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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데려가거라."
황제는 감정에 휩싸인 스가와라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으며 명령했다. 기사들은 황제의 명령을 따를 수 밖에 없었으며 결국 스가와라를 데리고 본궁 밖으로 향했다.
그는 권력이 없는 자신에 대한 원망과 자책 속에서 황자궁으로 돌아왔다.
궁에 도착하고 스가와라의 눈 앞에 보이는 모습은 여러 기사단장들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들리지 않지만 오늘 처음 만난 황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그들이었다. 스가와라는 그들은 보고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그대들 잠시 나 좀 보지."
스가와라의 부름에 그들은 재빨리 그를 쫓아갔다. "닝이 검술에 재능이 있다는 이야기 더 자세히 듣고 싶은데."
스가와라는 책상에 걸터앉아 말을 꺼냈다. 그의 질문에 모니와가 나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황녀 전하께서 오늘 처음으로 검을 들으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완벽한 자세로 검을 휘두르셨고 날아오는 단검을 검으로 쳐내셨습니다."
모니와의 말이 끝나자 오이카와가 말을 이었다.
"보통 여인이라면 진검을 들기도 어려워 합니다. 더군다나 작은 체격을 지니신 황녀 전하께는 더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황녀 전하께선 어떠한 어려움도 없이 진검을 바로 들으셨습니다. 이것만 보아도 재능을 가지셨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뒤이어 우시지마도 말을 붙였다.
"조금만 연습하신다면 저희보다도 뛰어난 검술을 지니실 것입니다. 충분히 그러실 재능이 있습니다."
황녀에게 재능이 있다고 진지하게 이야기 하는 그들을 보며 스가와라는 열심히 생각했다. 그들이 황녀에게 좋은 스승이 될 수 있다고.
"그대들에게 부탁하고 싶은게 있는데"
스가와라의 말에 모두들 집중했다.
"다들 귀족 집안들이니 충분한 교육은 받았겠지"
황실은 뛰어난 실력을 가진자라면 누구든지 기사단에 가입할 수 있지만 기사단장과 부기사단장은 달랐다. 그들은 뛰어난 검술을 가짐과 동시에 귀족이어야 했다. 다시 말하면 네코마, 후쿠로다니, 시라토리자와, 아오바죠사이, 카라스노, 다테 기사단의 기사단장과 부기사단장은 귀족이라는 소리였다.
"그대들이 황녀의 교육을 맡아줄 수 있는가"
스가와라가 그들에게 황녀의 교육을 부탁하고 싶다는 말을 전하자 그들은 모두 궁금을 표했다.
"황녀 전하께선 이미 충분한 교육을 받고 계시지 않습니까?"
쿠로오가 물었다.
"이 이야기는 함구하도록. 닝은 황위 계승권을 부여 받지 못했다. 그에 따라 당연히 어떤 교육도 받을 수 없단 소리지. 하지만 오늘 닝에게 재능이 있다면 그 재능을 묻어두기 보다는 꽃 피워줘야겠다고 생각했어. 아버지께서는 반대하셨지만 그대들만큼은 날 도와줬으면 좋겠군."
아버지께서 반대하셨다. 즉 황제 폐하께서 반대하신 일을 행한다면 그건 반역이나 다름이 없었다. 특히나 황위계승권을 받지 못한 황녀의 교육을 자처한다면 이는 틀림없이 반역이었다. 당연히 거절해야 마땅할 일이었지만 그들은 왜인지 모르게 거절하지 못했다. 황녀가 이루어 낼 가능성에 대한 기대 때문일까 혹은 그저 황녀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일까.
다음날 새로운 황녀궁에 도착한 황녀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온갖 휘황찬란한 장식들이 그녀를 반겼고 수많은 사용인들이 존재했기에. 그녀와 함께 궁에 도착한 시미즈와 야치도 분위기에 압도되는 듯 하였다.
"제국의 별, 황녀 전하를 뵙습니다."
황녀를 보자 수많은 사용인은 고개 숙여 황녀에게 예를 갖추었다. 황녀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다. 그녀가 황족으로써 훌륭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아니 알 수 없었다. 그녀 곁으로 다가오는 황족은 그 누구도 없었기에. 그렇기에 황녀는 어제 오랜만에 느꼈던 오라버니의 온기가 벌써부터 그리워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