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사연으로 뒤엉킨 바다를 걷는다
어둠이 감추지 못한 포말들은 발끝에서 멀어진다
바람이 불었다
꽉 껴안은 몸의 틈새로도 바람이 몰아쳤다
정말 어두운 밤 9시, 파도 소리만 분주한 밤 9시
환하게 열어놓은 마음 사이로 얼음장 같은 바람과
지나면 다신 못 볼 파도가 들어섰다
이게 나의 마지막 바다였다
계속 뒤돌아 보고 싶은 과거의 모습이
이 시점에 전부 매몰되었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밤바다이다
이 이후에 마주친 모든 바다들은
퉁퉁 부은 두 눈처럼 흐를 뿐
아무것도 안겨주지 못했다
돌아가고 싶다
돌아갈 수 없고 다시 갈 수 있다
다시 갈 수 있다는 것은
그 때를 재연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시간이 나를 너무 멀리 옮겨놓았다
나는 돌아갈 수 없다
돌아갈 수 없다
돌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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