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글 쓰는 게 처음이라 많이 어색해.
내가 커뮤니티같은 건 안하다가 과거의 나와같은 심정인 애들이 보고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에 써봐.
나는 초등학교~고등학교 학창시절 내도록 학폭에 시달렸고, 대학생시절도 친구없이 혼자 아싸처럼 다녔어.
그러다가 20대에는 취직도 하기싫고 그냥 내 방에 처박혀서 우울증이랑 대인기피증으로 젊고 좋은 시간들 다 날려버렸어.
중간에 취직하긴했었는데 회사들이 다 작은 회사다보니까 부당해고도 많이 당하고
어느날 회사가 소리소문없이 없어지기도하고..
그냥 나라는 인간은 평범한 생활조차 누릴 수 없는 인생이구나.. 하고 또 생각없이 보냈어.
그러다가 29살 겨울이 되니까 너무 막막하더라고.
내 인생 이렇게 끝낼 수는 없겠다는 생각도 막 들고, 엄마아빠도 늙어가시는게 너무 눈에 보였고..
그래서 공장에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10년동안 집에만 처박혔으니 사람 말귀도 못 알아듣겠고
일을 못해서 이모들이 쟤 넘 답답하다고 하시더니 일주일만에 잘렸어ㅋㅋㅋㅋ
그리고나서 용역에서 바로 다음 공장에 강제로 집어넣어줬는데
거기서는 내가 엄~~청 어린편에 속하다보니까 이모님들이 내가 일을 못하더라도 살살 말해주시고
내가 속도가 느리니까 좀 기다려주시고 해서 그렇게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몇 달 정도 지나다보니까 어느정도 숙련되어있더라고.
근데 내가 공장체질은 아니라서 또 안 맞는 일 하다보니까 불안장애가 심하게 생겨서 몇 달만에 그만두고
거기서 번 돈으로 배우고 싶었던 그림도 배우고, 어렸을 때부터 옷 만드는 걸 너무 배우고 싶었어서 학원에 배우러 가고
그러다보니까 내가 그렇게 무능력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국민취업제도 가입해서 돈 받으면서 자소서도 도움받아가면서 쓰고..
내가 지방사는데 서울에 막 자소서 뿌리고 해서 서울에서도 면접제의 들어왔었어(면접가긴했는데 조건이 서로서로 안 좋아서 흐지부지되긴했지만)
내가 나이도 있고 경력도 없어서 이력서는 거의 50군데 뿌린 것 같은데 진짜 아무 연락도 없더라고..
그냥 에라 모르겠다하고 이력서 공개로 설정해놓고 나는 또 다른 토익이나 자격증같은 거 준비하고 있는데
지금 다니고있는 회사에서 먼저 연락을 줘서 면접보고.. 전공도 살릴 수 있고(디자인계열) 집에서도 가깝고, 조건도 30대 쌩신입치고는 괜찮고해서
지금은 몇 달 안 됐지만 꾸준히 다니고있어.
그 전까지는 회사가 망하고해서 진짜 반 년 넘게 회사를 다닌 적이 없는데.. 이번 회사는 쉽게 망할 회사같지도 않고해서 열심히 다녀보려구.
그러니까 음.. 매일 죽고싶다, 30살 내 생일이 되면 자살해야지. 이 생각을 신조로 삼고 살던 내가.
이렇게 바뀐 데는 물론 정신과 치료도 도움이 되었지만 그보다는 내가 내 마음을 알아차리려는 노력을 많이 했어.
항상 죽고싶다, 죽고싶다.했는데 알고보니까 죽고싶은 건 내가 아니라 '죽고 싶다'라는 생각 그 자체였더라고.
죽고싶다는 생각이랑 나를 연결 짓지 않고. 따로 분리해서 보니까 나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은 것 뿐이었어.
그러니까 나와 비슷한, 어쩌면 나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을 걷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를 보고 조금이라도 위안을 가지면 좋겠다.
내가 정말 정말 힘들때 쓴 감정일기 중에, 지금도 계속 힘들때마다 읽는 구절이 있어.
그거 보여주고 이만 갈게.
'난 잘 할 수 있을거야.
그렇게 믿어줘.
무능한 나라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주는 게 자신감이야.
유능해서 자신감이 생기는 것 보다
무능한 나라도 뭐든지 할 수 있을거라고 믿음으로서 자신감이 생겨
그러니까 날 사랑해줘
부족하고, 순진하고, 실수투성이에 나잇값 못하는 나라도 넘치도록 사랑해줘.
그게 자신감과 당당함의 시작이야.
부족한 날 감싸안아줘.
나라도 날 위로해줘.
그게 자존감이야.
내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실패와 고난이 다가올 때가 있을지도 몰라.
그때도 나보고 최선을 다했으니 괜찮아, 수고했어, 열심히 했어라고 말해줘.
그 말이 날 버티게 하니까.
부탁이야.
날 괴롭히지마, 스스로를 괴롭히지마.
자책하지마, 비난하지마.
난 충분히 잘했어. 항상 최선의 선택만을 하며 살고있잖아.
자신감을 가져.
내 안에는 강하고 눈부신 빛이 있어.
그러니 그 빛을 믿어줘.
난 할 수 있어, 뭐든지.
나 자신의 모든 면을 허용해줘.
싫은 점, 나쁜 점, 부족한 점도 감싸안아줘.
나는 평범한 인간이야.
그 정도는 충분히 있을 수 있어.
남에게 상처주기 싫어하는 착한 나 자신아.
남에게 맞추기위해 내가 낮아져야 할 필요가 전혀 없어.
내 인생에서는 내가 제일 소중하고 귀해.
불편을 떠안으면서까지 양보할 필요 없어.
남에게 욕을 듣고 뒷담듣는다고 내 절대적 가치는 변하지않아.
내가 만든 틀안에 나 자신을 가두지말고
사회가 만든 틀 안에 날 가두지마
난 틀 안에만 갇혀있기엔 너무 아까운 사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