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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4684l 20
이 글은 2년 전 (2022/11/07)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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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썰을 쪄먹어보자!!


로판 속에 빙의한 닝!

닝은 아주 감사하게도 구르는 일 없이 평범하게 다친 남자주인공을 줍줍해서 치료해주고 황태자비가 되는 여자주인공의 동생에 빙의돼서 꿀빨 일만 남은 상태였음.

여주인 언니가 남자주인공을 제대로 줍기 전 닝은 그냥 한적한 국경전선 어느 마을의 어두막에서 그냥 시간 죽이면서 놀면 됐기에 별 생각없이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었음. 남주는 그냥 '언니의 남자.' 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별 관심도 없었고 그냥 언젠가 언니가 남주를 줍줍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했음. 그런데......


"...으, 아윽."


예상 전개보다 2년 빠르게 일이 일어난거임!!!

숲속에 약초 캐러가다 옆구리가 찔린 건지 피가 철철나는 남자를 발견하고 만 거임.


'...어? 언니 지금 집에 없는데......?'


줍줍해서 치료해줄 언니도 잠시 수도에 갔다 온다고 없는 상황. 본래 남주에게는 딱히 관심이 없기도 했고, "언니의 남자"라는 인상이 강해서 딱히 손대고 싶지 않았음.

그래서 슬쩍, 돌아가서 상황을 생각하려 했는데...


"..."


지금 나를 줍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얼굴로 쏘아보는 통에 '...원래 남주는 다 이런가? 내 여자한테만 따뜻한 건 알겠는데. 반대로 말하면 내 여자 빼고 다 죽여버릴 만큼 차갑다는 건가?' 싶어 찍소리 않고 남자를 줍줍함.

그렇게 줍줍한 남자를 갖은 정성을 가지고 치료해주고... 나중을 위한 일이다 생각하고 인내에 인내를 거듭한 닝은 어느정도 남자가 제게 감겨 죽이겠다는 협박을 하지 않을 때 하고 묻기 시작함.


"그러고 보니까 그쪽 이름이 뭐였죠."


그러고보니... 남주가 이런 머리색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었음. 그때 알게 되겠지...


"이미 말해주지 않았나."


그 순간 입 밖으로 내뱉어지는 이름은... 남주가 아닌...


[드림] 🏐 줍고 보니 남주가 아니라 흑막인 사연 | 인스티즈


"미친'놈. ...넌 진짜 미친'놈이야."

"그래도 너는 나를 사랑하잖아."


여주를 사랑해서 미친 훗날의 대륙 전체에 정복 전쟁을 일으킬 개미친 흑막이었다는걸.......


"책임져야지."

"...제가 뭘 책임져요. 미친'놈아."

"그때 날 데려온 건 다 동의한 거 아니었어?"


자기 얼굴 예쁜 걸 아는지 모르는지. 협박 아닌 협박하는 캐와 그런 흑막을 주워버린 닝의 로코가 먹고 싶다.








추천  20


 
   
글쓴닝겐   글쓴이가 고정함
대강 여기까지 풀고 또 풀겠습니다!! 과제하러 총총...
아 맞다 호출 =3

2년 전
글쓴닝겐
아 쓰고보니 맛있넹 조금만 더 쪄볼까6_<
2년 전
글쓴닝겐
후 일단 남주는 모르겠고. 흑막부터 짜봅시다! 음... 흑막은 역시 흑발인가! 아니면 힐감같은 능글캐도 괜찮고~
2년 전
닝겐1
스나?
2년 전
글쓴닝겐
헐 스나 맛나네
2년 전
닝겐1
되는대로 죽이고 다니다가 루트 바꿔서 친절한 동네주민st 로 컨셉잡은 스나........................ 근데 이제 1도 안 통하지만 본인만 꿋꿋하게 미는.........
2년 전
글쓴닝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뭐야 왜 이거 이제 발견했지?! 아 너무 맛있는데... 컨셉 잡는 스나... 모르쇠로 한 번 먹어볼까
2년 전
글쓴닝겐
01.

"제가 뭘 책임져요, 미친'놈아."
"씁, 예쁜 말 써야지."
"...누가 납치혼 당하는데 예쁜 말을 씁니까, 미친'놈."

언젠가 누군가 무언가를 줍거나 분실물(?)을 맡기려 한다면 꼭 그러지 말라고 하고 싶다.

"납치혼? 그때 너도 좋아해서 나 데려온 거 아니었어?"

이런 납치혼을 사랑이니 뭐니 전형적인 로판 대사-로판이 맞다-로 퉁치려는 미친-놈에게 걸릴 바에는.

2년 전
글쓴닝겐
내가 죽기 전에 읽었던 소설, [양손의 꽃]은 이름부터 노골적이게 서브남주, 즉 흑막과 남자주인공의 분량이 비등비등한... 흑막의 비중이 꽤나 큰 요소를 차지하고 있는 소설이었다.

어떤 소설이냐 묻는다면 그냥 뻔할 뻔자다.
그냥 쉽게 말해...

"오직 너만을 사랑해!"

너만을 사랑한답시고 본지 3개월된 여자를 일국의 황태자비로 앉히는 미친'놈 1이 남주고.

"오직 너만을 사랑해."

정말 너만을 사랑해 되지도 않는 대륙 정복 전쟁을 일으켜 나라 안팎을 쑥대밭으로 만든 미친'놈2가 서브남주, 즉 흑막이라고 보면 된다.

2년 전
글쓴닝겐
아니 생각해보면 둘 다 이상한데 왜 서로 인기가 비등비등했는지.

"아니, 요즘 소설도 이렇게 쓰면 욕 먹어요. 개연성 없다고."

아 소설이지, 참.
눈을 부릅 뜨고 저항의 의사를 밝히는 내게 오묘한 녹빛 눈동자가 유난히 밝은 남자가 눈을 접어 피식 웃는다. 또 얼굴로 꼬시냐.

"왜? 꼬실수도 있지 않나. 솔직히 내가 지금 뭘 했다고 이런 박한 취급이야, 응?"

"박한 취급 받으셔야죠. 일국의 대공에다가 마법협회 장까지 맡으신 분께서."

지금 신문에 협회장이 실종돼서 난리라고 말 떴단 말이에요. 지금 직무유기 제대로 하고 있는 것도 모르고.

2년 전
글쓴닝겐
2.

"어라..."

언짢은 얼굴로 미간을 찌푸린 채 대충 응수하자 얼굴이 잠시 움찔한다. 마치 진짜 소설에서 봤을 때...

"난 그렇게 상세하게 알려준 기억이 없는데... 어떻게 알았을까."

사람 하나 아작을 내기 직전, 꼭 기회를 줄 때의 얼굴처럼.

2년 전
글쓴닝겐
...X됐다.
제대로 들은 적도 없는 정보에 대해서 나도 모르게 나불나불 떠들었다. 원래 자기가 아주 선량한 소시민이라고 컨셉잡고 말하던 사람이 알려주지도 않은 것에 대해.

"누굴까. 나에 대해 생각없이 입을 턴 사람이."

...조각 같은 얼굴에 금이 간다. 뭐라고 얘기하지?

'당신이 나오는 소설을 봤어요. 거기 당신도 여자 하나에 미쳐서 나중에 전쟁까지 일으키죠.'

...이건 정신병동 VIP실에 감금될 것 같고.

'당신은 미래에 우리 언니가 좋다고 꽁지 빠지게 쫓아다니고도 사랑을 못 얻을 예정이거든요!'

그러다 황태자 내외의 국혼식이 있을 때 평생의 친구였던 황태자의 뒤통수를 때릴거예요!

...이건 진짜 미쳤다고 목이 댕겅 잘릴 것 같다.

2년 전
닝겐2
(맛있다... 이 집 드림 맛있네)
2년 전
닝겐2
너무 맛있네......🤦🏻‍♀️🤦🏻‍♀️🤦🏻‍♀️🤦🏻‍♀️🤦🏻‍♀️
2년 전
글쓴닝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닝 그러다 이마 깨져!! 내 사랑으로 다시 붙이자구...💕
2년 전
닝겐2
당신을 사랑해요.... 절대 삭제 금지...🥹❤️‍🔥 (이마에 후시딘 바르기)
2년 전
글쓴닝겐
ㅋㅋㅋㅋㅋㅋ삭제 안 해!!
어떻게 하다 보니까 세계관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나두 사랑해욥6_<💕

2년 전
닝겐2
글쓴이에게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썰 너무 맛나요...스나 사랑하는 로판광인 이 자리에 눕습니다ㅠㅠ🥹🥹🥹

2년 전
글쓴닝겐
2에게
히히 로판 너무 맛있자너!! 댓글 하나하나 너무 맛나서 나도 자리에 누워야겠숴... 0<-< 나야말루 사룽❤️

2년 전
닝겐2
글쓴이에게
💗💗💗💗

2년 전
닝겐3
헉헉헉
2년 전
글쓴닝겐
"아, 알아서 뭐하시게요?"

설마 죽이려고?
내 딴에는 굉장히 유머러스하게 넘긴 것 같다고 생각하며, 눈웃음을 친다.

"어, 정답이야. 이제쯤 나에 대해 감이 와?"

이런 미친. 실패다.

"혹시 미치셨을까요...?"

"원래 천재는 다 미쳤다잖아."

"그거 혹시... 자기가 천재라는 뜻?"

"응."

미친'놈.
미친'놈한테 왜 미쳤냐고 묻는 격이라 입을 꾹 다물고 하하, 어색한 웃음만 툭 내뱉는다.

2년 전
글쓴닝겐
틀린 말이 아니어서 그런가.

날 때부터 넷밖에 없다는 대공 가문에 금수저 물고 태어난 적자에 체내에 마력이 강하게 흐를 수록 유산하기 쉬워 대대로 손이 귀한 가문의 더 귀한,

"무슨 생각해?"

...정신 조종이 가능한 마법사가 아니었던가.
괜히 이 인간이 내 머리에 침투한 적은 없는지 생각하며 눈을 데굴데굴 살짝 굴려본다.

"음. 역시 이 결혼은 반대라는 생각?"

솔직히 주웠던 것도 그냥 살고 싶어서였는데.
줍자마자 하는 소리가

'하자.'
'뭘해요...?'
'결혼.'
'...미친'놈. 왜요.'

청혼이라니.

'난 내 게 다른 곳에서 뽈뽈거리며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야. 있어도 내 눈에 띄는 곳에 있어야지. 그러려면 결혼이 제일 빠르고.'

그냥 감금하겠다는 소리를 예쁘게 포장해 둘러말하는 것 같아 무시했는데 진짜로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

2년 전
글쓴닝겐
"주웠어도 차라리 황태자를 주웠어야했는데..."
"음, 뭐라고?"
"돈 많고 얼굴만 반반한 사람 수발들기 힘들어서요."

언니가 오면 뭐라고 말하지.

언니가 원래 주웠어야 했던 남자가 아니라 검정 머리에 녹빛 눈동자를 가진 남자를 잘못 주웠다고?

"...다 나은 것 같은데. 왜 저희 집에 계속 계시는지..."

그런 말했다가는 자기 자존심이 나라보다 중요한 사람이라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 것 같아 그만두기로 한다.

2년 전
글쓴닝겐
"그러니까 이만 저희 집에서 좀 나가주실..."
"으윽, 아... 아파라."
"..."

하나도 안 아픈 듯한 얼굴로 예쁘게 생글생글 웃기만 하던 남자가 반박자 늦게 움직이며 아픈 척 한다.

이 남자가 진짜 여주인공 마음 하나 얻겠다고 전쟁을 일으킨 미친 사람이 맞는지...

"진짜 나 내쫓을 거야? 환자인데?"
"그쪽 옆구리 아닌데요."
"아."

왼쪽 손을 빠르게 놀려 오른쪽 옆구리에 슬쩍 손을 가져다댄다. 못 봤을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2년 전
닝겐4
하악......... 여기 로판 맛집인가요...?
2년 전
닝겐5
너무재밌다…더 주세요….
2년 전
닝겐6
허억ㅎ억 넘 재밌다......
2년 전
글쓴닝겐
03.

"혹시 주변에 아는 갱 있어요?"
"왜? 누구 하나 밀어버리게? 그거 나 잘하는데."

마치 사랑을 고백하는 소년처럼 살풋 눈을 접어 웃으며 발갛게 볼을 물들인다. 아니, 말이랑 얼굴이랑 너무 다르지 않나...?

"아뇨, 좀 묻으려고요."
"삽 필요해?"
"아마요."
"같이 묻어줄게."
"아마 못 하실 텐데."
"왜?"

마치 5살배기 아이가 엄마에게 흙으로 만든 장난감을 보여주듯 순진한 얼굴로 나를 보며 조금 의아한 얼굴을 지었다.

"그쪽 묻을 거라."

나는 그를 흉내내듯 배시시 눈을 접어 웃으며 나름 산뜻한 어조를 흉내내었고.

2년 전
글쓴닝겐
"..."
"혹시 상처받은 건 아니죠?"
"......"
"고작 대공 멘탈이 이거밖에 안 되는 거-"
"푸하하!"

분명 묻겠다고 한 사람은 난데 왜 저 인간이 웃는 거지? 여우를 닮은 눈동자가 생글거리며 접힌 채 저를 바라보고.

"...왜 웃는 거예요?"
"그럼 안 웃겨? 사람 한 번 건드려본 적 없을 것 같은 아가씨가 삽으로 묻어버리겠다는데."

어디가 웃긴 건지 모를 포인트에서 여린 웃음을 지으며 의자에 앉은 내 무릎 위로 얼굴을 올린 채 말을 한다.

"뭐, 뭐해요?"
"글쎄... 묻히기 전에 내 얼굴 좀 기억해 달라는... 아양?"

2년 전
글쓴닝겐
"나 미워?"

생전 누구의 손이 닿아본 적도 없는 허벅지 위로 턱을 올린 채 고개를 갸웃거리는 게 퍽 요망했다. 눈망울이 가늘게 찢어진 대다가 숨을 쉴 때마다 오르락내리락 움직거리는 폐부가 꼭

"...글쎄요."

누구 하나 홀릴 것 같이 올망졸망한 여우를 연상케 하고.

"나 미워하지 마."
"미워 안 하면 뭐해주실 건데요."

딱히 미워하지도 않지만.
그 뒷말을 삼키고 예쁘게 눈을 접어 웃으며 내 무릎 위로 얼굴을 기댄 남자를 멍하니 응시하기만 했다. 꼭 정말 홀린 것 같잖아.

"네가 미워하는 사람, 같이 미워해줄게."
"...그게 다예요? 같이 미워해서 뭐하게."
"네 미움과 내 미움은 애초에 기준부터 다를 텐데."
"거봐."
"네 말대로 금수저 물고 태어나 가진 거라고는 권력과 소유욕밖에 없는 사람이 네 편이 되어준다는데. 그게 무슨 뜻이겠어."

네가 언젠가 진짜 날 미워하더라도 같이 미워해주겠다는 뜻이잖아.

"나를 망가뜨려서라도."

2년 전
글쓴닝겐
"..."

이게 얼마나 위험하고 달콤한 발언인지. 이 남자는 알까?

"...한 나라의 대공씩이나 된 사람이. 한 사람한테 그렇게 편파적이어서 뭐하게요. 그러다 죽어요."
"지금 죽어도 나쁘지 않아서 잘 모르겠네?"

이렇게 쉽게 죽음을 담으면서.
결국 원작에서도 여자주인공을 얻지 못해 철저하게 패배한 채로

"...앞뒤가 안 맞잖아요. 내 편이 된다는 사람이 죽'어도 상관 없다는 거. 재수 없어요."

...자살하면서.
이상하게 이런 진지한 상황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표정이 묘하게 얼그러지며 시선을 피하게 된다.

2년 전
글쓴닝겐
"왜 그런 얼굴이야? 꼭 남의 이야기 보듯 넘겼던 건 너면서."

뜨끔. 꼭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사람처럼 이상하게 날카롭게 벼려진 말을 툭 내뱉는다.

사실 소설을 읽으면서 응원했던 건 남자주인공이 아니라 당신이라 더 그런걸까.

"...귀족님네 안 믿어서요. 맨날 세금으로 장난이나 치고. 세금 더 내서 죽어나는 게 누군데."
"난 그쪽 담당이 아닌데. 협회 외에는 다른 곳에 손 안 대는 게 규칙이라."
"치... 거봐."
"그래도."

순간, 서늘하지만 그나마의 온기를 머금은 타인의 손이 얼굴에 와닿고. 조금 더 가까워진 남자의 얼굴이 희미한 웃음기를 머금는다. 꼭 정말 달디단 고백이라도 하는 사람처럼.

"네가 불편하다면, 얼마든지 뒤엎을 수 있어. 그게 설령 나라라도."

그러니까 나 미워하지 마.
굳이, 또 뒤에 강조하듯 말을 붙인다. 꼭 미움 꽤나 받고 자란 사람처럼.

2년 전
글쓴닝겐
04.

꼭 이러한 상황을 예측한 사람처럼, 유들유들하고도 능글거리는 얼굴로. 쉽사리 죽음을 입에 담으면서도 한치의 동정을 유발하려는 얼굴도 없다.

"...난."

그런 이 사람이 미묘하게 신경이 쓰여서. 나도 모르게 입술을 달싹이며 입을 열려던 순간-

[스나!! 그 못낸이 꼬시는 거 아직이가? 지겨워가 죽긋네. 내 언제까지 기다려야하는 긴데? 니가 내 상사가. 대리로 협회장 맡겨놓고 3개월째 촌구석에 눌러붙어있게!!]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그러나 익숙하고도 낯익은 목소리와 어조의 말이 들려왔다. 내 말을 정확하게 잘라먹으며.

"...타이밍 한 번 기가 막히네."

선량한 소시민 1을 연기하던 전직 대공, 현직 백수 흑막의 겉옷 주머니 안에서.

2년 전
글쓴닝겐
"...혹시 그거... 통신구예요?"

하나에 평민 4인 가정 식비가 든다던?
둥그스름한 투명공처럼 생긴, 공중에 띄우면 홀로그램처럼 상대의 얼굴이 나타난다던 통신구에 대한 소설의 설명을 떠올리며 눈을 참 선량해도 보이는 남자를 향해 흘겼다.

"어... 아니?"
"거짓말 다 티나요."
"그거 말고. 다르게 말하면 누군가의 사흘 식비일걸? 하도 먹어대서."
"...선량한 소시민 속여먹으니까 좋아요?"

돈 없고 불쌍한 소시민 연기하면서

'난 사람 한 번 죽여본 적 없고~ 사냥하면서 다쳤는데 우와! 운 좋게 네가 날 구해줬네?'

했으면서.
돈 한 푼 없어서 수도로 돌아가지도 못한다고 구라쳤으면서.

"사람 면전에 대고 묻어버린다고 한 사람이 할 말은 아닌데?"
"하. 사기꾼."
"돈 많은 사기꾼인데, 넘어올 생각은 없어? 아, 그래. 네가 싫어하는 사람을 산채로 잡아다 예물로 줄 수도 있어. 그쪽 가문에서 항의 서한을 보내와도 내 선에서 다 막아줄 수 있는데, 어때?"

...기각

2년 전
닝겐8
하앙
2년 전
글쓴닝겐
4-1.
* ()는 스나가 적은 주석.

~닝의 관찰일지~
: 얼굴 반반한 미친'놈에 관하여.

이름: 스나 린타로
성별: 남자
특기: 미인계(그거 잘생겼다는 뜻?)
고유 주문: 정신 조종(정확히 사이코메트리)
직업: 대공, 10대 마법협회장 -> 백수(너무하네)
특징: 미친 것 같음
특이사항: 언니를 좋아해야 하는데 왜 나한테 앵기지. 이상하다. 언제 한 번 이름을 물어봐야하나. 스치듯이 들어서 기억이 잘 안 나네.
(내가 왜 네 언니를 좋아해야해 ㅇㅅㅇ?)

2년 전
글쓴닝겐
05.

[아 그리고, 마 스나. 니 이쯤되니 죽었다카고 협회장 새로 추대하면 안 되겠냐꼬 말이 하도 많이 돌든데. 이제 좀 올라오면 안 되긋나. 내 이제 열 받아서라도 입 닫고 가만히는 몬 있는다!!]

시끄럽게 울려대는 통신구와 여전히 생글생글, 어떤 생각인지 입 다물고 그저 나를 쳐다볼 뿐인 남자. 안 봐도 뻔할 정도로 떠들어대는 다른 남자에

"역시 입 터는 건 소설에서나 여기에서나 얘가 제일 잘하네. 노란머리."

'아니 잠시만. 통신구 좀 꺼봐요!'

...어라.
머리가 아파 생각과 해야할 말이 반대로 나와버렸다. 젠장.

2년 전
글쓴닝겐
[...니 설마.]

노란머리를 지녔을 것이 분명한 남자의 말끝이 미묘하게 늘어진다. 소설에서도 봤다시피 생각에 잠겼거나, 무언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갈 때 노란머리 남자. 그러니까

[그 못낸이한테 니 정체 다 털어뿟나?!!! 이 미치갱이가 진짜!!]

...미야 아츠무가 보이는 습관.

'이번에는 뭐라고 대답하지? 당신네 친구를 사실, 당신을 만나기도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매번 우리 언니한테 형수님~ 형수님거리며 신분 가지고 비꼬고 뺀질거리던 게 약올라서 한 대 때려주고 싶었었다고?

"...너."
"아, 잠시만, 잠시만!! 말하지 말아봐요!"
"내가 뭐라고 할 줄 알고."
"...나 믿는다며. 그러니까 그냥 넘겨요."

아, 내가 미워해주는 사람 그냥 미워해줄 거라며.
아무 말 없이 같이 미워해줄 거라며.

"지금이 그 타이밍이에요."

2년 전
글쓴닝겐
"..."

비장하게 눈을 빛내며 은근슬쩍 내 무릎에 기댄 작은 소악마 같은 그의 시선과 맞추어 마주보았다. 새삼 예쁘장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한껏 주억거리니 이상하게 이번에는 입을 막지도 않았는데 말수가 줄어든다.

"...왜 말이 없어요?"

꼭 무슨 난데없이 대뜸 고백이라도 받은 사람 같은 얼굴이네.

그렇게 말하며 조용히 눈짓하자 뱀같이 가늘게 찢어진 눈이 움찔, 하며 나를 본다.

"그냥."

...그렇게 웃는 거 처음 봐서.

"예쁘네."

퍽 애살스러운 어조로 낯뜨거운 말을 건네며.

2년 전
닝겐7
왐마야~..
2년 전
글쓴닝겐
왜 놀라 닝 ㄱㅇㅇㅋㅋㅋㅋㅋㅋ
2년 전
닝겐7
스나가 너무 요오망해서 어쩔수 없었서요...
2년 전
글쓴닝겐
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또 요망하려면 연하 아니겠습니까^^ 연하 스나 어때요
2년 전
닝겐7
너무 좋아요..
2년 전
닝겐9
(쩝쩝) 센세 드림 한 그릇 더 주세요 (쩝쩝)
2년 전
글쓴닝겐
🍚🍚🍚😎 더 먹어요 닝^^❤️ 쫩쫩
2년 전
글쓴닝겐
[...욱.]

...그리고 난데없이 옆에서 친구-보다는 억지로 일을 떠맡게 한 장본인과 떠맡게 된 당사자 같지만-의 토기가 섞인 목소리가 함께 들려오고.

[...진짜 미치갱이가 됐뿟네. 연애하면 미친다더니 진짜 미친 기가?]

"...원래 미친'놈이지 않나."

[내 말이 그 말이다, 진짜!]

"...엥?"
[엥?]

순간 말이 겹친 사람끼리 미묘한 찰나의 침묵이 흐르고. 서로 얼굴조차 보이지 않음에도 서로의 표정이 보이는 것만 같이 각자 기꺼이 서로의 얼굴을 구기고서 왁 말을 꺼냈다.

"웬 반말이야 내가 당신보다 나이 많거든요!!"
[어디서 말을 놓노, 내가 몇 살인줄 알고!!]

2년 전
글쓴닝겐
얼굴만 반반한 금빛 투블럭 머리 같으니...

[하. 내 몇 살인지까지 스나가 가르쳐줬나? 이러다 아주 국가 기밀까지 다~ 까발리겠네.]

서브 남주였던 저 사람의 조력자 포지션이자 우습게도 화염과 폭발 마법의 대가로 마탑의 주인인 사람이 이렇게 인내심이 없어서야. 쯧.

"국가 기밀 그거 알아서 뭐에 써먹어요. 당장 약초 캐기 바쁜데. 브로커도 돈 없으면 못 살아남는 세상이에요, 예?"

이쪽도 말도 안 되게 명문가인 가문에 태어나 신분 낮은 것들과는 말 안 섞는다며, 초반에 면전에 대고 내 언니에게 꼽을 줬던 것이 생각이 난다.

"반말 좀 쓸 수 있지 않나."

그 순간, 껴드는 목소리에는 뭐가 문제냐는 듯한 나른한 어조가 섞여있고. 누구를 향한 말인 거지. 그것이 헷갈려 입을 떼려던 때

"곧 네 형수님인데, 그치."

언제 일어섰는지 어느새 내 뒤로 와 네 목덜미에 얼굴은 묻은 채로 속살이는 낮은 특유의 미성이 들려오고. 피식, 뱀 같이 서늘한 바람소리 역시 귓가를 스치고 지나친다.

마치 소유권을 주장하듯, 당연하다는 듯한 말투로.

2년 전
닝겐7
하앙
2년 전
닝겐10
하앙
2년 전
닝겐10
센세 사랑해요 내 최애로 이런 글을 쪄주다니...
2년 전
글쓴닝겐
갹 닝 최애라니!! 열심히 쪄보겠어요6_<💕
2년 전
닝겐11
하앙 오늘 누울 자리는 여기다ㅠ
2년 전
닝겐12
와 진진짜 센세 책임지세요 흑흑 김서나 유죄
2년 전
글쓴닝겐
뭔... 수님?

혹시 스님을 잘못 말한 거 아닐까?

아냐, 좀 웃기긴 해. 신도나 신자는 몰라도 스님이라니. 여기에 그런 게 있을 리가...

내가 생각해도 여기에는 절도 없고, 정신병원은 있어도 끽해봤자 사원? 성당? 거기에 머리 박박 밀고 들어가라는 거 아니면...

"...뭔, 스님이요?"
"응? 못 들었어? 형수님이라고 했는-"
"아니아니, 다시 말하지는 말고!! 내가 언제 청혼 수락했냐고요...!"

당황한 나머지 언성이 높아져 눈을 질끈 감았다 다시 뜬다. 아니 잠시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신부도 모르게 진행되는 결혼식이 어딨어?
아니 그전에 내가 신부한댔나?

2년 전
글쓴닝겐
[...니 다시는 내한테 연락하면 디진다.]

나 말고도 이 여전한 이슈에 대해 불만이 있은 사람은 적지 않고. 금빛 머리칼의 남자는 흑빛 머리칼의 남자를 향해 우습다는 듯이 말을 툭 내뱉는다.

"네가 먼저 연락한 거잖아?"

[미친'새끼.]

뚝-
통신구의 빛이 순간 훅, 꺼지며 화면은 그대로 암전. 미묘한 눈빛을 빛내며 내게 얼굴을 들이밀고 목덜미에서 옅은 숨결을 내뿜고 있는 이 남자와 나의 기묘한 조우만을 이어갈뿐.

"...이제 방해꾼도 없네?"

꼭 사냥감을 포획한 사자가 으르렁거리듯 슬쩍 내 목을 감싸고 허그를 하는 자세를 지어보이는 그는 은근히 내 목덜미에 제 얼굴께를 부비적거리며

"어떻게 생각해?"

...노골적인지 아닌지 잘 분간이 안 가는 말을 속살이고만다. 골 때리네.

2년 전
글쓴닝겐
왕 노래 찾으러 갔다 왔는데 추천이 5개나 박혀있어!! 설렌다 히히💕
2년 전
닝겐7
너무 맛있어서 어쩔수 없었읍니다
2년 전
글쓴닝겐
ㅋㅋㅋㅋㅋㅋㅋ고마워잉 닝들 추천 와앙❤️
2년 전
글쓴닝겐

🎶 브금 추천 - Whiskey and Morphine

2년 전
글쓴닝겐
06.

살짝 어깨가 드러난 오프숄더 위 어깨를 쓰다듬는 손길이 야릇하다. 꼭 원작에서 가면 무도회에서의 여주인공을 꿰어낼 때...

'...린?'
'내 손을 잡아.'

더 큰 세상을 보여줄게.
검정색의 가면을 쓴 채로, 마법사 특유의 제복 정장을 입고서 3층 높이의 테라스에서 그렇게 여주인공의 손을 잡고 뛰어내렸었지, 참.

"...나 꼬시는 거야?"
"꼬셔지고 있으면, 그런 걸로."
"가벼워."
"유순한 걸로 칠게."

꼭 언니의 남자친구와 바람을 피우는 듯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고.
어깨를 살살 쓸다 이내 얕게 드러난 허리 라인을 타고 내려가는 손길이 꽤나 ...진득했다.

"...더 큰 세상을 보여줄게."

꼭 정말 내가 여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유혹하듯 속삭이고.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어때."

2년 전
글쓴닝겐
허옇고 멀건 손이 내 앞으로 내밀어지고. 잡으라는 건지, 아니면 말라는 건지. 그저 살짝 흔들어 보일 뿐이다.

"...잡아요?"
"응, 잡아."
"...뭐가 달라지는데요?"
"네 세상. 너를 둘러싼 모든 것."

내가 그렇게 만들 테니까.

"이런 촌구석에서 더는 썩을 이유가 없다는 뜻이야."

꼭 우리 언니에게 청혼을 했던 때처럼, 소설 속 그자체로 '오만'하고도 '순진'해보이는, 모순적인 얼굴로 생긋 눈을 접어 웃는다.

"...웃지마요. 간지러워."
"간지러우라고 하는 거지."

솔직히 말해서 이 제안에 꽤 혹할 사람은 많을 것 같아서 더욱이 고민이 된다.

"꼭 내 거 같잖아."

내 안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꼭 나만 보는 게.

"이제 와 말하자면 그냥 평생 저택 안에 가둬둘까도 생각했어."

...이럴 때 보면 그러지 말까 싶기도 하지만.

2년 전
글쓴닝겐
"...후회할 텐데?"
"내가 뭘."
"오히려 그쪽이 나 때문에 막 후회할 텐데."

뭘 후회하냐는 듯 되묻는 어조에서 또다시 소설 속 그를 본다.

'...후회해.'
'널 만난 것. 네게 손을 내민 것. 네게 사랑한다 속살인 것. 전부 다.'

너를 만나고 내 인생은 엉망진창, 어울리지 않게 감정적인 것 투성이야.

고작 소설 이야기 하나겠지만.

2년 전
글쓴닝겐
그 소설이 내 세상이 된 이상, 어쩔 수 없는 구조인걸. 그렇게 합리화를 하며 은근 먼곳을 힐끗거린다. 그 순간,

"네가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게 내가 이끌어주면 되잖아."

망설이기만 하던 내 세상 위로 무언가 반짝거리는 것이 환상적이게 부서져내린다. 반짝, 반짝. 꼭 태양을 갈아내 가루로 뿌린 것 같은 색소가 눈 앞에서 흩날리고.

망설이던 손을 붙잡고 잠시, 그조차 망설이다 나를 돌려세운다. 조용히 무언가를 읊조리며,

"그럼 내 세상에 널 먼저 초대할게. 그 다음에 결정해도 늦지 않잖아, 그치?"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의 세상에.
누군가 다녀가지 않은, 어느 대마법사의 세상에 발을 들인다.

첨벙. 순간 귓가에 물소리가 울려퍼지는 것 같기도 하고.

2년 전
글쓴닝겐
그렇게 펼쳐지는 것은......

알록달록한, 저마다의 고유한 파동이 존재하는 곳. 생전 보지도 못했던 기구들과 가지각색의 스태프, 지팡이로 이루어진 공간이 펼쳐졌고.

소설 속에서 보았던 이름은,

지혜와 현명함을 상징이자 마탑과 황실 사이를 조율하는 근간이 되는, 마법사의 도시.

둥근 돔이 씌워진 건물처럼 보이는 게 눈에 들어왔다. 낯이 익을 수밖에 없는, 그의 평생의 자취가 녹아들었을 중앙에 위치한 마법사협회의 내부를 쉽사리 인지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여길 초대해서 어떡하게요?"
"인사하러 가는 거지."
"뭘?"
"내 거라고 도장찍는 절차. 굳이 번거롭게 왔다갔다하기 귀찮으니까."
"미친'놈."

2년 전
글쓴닝겐
어느 누가 외부인을, 그것도 혈연도 지인도 아닌 사람을 국가 기밀로 빼곡히 둘러싸인 마법사 협회에 초대해;

이거 완전 권력 남용이구만.
속으로 그를 짓씹으며 은근 붉어진 뺨을 살살 긁어내리자

"...어라."

그는, 그래, 스나 린타로는 마치 신사가 숙녀를 에스코트하듯 내 손을 잡고 제 쪽으로 이끌어, 예를 갖춰 허리 숙인 채 손등에 입술을 찍어눌렀다.

입술이 맞닿은 부근에 문양이 새겨지고 나는 그것을 힐끗힐끗 쳐다볼뿐,

"...무슨 가문 문양 같은데."
"오, 눈치가 좀 늘었네."
"그게 또 무슨 소리예요?"
"그거."

'스나' 가문 문양이거든.
대대로 가주인 대마법사가 자신의 아내한테 주는 표식.

"평생 한 번밖에 못 줘서 약혼녀한테도 안 주는 건데. 횡재했네, 닝."

........예?

2년 전
닝겐8
갸악)
2년 전
닝겐4
갸아ㅏㅏ아ㅏ아악 미쳤잖아요.... 다시 봐야지! 하고 들어왔다가 소리지르고! 입틀막하고 보는 중...... 센세 사랑해
2년 전
글쓴닝겐
기약 닝 너무 귀여워!! 어쩌다 보니 엄청 길어져서 추체를 못하고 막 적는 중! 졸도하기 직전까지 ㄱㅂㅈㄱ❤️
2년 전
글쓴닝겐
"혹시 반납 안 되나요?"
"왜? 반납하고 싶어?"

왜 꼭 굳이... 이럴 때만 여린 강아지처럼 굴어서는.

길고 촘촘하게 짜인 속눈썹 사이로 녹빛 눈동자가 유순함을 머금고 야릇한 호선을 그린다. 꼭 누구 하나 제대로 홀릴 듯한 눈빛으로,

"협회 안에 관계 없는 외부인 들였다고 지금 화내고 있는 거 아니야?"
"헐. 어떻게..."

피식, 미소가 작게 흩날리자마자 그는 내 손 위로 다시 입술을 잠시 묻고.

"넌 얼굴에 감정이 다 써있어, 닝."

그러니 나중에 사랑에 빠졌을 때도 알게 되겠지.

"어떤 눈빛으로 나를 봐줄지."

또다시 작은 음절 하나하나로 내게 설렘을 하나하나 아로새긴다. 천천히.

2년 전
글쓴닝겐
"...이것도 마법사의 능력인가요."
"뭘."
"사람이 뭘 생각하고 원하는지 다 알고 있는 것 같아서요."

미숙한 아이의 미성숙한 질문을 받아치듯 그는 다정히도 눈을 접어 웃으며 다시 내 손등에서 입술을 뗐다. 꼭 태생부터 차이나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만 같아 눈을 살짝 돌리자

"엇-"

딱-!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와 함께 잠깐 무언가 내 몸을 스쳐지나간 듯한 느낌과 내 손을 잡아 이끄는...

"가자. 이제 정말 내 거잖아."

마치 소설의 한 장면 같이, 검은색의 오페라 가면과 남색빛이 살짝 웃도는 망토가 달린 제복을 입은 채의 그가 나를 응시한다. 지그시.

"...누가 그쪽 거예요."

가슴팍에 '의장'이라고 적힌 브로치가 반짝이는 것을 멀거니 볼뿐. 또, 그는 내 손등에 그려진 문양을 가리키며 말할 뿐.

"여기. 원래 평민들은 주인 있는 거에는 이름 적는 거라며? 나도 적었네, 이름."

2년 전
닝겐11
나 이거 보려고 오늘 늦게 자네... 잘했네 나...🥲💕
2년 전
글쓴닝겐
갹 닝닝 졸리면 자러가기...💕 나도 곧 졸도각이여...
2년 전
닝겐11
ㅋㅋㅋㅋㅋㅋ사실 슬슬 졸리긴 해요.. 그래도 자기전에 센세가 최고라는 말은 전하고 잘 수 있겠네요🥰❤❤❤
2년 전
글쓴닝겐
더 이으려고 했는데 눈이 감기는 관계로...!!
내일도 시간 나면 오늘처럼 쫌쫌따리 이으러 옵니다💕 오면 호출 누를게요6_<
그냥 적고 있는 경우도 많아서 잘 모르겠지만 캬캬 잘자요 닝들🫶

2년 전
닝겐11
갸악 센세 좋은 꿈 꾸시고 다음에 또 봬요~🙌 센세 작품 덕분에 행복한 꿈을 꿀 것 같아요'-'❤
2년 전
닝겐10
센세 사랑합니다... 스나 최애닝은 밀린거보고 아침부터 행복사합니다... 좋은하루 보내시고 호출눌러주심 달려올게요!!♥(사실 호출이 없어도 여기에 눌러앉을거지만...)
2년 전
닝겐13
너무 맛있다
2년 전
글쓴닝겐
***

"...이 미친'놈."
"이제 알았나. 가 미친'놈인 거."
"고마 미치갱이였네."

아침부터 외부인이 출입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안 두 남정네들 머리 위로 불이 떨어지고.

"니는 서기관도 모르게 내부에 침입하는 게 가능하다고 보나? 것도 마법사도 아닌 얼라 데리고."
"내가 그걸 알믄 이렇게 월권으로 불려왔긋나!! 또 키타 상한테 혼날 것 같디..."

2년 전
글쓴닝겐
"혼나기만 하긋나? 니는 월권, 내는 연좌제. 스나 가는 직무유기로 키타 상한테 불려가서 갈려버리겠제."
"아... 진짜. 가는 그냥 가문에서 정해준 아가씨랑 결혼이나 해버리제. 시찰간다꼬 해놓고 또 누구 하나 묻어버리러 간 거 눈에 비는구만."

누구 하나 죽여버리러 간 거 치고
이상하게 안 올라온다고 했다.

"연애질 하러 간 거였구마."
"...고얀 새X."
"곧 집무실이다. 키타 상 듣는다."

2년 전
글쓴닝겐
"...이상하게 귀가 간지러운데?"

그런 푸념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기 할당량까지 모두 친구-이제보니 그냥 사채업자와 채무자 같지만-한테 떠넘긴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혹시 황명거역죄 같은 걸로 명 떨어진 거 아니겠죠."

그쪽 감이 점쟁이보다 더하다는 소설의 각주를 봐서.

흑빛 머리칼의 뱀을 닮은 서늘한 분위기를 지닌 남자는 그저 제 손 안에 들어온 여자를 살피기에 바쁘고. 제 이름과도 같은 가문의 문장을 손등에 지닌 여자를 쳐다보며

"글쎄. 내 감이 맞지 않는 일이 자주 없긴 한데."

이미 내 눈앞에 내 감이 맞지 않아버린 선례가 남아버려서 말이야.

"황제 면전에 대고 결혼 같은 걸 하느니 죽어버리겠다고 한 사람이라서."

듣는 사람은 서늘하기 없는
그만의 진심이 고스란히 담긴 고백을 또다시 내뱉기에 이르고.

2년 전
글쓴닝겐
"...이번엔 제 귀가 간지러운 것 같은데."
"설렜어?"
"다른 방면으로요."
"실없긴."

이상하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데에는 도가 텄다고 자부하는 세기의 대마법사 역시도 이 조그마한 아가씨가 보이는 수줍음은 잘 발견하지 못하는 듯하고.

"다행이네. 전이었으면 묻어버리겠다고 했을 거잖아."
"지금도 다르지 않는데. 묻어드릴까요? 언제가 좋으세요?"

조금의 웃음을 머금은 채 장난스럽게 대꾸하는 여자를 향해 그저 설레이는 소년과도 같은 풋풋한 웃음을 그려보인다.

"이왕 묻힐 거면 함께 묻히는 편이 어때. 죽어서."
"죽어서까지도 날 못 놓겠다는 뜻처럼 들리는데."
"응 정확해."

내가 널 어떻게 놓겠어.

아주 순진하게, 때묻지 않은 얼굴로 소녀를 바라보는 것이 노골적이기 없다. 이건 자신을 좀 더 봐달라는 아양.

"내가 네 거고, 네가 내 건데."

수줍음으로 뒤덮인 뒤늦은 설렘.

2년 전
닝겐14
센세 쩐닷..나 빨리 퇴근하고 마저 읽고싶다ㅠㅜㅜㅜㅠㅠ 연하 스나 짱이네 맛집이네 센세 미야랑 투닥거리는 부분보는데 투닥거리는 케미봐ㅋㅋㅋ센세 이쪽에 강하구만!
2년 전
글쓴닝겐
헉 댓글을 못 봤군요...!! 밀렸었어 8ㅁ8
얼른 퇴근하구 나랑 놀아요 닝닝💕💕
연하는 스나인데! 존대는 닝이하고, 반말은 스나가 하는 게 포인트라구욧!
ㅋㅋㅋㅋㅋㅋ아 명색이 로코인데^^ 이나리와 또 누굴 출현시킬지 고민듕

2년 전
글쓴닝겐
"...칭찬으로 들어야 해요?"
"그래주면 좋고. 아니어도 좋아."
"왜요?"
"그냥 당연한 거니까."

세상을 바꾸고 새로운 것을 그려내는 마법을 부리듯이, 당연한 이치를 내뱉는 듯한 저보다 더 앳된 마법사의 얼굴에 잔망스러움이 번진다.

그리고 이 순간, 순백의 편견으로 뒤덮여있던 소녀의 머릿속에 또다른 편견 조각이 쏟아지고.

'...서로가 서로의 것이 된 의미가 있겠지.'
'그거 칭찬으로 받아들여야 해?'
'왜 그런 얼굴이야. 내가 네 것이 되어주겠다는데.'

나 잘만 이용하면 이 나라도 뒤엎을 수 있어.

...한 번쯤 들어보았던 말들이 귓가를 스친다.

'마치 다른 여자와의 연애를 훔쳐보는 기분이네.'

"...근데 그게 내 언니야."

앰병.

2년 전
닝겐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마지막 욕 왜케 웃기져... 센세 무튼 알라뷰쏘마취...❤️‍🔥 내가 너무 사랑하고 있단 걸 알아줘😏👉❤️❤️❤️❤️❤️❤️❤️
2년 전
글쓴닝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사랑해요잉💕💕 수업 중에 휴식 시간 날 때마다 적고 있는데 제가 프리젠테이션 하는 중이라!! 다 하고 지금 다시 적고 있네요😘❤️
2년 전
글쓴닝겐
깜빡,
건조한 눈동자 위로 말간 얼굴이 하나 떠오른다.

깜빡,
손을 잡고 걸을 때마다 우습게도 소설 속에서 보았던 그가 머릿속을 거닌다.

"우리 그럼 어디갈 건데요?"

또...
소설 속에서 그의 손을 잡고 거닐었을 사람은 내 언니였음인데 지금은 내가 그의 손을 잡고 거닐고 있으니.

"집무실에 가야지."
"그쪽 거요?"
"아니. 나 집무실 없는데."
"? 무슨 대공이 집무실이 없어요."
"여기 전체가 내 건데. 내가 만든 공간 하나 없을까."
"아."

돈자랑하는 건가.

2년 전
글쓴닝겐
"그럼 어디 가게요."
"긴한 호출이 있어서. 나 이것도 안 가면 죽어. 아예 파면당할 걸, 마법계에서."
"...그정도로 권력이 세단 말이에요?"

어디 가서 권력으로 안 꿀릴-집착으로도 안 꿀리긴 하지만- 사람이 머리를 숙일 정도의 사람이면...

'...내가 경고했제. 얻지 못할 건 애초에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꼬. 해야할 것에 기회를 두라고.'

나중에 여주인공이 탈출하는데 크나큰 기여를 하고, 마지막에 자살하기 직전인 스나를 만나는 사람.

"...마법협회 원로장?"

2년 전
글쓴닝겐
"헐..."
"? 왜 놀라?"
"미친..."

동글동글한 우리 아기 뱁새(?)를 만날 수 있다는 건가!!

2년 전
글쓴닝겐
'...나는.'
'어쭙잖은 동정심 유발하지 마라. 니한테는 지켜할 게 그 아보다도 더 많더이가.'

사실 서브병은 몰라도 비중있는 조연병(?)에 걸리기는 쉽지 않기에. 분량도 애매했지만 나올 때마다 반쯤 미쳐가는 그에게 툭툭 말을 던지면서 일시적으로 정신을 차리게 해줬던 공로가 있지 않았던가.

원로장이라는 직책이 명예직에 더 가깝기에 아무리 협회장이라도 그의 의견을 무시하기는 어렵기에. 끝으로 갈 수록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았던 그가 그의 의견을 무시하지 못했던 것도 후반부 전개에 큰 영향을 미쳤던 기억이 난다.

"...잘못해서 원로회에 안건 회부되면 나 파면 당하니까."
"헐. 안건 올린대요?"
"그분은 통보 안하고 올릴걸."

대박, 역시 내 최애...

2년 전
글쓴닝겐
"...왜 그런 표정일까?"
"왜, 뭐, 왜. 제 표정이 뭐요."
"꼭 내가 너 볼 때 얼굴인데."

아, 괜히 눈치만 빠르다. 괜히 흑막이 아닌가 싶어 슬그머니 눈을 피하고.

"...혹, 혹시 그분... 결혼하셨을까요?"
"그건 또 왜 물을까? 응?"
"아... 곧 어, 그래 제 시댁 분이 되실지도 모르니까!"

무언의 칼이 갈리는 소리가 귓가를 스치는 것 같아 황급히 말을 얹었다. 아니, 잠깐만 오해하지마! 그 양반 아니면 당신, 애초에 중후반부 황태자 뒤통수를 때리려고 했을 때 바로 죽었어!

"그래? 언제는 묻겠다더니."
"묻기 전에... 대답부터."
"안했어. 고위 마법사는 대부분 미혼이 많거든."

아... 키타 신스케, 내가 주울걸.
차라리 황태자든 흑막이든 언니한테 주고.

괜히 아쉬워져 입술을 뚱하게 내밀고 그의 손을 맞잡은 제 손에 힘을 준다. 아, 수도로 먼저 상경을 했어야 했나?

2년 전
글쓴닝겐
"그래서."
"네."
"가게 되니까 좋아?"
"네."
"어디 아픈 곳은 없지?"
"네."

일관된 대답.
성의가 있는지 없는지. 그냥 네, 하고만 들려오는 대답에 남자는 약간의 호기심과 장난, 그리고 사심이 섞여들고.

"그럼, 오늘 결혼할까?"
"네."
"오."
"...어? 네?"
"승락한 건가?"

남자가 툭 뱉은 말에 걸린 소녀는 저보다 앳된 얼굴의 소년. 청년과 소년의 애매한 경기에 위치한 남자의 얼굴을 눈에 담고서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마니.

"...오늘 가면 어떻게 소개해야할지 고민됐는데. 고민할 필요 없겠네."

그치?
남자의 입꼬리가 여우처럼 호선을 띠며 맞잡은 여자의 손을 슬쩍 제 쪽으로 당겨 제 품 안에. 맞닿은 온기를 살결에. 그리 살풋 안아왔다.

2년 전
글쓴닝겐
***

"...콩깍지 끼면 답도 없다더니."
"내 말이 그말이다, 사무."
"머리 깨지게 아프네. 츠무."
"허튼짓 못하게 감시하라꼬 키타 상한테서 지시내려왔다이가. 근데 허튼짓은 무슨 허튼짓."

그냥 지 평판 떨구는 데 도가 텄구마.

금빛과 잿빛, 알록달록한 머리칼을 지닌 남자들이 거대한 수정구 같은 것을 바라보며 저들끼리의 말을 시작하고.

"...호오."

은빛 머리칼에, 검정빛 색소를 조금 탄 듯한 머리칼의 남자 역시 그 모습을 관람하듯 지켜본다.

2년 전
글쓴닝겐
"...묘하게, 닮은 것 같은 건 기분탓인가."

아무도 없는 방,
밤하늘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제복. 거기에 상반된 황금색 수가 놓은 하얀색 가면을 쓴 남자는 미묘한 말을 읊조린다.

수정구 안,
검정의 머리칼의 청년의 품에 안긴 소녀를 바라보며.

2년 전
글쓴닝겐
<기본적인 설정>

* 마법사의 도시의 중앙에는 마법사의 협회와 그 위를 점지하고 있는 원로회. 마법사의 탑(줄여서 마탑)이 위치하고 있다.

* 원로회는 명예기구로, 대부분 은퇴한 마법사들이 속해 있으며, 말에 입김이 센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기본적인 권력 면에서는 협회와 마탑에 뒤지는 것 같지만, 마법계에서의 권력은 적지 않은 편.

* 마법사들은 대부분 망토가 붙은 제복, 그들의 상징이 되는 요소를 넣은 오페라식 가면을 착용하고 다닌다. 색상은 가문의 색으로 정하는 편.

Ex. 키타 가문 - 흰색
스나 가문 - 흑청색

2년 전
글쓴닝겐
키타가 착용한 가면은 대충 이렇게 생겼습니다!
2년 전
닝겐1
하.... 너무 좋다 글에 취하고 있어🤦🏻‍♀️🤦🏻‍♀️
2년 전
글쓴닝겐
07.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있었다.
혹시나... 로판이 로판이니까. 내 아들에게서 떨어져! 나... 우리 도련님한테서 떨어져! 같은 소리를 듣게 되지 않을까, 하고.

"..."
'..."

이 이상하고 -얼굴만- 아름다운 남자를 따라갔을 때, 정말 무슨 일이 생길까. 앨리스가 토끼를 따라가는 기분이 이랬을까, 하다 어느 집무실 앞에 서 마침내 그 안에 들어가게 됐을 때.

"혹시..."

둥그스름한 머리에 흰 가면을 쓴 남자, 그러니까 그와 맞닥뜨리게 될 줄이야.

"응?"
"아, 아니, 그...... 저..."
"왜 그러누. 떨지 말고 말해봐라, 아가."

...제가 그쪽보다 한참 연상일 텐데. 죽기 직전까지의 나이를 합하면. 음, 양심에 찔리니 말하지 않기로 한다.

최애가 무려 나더러 아기라는데!

2년 전
글쓴닝겐
"..."

뭔가 마음에 한참 들어도 잘 못 들은 것 같은 스나의 얼굴과 뒤통수가 따가울 정도로 째려보는 그의 눈빛에 실신할 것 같았지만, 아무렴 어때.

"...그만 좀 째려봐요. 사람 눈에 찔려도 아퍼."
"...아닌데. 나 눈 제대로 뜬 건데."
"어차피 결혼은 그쪽이랑 해야 한다면서."

나랑 결혼할 때도 그런 표정 지으면 파면 당하기 전에 나한테 먼저 파혼당할 줄 알아요.

괜히 말로 쿡 찌르자, 언제 그랬다는 듯 화색을 띄우며 바보같이 되물어온다.

"...결혼해주지도 않을 거면서 꼬시기는."
"싫으면 말구요."
"...언제 할 건데."

단순하긴.

2년 전
글쓴닝겐
"...호오."

또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는, 속을 알다 가도 모를 남자, 그러니까 키타 신스케는 나를 보며 살풋 눈을 접어 웃어보였다.

"...쪼매, 그래도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걱정이요?"
"자가 저래보여도 남한테 유순하게 구는 아가 아이라."

무려 내 처지를 걱정해주듯, 이상스럽게도 묘한 얼굴로, 내 손등을 눈빛으로 살짝 훑으며.

"...둘이 결혼할기가?"

문득 언젠가 아침 드라마에서 들어보았던 대사가 최애의 입에서 툭... 데구르르...

"내는 반대인데."

떨어져내렸다. 어라.

2년 전
닝겐11
갸악 혹시나 하고 와봤는데 너무 좋아서 기절...ㅇ<-<
2년 전
글쓴닝겐
갹 닝 일어낰ㅋㅋㅋㅋㅋㅋㅋ!!
2년 전
닝겐11
센세... 돈이 최고인 세상에서 감히 센세가 더 최고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센세 사랑해애애액❤️‍🔥❤️‍🔥❤️‍🔥❤️‍🔥❤️‍🔥
2년 전
글쓴닝겐
ㅋㅋㅋㅋㅋㅋ나두 사랑해융 닝💕💕💕 ㅋㅋㅋㅋ내용이 너무 길어져서 산으로 가고 있는지 아는지 모르겠네!!
2년 전
닝겐11
?? 센세 갓글이 산으로 가는 글이었으면 나 등산 사랑했네... 전혀 아니니까 편하게 써주세요 센세😘 움쫙❤
2년 전
글쓴닝겐
11에게
로판이었는데 점점 피폐가 섞이네요^^... 홍홍...
ㅋㅋㅋㅋㅋㅋ앜ㅋㅋ 닝 너무 ㄱㅇㅇ❤️ 열심히 읏샤읏샤 써보자구욥😎

2년 전
닝겐11
글쓴이에게
센세...저 피폐도 사랑했나봐요..🙊❤

2년 전
글쓴닝겐
11에게
ㅋㅋㅋ맛나다니 다행!! 그래도 완전 피폐로 가지는 않을 테니!! 맛나게 쓲아서 먹오봅시다😎❤️ 로코 짱맛

2년 전
글쓴닝겐
예상은 했다.

아무리 로판이라 그래도, 신분이든 권력이든 가문이든 뭐 하나 흠 잡을 곳 없는 사람의 약점 취급 받을 일이니까.

"...어, 왜인지... 물어도 될까요."

그래도 다른 사람도 아니라 최애의 입으로 듣는 건 또 이상한 기분이라.

"...니는 잘 모르겠지만. 민간인 신분의 일반인이 마법사를 가까이해서 좋을 게 없다. 맞이해야 할 끝만 빨라질뿐."
"...키타 상."

순간, 스나의 얼굴이 처음 보는 감정으로 부산스럽게 물들기 시작하고. 그건 꼭... 무언가를 빼앗기기 전, 두려움에 질린 듯한 아이의 모양새라.

"스나, 니도 그카는 거 아이다. 알려줄 건 알려줘야제."
"허나-"
"선택은 이 아 몫이다. 듣고 떠나건, 듣지 않건. 강요하지 마라. 네 생각을."

꼭, 마치 두려울 것 하나 없는 사람이 처음으로 '두려움'을 맞닥뜨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년 전
글쓴닝겐
"마법사 중에 왜 미혼이 많은지도 알고?"
"...아뇨. 그냥, 미혼이 많다고만..."

우물쭈물. 답지 않게 진지해진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입술을 살짝 씹자, 서늘한 느낌이 손이 내 입가에 와닿는다.

"...씹지마."

아까의 여유는 어디로 갔는지.
꼭 들키기 싫은, 말하기조차 꺼려지는 비밀을 말하려 하는 사람처럼.

2년 전
글쓴닝겐
"마력은 피로 계승되기 때문에 당대의 마법사가 아이를 낳지 못하고 죽는다면 그대로 대가 끊기게 된다. 그렇기에 개개인의 마법사는 어느 정도의 부담을 가지고 있지."

나나, 스나 역시 그렇고.
아주 느린 목소리로, 시를 읊는 듯한 나긋나긋한 어조가 한 번 들어보지 못했던 이론에 대해 언질하기 시작하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한 해에 태어난 마법사의 수는 그렇게 많지 않다."

이제까지 만난 스나나 그를 봐도 그렇긴 하지.
앞선 말과 달리 조금은 이질적인 말을 꺼내는 그에 마법사도 아닌 내가 오히려 더 진지해져 타액을 조금 꿀꺽 삼키며 그의 눈동자를 짙게 응시했다.

"...이유를 들어 설명하자면. 마력을 지닌 태아는 모체의 생명력을 담보로 성장한다. 대부분의 마법사도 비슷하지. 일반인 자체도 마력을 아주 미략하게, 몸을 움직일 정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력이라 부르지 않고 우리는 그것을 생명력이라고 따로 일컫는다."

힐끗, 금빛의 눈동자가 잠시, 한정없이 불안해 보이는 소년에게로 이르고.

2년 전
글쓴닝겐
"...몸을 움직일 정도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10개월 넘게 거대한 마력을 몸에 담고 있는데다가 개개인의 생명력을 담보로 아이를 품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

그렇기에 서서히 죽어가거나 망가질 확률이 높고. 생명력이 떨어진 모체는 90% 확률로 사산된 태아를 낳고,

"마력을 담는 그릇이 깨져 본인 역시 사망한다. 마력이 짙은 가문의 마법사 손이 귀하다고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지."

그렇게 말을 간단히 마무리한 그는 아주 느리게... 스나에게로 시선을 던진다.

"...그저 대를 잇기 위해 결혼을 하기에는 리스크도 심하고, 또..."

짧은 침묵과 함께.

"아내의 기일이 곧 생일인 아이를 예쁘게만 키우기에는 생각이 참 많을 테니까."

그래, 마치... 그 대표적인 예가 마치 스나라는 듯이. 금빛 눈동자가 잠시간의 연민을 머금는다. 느리게.

2년 전
닝겐11
🙊...
2년 전
글쓴닝겐
맛난 거 먹고 왔으니 다시 쫌쫌따리 이어봅시당
2년 전
글쓴닝겐
"...아이."

어디선가 한 번쯤, 보았던 것도 같은 말이 귓가를 스치니 더욱 기분이 오묘했다.
물론, 내가 읽었던 것은 끽 해봤자

'스나 린타로는 불행한 유년기를 보냈다.'

정도에 불과했기에 정확히는 알지 못했지만.

"...내가 못 미더우세요."
"아니. 상황이 못 미더운 기다. 그 때문에 미친 마법사를 여럿 봐왔는데, 니라고 미치지 않을까."

그의 혜안은 생각만큼 더욱 정확했고 이미 앞을 내다본 사람처럼 말을 잇고만 있었기에 나 역시 입을 다물 수밖에는 없었다. ...아마 스나의 아버지 역시, 분명.

"니 같은 고유 마법사가 결혼하게 된다믄 후계 문제로 논쟁이 붉어질 텐데. 그럼 아무것도 모르는 아 눈과 귀를 가릴 셈이었드나."
"...그건."
"내는 그 꼴은 몬 본다. 답지 않게 성정이 무른 쌍디들과 달리."

자기 집 가정사를 남의 입으로 듣는 것을 보게 하는 것.
이게 그가 말한 월권에 대한 벌인 걸까. 소설 속 키타 신스케는 그 성정이 무르지만은 않으나 자애로웠다고 서술되어 있었는데 분명...

2년 전
글쓴닝겐
"내는 첫째, 거짓말하는 걸 제일 싫어한다 그랬제. 니 욕심으로 누구 인생 하나 아작낼 일 있드나."
"저, 저는 괜찮..."
"아가. 이건 진짜 중요한 일이다. 이런 건 괜찮지 않아야 해."

...마치 고등학교 시절 국사 선생님께 혼났던 것처럼
말을 꺼내보기도 전에 기각당했다. 젠장.

2년 전
글쓴닝겐
'이게 그렇게 큰 문제면 그냥 아이만 낳지 않으면 끝나는 거 아닌가...?'

작가가 후세대로 글을 쓴 것도 아니고.
어차피 스나는 원작에서는 평생 미혼으로 살다 죽는걸.
그런 안일한 생각도 잠시, 머금어본다. 솔직히 이곳 시대상을 생각해 보면 이렇게 진지해지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기에.

현대에서 태어났던 나는 몰라도, 여기는 중세풍 문화나 시대상을 차용했을 테고. 그렇다면 결혼은 곧 후계의 출산을 뜻했겠지. 평민들이 마법사나 고위 귀족에게나 해당될 법한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을 리가.

그렇기에 이곳 사람에게는 아주 크나큰 제약이자 문제점이었을 테다.
주변의 압박도 심했을 테고.

"...그럼 결혼은 하고 아이는 안 낳으면 되지 않을... 까요?"

근데 그건 내가 이게 소설인 것을 인지하기 전의 일이고.

"시대상이건 뭐건... 평민을 대공비로 앉히겠다고 월권에 권력 남용하는데. 아이 하나 안 낳는다고 뭐 그렇게 눈치볼 것 같지도... 않고."

슬그머니 눈치를 보면서 나 역시 말을 툭 내뱉으며 스나를 쳐다본다. 앳된 얼굴에 뭐 하나 결핍된 것만 같은 얼굴의 소년이 눈가에 드리워지고.

2년 전
닝겐15
너무 맛있어요....
2년 전
글쓴닝겐
맛있게 먹어주어 고마워요잉...🫶💕
2년 전
글쓴닝겐
7-1.

[스나 린타로는 생각했다.]

'차라리 태어나질 말게 하지.'
'그깟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이길래...'

[날 때부터 어미를 잡아먹고 태어났다는 소문. 아무리 살갑게 정을 붙이려고 해도, 죽은 아내를 똑 닮은 아이를 바라보면서 무뎌질 수도 무너질 수도 없었던 아비는 그를 점점 외면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
이토록 불쌍하고도 연민스러울 수가 있는 걸까.

[고작 15살의 나이.
채 성년식을 치르기도 전의 나이로 그는 시찰을 나갔다가 암살을 당한 아비의 부고로 인해 4대 대공가의 가주가 되었다.]

[그렇기에 사랑하고 싶지 않았고.
아비와 같은 전철을 밟고 싶지 않았으며.
마지막은, 제 존재의 이유에 감정을 붙이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래서 그는 대공이 된 직후, 차라리 결혼을 강요할 것이라면 황명거역죄로 목을 치라며 황제 앞에서 운을 떼었다. 그것이 그의 걸음의 시작이었고, 그녀를 만나기 전의 모든 일의 시초였다.]

- 양손의 꽃 中

#ep.18 스나 린타로의 과거

2년 전
글쓴닝겐
08.

그렇게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던 말은 그것이었다.
나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스나는 항상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야 했던 것.

돈은 없을지 몰라도, 로판의 법칙처럼 다정한 언니 밑에서 사랑만 받으며 지냈으니. 이제껏 고려하지 않아도 되었던 대상이었던.

"...그러니까. 나도 한 가지, 약속해줄게요."
"...네가, 나한테?"

쯧. 돈 많은 자제는 이게 문제다. 이 바닥에서는 항상 누군가를 의심해야 해서인지.
진심을 말해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만 본다. 흑막 길들이기 참... 힘드네.

뉘집 흑막인지 원.

2년 전
글쓴닝겐
"그쪽도 나한테 약속해줬으니까. 나도 해주는 거예요."
"거래... 같은 개념인가."
"굳이 그렇게 말하면 내가 굉장히 쪼잔해 보이는 것 같은데."

이것도 흑막이라 그럴까.
말을 해도 꼭 상대적으로 내가 못나 보일 법한 말만 툭툭 내뱉는다. 아, 뭐 이때까지 나도 뭐 예쁜 말만 해준 건 아니었으니까. 참아보기로 하고.

"...흠흠. 그냥 서로에게 윈윈하는 거로 하죠."

남의 집 가정사에 이래라저래라, 상처를 헤집을 생각은 없지만.
그렇게 우리 언니한테, 아니 여주인공한테 집착했던 이유가 정에 굶주려서였다면. 그 잔정 하나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할 정도로, 그리워했던 거였다면...

"나도 그쪽이 미워하는 사람 같이 미워해줄게요."
"그럼 미워해야할 사람이 참 많을 텐데."
"알아요. 까놓고 말해서 아군보다도 더 적이 많은 사람이라는 거."
"...좀 아픈데."

내가 옆에 있어주면 되잖아.
그게 사랑이 되었건 뭐가 됐든.

"난, 당신을 버리지 않을게요."

2년 전
글쓴닝겐
잠시잠깐의 침묵.
나를 바라보는 금빛 눈동자와 녹빛 눈동자가 조금 커지는 것이 느껴진다.

"...왜?"

또한, 그 역시 여전히 되물어온다.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조금은, 감정에 젖은 듯한 눅진한 얼굴로.

"그냥요."
"그런 게 어딨어."
"여기엔 있으니까 믿어봐요. 속고만 살았어요?"
"아니. 속이고만 살아서 못 믿겠어."

아, 할 말 없게 만드네. 이것도 재능이다 싶다.
눈빛을 슬쩍 흘기며 은근히 키타 쪽을 쳐다보자...

"뭐, 못 믿으면 하는 수 없고."
"앗."

당황해 하는 목소리와 함께 내 뒤로 잔뜩 붙어오며 목덜미에 또다시 얼굴을 묻는다. 불안할 때나 기분 좋을 때나 한결 같네, 버릇이. 덩치만 컸지, 이건 뭐 그냥 애기잖아.

2년 전
글쓴닝겐   글쓴이가 고정함
대강 여기까지 풀고 또 풀겠습니다!! 과제하러 총총...
아 맞다 호출 =3

2년 전
닝겐10
꺅 센세다!!
2년 전
닝겐10
호출보고왓서요 밀린거 읽어야징
2년 전
닝겐16
센세 너무 재밌고 좋아요ㅠㅠ 스나 너무 설레고 닝도 너무 멋져요!❣️❣️
2년 전
닝겐10
센세 사랑해요 내용 너무 맛나서 행복합니다... 이거 완결 날 때까지 저 못죽겠어요ㅠㅠㅠㅠ
2년 전
닝겐10
(대충 뒷이야기 기다리며 눌러앉기)
2년 전
닝겐17
너무... 맛있어요...
2년 전
닝겐4
센세... 나 지금 다시 왔는데 너무 행복해서 우걱우걱 냠냠 먹는 중이에요...🤦‍♀️ 둘 다 너무 사랑스럽댜 좋댜 헤헤헿❣️
2년 전
닝겐11
진짜 센세 덕분에 행복한 밤..🥺💕💕
2년 전
닝겐18
기웃..
1년 전
닝겐2
하...너무 맛나요 센세.... 이 맛을 잊지 못해서 돌아왔어...
1년 전
닝겐19
기 웃 ㅎ
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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