 나에게 하나의 습관이 생겨버렸다. 횡설수설 별 웃기지도 않은 말들을 일기랍시고 욱여넣다가 마지막은 꼭 "아무튼 무탈하게 지내라." 꼭 남에게 얘기하듯, 그렇게 마무리를 짓는 것이 새로 생긴 습관이다. 이 습관이 언제 또 없어질진 모르겠지만 왜인지 모르게 습관이 있었다는 이 흔적을 남기고 싶은 기분이 들기에 무슨 뜻이 있는지도 모르겠는 이 글에 넣어본다. 그럼 이 글 보는 그대들도 아무튼 무탈하게 지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