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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302l 5
이 글은 2년 전 (2022/3/26) 게시물이에요

https://instiz.net/name/48552648

(어제 어떤 닝의 소재를 보고 허락받고 글을 씁니다! 아주 긴 글 주의!)

엄마! 엄마! 재미있는 이야기 해주세요!”

검은 곱슬머리를 가진 어린 여자아이가 한 여인에게 달려갔다. 여인은 여자 아이를 반갑게 안아 들고서는 말했다.

그럼 아빠 오기 전에 잠시 해볼까?”

! 좋아요!”

오늘은 조금 아주 많이 옛날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

.

지금으로부터 아주 먼 옛날, 산 입구에는 작은 마을이 존재했다. 적은 사람 수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정다운 시골 마을이었다.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오늘 채소 완전 싱싱하네요! 오이 3개만 주시겠어요?”

밝고 명랑한 목소리를 가진 소녀, 닝이 말을 전해왔다. 마을에서 유일한 시장인 이곳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북적 했고 온갖 먹을거리들이 넘쳐났다.

어머 오늘은 사쿠사랑 같이 안 왔니? 둘이 싸우기라도 했어?”
말도 마세요. 진짜 어찌나 짜증나는지 껴안으려고 하니까 저보고 더럽다고 피했다니까요?”

그건 사쿠사가 잘못했네. 연인한테 그러는게 어딨어.”

아이...아주머니도 참...아직 그런 사이 아니라니까요...”

닝은 말하면서도 부끄러운지 귓가를 붉히며 고개를 떨궜고 아주머니는 그런 닝을 보며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역시 젊은게 좋네. 닝이랑 사쿠사가 우리 마을에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너네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마음이 설레는지. 잘해봐. 그런 김에 오이 하나 더 넣었어.”

어머 이런 거 괜찮은데...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올게요! 많이 파세요!”


다시 기분이 좋아진 닝은 오이가 담긴 봉지를 앞뒤로 힘차게 흔들며 걸었다. 시장의 중앙에 다달았을 때 누군가 닝의 어깨를 툭 잡아 세웠다. 검은 머리색을 가진 소년, 사쿠사 키요오미였다.

닝 잠시 이야기 좀 해.”

됐거든? 나 더럽다며. 세균한테 말 걸지마.”

자신을 밀어낸 아까의 행동에 닝은 많이 삐진 듯 했고 그 모습을 본 사쿠사는 안절부절 못했다.

미안 그런 뜻이 아니었어. 내가 너를 왜 더럽다고 생각하겠어.”

사쿠사의 사과를 받은 닝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평소에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한 사쿠사는 자신이 잘못한 일에도 사과를 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하지만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자신에게 사과를 전해오는 사쿠사를 보고 닝은 화를 풀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말하면 풀릴 수 밖에 없잖아.”

닝이 화사한 웃음과 함께 대답하자 그제서야 사쿠사는 안심한 듯 했다. 사쿠사는 익숙하다는 듯 닝의 짐을 받아들고 걸음을 맞춰 걷기 시작했다.


빵 먹을까?”
빵을 파는 집 앞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닝을 바라보며 사쿠사는 소리 없는 웃음을 흘렸다 닝에게 물었다. 사쿠사의 물음에 닝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사쿠사는 곧장 갓 구운 빵을 사와 닝에게 건넸다.

뜨거우니까 조심히 먹어.”

아직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이기에 사쿠사는 닝에게 조심하라는 말을 전했다. 닝은 알겠다며 걱정 말라는 말과 함께 빵을 반으로 찢어 호호 불더니 한 쪽을 사쿠사에게 건넸다.

자 키요 여기.”
그러자 사쿠사는 어떤 망설임도 없이 빵을 받아 먹었고 그렇게 둘은 계속해서 시장 구경을 이어갔다.


닝과 사쿠사가 위치한 마을은 중심지에서 벗어난 거의 외곽이기에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다. 특히 닝과 또래인 아이들의 수는 매우 드물었다. 그런 지루한 마을에서 닝과 친구가 되어준 건 사쿠사였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고 이리저리 떠돌다 이 마을에 들어오게 된 닝은 사쿠사네 부모님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다. 먹을 것, 마실 것, 잠잘 자리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해주신 덕분에 건강하게 살아왔으며 사쿠사와의 관계를 시작으로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를 넓혀 나가기 시작했다. 작은 마을이기에 사람들 간의 교류가 많았고 이집 저집 사정을 아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요즘 마을 사람들의 가장 관심 있는 주제는 닝과 사쿠사였다. 서로 연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에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는게 꽤 재미있었다. 이 때문에 마을 사람들의 주된 내기는 닝과 사쿠사의 관계가 언제 발전 되는가였다.

이번에는 1주일 건다.”

오케이. 그럼 나는 1주일 안에 안된다에 한 표. 틀린 사람이 밥사기. ?”

위와 같은 대화는 마을 사람들에게 일상이었다.

이런 사정을 하나도 알지 못하는 닝과 사쿠사는 매우 큰 고민에 쌓여있었다. 언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한참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와 서로를 거의 가족처럼 느꼈지만 상대방이 여자, 남자로 보인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24시간 중 거의 24시간을 함께 지내는 그들에게 너무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어느덧 북적거리는 시장을 빠져나온 닝과 사쿠사는 마을 근처에 위치한 초원으로 향했다. 봄이 지나 여름을 향해 가고 있는 계절이었기에 들판을 파릇파릇한 초록색으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그런 들판을 가로질러 닝과 사쿠사는 더 중앙으로 향했다. 들판의 중앙에는 커다란 느티나무 한 그루가 존재했고 마을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휴식처였다.

키요 얼른! 사람 아무도 없다!”

저 멀리서 혼자 달려나가던 닝이 사쿠사를 큰 목소리로 불렀다. 재촉하는 모습에 귀여움을 느낀 것인지 사쿠사는 웃으며 대답했다.

다치겠다. 천천히 가.”


닝과 사쿠사는 느티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여러 소소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주로 닝이 말하는 쪽 사쿠사는 듣는 쪽이었다.

그래서 있지 옆집 아주머니가 아침에 사과를 주셨는데 너무 맛있는 거야. 내가 한 바구니 더 달라 하고 싶은 거 참았잖아.”

이토록 평화로운 일상 이야기에 서로 웃음을 터뜨리며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잠시 뒤 사쿠사의 무릎을 베고 앉아있던 닝이 일어나 사쿠사에게 자신의 치마를 자랑하기 시작했다.

짠 이거봐라. 밑에 찢어졌는데 예쁘게 자수 놓으니까 잘 모르겠지?”
닝과 사쿠사가 위치한 마을은 기본적으로 가난했고 귀족이 아닌 평민에게 비싼 드레스는 사치였기에 그저 여러 번 치마를 꿰매어 입는게 다였다.

응 예쁘다.”

닝의 자수 놓는 솜씨가 뛰어나 치마가 예쁜건 사실이었지만 사쿠사의 입장에서는 더 좋은 치마를 사주고 싶은게 당연했다. 그렇기에 사쿠사는 속으로 다음에 시장에 나가게 된다면 치마 하나를 사와야겠다고 다짐했다.


칭찬을 들은 닝이 기분이 좋아졌는지 치맛자락을 흔들며 햇빛을 느끼기 시작하자. 살랑- 바람이 불어왔다. 너무 세지도 약하지도 않은 바람은 두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기 시작했다. 닝의 연한 갈색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리며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을 때 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고 사쿠사는 때가 지금이라는 것을 느꼈다.


사쿠사는 주변에 있는 풀꽃 하나를 꺾어 동그랗게 반지 형태로 만들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닝은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그를 빤히 바라보다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한 쪽 무릎을 꿇고 자신에게 풀꽃 반지를 건네는 사쿠사의 모습이 보였기에.

키요...”

닝 너와 평생을 함께 하며 살아가고 싶어. 그래도 괜찮을까?”
닝은 사쿠사의 말에 대답 대신 그를 끌어안았다. 참으로 오랫동안 그려왔던 순간이었기에 행복한 웃음이 터져나왔고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닝과 사쿠사는 서로의 이마를 맞대고 사랑을 다시 한 번 고백했다.

키요 고마워. 사랑해.”

내가 더.”

햇빛은 두 사람을 축복하는 듯 밝게 빛나고 있었다.


어느날 마을 우물에 물을 뜨러 향하는 닝을 불러 세우는 목소리가 있었다.

닝 잠시만!”

닝의 옆집에 살고있는 닝의 또래인 모브였다.

모브 무슨 일이야?”

...더 늦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

늦다니 뭘?”

사실 닝아 나 너 좋아해...! 오랫동안 좋아해 왔어. 내 마음 받아주지 않을래?”
모브는 눈을 감고 준비해 온 꽃다발을 닝에게 내밀었다. 닝은 당연히 거절의 말을 전할 수 밖에 없었다. 닝에게는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사쿠사가 있었기 때문에.

미안. 사실 키요랑 평생을 약속했어.”

닝의 말에 모브는 꽃다발을 떨어뜨리고 올라오는 눈물을 삼키며 이야기 했다.

...그렇구나...행복했음 좋겠다.”

그런 모브에게 닝은 고맙다는 말을 전했고 멀리서 자신을 부르는 사쿠사의 목소리가 들리자 크게 손을 흔들며 달려갔다. 모브는 그 모습을 끝까지 바라보았다. 그리고 들어서는 안될 생각까지 이르게 되었다. ’내가 갖지 못한다면 아무도 갖지 못하는게 좋지 않는가.‘ 그렇게 모브는 어떠한 다짐과 함께 손을 한 번 꾹 쥐고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슨 이야기 했어?”

별 이야기 아니야! 그나저나 우리 저녁 뭐 먹을까? 나 키요가 해준 음식 먹고 싶은데!”

그럼 우리집으로 갈까?”

!”

두 사람은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사쿠사 네로 향했다.


완성된 요리가 닝의 앞에 놓여지고 사쿠사는 맞은 편에 앉았다. 닝은 침을 꼴깍 삼키며 음식 냄새를 맡다가 숟가락을 들고서는 외쳤다.

잘 먹겠습니다!”

사쿠사는 맛있게 먹으라는 말을 전한 후 자신도 식사를 시작했다.

...키요 최고! 너무 맛있어! 이제 키요가 해준 음식 매일매일 먹을 수 있는건가?”

너가 원하면 해줄게.”

그의 말에 닝은 너무나도 좋다며 대답했고 한참 동안 식사가 이어졌다. 식사가 마무리 되어갈 쯤 사쿠사가 먼저 말을 꺼냈다.

나 내일 잠시 다른 마을 다녀와야 해. 우리랑 거래하는 가게들 점검 다녀와야 하거든. 필요한 거 있으면 사다줄게.”
주로 식료품을 납품하는 사쿠사네 집안은 이 마을 안에서 뿐만 아니라 여러 마을 식당에도 납품 했기에 1년에 몇 번씩 점검을 나갔다. 필요한건 없냐고 물어오는 사쿠사에게 닝은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 필요한 건 딱히 없고...난 키요만 있으면 돼! 조심히 빠르게 다녀와!”

다음날 아침 일찍 사쿠사는 마을을 떠났고 닝은 뒷산에서 과일과 약초를 따고 있었다. 싱싱하고 상태 좋은 과일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 닝이었고 나무 그늘에 잠시 앉아 준비해 온 식사를 먹기 시작했다. 샌드위치를 한 두입씩 먹고 있었을까 닝의 주위에 고양이 같은 작은 동물이 모이기 시작했고 닝은 그들에게 빵을 조금씩 떼어내어 건네주었다. 그러고 잠시 눈을 감았다 떴을까 이전과 다른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한 하늘에 서둘러 마을에 내려갔다. 하지만 마을의 입구에서 자신을 반긴 건 횃불을 들고 있는 마을 사람들이었다.


마녀다!! 마녀가 나타났다!!”
뭐하는 거야? 빨리 저 마녀를 붙잡아!”

저 옆에 있는 건 뭐야? 고양이잖아! 고양이가 사람을 따르다니 역시 마녀가 맞네! 온갖 동물들을 다 홀리고 다니는 것 보니!!”

마을 사람들 어느 누구도 빠짐없이 닝이 마녀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닝은 자신을 향하는 적대적인 시선에 당황했지만 재빨리 의심을 벗어나야 했다. 마녀라는 것은 곧 화형에 처해진단는 소리이기 때문에.

잠시만요 제가 마녀라뇨! 그럴 리가 없잖아요!’
하지만 이미 공포에 뒤덮인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는 전달되지 못했다.

마녀는 불길한 존재야...얼른 태워버려야 해..!“

순간 마을 사람들은 닝을 붙잡아 밧줄에 묶었고 기름을 잔뜩 먹은 나무에 매달기 시작했다. 수백번 수천번 오해라고 외쳤지만 그 누구도 닝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나무에 매달려 앞을 바라보았을 때 닝은 자신을 향해 웃음을 흘리는 모브를 보았다. 순간 몸에서 도는 모든 피가 멈춘 듯한 기분이었다. 자신과 눈이 마주친 모브는 입모양으로 말을 전했다.

가질 수 없다면 없애 버리는게 맞잖아.“

말의 뜻을 알아차린 닝은 재빨리 마을 사람들과 오해를 풀려고 하였다.
이건 다 오해입니다!!! 제가 다 설명할게요!!“

하지만 불길한 존재는 빨리 태워져야 한다며 마을 사람들은 화형을 서둘렀고 나무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곧 새빨간 불길이 닝을 감쌌고 고통스러운 뜨거움에 닝은 온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저를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을 바라보며 닝은 곧 자신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음을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정말 마지막으로 사쿠사를 보고 싶다는 기도가 신께 닿은 것일까 저 멀리서 사쿠사가 뛰어오기 시작했다.

안돼....!! 닝아!“
마을 사람들은 마녀에게 단단히 홀렸다며 사쿠사를 붙잡았고 그렇게 먼 거리에서 마지막을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다. 온 몸에 감각이 점점 사라져 감을 느낀 닝은 최선의 힘을 다해 입을 움직였다.

키요...사랑해...행복해야해...“

그 말을 끝으로 더 큰 불길이 닝을 감쌌고 닝의 모습을 다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재만이 남은 모습에 사쿠사는 힘이 풀려 주저앉고 울음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사람이었다. 자신에게는 너무 과분한 사람이기에 그랬던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사랑이 너무나 부족했기 때문이었을까. 이어지는 자기 자책에 사쿠사는 고통스러워했다. 무엇보다도 이제 다시는 닝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그를 가장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사쿠사는 그 자리에서 더 크게 세상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울기 시작했고 곧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마녀에게 홀렸다고 생각하여 그를 불쌍히 여겼고 그를 집 안으로 옮겼다. 정신을 잃은 사쿠사는 그런 순간에도 손에 꽉 쥐고 있던 무언가는 절대 놓지 않았다. 그것은 닝에게 선물하고 싶어 오는 길에 사오던 치마였다.


그 일이 있고 한동안 사쿠사는 먹지도 자지도 않았다. 그저 반 죽은 상태의 사람처럼 숨만 쉬고 있을 뿐이었다.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마을 사람들도 원망스러웠기 때문에 문 밖으로도 나가지 않았다. 집 안에 남은 너의 온기만을 느끼며 의미 없는 숨을 이어가고 있었다. 너와 함께 꾸민 꽃병, 함께 고른 접시, 네가 선물해준 손수건 등 집 안에는 닝의 흔적이 가득했다. 잠시 눈을 감고 뜨면 곧 닝이 자신에게 달려올 것 같았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어전보다 넓어진 쓸쓸한 집만이 자신을 반기고 있었다.


그렇게 뜬 눈으로 며칠 밤을 지새웠을까 사쿠사는 단 하나의 결론에 이르렀다. 닝을 따라가겠다고. 자신에게 행복하라는 말을 남긴 닝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네가 없는 이 세상은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기에 천장에 밧줄을 매달았고 편안한 표정으로 생을 마무리 했다.


수백년의 시간이 지나 그리고 수십 번의 환생을 거쳐 신의 장난인지 신이 주신 기회인지 그들은 다시 한 번 만나게 되었다. 바로 이타치야마 학원에서 같은 반 학생의 관계로 만난 그들은 딱히 친분이 없었다. 그들에게 전생의 기억이란 존재하지 않았기에 서로를 알아볼 방법이 없었다. 그저 가끔씩 지나가다 몸이 부딪히면 불에 닿은 것 같은 뜨거움이 느껴졌기에 서로를 피하기까지 했다.

사쿠사는 닝 별로 안 좋아하네.“

사쿠사의 사촌이자 친한 친구인 코모리의 물음에 사쿠사는 대답했다.

기분 나빠.“

사람한테 기분 나쁘다니 실례야.“

코모리는 실례라며 다시는 그런 말을 꺼내지 말라고 하였고 사쿠사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저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중 한 명이라고만 생각했다.

이는 닝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몸이 닿을 때마다 느껴지는 뜨거운 감각이 기분이 좋지는 않았기에 의도적으로 그와 부딪히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어느날 밤 두 사람은 동시에 하나의 꿈을 꾸었다. 꿈에선 드넓은 들판에 서로를 마주하며 평생을 약속하고 있었다. 꿈이 마무리 되고 일어난 그들의 눈에는 설명할 수 없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왜 눈물이...“

가슴이 먹먹해지고 숨 또한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대체 이런 감정은 무엇이란 말인가.


다음날 괜히 껄끄러운 마음에 서로를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우연히 손이 맞닿았고 느껴질 고통에 닝은 눈을 감았으나 아무 느낌이 느껴지지 않자 천천히 눈을 떴다. 마침내 서로의 눈이 마주쳤고 그 순간 전생의 기억이 그들을 훑어 지나갔다. 첫 만남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기억을 확인한 그들은 먼저랄 것도 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키요...? 키요 맞는거야?“

...“

서로 임을 확인하자 닝은 빠르게 사쿠사를 껴안았다.

미안해...키요. 혼자 두고 가서 미안해...미안해...“

아니야...내가 미안해...마지막 네 말 못 지켜서 미안해...“

자신이 아닌 서로만을 걱정해 온 그들이었기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오랜 시간을 지나 다시 만난 서로에게 사랑의 말을 전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번엔...정말 이번 생에는 행복하게 살자...약속할게.“

...“

.

.

시간이 한참 지나고 이타치야마 학원 졸업식이 끝난 날 닝과 사쿠사는 거리를 걷고 있다. 서로의 손에는 졸업장에 꽃다발 그리고 평생을 약속한 반지가 끼워져 있다. 어느덧 거리의 중심부에 이르르자 사쿠사는 닝을 불렀다.

키요?“

사쿠사는 한 쪽 무릎을 꿇고 스타티스꽃으로 이루어진 꽃다발을 닝에게 건넸다.

이번 생에는 정말로 너와 함께 하고 싶어. 이제 우리 정말 결혼할까?“

사쿠사의 말에 울음이 벅차오른 닝은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못하고 고개만을 격하게 끄덕였다. 그리고 이 모습을 본 거리의 수많은 사람은 그들에게 축복의 말을 전했다. 전생과는 반대의 계절, 눈이 자신들의 만남을 축하해 주는 겨울에 일어난 일이었다.

(스타티스 꽃말: 영원한 사랑)

.

.

오랜 시간이 지나고 그들 사이에 새 생명이 찾아왔다.

이름은 사쿠사 유아로 하자.“

서로를 반 씩 섞어놓은 듯한 아이를 안고 사쿠사가 말했다. 이에 닝은 이름이 마음에 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아가, 엄마아빠한테 와줘서 고마워.“

(유아: 일본 이름으로 사랑을 맺다를 뜻함)


그렇게 수백년의 시간을 지나 이루어진 사랑은 남들보다 진하고 영원할 것이다. 그들에게 축복이 가득하기를...

.

.

우와 그래서 그 사람들은 지금 잘 살고 있어요?“

그럼 너무나 행복하게 살고 있지.“

자신의 품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여자아이를 바라보던 여인이 그들은 앞으로도 행복할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잠시후 현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자 여인이 아이에게 말을 전했다.

유아 아빠 오셨나 보다. 얼른 가자.“

네 엄마!“




 
닝겐1
미.쳤.어.요
미쳤어요 진짜 사랑해요 제가 아무렇게나 싸놓은 글을 이렇게 명작으로 세상에마상에 사랑해요

2년 전
글쓴닝겐
아휴 많이 부끄럽지만 감사합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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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3개월, 재희는 침대에 누운 채로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곳은 원룸이었지만, 그의 머릿속은 끝이 없는 회색 방 같았다. 침대 옆에는 반쯤 마신 맥주 캔과 어젯밤에 보려다 만 드라마의 정지된 화면이 켜진 노트북이 있었다...
by 한도윤
[ 약 ] 서른이 되던 해에 신입사원이 되었다. 지방에 있는 별 볼 일 없는 대학교를 나와 서울에 있는 대학원으로 학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어서 석사까지 공부한 탓이었다. 똘똘하지 못한 나는  책임감과 끈기, 노력, 집념 같은 단어들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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