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카와 선배."
"응?"
"아닐 거 알긴 한데, 저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뭔데?"
"혹시 어젯밤에 저 찾아오셨어요? 저 잘 때."
"엑?!"
오이카와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옆에 있던 마츠카와와 하나마키가 치한이라도 보듯 오이카와를 보며 닝의 어깨를 잡고 같이 물러났다.
"변태..."
"쓰레기."
"쿠소카와."
"아니거든! 그런 눈으로 보지 말지, 맛키맛층! 이와쨩도 주먹 내려!"
"역시 아니죠?"
"아니야!"
"그러면 역시 꿈인가..."
"꿈?"
하나마키가 꽤 흥미가 생긴다는 듯 닝에게 묻자 닝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잠결에 오이카와 선배 목소리가 들려서 눈을 떴는데 오이카와 선배가 서있었거든요."
"...내가 뭐라고 말했는데?"
어쩐지 오이카와가 꽤 긴장한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드디어 찾았다'...라고"
"뭐야, 그건 좀 무섭다."
"음... 그런데 무섭진 않았어요. 그 정도였으면 그냥 꿈이라고 생각했을 건데.
제가 눈을 뜨니까 가까이 다가와서 깨워서 미안하다고 자는 줄 알았으면 나중에 찾아올 걸 그랬네.
그러면서 제 눈을 손으로 이렇게 덮었거든요.
근데 그 순간의 살짝 차가운 손의 냉기 같은 게 꿈이라기엔 너무 생생해서.. 혹시나 해서 물어봤어요."
닝이 제 눈 위로 손을 올리는 흉내를 하며 설명하자 마츠카와가 오오, 추임새를 넣었다.
"다른 건 없어?"
"다른 거... 아, 생각해보니 확실히 꿈이 맞긴 하겠네요. 오이카와 선배 머리에 뿔이 달려있는 거 같았거든요. 잠시 본 거라 확실하진 않지만."
"뿔이라, 뭐 악마 그런 건가?"
"그렇지 않을까요."
"그러면 닝 쨩은 오이카와 씨 꿈 꾼 거네?"
"아... 괜히 말했다. 자! 해산해산!"
"오이카와 씨가 그렇게 보고 싶었구나~?"
"시끄러워요."
하나마키와 꿈에 나온 게 뭔지 대화를 나누던 닝에게 평소대로 돌아온 오이카와가 히죽히죽 웃으며 얼굴을 들이밀자 닝이 인상을 쓰며 오이카와의 가슴팍을 밀었다.
닝이 미는 대로 밀려준 오이카와가 계속해서 입을 놀리고 옆에서 마츠카와와 하나마키가 어머어머, 아줌마 같은 소리를 내며 후배를 놀려댔다.
"너네 후배 좀 그만 놀려라."
"역시 저한테 이와이즈미 선배밖에 없어요."
"그렇지만 그런 닝이 꿈에서까지 보고 싶어하는 선배는 이 오이카와 씨지!"
"아! 짜증나!! 빨리 수업이나 들으러가세요!"
닝이 오이카와의 등을 밀었다. 여전히 오이카와가 킥킥대며 걸음을 옮겼다.
"나중에 부활동 시간에 봐, 닝쨩~."
선배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한 닝이 뒤를 돌며 한숨을 쉬었다. 오랜만에 자신을 놀릴 건수가 생겨 다들 재미있어하는 모양이었다.
역시 괜히 말했어. 미간을 꾹꾹 누른 닝이 걸음을 옮기며 아까 하지 않은 이야기를 잠시 생각했다.
'나중에 다시 찾아올게, 닝쨩'
그 말과 함께 이마에 내려앉은 그 간지러운 감촉이 정말 진짜 같았는데.
속으로 생각하며 닝이 이마를 한 번 쓸곤 걸음에 박차를 가했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수업에 지각을 할 지도 모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