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청춘의 한 가운데,
고개를 들면 예쁜 색의 맑은 하늘에 찬찬히 구름들이 흘러가고,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초조함을 느끼는 카게야마.
연습 중 잠깐의 휴식시간에 드링크를 마시며 땀을 식힐 겸 열려있는 체육관 문 앞에 선 히나타와 카게야마. 기분 좋은 여름. 나뭇잎을 헤집고 시원히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칼이 조금 흩날리고, 너무 평온하고 소중한 이 순간이 태풍의 눈 같다는 생각을 하는 카게야마.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참 재밌었던 것 같다. 재밌다는것 이외의 말로는 설명을 못 하겠어. 세이죠에 지고 이대로 멈춰있을 수 없다며 새로운 속공을 연습하고 또 새로운 공격법을 찾아내고. 미완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같은 생각을 잠깐 하던 카게야마는 고개를 돌려 히나타를 바라봤다. 벌컥 드링크를 마시는 히나타의 목덜미로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전과 똑같은 풍경. 똑같은 사람들과 똑같은 장소. 그러나 딱 하나 다른 것은 카게야마 토비오였다. 카게야마는 앞으로의 일들을 전부 알고있다. 앞으로 세이죠를 이기고 시라토리자와도 이기고 춘고에 나갈 것이란 걸. 더 나아가선 고등학교 마지막 춘고에선 전국 3위의 성적을 거둘거고, 히나타와 자신은 어른이 되어 세계를 무대로도 함께 배구를 한다는 것,
그리고 히나타 쇼요가 무릎을 다쳐 배구를 못 하게 되고, 결국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를 죽음에 몰아넣는 것 까지.
카게야마 토비오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고등학교 1학년 여름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