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도 좋고 고민들을 시원하게 날리는 사이다 같은 글도 좋을 것 같아 우선 나는 파스를 생각하다가 써봤어. 괜찮아. 괜찮을거다. 아침에 일어나면 또 평범한 일상을 살아낼 수 있을 것이다. 날 다독여도 아마 난 괜찮지 않을 거다. 모르겠다. 돼지우리에 살았다. 나에게 가장 절실한 존재는 게으른 엄마가 가끔씩 주는 젖이었다. 그 젖을 받아먹고 형편없이 자라서 약골인 내가 할 수 있는 건 불평뿐이었다. 집구석은 왜 이렇게 가난하지, 이딴 반찬은 개도 안 먹겠다, 쉰내 나는 이 옷을 처입으라고 하는거냐고. 나도 행복할 권리가 있어. 나한테도 투자란 걸 해주란 말이야. 공부할 기회를 주면 나도 잘 할 수 있어. 나는 어린 시절의 내가 얼마나 가소로운지 모르고 원하는 것만 줄줄 나열했다. 그럴때마다 그들은 티비 따위나 멍하니 바라본다. 아무리 상처를 내는 날카로운 말을 해도 모두 들으면 잊혀지는 버튼이 있는 듯 다음 날이 되면 아무렇지도 않게 평소처럼 대해줬다. 그러면 익숙한 듯 바닥에 뒹구는 이불을 헤치며 있는 걸로 대강 차려진 반찬을 주워먹으며 자기 인생이나 애달프게 떠올리며 눈물이나 훔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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