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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년 전 (2022/9/01) 게시물이에요
알다시피 말재주가 없는 나는 

언젠가 너에게 마음 담아 적을 편지의 

귀한 토대가 되어주길 바라며 

네가 볼 수 없는 이 곳에 

한 자 한 자 마음을 다해 적어본다 

 

너는 항상 널 얼마나 사랑하느냐고 묻지 

널 사랑하는 마음은 

나에게 숨 쉬듯이 당연한지라 

깊이 있게 생각해보지 않았어 

 

그런데 오늘이 나의 마지막이라면? 

당장 오늘 저녁, 너를 만날 수 없게 된다면? 

혹은 내가 내일 아침 눈을 뜰 수 없게 된다면? 

 

네게 이 마음을 희뿌연 안개에 갇힌 

추상적인 사랑의 형태로만 남겨둔다면 

난 죽어도 죽을 수 없을 거야 

죽어도 죽은 게 아닐 거야 

 

그러니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 마음이 어떤 형태로 네게 기울어있는지 

이 뜨겁고도 절절한 마음을 

나는 오늘 전하려 해 

 

네가 원하는 '얼마나'가 

정확한 계측을 뜻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 

계산적이지 못하고 수에 약한 내게 

네가 그런 어려운 문제를 낼 리는 없으니까 말이야 

 

네가 사랑하는 나의 모습으로 

나는 내 식대로 너를 향한 사랑을 적어볼게 

 

고된 하루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을 때 

네가 웃는 걸 보면 난 마치 방금 일어난 것처럼 

온 몸에 활력이 돌아 

 

인생을 내버려둔 채 살던 내가 

네게 잘 보이려고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 

 

적당히 살고 죽어버리겠다던 내 결심이 

널 사랑하면서 무너져내렸어 

 

너는 날 살게 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이끌어 

 

넌 내가 길가에 핀 들꽃이나 돌멩이였더라도 

날 사랑했을 거라 말했지 

난 내가 들꽃이나 돌멩이였더라도 

널 찾아가 사랑해달라 했을 거야 

 

걷지 못한다면 바람을 타고 날아서 

땅을 구르고 기어서라도 

널 찾아냈을 거야 

 

감정을 주고 받는 생물학적인 관계가 아니었더라도 

네 곁에서 널 바라보는 것만으로 

난 이 모든 우주의 기적에 감사했을 거야 

 

우리가 가끔 얘기하는 것처럼 

이 드넓은 우주의 지구라는 행성에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땅덩이에 태어나 

같은 세대를 살아가면서 

서로를 만나고 사랑에 빠져 

저녁이면 지친 하루를 위로해줄 수 있단 것을 

그저 기적 같은 우연이라고 칭할 수는 없을 거야 

 

과학적으로도 설명이 불가한 

그야말로 운명적인 우리만의 우주를 갖고 있겠지 

 

사랑하고 있는 모든 사람이 

각자만의 우주를 갖고 있다면 

네가 내 우주여서 다행이야 

네가 내 우주여서 고마워 

 

넌 지루하다고 싫어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영화라 매번 참고 같이 봐주는 

그 영화의 대사를 인용하자면, 

 

사랑하는 법을 알려줘서 고마워 

사랑 받는 법도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날 지켜주고 사랑해주는 네게 

나는 어떤 마음으로 보답해야 할까? 

이 두서없는 고백이 조금은 닿을 수 있을까? 

 

부디 이 수줍은 마음을 

내가 정갈한 글씨로 옮겨적을 수 있길 

네 앞에서 부끄러운 이 활자를 

소리내어 읽을 수 있길 바라며 

 

매일매일 커져가는 사랑을 담아 

이만 줄여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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