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 나는 점점 이 남자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겨울이 지나면 허물을 벗을 거라고 생각했던 뱀 같은 남자는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며 따뜻한 살갗을 한 채 눈물을 흘리고 사람을 사랑하고 또 사람을 동정한다 이봐 정신이 들지? 내 말 알아듣겠어? 고래별이 발각 당하고 도망치던 날 기억해? 그날 옮겼던 폭탄 가방은 아직 그 곳에 있어 하산할 때 가져오지 않았으니까 의현에게 위치를 알려 줘 네가 의현을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네가 여태 의현을 찾았듯이 나도 너를 찾았다 살아 있기를 바랐어 그러니 살아라 허수아 우리의 처음이 달랐다면 좋았을까? 네 고향의 바다에서 의현이 아닌 내가 너에게 목숨을 빚졌다면 달랐을까? 아니야 그래 그냥 다시 한 번 더 너와 함께 겨울을 났던 산 속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좋을 거야 ㅋ ㅋ ㅋㅋㅋ ㅋㅋ ㅋ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