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대초반 프랑스어 배운지 2년차(아마 14개월차쯤 됐을거임)
애인과의 1주년
티비보다가 보르도 와인 얘기가 나와서 '보르도 소고기도 진짜 맛있다던데' 얘기나옴
그러다 좀 뭔가 특별한 이벤트도 해주고싶고 베르사유 궁전도 애인이랑 가보고싶고 그래서
아무렇지 않은 듯 원래 이런거쯤 일상인 남자인 듯
별 감흥없는척 '프랑스 4박5일 가볼래?' 제안
실용프랑스어 빠르게 휘뚜루마뚜루 복습한 뒤 프랑스 도착
입국심사 심사관이 흑인분이었는데 막 프랑스어를 미니건 총알쏟아내듯 말하는거야;
간신히 간신히 단어 몇개 캐치해서 최대한 유창하게 말함
그분입장에서는 아마
"쁘띠따미랑 아니벡쉐라서요우 빨레 벡사이으 가려고 왓서요우" 이런느낌이었을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태연한척 풀가동하면서 말했는데 아마 애인은 내가 저렇게 말했던거 몰랐을거임 진짜 제발
근데 씨 이것저것 다 말하고나니까 그 미니건 흑형이
갑자기 한국말로 '비앙브뉘! 환영해요! 뮤제독세도 가보세여 거기도 좋아여ㅋㅋㅋ' 이럼
애인얼굴에 화색 갑자기 돌더니 와! 한국말 잘하시네요! 이럼
아니 할거면 처음부터 한국말로 했음됐자너 여권 받았음 한국인인거 알았을거아냐 이게 지금 뭐하는
나는 순간적인 상황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격한 반응과 함께 욕설이 튀어나올뻔함
근데 흑형이 '애인 프랑스어 잘하네요' 쐐기박음
여행하는동안 뭐 주문하거나 체크인하거나 체크아웃하거나 아이스크림사거나 기념품사거나 사진찍어달라고하거나 뭘할때도
이야~~프랑스어 잘하는데~~당함
참 그래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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