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여보 그게 아이고..." 2. 둘이 같이 부산 놀러가게 됨 파란 바다! 끼룩거리는 갈매기 소리! 들뜬 마음에 손 꼭 붙잡고 열심히 돌아다니는데 뒤에서 웬 아주머니가 처자!! 하고 부름 닝 깜짝 놀라서 뒤돌아보면 평범한 부산 아주머니임 넉살 좋게 신혼이여~? 하이고 신랑 눈에서 꿀 뚝뚝 떨어지는거 봐라~ 하심 오사무 사투린데다가 너무 빨라서 하나도 못 알아듣고 버퍼링걸리니까 닝 그거보고ㅋㅋㅋㅋ 웃으면서 일본 사람이라 너무 빠른 말이나 사투리는 아직 잘 못 알아들어요. 신혼은 아니구, 애기 잠깐 친척분께 맡기고 저희끼리 한국 놀러 온거에요. 사무, 우리보고 신혼 부부 같다 하셨어. 하니까 그제서야 오사무 서글서글하게 웃으면서 고개 끄덕거릴듯 아주머니가 오마나 좋을때다~ 하시면서 둘째 계획은 있고? 오지랖 시전하는데 닝 당황해서 일단 생각만 하고 있다고 그럼 뭐?! 생각을 하고 있어? 이건 못 참지 바로 가게 영업 부산 온김에 동생 하나 만들고 가! 내 가게라서 하는 말은 아니고 진짜로 우리 가게 장어 하나 꾸워 먹고 가면 남자들 힘이..! 아주 그냥 불끈불끈 햐~ 저녁 밥으로 먹고가면 좀 이따 둘째 틀림없이 생긴다니까? 닝ㅠㅠㅠ 부끄러워서 어버버거리는데 귀부터 목까지 점점 빨개짐 사무 참다못해 물어볼듯 머... 먼데 먼일이고 나쁜 말 하신거가? 함 닝 우물쭈물 하면서도 천천히 통역해주니까 오사무ㅋㅋㅋㅋㅋㅋㅋㅋ크게 웃음 터뜨리고 감싸 안은 닝 어깨 한번 토닥일듯
예약 됩니까? 뻔뻔하게 한국말로 예약 잡았다가 아주머니한테는 웃음을 주고 닝한테는 등짝 한대를 내어주고 3. [가정통신문] 요즘 마츠카와짱은! (부모님의 말을 따라하는 시기가 된듯합니다. 최근 친구와 함께 있을때 가장 많이 쓰는 말은, "보자보자하니까 나를 보자기로 아나...." "풉," "웃지마, 잇세이. " 엄마 똑 닮아버린 마츠카와짱
4. "오빠는 이제 너무 컸어. 징그럽다고. 엄마는 이쁜것만 봐야되니까 아직 귀여운 내가 엄마랑 씻어야해!" "이익... 오빠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엄마는 나랑 씻을거거든..! 이, 이 바보야!" "뭐어... 바, 바보? 엄마아악! 오빠가 나한테 바보라구 나쁜 말 했어어!!" "싸우지말고 가위바위보 해~" 닝은 부엌에서 사과를 깎으면서도 익숙한듯 중재하고 있음. 씩씩거리면서도 얌전하게 가위바위보를 할게 안 봐도 눈에 훤함 "...안 내면 진다. 가위, 바위, -보!" 아니나 다를까 작게 들려오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그럼 그렇지."하고 중얼거리며 초를 세는 닝
"헤이헤이헤이!!!!!!!! 오늘도 아빠가 엄마랑 씻는다!!" 아직도 가위바위보만 하면 묵찌빠를 차례대로 내는 아이들이 상대하기에 코타로는 너무나도 인정사정 없는 어른이었음... - _이혼하기. 1. 회사 사람들은 아직 우리를 신혼으로 본다. 이혼했다고는 쥐뿔 상상도 못하겠지. 그러니 이런 프로젝트에 우리 둘을 붙여둔거겠지... 어휴. 한숨이 절로 나왔다. 옆자리의 모브 주임이 부럽다며 은근한 눈빛으로 건넨 말에도 대답할 기분이 아니었다. 평소 같았으면 절대 나한테 맡길리가 없는 이런 큰 프로젝트. 네가 있어서겠지. 나와 달리 넌 신뢰 받고 있는 유망한 직원이니까. "하아..." 포기하기 아까운 기회였지만 최소 몇달동안 불편한 얼굴을 마주보고 있는 것보단 훨씬 나았다. 지금 말해야 한다. 더 늦으면 발 빼기 힘들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복도를 걷고 있을 때였는데 고개 숙인 내 앞에 별안간 벽이 나타났다. 이마를 부딪힐 뻔 했으나 누군가가 다정히 어깨를 붙잡아 준 덕에 무사할 수 있었다. 고개를 들어 마주 본 너는 나와 시선을 맞추지 않는다. 한참동안 입술만 달싹이다 겨우 말을 뱉었다. "제가."
"...이 프로젝트. 제가 빠지겠습니다." 너는 왜 나한테 높임말을 쓰고 있을까. 2. 접수 되셨구요, 음.. 숙려기간은 한달 있으시구요. 협의 이혼 의사 확인이 5월... ... 직원의 말 소리가 흐려진다. 초콜릿을 삼킨것처럼 입안이 텁텁했다. 당황한 직원과 나의 눈이 마주쳤다. 너는 멘트가 채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출구로 향했다. 또 왜 이러는데. 한숨을 쉬며 물었다. 네 얼굴을 덮은 손틈 사이로 붉어진 눈가가 보였다. "...제발 한번만 다시 생각해줘. 이건 정말 아닌 것 같아." 볼품없게 떨리는 목소리였다.
3. "이혼해." "... ...너." "이혼하자고. 난 할만큼 했어." "...너무 쉽다. 닝아." "너무 가볍게 말한다고. 마치 그동안 우리 있었던 추억까지 다 별거 아니었던 것처럼 느껴지잖아. 니 말 한마디면 다 끝나버릴, 그런 가벼운 사이였던 것 같잖아. 모든게." 네 시선이 나를 향했다. 질척한 감정이 덕지덕지 묻어 뚝뚝 넘쳐흐르고 있었다. 나도 양심이란게 있는 사람이었다. 무뎌진줄만 알았던 마음에 네 상처가 옮은듯 따끔거리기 시작했다. 그게 불편해 그저 입을 꾹 다물고 외면하자, 처음으로 네가 내 앞에서 울었다.
"언제쯤 나도 널 편하게 대할까..." 4. "연락하지마." 이 새벽에 별안간 술냄새를 잔뜩 풍기며 처들어온 사람이 할 말은 아니었다. 황당해서 되물어 볼 수 밖에 없었다. "연락하지 말라고. 이혼 해놓고 왜 그렇게 편하게 대하는거야." "...그야, 그렇게 나쁘게 헤어지진 않았고, 또 너도..." "니 얼굴이 시도때도 없이 떠올라." "뭐?" 너는 취기에 휘청거리면서도 부축해주려는 내 손을 뿌리쳤다. 이렇게 술에 약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얼마나 마신거야. "재작년 8월에 같이 바다갔을 때, 너 엄청 예뻤거든. 하얀 원피스도 잘 어울렸고, 또 그해 겨울에 갔던 기차여행 때도..." "...야. 너 취했어. 그만해. 우리 이미 끝난 사이야." 술버릇인지 과거를 줄줄이 끄집어 내기 시작했다. 볼장 다 본 사이에 가만히 놔두면 연애 시작할 때 얘기까지 나올 것 같아 말을 끊었다. 지금이라도 얌전히 돌아가면 내일 모른척 해주겠다는 말을 하려했다. 전남편이었던 정이 있으니, 그 정도 흑역사는 덮어 줄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후 이어지는 네 말에 놀라 한마디도 뱉을 수 없었다. 너는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입술을 꾹 깨문 내게 새빨간 얼굴로 말했다. "-그러니까 연락하지 마. 예전처럼 편하게 부르지도 말고. 끊어낼거면 확실하게 끊어내. 이혼하기 싫다던 날 외면했던 그때처럼." 그리고 입을 다문다. 감정이 북받치는지 눈물로 엉망진창이 된 얼굴을 연신 쓸어내리며 주저앉는다. 너는 연애를 할때도, 결혼을 했을 때도 내게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나 너무 힘들어. 지친다고..." *번외 마지막 모습.
"...잘 지내. 아프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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