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지금 내 절친 관계인데 생각해보면 얘랑 지금까지 제일 친한 친구로 잘 지내고 있는 게 ㄹㅇ 말도 안 됨 일단 별로 안 친한 고등학교 친구에서 서로 각자 타지로 다른 대학교 갔는데 대학교 2학년 때 내가 애인이랑 헤어지고 넘 힘들었을 때 '얘는 나랑 안 친하니까 뭐~'라는 마인드로 우연히 아무 생각없이 고민상담 했는데 내가 양성애자인 거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거 보고 친해짐... 그래서 맨날 고민상담하고 술 같이 먹고 겜하고 이러다보니 찐친으로 잘 지내게 됐어 그러다 대학교 졸업하기 전에 우울증 강박증에다 몸도 안 좋아져서 힘들었을 때 얘가 옆에 있어줘서 내가 마음이 갔나봐 뻥 안치고 술 마실 때마다 고백 10번은 한 듯 그러다 관계도 가지고 스킨십도 끝까지 갔지 근데 고백은 다 거절하더라 친구 사이로 지내야 평생 볼 수 있다고 생각했대 서로 싸우기도 엄청 싸우고 전화도 매일매일 몇 시간씩 하고 진도도 다 나갔지만 헤어질까봐 못 사귀는 관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얘가 너무 좋아서 마냥 만나는 게 좋았음 근데 그러다 내가 입사하고 나서 우연히 만난 남자 상사분이 대시를 오지게 하길래 결국 사귀게 됨 거의 입사하자마자 사귀게 된 거라 내 친구는 띠용했고 그냥 그렇게 지내게 됐는데 어느 순간 친구가 나한테 화를 내기 시작하더니 그만 만나자고, 이제 너 얼굴 못 보겠다고 그러더라... 나도 자존심 센 편에다 헤어질 때마다 미련 안 갖는 편이라 그러자고 하려다 진짜 내 인생 처음으로 걔 집 앞까지 찾아가서 다시 생각해보자고 붙잡았어 지금 생각하면 ㄹㅇ 대단한듯 그랬더니 와줘서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네가 고백했을 때 왜 머뭇거렸는지 후회된다고, 너랑 만나게 된 그 사람은 진짜 행운인거라고 말하면서 막 우는 거야ㅠㅠ 사실 엄청 좋아했다고, 너랑 같이 있으면서 자기도 많이 변해서 네가 너무 소중해서 잃고 싶지 않았다면서 고백하는데 진짜 맴찢... 지금은 난 그 때 그 상사분이랑 연애 잘 하고 있고 친구도 취직하고 잘 지내고 있고, 심지어 같은 지역에서 살게 돼서 자주 얼굴 보는데 가끔 술 마시면서 얘기하다보면 ㄹㅇ 신기함... 친구 사이에서 고백했다가 차였는데도 계속 같이 지내다 못 볼 꼴 다 보고 연 끊어질 뻔 한 것도 다 겪고 넘어가고 지금처럼 서로 잘 지내는 거 보고 대단하다 싶음... 지금도 친구는 그 남자 맘에 안 들면 차버리고 자기한테 오라고 하는데 진짜 서로 미쳤음 아니 아무리 친해도 서로의 성감대까지 알지는 않잖아...따흑 역시 우리는 우리다 ㅠㅠ 다음생에는 꼭 얘랑 결혼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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