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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4782l 17
이 글은 2년 전 (2022/7/15)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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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요? 내가 싶게 미워요, 선배?"


검정의 머리칼, 새하얀 눈꽃을 녹인 듯한 셔츠의 차림새. 달큰한 웃음을 눈가에 걸친 아카아시가 닝에게 천천히 다가왔어. 닝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인지하기조차 힘들어 입술만 덜덜 떨었지. 그런 닝의 반응이 여전히 재밌다는 듯이, 아카아시는 닝의 뺨을 살살 쓸어주며 귓가를 지분거렸고 말이야.


"케이, 지...?"


닝은 텅빈 눈으로 아카아시를 올려다 보았고, 아카아시는 한참을 말이 없었어. 입을 달싹이던 닝의 얼굴이 어그러져 있었거니와, 절망에 빠진 사람의 눈빛이 차라리 달다 싶을 정도로 애절했거든. 그도 그럴 것이, 닝의 손에 구속구를 채우고, 센티넬로서의 능력을 억제하는 억제제를 주사한 것이 바로 제 눈 앞에 있는 아카아시였거니와. 그런 아카아시는 닝의,


"....대체, 왜."


잃어버린 친구이자 옛 동료였거든. 반정부군과의 사투 중, ......전사했다고 알려진. 그, 옛 동료가 닝의 앞에 '반정부군'의 형태로 제 앞에 나타나 있고, 자신을 이리로, 반정부군의 주둔지로 데려왔다는 것을 과연 믿을 수나 있을까. 닝은 하얀 셔츠 차림의 아카아시를 눈에 담자마자 입술을 꽉 깨물고 그를 올려다 봐.

- 아니, ...아니잖아. 그치.

부정하려 드는 목소리가, 잔잔하게 울려퍼졌어. 아니지, 그치. 아니잖아. 분명, 그때 죽었다고 했었는데. 아카아시의 장례식에 참석해 국화를 올려두고 자리를 떴던 것이 벌써 1년 전의 이야기인데.


"아니잖아. 케이지. 그치...?"

날 데려온 것도, 지금 날 '선배'라 부르는 것도. 왜, 왜... 어째서, 날 처음 보는 사람처럼 구는 거야?


닝은 이해되지 않는 형상에 눈가를 설핏 찌푸렸다가 다시 그를 올려다 보았지. 제발, 대답 좀-

그런 닝의 모습이, 오히려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꼬리를 들어올린 채 툭 말을 내뱉는 것도 그래. 우리가 언제는, '아는 사이'였던가요? 닝의 가슴을 후벼파는 말을, 툭. 애초에 우리가 언제 '같은 편'이라고, 난 말한 적 없는 것 같은데. 또다시,


.


"아카아시. 그러다 또 폭주라도 하면 어떡하려 그래?"

"그래. 자극하지 마~. 억제제, 그것도 비싼 거야. 적당히 해."


나른한 어조의 여성과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닝은 쉬이 말을 뱉을 수가 없었어. 입술이 파르르 떨려왔고, 거친 숨만 내뱉다가 점점 속 안에 있던 무언가 끓어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 몇 번씩이나 느낀 거였지만, 이건 누가 봐도 폭주 전조 증상이었어. 입 안에는 벌써 비릿한 피맛이 느껴졌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닝의 귓볼만 만지작거리는 아카아시는 어디 한 번 뿌리쳐 보라는 듯이 닝의 목덜미에 입을 짧게 맞추지.

그 순간 흘러들어온 가이딩은, .....지독하게도 달아서. 1년 전, 정부군 소속으로 활동하던 아카아시가 닝에게 가끔 가이딩을 흘려보내 주었던 그, 가이딩과 독하게 닮아 있어서. 더욱이 닝은, 결코 쉽게 그를 뿌리칠 수도 미친'놈이라며 소리를 지를 수도 없었지.


"......손 떼."

"왜요?"

"손, 떼라고. 떼라고. 떼라고...!"


온몸을 움찔거리면서도 내뱉는 말이라고는 손을 떼라는 말뿐. 제발, 떼. 떼라고, 제발... 닝의 얼굴이 눈물로 얼룩질 때가 되어서야 아카아시는 픽 웃으며 닝의 어깨를 그러쥔 손과, 목덜미 부근에 맞춘 입을 떼지. 그래놓곤 작게 속삭여. 여전히, 거짓말 못 하시네요. 닝은 그 말에 입술을 꽉 깨물고 아카아시를 향해 말해.


"차라리 죽여. 반정부군이 정부군 뭐 예쁘다고 살려두고 있어? 죽이라고. 죽여."

"설마-. 그냥 죽여버리겠어요? 그렇게 쉽게 죽일 거였으면 데려 오지도 않았지."


그렇게 말하며, 닝이 이제껏 보지도 못했던... 동료로서 지어보였던 희미한 미소가 다였던 아카아시의 입가에 걸린 환한 미소에 닝은 머리를 맞은 듯한 느낌이 들거야. 어떤 게 진짜인지, 대체 어떤 게 진짜였는지. 닝은 추측조차 하지 못한 채, 점점 독하게 올라오는 폭주 전조 증상에 입술을 꾹 깨물 뿐이야. 물론, 그마저 아카아시의 손길 한 번으로 끝나버린 발악이 되어버렸지만.


"...후회할 거야."

"제가요."

"후회할 거야. 죽을 만큼, 후회할 거야. 죽을 만큼..."


닝은 여전히 제 입술을 꾹 누르며 쥐고 있는 아카아시의 손끝을 바라보며 말했어. 이에 아카아시는 그저 우습다는 듯 웃음을 흘리고, 닝의 셔츠 단추 위로 손을 놀리기 시작하지. 뭐야, 하, 하지 마...! 아카아시에겐 그의 외침이 들리지 않는 건지, 그저 낮은 조소만 들릴 뿐이야.

- 여기서 폭주하는 걸 그냥 내버려 두라고요? ...제 대'가리에 누구 하나 총알이라도 박지 않는 한, 그런 꼴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닝의 셔츠를 벗겨내며 여린 살결 위로 입을 맞춘 아카아시가 그렇게 말을 흘리며 제 청록색 눈동자로 닝의 눈을 흘겼어. 차라리 처음부터 정부군 스파이짓이나 하지 말고, 당신을 데리고 오는 건데. 일이 귀찮게 됐네요, 말하며. 닝의 하의 쪽으로 손을 내렸지. 이미, 닝의 머릿속은 암전.

아카아시의 그런 모습을 처음 본 남자와 여자는 조금 눈을 크게 뜨다가 적당히 하라며 문을 닫고 나가버렸어. 닝은 1년 만에 만난, 살아돌아온, 아니 살아있던 제 후배와 재회하게 되었지만. 눈 앞에 있는 사람은 분명 제 후배가 맞는데, 영 다른 사람의 형상이어서. 닝은 덜덜 떨리는 입꼬리를 들킬까 또다시 입술을 꾹 깨물며 아카아시의 시선을 피했어. 이또한 마지막 발악이었지.


그제서야 닝은 깨닫게 돼. 아, 내가... 아카아시를, 케이지를... 많이 좋아했었구나.

그래서, 부고가 들려왔던 순간부터 단 한 순간도 너를 잊을 수가 없었구나.


근데 이런 식의 재회로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 닝은, 하... 더운 숨을 뱉으며 저를 차가운 눈으로 훑는 아카아시의 손길에 그저 자신을 맡긴 채 눈을 감았어. 최악의 재회. 최악의 만남. 빌어먹게도 다 최악만이 존재하는 이곳에, 감정적으로 구는 것은 오로지 닝 뿐이었지.


'네가... 네가, 죽을 만큼 후회했으면 좋겠어.'


그렇게 바라면서.





.

.

.




[드림] 가이드 아카아시로 죽을 만큼 후회하는 후회물이 보고싶다 | 인스티즈



네, 작가가 보증합니다. 얘 죽을 만큼 구릅니다. 센가로 임신튀, 후회, 캐가 죽을 만큼 구르는 후회물 먹고 싶어서 팠습니다. 소재 주의...❤️ 급전개 주의...❤️



댓글로 이어갑니다~!!

반응 없으면 쓰다 탈주합니다. 아무나 좋으니 걍 떠들어 줘요...






추천  17


 
   
글쓴닝겐   글쓴이가 고정함
2편 : https://instiz.net/name/50220778

2편 완결 났습니다! 외전이나 에필로그 궁금하신 분은 2편 호출 눌러주세요! 따로 댓글로 주제 주셔도 행복합니다❤️

2년 전
닝겐1
센세!! 너무 좋아요..
2년 전
닝겐1
스파이인 아카아시.. 미치겠다
2년 전
닝겐2
꺄아아앙ㄱ
2년 전
닝겐2
짱 조아
2년 전
글쓴닝겐
닝은 멍하니 창문 밖을 바라보았어. 아... 온몸이 아팠고, 눈시울이 붉어질 만큼 이런 상황에 처한 자신이 애처로웠지. 멍'청이. 멍'청이... 그깟 놈이 뭐라고 이렇게까지 애달파 하는 거야?

- 닝상. 또, 다쳐서 오신 거예요?

그때, 그때... 왜, 제게 그토록 무르게만 굴었던 건지. 정부군 소속이었을 때 왜 제게 그렇게까지 달게 굴었던 건지. 닝은 이해가 되질 않았고 속이 뒤집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자꾸 눈을 감으면, 그때의 아카아시가 생각나 미칠 노릇이었지.

2년 전
글쓴닝겐
닝은 정부군 소속의 센티넬이었고, 아카아시 역시 정부군 소속의 가이드였어. 그것도, 도쿄 중앙 지부 소속의. 그 정도면 어디를 가도 명함 하나는 쉽게 꺼내보일 수 있을 정도의 인지도였기 때문에 생명에 위험이 간다는 것 외에는 그닥 떨떠름한 조항도 없었지.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고아인 자신이 의탁할 곳이 차라리 이곳이어서. 죽더라도 제 동료들과 함께 명예롭게 죽을 수 있었으니까. 믿을 만한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닝은 그렇게만 생각했지.

2년 전
닝겐3
아 극락이다…
2년 전
글쓴닝겐
"...차라리 그때 죽지 그랬어."

그래서 더욱 쓰렸던 건지도 몰라. 믿을 만한 후배라고 생각했던 제 생각에 짙은 X자를 치며. 차갑게 제 몸만 탐하고 발을 돌려 빠르게 방을 벗어났던... 지금의 아카아시가 너무도 쓰려서. 닝은 단 한 번도 생각지 못했던, 그 애의 죽음을 꺼내며 입술을 짓씹었어.

분명, 아카아시가 아까까지 넘치게 가이딩을 흩뿌린 덕분에 몸 상태만은 이렇게까지 최상일 수가 없는데도. 가슴에 응어리진 듯한 무언가가 쿵쿵, 아까부터 제 심장을 아프게 찍어대서 숨을 잘 쉴 수가 없었지.

2년 전
글쓴닝겐
눈을 감으면 자꾸, 예전의 아카아시가 떠올랐고.

- 닝상.

자신을 부르던 목소리가 떠올랐고.

- ...감기 걸려요.

걱정을 담아 말하던 모습도, 부드러운 눈웃음이 띄워진 얼굴도.

- ...먼저 가세요.
- 뭐...?
- 먼저 가시라고요. 이거, 여기서 못 따돌리면 우리 다 죽어요.

마지막에, 1년 전 반정부군과의 사투 중 저를 대피시키다 제 앞에서 피를 토하며 죽어가던 그때의 모습까지도. 전부. 어떻게 살아있는 건지, 그걸 물을 새도 없이 자꾸만 예전의 기억이 떠올라 닝을 괴롭혀댔어.

2년 전
글쓴닝겐
***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기도 버거운데, 그저 머리가 복잡학 뿐이었는데. 현실은 그저 녹록치만은 않아서, 닝이 온전히 힘들어 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지.

"...가이딩 수치가 너무 낮은데. 제대로 가이딩한 거 맞아, 아카아시?"
"맞습니다. 뭐... 문제라도 있습니까?"

안 그래도 머리가 복잡한 닝의 방에 느닷 없이 찾아와 갖가지 검사 기구를 늘어놓으며 차트를 뒤적이던 여자가 대뜸 아카아시를 호출하더니 꺼내는 말이 그것이었어.

2년 전
글쓴닝겐
가이딩 수치가 낮다는 말이 의미하는 바라면, 두 가지로 나뉘었지. 센티넬과 가이드의 등급 차이가 너무 심해 수치가 채워지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센티넬의 몸이 가이드의 가이딩을 거부해 심한 거부 반응인 반작용 효과가 나타난 것. 둘 중 하나였지. 닝의 경우는 당연히, 후자였고.

"말 좋은 구실이잖아. 정부군 측 센티넬. 인질로 삼기 딱이긴 한데..."

아카아시와 여자 역시 이를 모르진 않았어. 우습게도 닝은 A급 센티넬이었고, 아카아시는 S급 가이드였거든. 등급 차이가 나도, 아카아시의 가이딩 효율이 낮아서가 절대 아니라는 거야.

2년 전
글쓴닝겐
이 말을 들은 아카아시는 그저 생각할 뿐이었어. 가이딩 효율도 괜찮고, 자신의 등급 역시 괜찮다면. 굳이... 다른 가이드를 붙일 필요가 있나?

그냥 자신의 가이딩을 닝 몸에 최대한 욱여넣어 주면 되는 것 아닌가? 그저 그렇게 생각한 아카아시는 알겠다고 짧게 대답했고, 온갖 감정으로 넘실 거리는 닝의 눈동자를 바라볼 뿐이었지. 차갑게.

"...케, ...너."

닝 역시 무어라 말하지 못한 채, 그저 이불을 꽉 말아쥘 뿐이었지. 케이지, 그 이름을 쉬이 담지조차 못한 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감정을 삭히려 애쓰다, 셔츠 단추를 풀며 다가오는 아카아시에 눈을 키운 건 그때였지.

2년 전
글쓴닝겐
내가 이걸 왜... 불 체크를 안 했을까...ㅠㅠ
2년 전
글쓴닝겐
"...너."

닝 역시 알고 있었어. 가이딩에 가장 효력이 좋은 건, 접촉 가이딩이고. 그 접촉의 범위가 넓어질 수록 효과는 증폭된다는 것을. 하지만...

"난 누구 하나 주검 만들어 바깥에 버리고 싶진 않아요."
그러니까

"협조해 주세요. 선배."

천천히 다가오는 아카아시의 모습이 이토록 쓰게 느껴지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닝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저었어. 이러지 마. 이러지 말라고. 그게 닝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발악이었기에 더욱 비참해졌지.

2년 전
닝겐4
미쳐따...센세 최고예요ㅠ
2년 전
글쓴닝겐
불 체크 했으면 더 수위 셌을 텐데... 그저 아쉽...🥲
2년 전
닝겐4
불버전도 매우몹시 궁금하지만... 지금 이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뭐든 다 좋다는 뜻입니다 하앙ㅠ
2년 전
글쓴닝겐
하앙ㅠㅠ 후회 곧 갑니다...^^ 임신튀 적고 후회 다 적고 다 보자고요 꼴까닥...
2년 전
닝겐4
센세만을 따르리ㅇ<-<
2년 전
글쓴닝겐
닝의 어깨 위로, 아카아시의 손끝이 내려앉고. 닝은 그 손길을 반사적으로 튕겨냈지. 아무리 억제제를 맞아 능력에 효용이 없다고는 하나. 닝은 정부군 소속 센티넬. 힘 하나 없는 상태라고는 해도, 손길 정도는 쳐낼 용의는 있었지.

"손 대지 마."
"...이러시면 곤란한데요."
"곤란? 하, 그럼 나는? 내 처지는?"

이런 곳으로 끌려온 내 처지는? 갑자기 끌려와 이런 곳에 처박히게 된 내 처지는?
닝은 감정을 실어 아카아시에게 일갈했지만, 아카아시는 그조차 우습다는 듯이 말했지.

"그걸 제가 왜 신경 써야 하죠, 선배?"

제가 실수했네요.

"협조해 달라는 건 제 의사 피력이었지. 선배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말이 아니었는데."

어차피 당신에게 주어진 선택권은,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는데 말이죠."

2년 전
글쓴닝겐
그 말을 듣자, 닝의 안에 있던 무언가가 부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부숴진 건 대체 뭐였을까. 대체 뭐였길래, 이토록... 이토록... 사람을 무너지게 만드는 걸까.

닝은 아카아시의 그 말을 끝으로 아무런 말조차 하지 못한 채 침대에 늘어지듯 기대 누웠어. 이에 아카아시가 눈가를 설핏 좁히자, 왜 어차피 침대에서 할 거 아니었어? 라고 말하며 눈을 감았지.

눈을 감으니, 자연스럽게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고. 이를 숨기기 위해 닝은 입술을 악 물고 제 손에 채워진 수갑을 눈두덩이 위에 대며 울음을 참아냈어. 아, 여기선 울고 싶지 않아. 여기서, 이 애 앞에서는 결코...

2년 전
닝겐4
닝...ㅠㅠㅠㅠㅠㅜ
2년 전
글쓴닝겐
그런 닝의 모습을 담던 아카아시는 그건 알아서 하라는 말과 함께 제 셔츠 단추를 모두 풀어내리고 닝의 앞으로 다가와 침대에 쓰러지듯 누운 닝의 위로 올라탔지. 아무리 손으로 두 눈을 가린다 해도, 붉게 물든 눈시울 아래로 액체가 뚝뚝 떨어지는 것은 다 보였음에도 그것을 닦아줄 마음조차 가지지 않을 사람처럼.

"...후회할 거야."
"...."
"후회할 거야. 그렇게 될 거야..."

흐느끼는 닝이 독한 말을 내뱉고, 기어이 깨문 입술에서 피를 내고 말았음에도 아카아시는 아랑곳하지 않고 닝의 시야를 가린 팔을 잡아채 위로 들어올렸지.

"그런가요."

근데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낮게 일갈하며, 닝의 목덜미 위로 또다시 입을 맞추었고 말이야.

2년 전
닝겐5
하...아카아시 내 최애지만 죽을만큼 굴러라...
2년 전
글쓴닝겐
***

이런 식의 관계는 몇 번이고 계속 됐어. 휘몰아치는 가이딩에 닝이 몸을 움츠려도, 울음을 터트리며 감정을 쏟아내도. 아카아시는 그저 뻣뻣하게 굳은 닝의 몸에 가이딩을 우악스럽게 채워넣을 뿐이었지.

처음에 들었던 감정은 분노였고. 그 다음에 들었던 감정은 슬픔이었어. 그 다음에 들었던 감정은 모순되게도...

"...차라리 그때... 그때... 죽어버리지."

'기어이 살았어. 죽지 않았어...'

내 앞에 있는 건 아카아시야. 진짜, 아카아시 케이지야... 1년 전, 제게 그토록 따스히 온기를 나누어 주었던 사람이 정말 이곳에 있었어. 제 앞에 있는 것은 아카아시였고, 뜨겁게 열이 오른 얼굴로 그를 바라볼 때면 정말 순간이 영원처럼. 끝나지 않을 것처럼 지속되길 바랐고 말이야.

2년 전
글쓴닝겐
누가 그랬던가. 분명, 생을 놓고 싶었는데.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의 분노와 애달픔이 닝의 마음을 휘젓고 몰아세우고 있었는데도, 밤마다 아카아시가 제 방에 들를 때면 닝은 이상하게도 살고 싶어졌어.

"...하아. 이번에도 또, 제자리 걸음이네요."

...몇 번째인데 도대체.

물론,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은 솟구쳤지만.

2년 전
글쓴닝겐
이쯤 되면, 솔직히... 누구라도, 정부군 쪽 누구라도 한 명이라도, 와줘야 하는 거 아닌가. 며칠 째지, 도대체...?

닝 역시 아카아시의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었지. 왜, 왜... 아무도 와주지 않는 거지? 왜 아무도, 대체... 반정부군의 주둔지가 깊숙한 곳에 위치하지도 않았을 텐데. 찾으려면 센티넬을 불러 탐색할 수도 있을 텐데.

닝은 그런 생각이 들어 더욱 기분이 이상해졌지. 시간 감각이 느려지고, 이곳에서 맞은 억제제의 부작용인지 도저히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어. 물론, ...아카아시의 가이딩이 유난히 독했기 때문도 있겠지만.

2년 전
글쓴닝겐
***

"...이상한데."

또다시, 그 여자였어. 닝에게 찾아온 여자. 뭔가가 자꾸 걸려서 찾아왔다는 여자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닝에게 차트 하나를 내밀었지. 닝의 신상과 아카아시의 가이딩 날짜가 모조리 적힌. 어찌보면... 사적인 잠자리까지 적힌 그 차트가 닝을 더욱 지옥 끝까지 몰아붙이는 듯 했어.

"...왜요. 나 곧 죽나요?"
"...검사에서, 이상한 게 발견돼서요. 이건 도저히 가이딩 수치랑은..."

그냥 차라리 시한부라고 말해주는 게 편할 텐데. 그럼 차라리 죽을 마음도 솟구치는데, 겸허히 죽음을 받아들였을 텐데. 은근히 자기를 위해주는 듯이 말하는 여자에 닝은 코웃음을 치며 비관했지.

"...아무리 봐도."

.....임신 초기 같아서요.

그 말을 듣기 전까진.

2년 전
글쓴닝겐
...임신?

닝은 제 귀가 잘못된 건지, 자꾸 먹먹하게 들려오는 모든 것에 시선을 둔 채로 여자를 바라보았어. ....임신이요? 억눌린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닝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차트를 잡아채 쭉쭉 읽어내려가기 시작했어. 임신이라니...?

말도 안 되는 것을 들었다는 듯이, 닝은 차트에서 눈을 떼지 못했어. 아니야, 아닐 거야. 아니야... 덜덜 떨리는 입꼬리와, 어젯밤에도 강행되듯이 치루었던 아카아시와의 관계. 이걸 듣고 있는 자신의 머리가 미쳐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을 사실 엿 먹이려 이런 말을 꺼내나 싶었어.

"...장, 난하는 거예요...?"
"...저도 장난이었으면 좋겠는데요. 피임, 안 해요?"

그걸 왜 나한테 물어요. 애초에 나한텐... 선택권 같은 게, 하나도 없었는데.

2년 전
글쓴닝겐
불로 갈걸 불로 갈걸... 썰릴까 두렵다... 그저 두려움...🥲
2년 전
닝겐5
이 정도는 괜찮지...않나...?
2년 전
글쓴닝겐
그럼 일단 걱정은 고이 접어두고 임신튀 후회 다시 가죠 하하 아카아시 딱대 후회로드 준비 되어있어
2년 전
닝겐5
어머 아카아시 어떡해...
2년 전
글쓴닝겐
***

닝은 이걸 아카아시에게 얘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됐어. 당연히 좋은 소리는 못 듣겠지만, 그래도... 제 혈육이니까. 예전 같은 모습을 기대하지는 못해도 강압적인 모습은 그래도 거둬주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로, 닝은 또다시 아카아시를 기다렸지. 침대에 조심히 누워서.

혹시라도... 이곳에서 빼내주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발끝에서 달랑이는 수갑을 바라보며 닝은 기대감을 품었지. 혹시 모른다는 그 알량한 기대감에 취해.

".....만약에, 말이야. 이러다 아이가 생기면 어떡할 거야?"

...어떤 추락을 맛보게 될지 모르고.

"당연한 걸 뭘 묻습니까. 지워야죠. 누구 핏줄이라고, 굳이."

2년 전
글쓴닝겐
난 닝들이 여기서 욕했을 거라고 생각해 응 일단 내가 욕했어...
2년 전
글쓴닝겐
그 말을 듣자마자 또다시 무언가 부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 몇 번째 일까, 이번이. 이번이 대체... 몇 번째이려나. 닝은 이상하게 아려오는 듯한 아랫배를 손으로 짚으며 덜덜 떨리는 입술을 이번에도 꾹 짓씹었어.

"....지운다고?"
"그럼 낳을 겁니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리꽂는 말. 전혀 그럴 것이라 예상하지도 않았다는 듯이, 아카아시는 말을 툭 내뱉었지.

"이런 감정 하나 섞이지 않은, 기계 같은 관계로 태어난 아이를. 굳이."

2년 전
닝겐5
지금 생각나는 말들을 그대로 댓글에 쓰면 아마 난 감옥에 가겠지(물론 인티 감옥)
2년 전
글쓴닝겐
아까부터 자꾸만 적었다 사라졌던 게 닝이었군요ㅋㅋㅋㅋㅋㅋ 아카아시 미안 넌 진짜 죽을 만큼 구르자
2년 전
글쓴닝겐
"...근데. 갑자기 그런 건 왜 묻습니까."

닝의 느닷 없는 질문에 아카아시가 미간을 설핏 좁히며 물어왔지.

- 왜요, 내 애라도 배고 싶습니까?

가당치도 않은 것을 맞닥뜨린 사람처럼, 멍하니 아래만 내려다 보는 닝을 보며 아카아시는 픽 웃으며 닝의 턱을 손으로 잡고 억지로 저와 시선을 맞추게 했지.

"어차피 그럴 일은 없을 텐데. 나나 선배나, 이런 맥도 없는 관계로."

2년 전
글쓴닝겐
.....그래, 말하지 않는 게 좋겠어.

닝은 빛조차 스며들지 않은 무미건조한 눈빛으로 아카아시를 쳐다보았지. 만약 정말로 자신이 아카아시의 아이를 가진 게 맞다면, 철저히 숨기고 또 숨겨서. 그대로 도망쳐 버리자고. 절대로, 그에게 아이를 보여주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이런 주제로 말 꺼낼 거면, 다시는 묻지 마세요. 불쾌하니까."

또다시 툭. 아카아시의 말이 제게로 굴러떨어졌어. 제 쇄골 부근에 진하게 입을 맞춰오며 가이딩을 불어넣기 시작한 아카아시에 닝은 자조적으로 하, 웃어. 그 순간 눈에서 무언가 툭, 떨어진 것 같지만. 그저 착각일 것이라 치부하며.

2년 전
글쓴닝겐
나 여기까지 적다가 탈주하면 화낼 거죠 재밌나 싶어서 급 현타옴...
2년 전
닝겐6
어어 센세 가지마요 이제 막 다읽언ㅅ는데
2년 전
글쓴닝겐
그럼 닝들 뭐라도 떠들어줘요... 내 글 너무 재미없어서 말이 없나 무서웠음...ㅠㅠ
2년 전
글쓴닝겐
사실 이런 후회물 처음이란 말이야😇
2년 전
닝겐5
아니야 완전 재밌어 센세 나 담주에 토익 보는데 인강 때려치고 여기 눌러앉았다고
2년 전
글쓴닝겐
아닠ㅋㅋㅋㅋㅋㅋ 닝 가야하는 거 아냨ㅋㅋㅋㅋㅋ? 닝 토익 잘 받아야 하는데
2년 전
닝겐5
아냐 8일 남은 시점에 아직도 인강 보는 것부터 뭐^^
2년 전
글쓴닝겐
ㅋㅋㅋㅋㅋㅋ그럼 임신튀 후회 가보자고^^
2년 전
닝겐6
뭔가 잘못됐는데
2년 전
닝겐5
(내용 없음)
2년 전
글쓴닝겐
".....아이."

요즘 닝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하나 또 늘은 셈이었지. 임신 초기라 아직 티도 나지 않을 거고, 입덧도 어느 정도 지나야 시작할 테니. 하나 불안한 건, 제가 센티넬이라 아이를 가졌을 때 어떤 부작용이 따를 지 모른다는 것이었지.

만약에 자신이 제대로, 예전의 아카아시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가졌다면 어땠을까. 어떤 식으로 자신을 봐줬을까 싶어서 더욱, 닝의 기분이 이상해졌어.

".....그래도 걱정 마."

네 아버지는 널 원하지 않을 테지만. 세상의 빛조차 받지 못한 채 죽기엔, ...고아인 내 처지로도 충분히 가여우니까.

그래도 닝은, 제 안에 자리하기 시작한 아카아시와의 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죽을 만큼 후회했으면 하고 바랐지.

2년 전
글쓴닝겐
그래서였어. 탈출이든 도망이든, 전부 감행하게 된 것이. 닝은 결심했지. 아카아시로부터 벗어나, 이 작은 생명을 낳고 살겠다고. 아카아시와 관계를 맺고 난 후, 딱 새벽녘의 시점만이 닝을 구속하는 구속구 없이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을 알았던 닝은, 일주일에 두어 번 아카아시와의 관계를 치르기 전 가끔 찾아오는 여자를 기다리게 되었고.

"...내가 여기있는 거, 마음에 안 들죠?"

마침내 마주하게 된 그 여자에게 협상을 제안하듯 말을 꺼내었지.

2년 전
닝겐4
아카아시 케이지 딱 골라라 맨몸으로 한라산에서 구를래 아님 포대자루 하나 끼고 에베레스트에서 썰매탈래
2년 전
글쓴닝겐
적다가 뿜었넼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데굴데굴 굴려버려야징
2년 전
닝겐4
후후 센세 믿습니당^,^
2년 전
글쓴닝겐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맞잖아요. 그러니까 아직 아카아시에게 보고도 안 했지."

고작, 인질로 끌려온 정부군 센티넬이 반정부군 간부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닝은 잃을 게 없었기에, 더욱 태연하게 말을 걸었어. 아직 아카아시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이 여자 역시 어떠한 생각이 있는 모양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2년 전
글쓴닝겐
"난-"
"이미 벌써 불충은 불충이에요. 알리지도 않았잖아. 내가 먼저 알렸으면, 그쪽 목은 성할 듯 싶고?"

여자의 말을 끊어내듯 막은 닝은 힐끗 여자를 흘기며 제 의사를 피력하려 했지. 비릿한 쓴웃음을 지으며.

"도와줘요. 아니, 협상을 하나 해요. 우리."

2년 전
글쓴닝겐
원래 후회물에는 서브가 제 맛이죠^^? 서브 뽑습니다. 후보 추천 받음^!^
2년 전
닝겐6
흐으음
2년 전
닝겐5
서브가 어떤 느낌인가요 다정?
2년 전
글쓴닝겐
상관 없어요~! 적어도 벤츠로 나온다
2년 전
글쓴닝겐
성격이 무뚝뚝하든 다정하든 일단 벤츠다
2년 전
닝겐6
서브 하면 스가밖에 생각나지 않는 병에 결렸어요
2년 전
닝겐6
큰일남
2년 전
닝겐5
오 나도 스가랑 세미 생각했어
2년 전
닝겐5
뭔가 서브남주상이야...(?)
2년 전
닝겐6
스가 세미 너무 섭남 재질...
2년 전
글쓴닝겐
스가.... 이런 청초한 미남 같으니... 그럼 스가로 가볼까요^^?
2년 전
닝겐6
섭남이 누구든... 맛있으면 된것이지요...
2년 전
글쓴닝겐
".....협상이라면."
"여기서 영영 꺼'져줄게요. 다신 발도 붙이지 않을 테니. 날 탈출시켜 주세요. 굳이 당신의 손을 쓰지 않아도 괜찮으니. 누구든."

닝은 물러설 생각이 없었어. 적어도 이제 지켜낼 게 생겼고, 이 아이를 지켜내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좋으니, 이를 악 물고 앞으로 걸어나서기로 마음 먹었으니까.

"...한 번이에요. 딱 한 번."
"물론이죠. 나도 더는 이런 곳에..."

'내 애라도 배고 싶은 겁니까?'

...이런 곳에.

"발을 들이고 싶지 않아요."

닝은 울 듯이 웃으며 제 배를 어루만졌어. 여자가 말을 꺼내기를 기다리며.

2년 전
글쓴닝겐
***

'한 달에 딱 하루, 이곳에 비밀 탈출구가 열리는 날이 있어요. 그날이...'

닝은 조용히, 아니 멍하니 침대에 누은 채로 아카아시를 바라보았어. 잘 수가 없었지. 그 여자가 말해주었던 탈출의 기회이기도 했고, 새벽녘 제 구속구가 다 풀린 시각에 온몸을 휘젓는 아카아시의 가이딩이 홧홧하게 제 몸을 감싸고 있어 몸 상태도 최상이었으니까.

"...."

곧, 나갈 수 있었어. 이런 지옥 같은 곳에서. ...이런 지옥을 만든, 아카아시를 지나. 건너. 멀리. 멀리로...

2년 전
닝겐4
닝 도망가자..!!ㅠㅜㅠㅠㅠㅠ
2년 전
닝겐6
닝 빨리 나가자
2년 전
닝겐6
아니 뭐야 왜 올라가
2년 전
글쓴닝겐
이 작은 방에서, 닝의 세상이 된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아카아시가 유일했고. 그 유일함이 얼마나 제 마음을 찔러왔는지, 고단했는지. 아카아시는 결코 알지 못하겠지. 닝은 픽, 자조적으로 웃으며 색색 거리며 작은 숨을 내쉬며 잠들어 있는 아카아시를 바라보았어.

- 닝상, 제가 있잖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선임의 잘못으로 시말서까지 쓰게 된... 이다지도 억울했던 그때, 제 잘못이 아니라며 보듬어 주었던 그때의 아카아시를 떠올리며. 아주 잠깐 망설였다가 그의 뺨에 손끝을 가져다 댔지. 우습지만, ...따뜻했어.

"후회할 거야."

후회하게 되었으면 좋겠어.
죽을 만큼 후회했으면 좋겠어.

"나 때문에 불행하길 바라."

2년 전
닝겐4
진짜 정부군에 있을 때 저렇게 잘해줘놓고 이러는 게 어딨냐구....ㅠ
2년 전
글쓴닝겐
닝은 그 말을 남긴 채, 저를 구속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다리를 바삐 움직여 침대 아래로 발을 디뎠어. 차가운 맨땅의 한기가 닝의 발을 시리게 데웠고, 닝은 한 발 앞으로 뗐지.

"......안녕."

잠깐, 아카아시를 돌아볼까 생각했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았어. 안녕이라는 인사도,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해 던져준 것이었으니까. 이걸로 끝임을 상기시키며, 탁- 복도로 한 발자국을 떼며 앞으로 나갔지.

2년 전
글쓴닝겐
타박.
검정 머리, 청록색 눈.

타박.
잘 때 내쉬던 작은 숨소리.

타박.
제게 가이딩을 욱여넣으며 속삭이던 비참한 어절들.

다 기억 속에 틀어박힌 그의 것들이었어. 그것을, 이제야 잡아뜯어 버리며. 닝은,

"...아."

탈출구 중간에 선, 누군가의 인영을 바라보았어. 익숙하디 익숙한... 아니, 모를 수가 없는.

"...닝?"

정부군 센티넬이 입는, 정복을 입은 사람이었어.

2년 전
글쓴닝겐
"......아."

닝은 제 시야 끄트머리에 걸린 사람을 바라보았어. 부드러운 은빛 머리칼과 허연 피부 위의 점 하나를 지닌. 닝의 선임 중 하나이자 좋은 선배였던,

"선배...."

스가와라 코우시였어.

2년 전
닝겐4
ㅠㅠㅠㅠㅠㅠ스가..ㅠㅠㅠ
2년 전
닝겐6
스가상...
2년 전
글쓴닝겐
"...선배-"

닝은 그의 모습이 눈가에 걸리자마자 그에게로 달려가 그의 품에 뛰어들었어. 보고, 보고 싶었어요...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요... 눈물이 줄줄 흘렀고, 숨을 헐떡이며 그에게로 달려들었지.

"닝,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그래, 이 온기였어. 너무나 그리웠던 온기로 잔뜩 젖어든 목소리가 걱정으로 흘러나왔지. 선배, 선배...

"너무, 보고 싶었어요..."

결코, 아카아시와 보냈던 수많은 밤 중에선 느끼지 못했던. 애틋하고도 애절한 누군가의 온기에 닝은 스가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숨을 덜덜 떨며 내뱉었지.

2년 전
글쓴닝겐
"왜, 왜... 연락하지 않았어. 왜..."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하지 못했어...

"안 그래도 요즘 반정부군과의 사투로 전력 손실이다 뭐다 말이 많은데. 너까지 사라지고. 너 찾느라 진짜..."

주저리주저리 말을 내뱉던 스가가 한숨을 툭 내뱉다, 이내 닝을 꽉 안아왔어. 걱정했어, 무척... 그 말이 닝의 귓가에 스치자마자 어쩐지 그토록 다정했고 지금은 이다지도 차가울 수가 없는 남자가 떠올랐지만 떨쳐내려 애쓰며 닝은 말했지.

"...가요."

집으로, 가요...

2년 전
닝겐6
그래 당장 집으로 가자ㅠㅠㅠㅠㅠㅠ
2년 전
글쓴닝겐
***

".....아."

아카아시는 밝아오는 햇살에 눈살을 찌푸렸다가 잠에서 깼어. 꿈을 꿔도 하필이면...

- 케이지.

.....그 여자가 나오는 꿈을 꿀 게 뭐야. 아침부터 기분이 불쾌해져 입술을 잘근 씹고 숨을 툭 내뱉었지. 불쾌해, 정말. 평소대로였으면 이렇게까지 깊게 잠들지 않았을 텐데. 너무 심하게 가이딩을 욱여넣었나.

그런 생각을 하며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쓸어올렸지. 그리고는 닝의 발목에 다시 구속구를 채우기 위해 몸을 돌려 닝을 바라보았는데.

".....뭐야."

낮은 목소리가 당황함이 섞인 채 툭 내뱉어졌어. 원래라면, 제 가이딩의 여파로 끙끙 앓는 듯한 얼굴로 잠을 청하고 있는 닝이 있어야 했는데. 아카아시의 옆자리에는 온기 하나 남지 않은 이부자리가 휑하니 자리하고 있을 뿐이었지.

2년 전
글쓴닝겐
"........"

처음에 들었던 감정은 분노였고. 그 다음에 느껴진 감정은 허탈함이었고. 그 다음에 느낀 감정은

"......하."

배신감이었어. 왜지? 배신감이 들 만큼 절절한 감정이 오간 것도 없었는데. 왜? 스스로도 미쳤다 싶어 자조적인 냉소가 툭 떨어졌고, 아카아시는 입술을 꾹 깨물고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지.

- 화장실을 간 건가?
아니. 화장실을 갔다면 구속구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을 리가.

- 검사하러 간 건가?
아니. 검사하러 '갔을' 리가. 매번 연구원이 이곳으로 왔는데.

그렇다면......

어디로?

2년 전
글쓴닝겐
- 후회하게 될 거야.

후회하게 되었으면 좋겠어.
죽을 만큼 후회했으면 좋겠어.

...나 때문에 불행하길 바라.

왜, 하필. 그 말이. 이 순간에. 이때에... 떠오르는지.

2년 전
글쓴닝겐
".....아냐."

그럴 리 없어. 내가? 누구 좋으라고.
닝의 어그러진 얼굴이, 제 밑에서 헐떡이며 감정을 쏟아내던 모습이. 눈물 방울을 매단 채 끝내 울지 않으려 악을 쓰며 입술을 짓씹던 모습이. 끝도 없이 아카아시의 머릿속을 파고들며 쿡쿡 머리를 쑤셔왔지만 그것을 애써 모른 척하며 아카아시는 발을 놀려 자리를 벗어났어.

아니야. 아니라고, 그럴 리 없다고...!!

설마, 떠나려 했을 줄은 몰랐어. 잡히면 즉결처형인 이곳을. 아니야, 떠났을 리가. 그렇게까지 지긋지긋해 할 수 있는 건가? 설마, 그렇게까지....?

- 케이지.

"제발."

- 나 때문에 불행하길 바라.

"제발...!!"

내 머리에서 꺼'져, 좀. 제발.

2년 전
글쓴닝겐
저 너무 졸려서... 조금만 있다가 다시 이으러 와도 될까요... 중요한 부분에서 끊는 것 같아서 미안합니다ㅠㅠ 조금만 자다가 다시 이을게요 하암... 2시 반 안에는 돌아올게. 호출 눌러주면 올 때 부를게요....❤️
2년 전
닝겐6
앗 알겠습니다!
2년 전
닝겐7
센세 혹시 불글 따로파서 불글부분 써주실수있나여..?
2년 전
닝겐8
진짜 너무 죠아요....
2년 전
닝겐9
센세 이건 문학 작품이에요... ㅠ 진짜 너무너무 조와요 🥺 알라부 센세... 뒷내용도 기다릴게요 💚
2년 전
글쓴닝겐
헐 그대로 잠들어 버렸네 당황스러비; 이 시간부터 달리면 달려줄 닝들 있나?
2년 전
글쓴닝겐
일단 호출은 누르고 볼게~! 너무 조용하면 나 쓰다가 탈주해! 떠들어줭.. 없으면 저녁에 다시 올게
2년 전
글쓴닝겐
이 시간에 닝들이 있을까요~?
2년 전
글쓴닝겐
***

"...너지?"

아카아시는 신경질적으로 연구실로 들어가 섰어. 하얀 정장을 입고, 소음기를 찬 리볼버를 쥐고. 제 앞에 선 여자를 향해 장전된 리볼버를 조준한 채로 말했지.

".....아카아시?"
"너 맞잖아."
"무슨 말을 하는지..."

2년 전
글쓴닝겐
탕-!!

여자의 바로 옆, 옆자리에 리볼버를 조준한 채로 망설임 하나 없이 총을 쏜 아카아시가 혀를 차며 또다시 물어왔어.

"난, 두 번 말하는 거 싫어하는데."

공포 사격을 위해 여자의 옆자리를 총으로 쏜 것이었지만, 다음에는 빗맞힐 이유가 없었어. 다음에는, 머리. 굳이 두 번 말하게 할 이유가 있을까? 그렇게 말하며.

".....뭘."
"어디로 빼돌렸어."

그 여자가 협상하기 위해 빼내들 카드가 당신 밖에 더 있어?

2년 전
글쓴닝겐
연구원과 몇몇 간부들 밖에 모르는 비밀 통로. 그것을 탈출구라고 부르기도 하며, 가끔 정부군 피라미가 오가다 쉬이 목숨을 잃는. 그것에 대해 닝에게 말해줄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간부 측에서는 나오기 힘들었어.

왜냐고? 이유를 묻는다면, 연구원을 제외한 모든 간부에게는 반정부군의 수장인 보쿠토 코타로가 걸어둔 '세뇌'가 걸려있어, 결코 조직을 배신할 일 따위는 생각하지도 못했거든. 그건...

- ...얘는 죽이기 아깝지?
- S급 가이드가 흔한 것도 아니고.
- 그럼 뭘 망설여~. 그냥 세뇌 걸어버리면 편하잖아?

자신이 뭘 소중하게 여겼고, 뭘 그토록 지키고 싶어했는지. 모조리 지워버리면 되잖아.

반정부군에 끌려왔던 아카아시 케이지, 그에게도 마찬가지인 사실이었어.

2년 전
글쓴닝겐
아카아시가 왜 개쐅수렉기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가 나왔습니다^^
2년 전
글쓴닝겐
"...하. 우습네. 그걸 나한테 묻는 이유가 고작 그깟 센티넬 때문이야?"

그깟 센티넬.
분명, 아카아시도 그렇게 생각했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데도, 그 말을 듣자 아카아시의 내면 어딘가가 크게 요동치는 느낌이 들었어. 왜지...? 그깟 센티넬, 맞잖아.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제 아래에서 속절없이 흔들리면서 몸을 떨어댔던.

"......"
"세뇌, 풀리고 있지? 당연하지. 예전 인연을 만났을 텐데. 세뇌가 그대로 작동하는 게 더 이상하지."

세뇌는 사람에 따라, 등급에 따라 달라졌고. 세뇌를 거는 사람의 힘에 따라, 세뇌당한 사람의 의지에 따라 풀리는 시점이 달랐어. 1년이면 꽤 길게 간 편이었지만, 실상은

"그 여자 때문에 간부를 잃기엔 너무 큰 손실이 따르잖아?"
"그거 때문에, 정부군 센티넬을 살려보냈다고?"

고작, 그거 때문에?
리볼버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고, 청록색 눈동자가 크게 요동치며 여자를 노려보듯 째려보았지. 한 발, 조준까지 했으니 쏘기만 하면-

"...자기가 뭘 놓친 줄도 모르고. 여기서 이러고 있는 꼬락서니가 볼만 하긴 하네."
"그만 닥'치지. 나 좀 많이 참아준 것 같은데."
"너, 걔가 뭘 품고 도망쳤는지 모르지?"
".....뭘-"

걔, 임신 초기야. 네 애 뱄다고.

2년 전
글쓴닝겐
- 만약에, 임신하면 어떡할 거야?

왜 그 말이... 지금 떠오르지?
아카아시는 그 말을 듣자마자 거세게 흔들린 눈빛과 총구의 끄트머리에 이를 악 물고 여자에게로 다가가 여자의 이마에 리볼버를 대고 욕을 짓씹었어.

"닥'쳐. 그딴 헛'소리 들으려 온 거 아니니까."
"왜, 진짜면 감당이 안 될까 두려워?"
"......설마."
"그럼 걔는 감당이 되어서 도망갔을까. 감당하려고 도망친 거잖아."

- 아이는... 살리고 싶어요. 아이 만큼은, 그 애는 원하지 않을 거지만...

"버리고 싶지 않다더라? 아이를. 너를 버리면서까지 걔는 지키려고 든 거지. 네가 얼마나 지긋지긋했으면."

2년 전
글쓴닝겐
댓글이 없어서 너무 외로워...🥲 역시 이 시간에는 닝들이 없나 봐...
2년 전
글쓴닝겐
외로우니까 탈주할게. 한 명이라도 있으면 댓글 남겨줘... 나 바로 와...
2년 전
닝겐10
아니….센세 너무 좋아요 제가 아카아시 좋아하는거 어떻게 아시고 ㅜㅜㅜㅠㅠㅠㅠ
2년 전
글쓴닝겐
앗 닝이 있네! 한 명이라도 있으면 온다 했으니까 지금 왔어ㅎㅎ❤️
2년 전
글쓴닝겐
...지긋지긋했다.

- 후회할 거야... 나 때문에 죽을 만큼 괴로울 거야.

그런 말이 나올 만 했지.
닝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며, 가이딩을 욱여넣고. 눈꼬리 밑으로 흐르는 눈물조차 닦아주지 않았고. 몸을 떨며, 정신마저 흔들리던 그때의 닝이 예전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혼동해 이름을 부를 때면,

- ...우습네요. 아직도 내게 당신이 특별할 거라 생각하는 게. 머리가 나쁜 건가.

매몰차게 쳐내며 닝을 비웃었으니까. 오히려 이해가 갔어. 우스웠지만, 이 여자의 말이 맞았지.

"....아이."
"몰랐겠지. 임신 초기였을 테니까, 티도 안 났겠지."

그런데 아이라고. ...아이?
그때 자신이 뭐라고 했더라. 아이를 원하냐고만 하진 않았을 텐데.

2년 전
닝겐11
센세엑 나 울어.....ㅠㅠㅠㅜㅜㅜㅠ케이지 이눔자슥 너무 늦게 알았잖아ㅠㅠㅠㅠㅠ
2년 전
글쓴닝겐
울지 마 닝. 이제부터 구르는 거 시작이야^^
2년 전
글쓴닝겐
내가 전에도 그랬지. 진짜 보는 닝들이 이제 그만 좀 굴려요.. 할 때까지 굴릴 거라고. 시작도 안 했어~!!
2년 전
글쓴닝겐
"당연한 걸 뭘 묻습니까. 지워야죠. 누구 핏줄이라고, 굳이."

아.

"그럼 낳을 겁니까?"

....아.

"이런 감정 하나 섞이지 않은, 기계 같은 관계로 태어난 아이를. 굳이."

청록빛 눈동자 위로, 그때 잠시 파르르 떨렸던 닝의 눈동자가 들어왔어. 아니야. 아냐, 그렇게까지 지긋지긋해 할 리가 없잖아. 사설이야. 잡설이다. 그럴 리 없어.

"...근데. 갑자기 그런 건 왜 묻습니까. 내 애라도 배고 싶은 겁니까?"

그때, 물었어야 했나? 그때, 그때, 그때... 알아챘어야 했나?
은근히 아랫배를 문지르며 체념하듯이 고개를 숙이던, 닝을. 제게 건 실 같은 기대마저 포기할 때의 그 얼굴을.

2년 전
글쓴닝겐
"...왜? 아까처럼은 못 죽이겠어?"
"......그걸 왜 이제!"
"이제라도 알아야지. 도망칠 거면, 너에게서 도망만 칠 수 있다면 일본 열도 땅끝까지 가겠다던 사람이었는데."

- ...그 애에겐, 끝까지 비밀로 해주세요. 알려주고 싶지 않아요. 자기 존재를 부정한 아버지를, 아이에게 아버지랍시고 알려주고 싶지 않으니.

"그래도 축하해. 곧 아버지가 되겠네? 이름조차 모르고 살겠지만."

2년 전
글쓴닝겐
***

그 길로 대체 어떻게 방으로 돌아왔는지 모르겠어. 아니, 돌아온 것도 아니야. 애초에 여기는 닝의 방이었는걸. 매몰차고도 차갑게, 제 밑을 휘젓는 가이딩만 욱여넣었을 뿐. 그 어떤 온기조차 없이, 들뜬 숨만이 오갔던.

".....아냐."

이런 식으로 떠난다고? 이런 식으로 떠난다고. 이런 식으로. 아니, 이런 식으로 하지 못할 일은 뭔데? 이런 식으로 떠나지 않을 거면, 제게 아이의 존재를 알렸다면?

- 바뀌는 게 없었을 테니, 떠난 거잖아.

제가 뭐라고 했을까? 뭐라고... 했을까, 닝에게.

- 돈은 줄 테니, 지우고 오세요.

라고 했겠지. 분명.

2년 전
글쓴닝겐
- ...케이지.

"....으윽!"

제 머리를 꿰뚫는 듯한, 아린 고통이 저며들어오고. 누군가 아카아시를 향해 이름을 불러댔어. 아카아시는 손에 든 리볼버를 내팽겨치듯 떨구곤, 조금 비틀거리며 앞을 바라보았지. 술을 마시지도 않았는데, 왜... 어떻게.

"...닝, 상...?"

제 바로 앞에 닝이 보이는 걸까. 어떻게 제 앞에, 시야 앞에 닝이 보이는 걸까.

2년 전
글쓴닝겐
***

"근데, 세뇌는 어떻게 해야 깨지는 거야~?"
"유킷페, 그건 또 왜 묻는 거야?"
"그냥. 이곳에서 제대로 된 세뇌가 먹힌 사람은, 제 존재도 잊어버린 아카아시 외에는 없는데. 이상하잖아?"
"그때 조금... 세게 걸긴 했지? 그거 때문에 애 성격이 워낙 차가워졌으니깐. 적당히 걸걸..!"

은빛 머리칼의 끝을 검게 물들인 채인 남자와, 진홍색 머리칼을 지닌 여자가 집무실 책상에 앉아 말을 나누고 있었어. 세뇌가 주요 능력인 남자, 보쿠토 코타로의 세뇌에 대한.

"으음, 이쯤 되면 다시 걸 때가 되긴 했는데... 그래. S급을 세뇌 한 번으로 붙들어 놓은 걸 보면 어지간히 세게 걸긴 했어."

세뇌는, 세뇌 당하기 전의 인연을 만나거나. 제 감정을 크게 건드리는 일이 생기면,

"서서히 환각이 나타나면서 예전의 자신으로 살았던 기억이 떠오르지. 그거 때문에 정신 붕괴 오기도 하는데."

설마, 아카아시한테 그런 게 오겠어?

2년 전
글쓴닝겐
".....하."

미쳤어.
아카아시는 그렇게 생각하며 앞을 바라보았지. 닝상, 이라니. 언제부터 자신이 그녀를 그토록 챙겼다고. 이름 한 번 제대로 불러주지 않았는데. 멍'청해진 것만 같은 그런 불쾌감이 솟구치고, 제 앞에 나타난 미묘한 얼굴의 닝을 쏘아보았지.

"왜요. 왜 이런 식으로 내 앞에 나타난 건데."

분명 이게 환각이라는 걸 알아. 진짜 닝이 아니라는 것도. 그런데 눈을 떼지를 못하겠어. 눈을 감으면 바로 픽 사라질까,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들고 그녀를 그저 노려볼 뿐이었지. 아무 말 없는 닝을 향해,

난 후회 같은 거 안 해요. 안 합니다.

그러니 착각하지 마세요. 지금 내 앞에 당신이 나타난 것도, 전부 내가 잠시 미쳐서 일어난 일일 뿐이니까.

- 먼저 가세요.
- 먼저 가시면, 뒤따라갈게요.

또다시 툭 말을 뱉었지. 그래, 모두 착각이고 환영이라 치부하며.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한 얼굴조차 눈치채지 못한 채, 자꾸만 제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오는 익숙찮은 기억에 헛구역질을 하면서.

2년 전
글쓴닝겐
차라리 그때... 그때 죽어버리지.

그 순간, 닝의 목소리가 제 머릿속을 크게 울리고 지나쳤어. 그래, 이 목소리를 알아. 체념하고 또 체념한. 기대감이라고는 없이, 절망만이 가득한 목소리를.
그 목소리에 아카아시는 일그러진 얼굴로 닝을 그저 올려다 보았지.

".....아, ..아."

...아랫배를 손을 쥔 채, 비릿하게 웃고 있는 닝을. 제 아이를 가진 닝의 감정이라고는 깃들지 않은 얼굴을.

- 이런 주제로 말 꺼낼 거면, 다시는 묻지 마세요. 불쾌하니까.

"아. 아아....."

제 애를 뱄다는 말을 전해 들었을 때도 들지 않은, 후회인지 모를 질척한 감정이 제게 쏟아졌어. 닝에게 쏘아붙이듯 내뱉었던, 제 말까지도.

2년 전
글쓴닝겐
"아... 아, 아아....."

- 아, 이 말도 전해달라더라.

'다시는 네 눈 앞에 나타나지도 않을 테니.'

"아..."

아무런 말을 할 수조차 없이 아카아시의 앞에 선 닝에게, 아카아시는 머릿속이 하얗게 번지는 충동이 들었고. 자꾸만 제 머릿속을 울리는, 정부군 센티넬로서 제 옆에 머물렀던 닝의 웃음이. 얼굴이. 따스했던 손길이. 하나 같이 다 진득하기만 해서.

- 각자의 인생에서 꺼'지고 살자고.

'안녕, 케이지.'

머릿속을 헤집고 파고드는 여자의 마지막 말이 귓가를 울렸어. 그 순간, 닝의 환영 역시 예쁜 미소를 지으며 말했지.

"아아아악!!!!"

2년 전
글쓴닝겐
***

"...근데, 닝아. 정말 얘기 안 해줄 거야?"

스가의 차를 타고 가면서 멍하니 창 밖만 바라보는 닝을 향해 스가가 물어왔어. 어떻게, 네가 왜 반정부군 측에 잡혀있었는지. 어쩌다 이곳에 연루되게 된 것인지.

"...뭐를요."
"그리고... 내가 탐색 계통인 거 알지?"

...너한테서 익숙하지 않은 파장이 느껴지는데. 설마.
아주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스가와라가 멍하니 밖만 쳐다보는 닝을 향해 말을 걸었지. 어쩌다가, 왜.

2년 전
글쓴닝겐
"맞아요. 선배가 생각하는 거."

그런 스가의 말에 닝은 피식 웃으며, 제 아랫배를 쓰다듬었지. 나, 임신했어요. 그렇게 말하며.

"뭐...? ...누구, 아이인데."

잘 가다가, 브레이크를 밟고 닝을 쳐다보던 스가의 눈에 당혹스러움, 진지함, 분노가 한데 어려있었어. 아이라면... 분명, 반정부군 쪽이라는 건데.

"알면 놀랄 텐데."
"말 해. 어서. 누구 아이냐니까."
"아카아시 케이지요."
"....뭐?"
"미치게 웃기죠. 이 아이의 아빠가 아카아시 케이지라는 게. 나도 그게 안 믿기게 웃겨요."

그렇게 말하며 웃어 보이는 닝의 얼굴에 처참하게 구겨진 스가의 얼굴이 담긴 것은 그때였지.

2년 전
글쓴닝겐
잠깐 설거지 하고 옵니다~! 오면 호출 누를게요잉 o_<
너무 지루하게 흘러가는 것 같아 좀 두려워잉 그래도 최대한 굴렁쇠 만들어 보려고 노력하겟삼!

2년 전
닝겐4
홀리몰리 우리 센세 오셨다....8ㅁ8❤️ 전혀 안 지루해요 센세ㅠㅠㅠㅠㅠ 배신 때리는 앜아쉬에 죄책감 없는 쎄쿠토...센세 미슐랭이시군요🤦‍♀️
2년 전
글쓴닝겐
안 지루하다니 다행이에요ㅠㅠ 더 열심히 굴려야징ㅎㅎ 곧 께지 지 애도 만날 텐데 컄컄
2년 전
닝겐4
🤦‍♀️🤦‍♀️🤦‍♀️ 굴렁쇠마냥 떽떼구르 굴러보자 케이지,,
2년 전
글쓴닝겐
구르다 구르다 구르다 굴렁쇠로 전입할 때까지 구르는 걸로😇
2년 전
닝겐12
하아앙 알바 출근하려는데 센세 글을 보다니....! 너무 행복해요 이런 갓작을..... 감정선 너무 잘 느껴져서 내가 께지가 된줄 알았습니다... 센세 최고😘
2년 전
글쓴닝겐
헉 알바라니ㅠㅠ 토요일에도 힘들겠다 닝ㅜㅜ 갓작이라고 불러주다니 그저 행복😇 께지 최대한 열심히 굴려서 굴렁쇠 만들어 버리자구요
2년 전
닝겐12
좋아유 좋아유! 센세 말을 들으니 행복해졌어 사랑해요😚
2년 전
글쓴닝겐
저도 사랑해유❤️ 그만 굴리라고 닝들이 뜯어말릴 때까지 굴릴게요
2년 전
글쓴닝겐
나 왔어 닝들! 설거지 끝마치고 왔지롱😘
2년 전
닝겐4
꺄악 센하!!
2년 전
글쓴닝겐
닝하!!
2년 전
글쓴닝겐
"아카아시가... 살아 있었어?"

스가의 일그러진 얼굴이 닝의 눈에 담기자마자 닝은 허탈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어. 분명 죽었다고 했는데, 버젓이 살아서 이젠 그 사람의 아이까지 가졌으니. 그 사실을 스가가 알았으니 얼마나 황당하겠어.

"...어떻게 할 거야."
"안 지워요."

절대. 아카아시와의 연결끈을 놓지 못해서가 아니라, 세상 빛도 못 보고 질 생명이 안타까워서. 그런 닝의 말에 스가와라는 한참을 닝의 손만 바라보다가 닝의 손을 잡고 살짝 쓸어줬지. 물론, 스가와라는 가이드가 아니었기에 가이딩이 흘러들어가진 않았지만.

"...너라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안 말려요?"
"왜 말리겠어. 그건 네 선택인데. 난 네가 어떤 선택을 내리든 존중할 거야."

따스했어. 무척.

2년 전
닝겐13
ㅠㅠ 센세 사랑해요 저 천천히 읽고 있는데 너무 하앙이네요 진짜 🥰💕💝💐센세를 향한 마음
2년 전
글쓴닝겐
ㅠㅠㅠㅠ저도 닝을 사랑합니다❤️ 후회임신튀 굴렁쇠물을 사랑해주다니... 닝들 정말 천사야😇 닝들을 향한 나의 마음❤️💗❤️ 얍얍
2년 전
글쓴닝겐
"그럼... 한 가지만 들어줘요."
"뭘."
"나, 죽은 걸로 해줘요."

절대 찾으려고도 하지 않겠지만. 결코 제게 오려고도 하지 않겠지만. 혹시나, 아주 혹시나... 찾으려고 한다면. 닝은 아카아시에게서 벗어나, 더는 엮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벗어나 도망가기로 마음 먹었어. 더는 버틸 자신이 없어. 그러니... 그러니까,

"그래. 닝, 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하자."

그러니까

"울지는 마."

어느새 눈물이 송글송글 맺힌 닝의 눈동자를 살살 쓸어주며, 스가가 그리 말했지. 네가 만약, 아이의 아빠가 필요해지는 순간이 오면 내가 할게. 대부 자리, 내가 맡을 테니 걱정하지 마.

2년 전
닝겐4
스가센빠이..ㅜㅠㅠㅠㅠㅠ
2년 전
글쓴닝겐
***

시간도, 흘러가는 공백도, 모두 어디까지 유효해지는 걸까. 닝은 그렇게 아카아시를 떠나 먼곳에 터를 잡았어. 도쿄를 지나, 미야기로. 일본 열도의 끝까지 가고 싶었지만, 그건 오히려 아카아시를 의식해 떠나는 것만 같은 충동을 느끼게 해서 보란 듯이 센다이시 근처에 터를 잡았지.

[닝. 밥 잘 챙겨먹고 있지?]

물론, 스가도 같이. 도쿄 지부에 있던 스가 역시 닝이 미야기로 향한다는 말에 당장 중앙 정부군 직책을 내려놓고 미야기로 향했어. 중앙군이 제 소속도 던지고 지방군에 편입한다는 일이 흔하지 않았기에 스가는 닝을 먼저 내려 보내놓고 몇 달 있다가 적을 옮겨야 했지.

2년 전
글쓴닝겐
[뭘 그렇게 걱정해요. 출산 직후도 아닌데.]
[이럴 때 일 수록 조심해야지. 손목은 괜찮아? 발목은? 다음, 병원 갈 날짜가 언제지?]
[음... 한 3주 있다가요.]
[3주라... 몸 안 좋으면 바로 말 해. 당장 병원으로 갈 테니까.]

걱정도 팔잔데. 자기 아이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해주는 걸까. 닝은 스가에게서 온 문자를 바라보며 픽 웃음을 터트렸지.

"...우음."

그 웃음은 얼마 못 가, 아이에게로 흘러가 다시 막혀버렸지만.

2년 전
글쓴닝겐
아이를 볼 때마다 닝은 마음이 이상하게 울렁거렸어. 아이의 얼굴이 누가 봐도 아이 아빠를 꼭 닮아 있었거든. 정말, 닝이 낳은 게 아니었다면 엄마가 누구일지 가늠도 안 잡힐 만큼.

곱슬거리는 검정색 머리칼. 눈을 뜰 때마다 보이는 청록빛 눈동자. 가끔, 아니. 아카아시에게서 가이딩을 받고 난 이후 깊게 잠에 빠져든 아카아시가 내뱉던 작은 숨소리와 꼭 닮은 숨소리. 뭐 이렇게 재수 없을 만큼 제 아빠를 빼닮았는지.

"...하필이면."

왜 이렇게 닮았어. 낳고 보니 이렇게까지 빼닮을 줄은 몰랐지만.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해. 이 아이는, 예전 아카아시를 닮아 자신을 바라볼 때마다 방긋방긋 웃어주었으니까.

멋대로 낳고, 몰래 아이 아빠 만든 건 미안하지만. 아니, 이것조차 가이딩의 산물이라며 경멸할까 두렵지만. 차라리 죽었다 처리하고 온 것이 나았다 싶어, 닝은 아이의 뺨을 쓸어주며 아카아시에게 들었던 마지막 말을 떠올렸어.

- 이런 감정 하나 섞이지 않은, 기계 같은 관계로 태어난 아이를. 굳이.

그래, 굳이.

2년 전
닝겐14
나... 여기 있어 센세... ^^
2년 전
글쓴닝겐
닝도 분노에 떨고 있는 것 같아... 아카아시 이러다 밈화 될까 봐 겁나네ㅋㅋㅋ
2년 전
닝겐14
하... 울 아카아시... 이런 넘 아닌 거 알지만 부들거림이 멈추질 않네...
2년 전
글쓴닝겐
걱정 마 그만 굴리라고 할 때까지 굴릴 거야. 닝이 받아주려 해도 작가인 내가 허락 몬 함. 얘가 피폐해져서 바닥까지 갈 때까지 굴려굴려
2년 전
닝겐4
ㅠㅠㅠㅠㅠ닝...아카쨩이랑 행복하자..8ㅁ8
2년 전
글쓴닝겐
ㅠㅠㅠㅠ볼 때마다 떠오를 것 같은... 왜이렇게 닮았냐 아이랑 행벆하자
2년 전
닝겐4
ㅠㅠㅠㅠㅠㅠ와이아엠쿠롸잉..🥺 아기는 닝을 사랑할테니까 아기랑 행복하자 닝ㅠㅠ
2년 전
글쓴닝겐
ㅠㅠㅠㅠㅠㅠㅠ본격적으로 아카아시를 굴려봅시다.. 데굴데굴... 후회해라 아카아시!
2년 전
글쓴닝겐
처음 아이를 안았을 때 들었던 생각은 그거였어. 괜히 낳았나? 너무 닮은 게 한 눈에도 보였거든. 스가는 남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분만실에 들어가지도 못했고, 혼자 아이를 낳는다는 게 눈물나게 서러웠지만 그래도 낳았는데.

- ...너무 닮았네.

아이를 안자마자 들었던 감정은 불안감. 그와 너무 닮은 청록색 눈동자. 검정의 곱슬머리. 하지만,

- 지울 수가 없었어...

지울 수가 없었어. 도저이. 아이를 안고 방울방울 눈물을 흘리던 닝에게 다가온 스가를 바라보며 닝은 그렇게 대답했지. 도저이 내 안에 자리한 이 아이를, 지워버릴 수가 없었어요. 아빠도 원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존재도 모를 텐데. 이젠 엄마에게까지 존재를 부정당하면 그것만으로도 너무 슬프잖아요.

2년 전
글쓴닝겐
이제와 생각해 보면, 지우지 않기를 잘했다 생각하긴 해.

"...예쁘다. 우리 아가."

살풋 눈웃음 짓는 아이의 눈동자를, 곱슬거리는 검정 머리를. 그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을 만큼 사랑스럽게 저를 부르는 목소리를.

"우응..."

이 애는 내 아이야. 그 사람과 내 아이가 아닌. 그냥 내 아이일 뿐이야. 닝은 그렇게 생각하며 잠에 빠진 아이에게 속삭거렸지. 네가 원한다면, 엄마가 더 좋은 아빠를 구해볼게. 진심이란다, 웃으며.

2년 전
글쓴닝겐
***

"....."

며칠 째야? 아니, 몇 달째야. 이러다 죽는 거 아냐?
누군가의 목소리가 누군가의 귓가로 흘러들어왔어. 조용하고 차가운 방 안에 혼자 서 있는 남자를 향한 말 같았지. 텅 비어버린 눈동자가, 차가운 청록빛을 띠고.

'닝... 은 죽었어요.'

머릿속에 박힌 목소리가 잊혀지질 않았지.
그래, 그렇게 닝을 보낼 아카아시가 아니었어. 제 손으로 틀어쥐어 목을 죽일지언정 결코 그대로 닝을 잊어버릴 사람이 아니었지. 물론,

'죽었... 다고요?'

죽었다는 말이 들려올지도 몰랐지만.

2년 전
글쓴닝겐
'죽었을 리가.'

내가 그렇게 지긋지긋해 도망친 사람인데. 그렇게 쉽게, 이렇게 쉽게 죽어버릴 리가. 아카아시는 그 말을 듣자마자 가이딩을 조절하지도 못한 채, 스멀스멀 가이딩을 뿜어댔어. 센티넬이라면 결코 거부하지 못할, 그 달큰한 것을.

- 소상히 설명하세요.
- 설명하고 말고가 어디있어요. 죽었어요, 그게 다예요.

애초에, 반정부군에게 내가 이걸 왜 설명해주고 있는지도 어이가 없는데.

- 죽었다니까요? 그냥 그게 다예요.

후회하게 될 것이란 말이 맞는 것 같았어. 그래, 이건 후회인 것 같아. 그때, 그렇게 보내지 말걸. 자고 있지 말걸. 가이딩을 욱여넣을 때, 엉엉 울며 몸을 떨던 닝을 한 번이라도 좋으니 꽉 안아줄걸. 그래줄걸.

나 때문에 불행하길 바라.

닝의 그 말이 마치 예언이라도 된 것처럼.

2년 전
글쓴닝겐
- 당연한 걸 뭘 묻습니까. 지워야죠. 누구 핏줄이라고, 굳이.

...닥'쳐.

- 그럼 낳을 겁니까?

제발.

- 이런 주제로 말 꺼낼 거면, 다시는 묻지 마세요. 불쾌하니까.

한 대라도 좋으니, 그때의 자신을 칠 수만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 저 입을 찢어놓을 수만 있다면.

2년 전
글쓴닝겐
"...그렇게 멍'청하게 이 방에만 있으면 뭐가 달라져?"

그런 아카아시를 향한 날 선 말이 또다시 들려오고. 아카아시는 뒤를 돌아 그를 바라보았어.

"...내가 어떻게 해야 하죠."

내가 어떻게, 내가 뭘, 내가 할 수 있는 게 대체. 이 상황에서 뭐가 있어서. 죽었으면, 찾아가 빌 수도 없는데. 내 아이를 뱄다는 것을 알았어도 난 똑같이 말했을 거라. 지금 와서 후회하면. 지금 와서, 후회하면 바뀌는 게 없다는 걸 알지만.

"도와주세요."
"뭘."
"...제발."

2년 전
글쓴닝겐
이성이 흔들리고, 머리가 새하얗게 질려버리고. 죽지 않았다는 말을 되내이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만 같아서.

욱, 닝이 죽었다는 사실만이 제 뇌리에서 선연하게 살아있어서 더욱 구토감이 일고. 아카아시는 어지럽게 돌아가는 이 모든 상황을 버틸 수조차 없이 입술을 깨물며 말을 이었어.

"코노하 상이라면, 추척할 수 있잖아요."

추적계 센티넬. 그 족적을 추릴 수만 있다면, 살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만 있다면. 내가 가서 차라리 무릎이라도 꿇어주면 될까? 닝이 죽었다는 것을 두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진 그 무엇도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아서.

"이거이거, 보쿠토한테 보고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닐까 모르겠네. 고작 센티넬 하나로."
"하세요. 찾고 나서 백 번이든 천 번이든 이르세요."

순간, 아카아시의 청록색 눈동자에 살기가 일고. 그것을 바라보던 코노하의 눈에는 미약한 위화감이 일었지. 세뇌가 제대로 풀린 건지, 아니면 그 환각 속에 미쳐버린 건지. 지금 자기가 죽으라고 말하면 정말 죽어버릴 것 같아서 소름마저 일었어.

"...이거야 원. 진짜 미쳐버렸네. 근데 너도 이미 알고 있잖아. 이미 죽은 사람은 추적 능력에 유효하지 않다는 거."

2년 전
글쓴닝겐
아직 구르는 거 시작도 안 했는데 애 멘탈 뽀개버렸네
2년 전
닝겐4
저도 벌써부터 맘아프지만 아니 아카아시 니가 닝한테 먼저...! 하면서 버티는 중,,ㅇ<-<
2년 전
글쓴닝겐
아이 아부지 미쳐버렷다... 닝과 재회하면 또 얼마나 구를까... 어라 왜 설레냐 미안해 절구통이야
2년 전
닝겐4
ㅌㅋㅋㅋㅋㅋㅋ괜찮아요 센세 저도 이미 아늑한 쓰레기통 안,,,
2년 전
글쓴닝겐
"뭐야, 너 뭐하는 거야."

그 말에 아카아시는 제 품에서 소음기를 찬 리볼버를 꺼냈어. 차가운 금속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나고, 아카아시는 고민도 하지 않고 한 발을 넣고 장전하며 코노하를 보며 말했지.

"그래서요. 해주실 겁니까?"
"이미 죽었다고. 죽었는데 뭘 더 추적해!"

철컥!
그 말에 아카아시는 제 관자놀이에 리볼버를 가져가 대며, 방아쇠를 당겼어. 탕- 소리가 나지도 않았지만, 누가봐도 선명한 자'살 시도라는 것을 코노하는 알 수 있었지.

"5번 '남았나요."
"미'친'새'끼.... 진짜 미친 거냐?"
"대답부터. 해주실 겁니까?"

2년 전
글쓴닝겐
철컥-!
철컥-!
철컥-!

.
.
.

"미친..."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안 죽었네요."
"네가 그렇게 만들었잖아. 네가 데려와 놓고, 방치해 놓고 왜 이제와 찾는 건데?"

제 관자놀이에 총구를 가져다 댄 채 여전히 방아쇠만 당기고 있는 아카아시에 코노하는 질릴 대로 질렸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린 채 입술을 깨물고 날 선 질문을 던졌지.

"무슨 자격으로?"

2년 전
닝겐4
와 넹글돈 앜아쉬,,, 분위기 미쳤다ㅠ
2년 전
닝겐4
그러게 애초애 잘하지 이눔아ㅠ 으유으유ㅠ
2년 전
글쓴닝겐
자격? 자격이야 없지.
이미 그 자격, 여기로 들어와 닝의 몸에 처음으로 가이딩을 우악스럽게 욱여넣을 때부터 버려버린 자격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아카아시는 코노하의 말에 대답하지 못했고, 마지막으로 방아쇠에 손을 가져다 댔지.

"너...."
"할 말이 없네요."
"하지 마, 미친'놈 아니야 이거!!"

코노하 역시 어그러진 얼굴로 아카아시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아카아시는 방아쇠에 건 손가락을 결코 쉽게 빼지 않았어.

"이제 한 발 남았네요."

다시 묻겠습니다.

"해주실 겁니까?"

2년 전
글쓴닝겐
***

- 마지막 족적은 센다이시가 끝이야.

나 정도 되니까 실 같은 족적이라도 찾아내는 거지. 제발, 이젠 그 리볼버 좀 버려.

아카아시는 코노하로부터 그 말을 듣자마자 주둔지를 벗어나 공간계 센티넬을 찾았어. 순간 이동이 가능한, B급이든 C급이든 아무나 좋으니. 아카아시는 아무런 센티넬의 팔을 잡고 명령했지.

"센다이시로 가."
"예...?"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머리통 하나 제대로 날려버리기 전에."

2년 전
글쓴닝겐
***

[스가 선배. 저 잠깐만 소아과 갔다 올게요.]
[왜?]
[아니... 이렇게 빨리 발현이 될리가 없긴 한데. 묘하게...]
[...발현된 거 같아?]
[....네. 열이 좀 있어요. 아까부터 연한 가이딩 향이 나고.]
[먼저 가 있어. 일만 마치고 바로 뒤따라갈게.]

닝은 아까부터 몸에 미열이 나고, 가이딩 향이 옅게 풍기는 아이를 업고 근처 병원으로 향하기 시작했어. 발현은 주로 초등학생부터 시작되는데. 이렇게 빨리?

2년 전
글쓴닝겐
센티넬과 가이드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그저 평범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빨리 발현될 리 없는데, 닝은 입술을 깨물고 근처 소아과로 부단히 향하고 있었지. 평소였다면 혹시나 몰라 모자까지 푹 눌러쓰고 향했을 테지만, 아이가 아프다는데 그런 걸 신경쓰고 나갈 엄마가 어디있겠어.

"조금만 참아, 아가. 엄마가 지금 병원에 가고 있거든?"
"....우음, 엄마아..."
"옳지, 착하지. 응, 괜찮아."

그래서였어. 당황하면 머릿속이 허옇게 변해버리는 닝의 성격탓에 닝은 이리저리 허둥지둥, 병원을 찾다 지나가던 아무나 붙잡고 물었지.

"여기, 소아과가 있는 종합 병원이... 어디 있죠?"

그 남자의 머리색이 아이와 똑 닮은 검은색이라는 것도 망각한 채로.

2년 전
닝겐4
헉...
2년 전
글쓴닝겐
***

분명, 센다이시로 닝이 향한 것이 맞아. 그렇기에 더욱 조급해졌어. 센다이시가 얼마나 넓은데. 이렇게 넓은 센다이시에서 닝을 어떻게 찾지. 그런 생각으로 골목을 누비다 영 엉뚱한 곳으로 들어왔어. 정말, 그 여자와 관련된 일만 되면 멍'청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니까.

"...하아."

아니, 이미 멍'청해진 거겠지. 총구를 관자놀이에 대고서 한다는 말이, 해줄 거냐 말 거냐는 말이었으니까.

-저기요.

그때였어. 익숙하지만은 않지만, 잊을 수가 없는 목소리가 들려온 건. 제 소매를 붙잡고 다급하게 물어오던 여자의 얼굴이 저를 발견하자 마자 어그러진 것을

".....아."

발견한 것은. 그래, 모를 수가 없었지. 닝이었어.

2년 전
닝겐7
아 근데 이건 아카아시 세뇌때문이라서 좀 참작가능하다..
2년 전
글쓴닝겐
이대로 굴려서 영영 굴렁쇠로 만들까 아니면 남주로 만들까 고민 중... 굴렁쇠가 낫나? 세뇌 없었으면 그냥 굴렁쇠였죠
2년 전
닝겐7
그쵸 근데 세뇌였으니까.. 아카아시도 안타깝긴하네요..
2년 전
글쓴닝겐
그만 굴리라고 할 때까지 일단 굴려는 봅시다... 안타깝긴 해도 아이 혼자 낳은 닝만 하냐... 엔딩까지 열심히 잉차잉차
2년 전
글쓴닝겐
"아....."

여자의 목소리가 길게 이어지다 이내 긴 탄성으로 이어지다 한숨으로 이어지고. 커다랗게 커진 눈동자가 이리저리 흔들리기 시작했지. 마치, 결코 마주해서는 안 되는 것을 마주한 사람처럼.

"...선배죠."

그래서 아카아시는 더욱 직접적으로 물었어. 선배죠, 선배 맞죠. 근데 아카아시는 알았을까. 선배가 맞냐는 그 말이 더욱 닝의 가슴을 쿡쿡 찔러왔다는 것을.

"....."

말이 없는 닝이 몸을 주춤, 뒤로 물리고, 제 뒤에 업은 누군가를 숨기려 애를 썼지. 애쓰는 것이 보였어, 아카아시의 청록빛 눈동자에도.

"......결국."

지우지 못했구나. 아카아시의 눈에 들어온 아이는 누가 봐도 자신을 닮아 있었으니.

2년 전
글쓴닝겐
닝이 낳은 자신의 아이. 자신과 피가 섞인, 낳은 줄도 몰랐던 아이가 제 앞에 나타났으니 아카아시는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손을 뻗었어. 반가움이라고 하기엔, 지금 당장 제 눈을 가린 감정이 유난히 독해서 그렇다고도 할 수 없었지만.

"건드리지 마!"

그때였지, 닝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손 대지 말라고. 손 떼!"

2년 전
글쓴닝겐
닝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지. 어떻게, 어쩌다가... 하필이면 여기서 이 사람을, 아카아시를, 아이의 친부를 만나지? 입꼬리가 덜덜 떨렸어.

"......"

그래서였어. 손 대지 말라고 소리친 건. 그때랑 비슷한 상황이었지. 제게 가이딩을 억지로 불어넣으며 목덜미에 입을 맞추던... 저를 차가운 눈으로 훑으며 목이 쉴 때까지 가이딩만 어거지로 불어넣던. 그때와 하나 달라진 것 없는 상황에 닝은 하, 숨을 뱉었어.

"너, 나 스토킹이라도 해?"
".....닝상."
"아니면, 여기까지라도 찾아와서 죽'이고 싶었니? 네 아이가 아니야. 내 아이야. 네 가이딩으로 태어난 아이지만, 오로지 내 아이로 키웠어."

2년 전
글쓴닝겐
아니예요. 결코 죽이러 온 게 아니예요.
당신을 내가 왜. 그 말을 내뱉으려 했던 아카아시의 머리에

'무슨 자격으로?'

코노하가 했던 말이 내리꽂혔어. 그래, 네가 무슨 자격으로? 이 사람에게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내뱉을 수 있겠어, 어떤 자격으로.

"...차라리 죽일 거면, 날 죽이고 가."
"...뭐라고요."
"귀 막혔어? 죽일 거면 나 죽이고 가라고!"

아이는... 아이는 건드리지 마.
스가 선배한테는 미안하지만, 분명... 없는 것 친 아빠와 미숙한 엄마보다 훨씬 아이를 더 잘 키워줄 테니까. 닝은 망설임 없이 아카아시의 손을 잡고 제 목덜미에 들이넣었어.

"닝-"
"쉽게는 안 죽일 거라며. 인질로서의 효용 가치도 이젠 없는데. 죽'이고 싶으면 지금 죽이라고!"

2년 전
글쓴닝겐
지이이잉-

그 순간이었지. 닝의 주머니 안에 넣어둔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한건. 누가 봐도, 스가와라의 전화가 분명했어. 닝은 오만상으로 얼굴을 찌푸린 채로 아카아시에게 목을 대주고 있었고, 아이는 여전히 미열이 있어 색색 숨만 내뱉을 뿐이야.

"......"

아카아시는 웅웅 울리는 닝의 핸드폰도, 제 손을 잡고 죽이라며 목덜미를 내어준 닝을 멍하니 지켜볼 수 밖에 없었어. 어이 없게도, 어떤 말을 해도 닝은 결코 믿지 않겠지. 그 사실 하나로 무너질 것 같았어.

무릎이라도 꿇으면 될까?
아니, 리볼버라도 건내주면...
차라리 자길 죽이라고 하면 될까?

그래, 싹싹 빌자. 그때 제가 했던 망발조차 잊어버릴 만큼, 무릎 꿇고 빌자. 잘못했다는 말을 아끼고, 차라리...

2년 전
닝겐4
Kijul...
2년 전
글쓴닝겐
일어나 닝ㅠㅠ 사실 아직 굴렁쇠되려면 멀었어......
2년 전
닝겐4
휘몰아치는 감정선에 저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읍니다,,,,8ㅅ8
2년 전
글쓴닝겐
굴렁쇠 되려면 더 가야해...ㅠㅠㅠㅠ 이젠 케이지가 엄청 구를 걸... 같이 엔딩까지 가자구ㅠㅠ❤️
2년 전
닝겐4
ㅠㅠㅠㅠㅠㅠ센세만 믿고 달려❤️
2년 전
글쓴닝겐
"......"

- 후회하게 될 거야.

"......못해요."

- 후회하게 되었으면 좋겠어.

"내가, 당신을. 아니, 당신을, 내가..."

- 죽을 만큼 후회했으면 좋겠어.

"왜? 왜, 죽이고 싶어했잖아. 죽어준대잖아. 죽여도 상관 없다고."

- 나 때문에 불행하길 바라.

이보다 더 어떻게 불행하지? 난 이미 충분히 불행에 빠져, 허우적대다 익사할 것만 같은데. 이마저도 내가 만든 덫이라는 것을, 난 앎에도.

2년 전
글쓴닝겐
"......다신 엮이지 않았으면 해."

지이이이잉-

"서로 각자 인생 사는 거로 하자고. 분명 전해달라 했는데."

지이이이잉-

"그 여자가 말을 안 했거나. 아니면, 네가 미쳤거나. 둘 중 하나겠네."

뚝.
기어이 폰의 전화벨 소리가 끊어졌어. 그때, 아카아시가 내뱉었던 망발처럼 툭. 닝 역시 차갑게 날이 선 말을 툭, 내뱉었지.

"......병원까지만."
"뭐?"
"....같이 가게 해주세요."
"네가 무슨 자격으로."

네가 지우라고 종용했잖아. 네가 지우라고 한 아이잖아. 넌 이미 이 아이를 한 번 죽였는데, 그런 널 뭘 믿고.

"이 아이에게 아빠는 없어. 있더라도 적어도, 넌 아니야."

2년 전
글쓴닝겐
그 말이 아카아시에게 툭. 떨어지고. 아카아시는 닝과 닝의 뒤에 업힌 제 아이를 바라보았어. 검정의 곱슬머리, 청록의 눈동자. 그 순간, 마주치는 아이와 자신의 시야.

"...우음. 어라... 엄마아?"
"아, 깼어? 엄마가 미안해. 너무 시끄러웠지..."
"아니아니, 나 되게 신기한 게 보여..."
"...뭔데?"
"나랑 되게 닮은 아저씨가, 앞에 있어. 엄마한테도 보여?"

2년 전
글쓴닝겐
신기하다는 듯이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와, 사색이 된 닝의 얼굴. 말을 꺼내고는 싶지만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아카아시는 그저 쓰게 웃으며 고개를 숙일 뿐이었어.

"...병원은. 사거리 모퉁이를 돌면 나옵니다."
빌고 싶었어.

"오면서 봤어요."
미안하다 말해주고 싶었어.

"...갈게요."
미안해요.

자신을 닮은 작은 아이에게로 잠시 시선을 멈췄다가, 살짝 웃으며. 안녕, 인사를 건네고 몸을 돌려 자리에서 벗어나다시피 걸음을 옮겼지.

"...아카아시? 닝...?"

아니, 옮기려고 했어. 은빛 머리칼을 지닌, 정부군 소속일 때의 선임을 보기 전까진.

2년 전
글쓴닝겐
내가 왔다...! 중간에 공지있으면 보기 그러니 삭제하고 바로 가겠습니다o_<
2년 전
글쓴닝겐
"아카아시 네가 왜 여기 있어."

은빛 머리칼을 지닌 좋은 선임. 선배. 사람. 아카아시는 차갑게 식은 청록빛 눈동자로 스가와라를 바라보았어. 내가 여기 있는 이유라...

'친부'로 닝의 앞에 나타난 거?
'죽었던 사람'이 살아서 앞에 나타난 거?

어느 쪽을 가리키는 말일까.

2년 전
글쓴닝겐
"여기가 어디라고. 누구 앞이라고, 네가..."

...어느 쪽이건 달갑지만은 않은 것 같지만.
낮게 가라앉은 눈동자에 불이 붙고, 자신을 쳐다 보는 한 쌍의 눈에 배신감이 어려. 어디 갔다 이제 나타났냐는 뜻인지, 아니면 이제와 나타난 이유가 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인지. 그것조차 잘 모르겠어.

"잘 지내셨나 봐요."
"...하, 잘 지냈냐고? 그걸 네가 왜 신경 써."

그야, 당신이 지금 이 사람의 옆에 있으니까.

"됐어. 이제와 나타난 이유가 뭐든, 가. 궁금하지도 않으니까."

2년 전
글쓴닝겐
...살아있는 거 봤으니까. 그걸로 됐지. 그게 맞는 거니까.
그런 생각이 들기 무섭게 멍하니 서 있는 아카아시를 지나쳐 닝에게로 향한 스가였어.

"아이 내가 업을 테니, 넘겨 줘."
"아니예요, 선배가 왜..."

그야,

"...내가 아빠 대신이잖아?"

이제와 돌아온 아카아시가 너무나 써서, 미워서. 스가는 저도 모르게 그렇게 내뱉었지. 내가 대부잖아, 닝아. 하고. 그 소리는 당연히 아카아시의 귀를 간질였고, 닝은 반사적으로 아카아시를 바라보았어.

검정색의 곱슬머리. 청록빛의 눈동자. 무엇 하나 세월에 따라 바뀌지 않은 남자와 허공에서 시선이 딱 마주치고. 감정 하나 깃들지 않은 얼굴로 저를 바라보고 있는 아카아시를, 닝은 조금 입을 벌린 채 쳐다 보지. 왜 이런 감정이 드는 건지, 이해조차 되지 않았지만.

2년 전
글쓴닝겐
***

"따로 큰 이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닝은 병원에 들어가 아이를 검사하고, 그 경과를 지켜볼 때까지 아까 마주쳤던 아카아시의 얼굴만 떠올렸어. 떠올릴 수록 괘씸했고, 뺨이라도 한 대 치고 올 것을 그랬나 싶었지만 그때 마주한 얼굴이 꼭, 정말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처럼 처참해서.

"...그럼 왜 갑자기."
"음... 그건. 아이 아버지가 가이드라 하셨나요?"
"네. ...가이드였죠."

유능하디 유능한. 왜, 그렇게 망가졌는지 이해를 못할 정도로.

"아무래도 아이가 아버지를 많이 닮은 것 같네요. 그대로 형질을 물려받은 것 같은데... 이건, 아버지를 따로 검사해 봐야 할 것 같은데. 혹시, 아이 아버지는..."

그때, 의사의 눈이 자연스레 아이를 업고 온 스가에게로 향했고 닝은 잠깐 숨을 들이켰지. 누가 봐도 아이는, 스가와 하나 닮지 않았거든. 검정머리에 청록색 눈. 은빛 머리칼을 지닌 스가와는 철저히 반대였지.

2년 전
글쓴닝겐
죽었다고 말해야 하나, 아니야. 죽었다고 말하기엔, 나중에 들키면? 이 병원 안 올 것도 아니고. 눈을 이리저리 빙글빙글 돌리다가 닝은 마침내 말을 꺼내.

"그... 아이 아버지는."

출장 갔다고 할까? 여기 없다고 하면, 연락해 보라고 권유할 텐데... 어쨌든 아이에 대한 일이니까 한 번은 검사를 받아야 할 일이 있을 거고. 이럴거면, 병원까지만 같이 가자 했을 때 같이 갈 것을 그랬나.

"...어."

그런 모든 생각이 미치기 전에, 닝은 익숙한 향을 맡았어. 달큰하고 약간의 시원한, 누군가의 가이딩 향이 물씬 풍겨왔고, 그 향은 병실 밖에서 흩뿌려지고 있었지. 센티넬이라면 결코 모를 수 없는. 가이드 특유의 방사 가이딩이었어.

2년 전
글쓴닝겐
"...저, 잠시만요."

닝은 발을 옮겨 잠깐 실례하겠다고 말한 뒤, 병실 밖으로 향했어. 이상하게 따라붙는 시선에 조금 몸을 움츠렸지만 그마저 상관 없다 생각하며.

- 케이지는 평소에 조절도 잘 하면서 왜 가끔 새어나와?
- 그건... 제가 감정 변동에 조금 취약해서요. 감정이 심하게 요동칠 때, 새더라고요.

타박, 앞으로 향했어. 향이 이끄는 곳으로.
타박, 설마 있을 리가. 그렇게 매몰차게 두고 나왔는데.
타박, 그럼에도 혹시. 혹시라도...

"아."

시야 끝에 대롱, 걸린 누군가. 아까 보았던 남색 코트 차림에, 병원 복도에 기댄 채 어두컴컴해진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있을 리 없다 생각한 아카아시가, 그렇게 길거리에 두고 나와버렸는데도.

".....아카아시."

방사 가이딩을 여리고도 짙게 흩뿌리며 작게 숨을 내쉬고 있는 모습이 닝의 시야에 대롱 걸렸어.

2년 전
닝겐7
케지도 안됐다.. 쟤도 세뇌걸려서 그런거니까..
2년 전
글쓴닝겐
***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아. 이럴 자격이 없다는 것도. 무슨 자격으로 자신이 이 병원까지 왔겠어. 누가 봐도 손가락질 받을 것을 알지만, 그래도.

'...딱 10분만 있다 가자.'
아니야,
'딱 15분만...'

곁을 지켜줄 사람 하나 없이, 홀로 아이를 낳고 이제껏 길렀을 닝이 떠오르기도 했거니와 미안하기 그'지 없었기에. 아카아시는 병실 앞 의자에 앉지도 못하고, 병원 복도에 기댄 채 그저 숨만 내쉬고 있었지. 혹시나, 자기 때문에 자기에게 신경 쓰느라 아이의 상태가 더 악화된 거 아닐까. 그런 생각이 머리를 에워쌌어.

"....아카아시."

그래서였을 거야. 믿을 수 없는, 제 아래에서 엉엉 울어댔고 목이 쉬어댈 때까지 감정을 토해냈으면서도 한 번 제대로 불러주지 않았던 제 이름을 부르며 다가온 닝이. 제 시야의 끄트머리에 걸린 닝의 모습이, 꼭 철저히 무너져 내렸던 그때 보았던 닝의 모습과 꼭 닮아 있어서.

2년 전
글쓴닝겐
"...미안해요."

내가, 내가 다 잘못했어요.

"지우라고 했던 것도."
"이런 기계 같은 관계로 태어난 아이는 원하지 않는다고 했던 것도."
"내가, 전부 내가 잘못했어요..."

닝이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닝에게로 다가가, 아카아시는 주저앉듯이 무릎을 꿇고 닝의 손을 붙들고 말을 쏟아냈어. 미안합니다, 미안해요...

"한 번만, 딱 한 번만..."

중얼거리듯이 닝의 손을 붙든 채 웅얼거리다, 눈 아래로 왈칵 흘러내리기 시작한 액체를 줄줄 떨구며. 아카아시는 닝을 바라보았어. 닝은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만 있었지. 차라리 꺼'지라고 욕을 했으면, 닥'치라고 악을 질렀으면 나았을 텐데.

"....."

아무런 감정 없는 눈으로 저를 바라보기만 해서. 용서해 달라는 말을 하기엔, 사과가 너무 성실하지 않았나? 그럼 뭐를 더 해야 하지? 한 대 치라고 할까? 차라리 이때 총을 건네주는 것이 맞나?

"차라리, 차라리 쏠래요...?"

그렇게라도 마음이 풀린다면, 몇 대라도 맞아줄 수 있는데.
아카아시가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어.

2년 전
글쓴닝겐
드디어 내가 보고 싶었던 장면 쓴다... 굴러라 굴러
2년 전
글쓴닝겐
밥먹고 옵니다~! 이거 실시간으로 쓰고 바로 실시간으로 내보내는 거라 퇴고도 안 되어 있고 이러나 저러나 쪼매 엉성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열심히 굴렁쇠 만들어서 후회물의 극치를 봅시다🥲

호출은 밥 먹고 나서 누를게요! 오늘 안에 완결나긴 할 거 같긴 한데... 너무 자주 누르는 거 같아서 눈치 보여😇 재밌게 봐주는 닝들 모두 고마워요ㅜㅠ❤️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서...

2년 전
글쓴닝겐
닝들 길어진 김에 2편으로 와서 첫 만남이라던가, 가벼운 스토리는 본문에 적고 댓글에서 완결 볼지 여기서 깔끔하게 끝낼지 생각 중인데... 닝들 생각은 어때요?
2년 전
글쓴닝겐
브금 공수도 일단 해오긴 했엉
2년 전
글쓴닝겐
닝들 없나...? 잉 없으면 눈물 머금고 쓸쓸하게 돌아갑니다...
2년 전
닝겐7
엇.. 저는 상관없어요
2년 전
닝겐7
센세 편하신대로 해주세요
2년 전
닝겐7
근데 혹시 불글부분 해주실수있으신가요?
2년 전
글쓴닝겐
불글이요? 기력 남아있으면 불글 파서 댓글로 이어가겠습니다ㅎㅎ
2년 전
닝겐7
🥰
2년 전
글쓴닝겐
그럼 이왕 길어진 김에 서사 부여하기 편하게 2편 파오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줘요~❤️
2년 전
닝겐9
센세... 다시 왔더니 벌써 이만큼 🥹 기다릴게용 알라부...❤️
2년 전
글쓴닝겐
닝겐11
센세 나 울고있어... 으흑흑 아카아쉬ㅠㅠㅠㅠ 너무 안타깝잖아ㅠㅠㅠㅠ
2년 전
글쓴닝겐
ㅠㅠㅠㅠㅠ아카아시...
https://instiz.net/name/50220778

2년 전
글쓴닝겐
https://instiz.net/name/50220778
2편입니다 실시간 ㄱㅂㅈㄱ!!

2년 전
닝겐4
따흑 센세 지각생 이제 합류해요ㅠㅠㅠㅠ 아카아쉬 너 증말...ㅜㅠㅠㅠㅠㅠ
2년 전
글쓴닝겐   글쓴이가 고정함
2편 : https://instiz.net/name/50220778

2편 완결 났습니다! 외전이나 에필로그 궁금하신 분은 2편 호출 눌러주세요! 따로 댓글로 주제 주셔도 행복합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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