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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년 전 (2022/11/07) 게시물이에요
저는 올해 스물일곱인 남성입니다 

부모님과 나이 터울이 꽤 나는 여동생 둘이 있는 그냥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는데 

어릴 때부터 그냥 부모님께 받은 게 너무 없었어요 

 

아빠 혼자 돈 벌어오시고 엄마는 아팠어서 전업주부셨고 해서 돈이 없었는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학원이나 과외 한번 못 하고 문제집 사서 혼자 공부했어요 

 

아빠는 공부에 관심이 없었지만 엄마는 공부 좀 했던 분이라 제가 공부하길 바랬고, 평소엔 다정했지만 공부하다가 졸면 책을 다 찢어버릴 때도 있었고 과목별로 점수가 다르면 잘 나온 걸 칭찬하는 게 아니라 못한 걸로 혼만 냈죠 

 

다른 동갑인 친척 친구랑 비교하면서 혼내고... 그래도 주변 친구 엄마들이 저는 학원도 안 가는데 어떻게 그렇게 공부를 잘하냐 얘기하면 으쓱해하는 그냥 그런 분이였어요 

 

친구들이랑 같이 놀러가본 적도 거의 없고 노래방을 나쁜 애들만 가는 곳이라고 해서 성인이 돼서 처음 갔다고 하면 말 다했죠 

 

또 공부도 공부인데, 그냥 부모님이 어릴 때부터 제 외적인 거에는 전혀 신경을 안 썼어요 

초등학교 때부터도 옷도 제대로 안 사주고 그래서 친구들한테 놀림받고 다니고 

중학교 땐 그게 더 심해서 반 친구들에게 꽤 크게 왕따도 당했어요 

 

메이커 신발이나 바지, 가방, 패딩 이런 거 진짜 하나씩만 있어도 될 텐데 아무것도 안 사주고 

반 애들은 거지면서 늘 욕하고 괴롭히고 

저는 저대로 그래도 공부는 잘 하니까 자존감은 높았는데 늘 애들에게 무시만 당하니까 그게 너무 괴롭고 슬펐어요 

 

머리스타일도 공부하는 애가 그런 거 신경쓰면 안된다면서 늘 스포츠 아니면 반삭,  

진짜 아예 스스로 꾸밀 줄도 모르고 그냥 그렇게 살았죠 

늘 남들에게 무시만 당하는 것 같아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잔뜩인데 물질적으로 너무 궁핍하니 정말 채워지지가 않더라구요 그 욕구가 

 

수능을 치고 서울로 갈 수도 있었지만 부모님 지원이 전혀 없을 거라는 걸 알았기에 부산대 상경계로 진학했고 

수능 치고도 바로 공장에서 일하면서 돈 벌고 등록금 내고 하다가 

 

상경계는 제가 좋아하던 진로는 아니었는데 거기다가 이젠 알바를 하면 제가 그렇게 결핍되었던 외적인 것부터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으니 학교 다니면서도 야간 알바를 병행했고 학점은 제대로 나오지도 않았어요 

 

반수를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 반대가 워낙 완강해 결국 2학년 때 부모님 몰래 혼자 공부했어요 

그 때도 공부에는 돈이 필요하니까 편의점 야간 주 5일동안 하면서 낮엔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설상가상으로 외갓댁에서 통학했었는데 외조부모님 두분 다 아프셔서 공부 마치고 돌아오면 두분 병원 모시고 가고, 하루에 두 세시간 자면서 그냥 그렇게 살았어요 

결국 수능날엔 몸이 아파서 치러가지도 못했죠 

 

군대는 가야 했는데 운이 좋게도 카투사에 붙어서, 가기 전까지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노가다부터 공장 또 다니다가 군대에 갔습니다 

저보다 학벌 좋은 친구들이 많았지만, 저도 그 친구들만큼 부모님의 뒷바라지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훨씬 좋은 대학에 가서 내 길을 찾아나가기 훨씬 좋았을 텐데, 그게 너무너무 서러웠어요 

 

전역하고도 계속 방황했습니다 

중간에 쉬었던 것들부터 학교 복학해도 커리큘럼을 따라가지는 못하겠고 

결국 또 2년 가까이 휴학하고 공장에 다니다가 최근 퇴사했는데 

소비 습관이 제대로 안 잡혀있다 보니 친구들이랑 술부터 여행 호캉스 같은 좋아하는 것들에 탐닉하니까 돈을 모으기는 커녕 카드빚이 1000만원이 넘게 쌓였어요 

 

이제는 돌아가서 공부를 하고 진짜 진로를 찾아야 하는데, 앞으로 3년 가까이 또 어떻게 돈 없이 학교를 다닐지, 지금 카드빚은 또 어떻게 갚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제 자신이 너무 미성숙한 거 같아서 화가나다가도 그냥 막막하고 부모님도 원망스럽고 섭섭하고 온갖 마음이 다 교차해요 

 

외국어를 배우는 걸 좋아해서 외교관 시험을 칠 생각인데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그렇다고 이렇게 공부해놓곤 이런 공장이나 몸 쓰는 일만 하면서 살고 싶진 않다 보니까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제 동생들은 저보다는 훨씬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요 

여자애들이고 첫째인 저를 워낙 엄하게 키웠다 보니 동생들은 오냐오냐에 학교 등록금부터 생활비도 좀 지원해 주고 

 

저는 아직 제 길도 못 찾았지만, 부모님 생신 같을 때엔 호텔 뷔페에서 제 돈으로 가족들 식사도 자주 하고 

이번 여름 휴가때엔 가족들 2박3일 여행 숙소만 100만원정도 잡고 제가 다 부담했고요 

 

근데 뭐 고마워는 하는 것 같지만 제게 너무 관심이 없고 조금도 지원 안 해주려는 게 그게 너무 섭섭합니다 

제가 바꿀 수 없는 거니 내려놔야 되는 건 아는데 그냥 지금처럼 힘들 땐 자꾸 그런 생각만 나요 ㅠㅠ 

 

공장에서 만난 친구들은 집안이 어려워서 어릴 때부터 혼자 열심히 살면서 벌써 부모님 부양하는 친구들도 있어서 그게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공부라는 건 부모님의 도움이 정말 없다시피 하면 너무 힘든 것 같아요 

저 꿋꿋이 혼자 잘 해 나갈 수 있을까요...?
추천  1


 
익인1
글 읽어보니까 부모님을 왜 원망하시는지 알 것 같아요
칭찬도 제대로 못받고 하물며 자기 자식이 학교 생활을 잘하는지조차 관심이 없었다니ㅠㅠ
누구라도 서운할만 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공감이 되네요
참 안타까워요 받지 못할 사랑을 갈구하면서 방황하신다는게ㅠㅠ
상황이 절망적이라며 포기하지 마시고 꾸준히만 한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헤쳐나가셨으면 해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건 몇 자의 알량한 위로글 뿐이지만 조금이라도 힘이 됐으면 해서 글 남겨요
쓰니님은 잘 해내실 수 있으실 거에요!!!

1년 전
익인2
부모님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쓰니보다 물질적으로 받은 게 많아도 정서적으로 많이 결핍 된 상태로 살아서 여전히 원망하며 살고 있어요.
원래는 이렇게 부모 탓을 하는 게 나한테 도움 될 게 없지 않을까, 나도 이제 성인인데 부모 탓 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어디서 봤는데 부모님을 원망할 수 있으면 최대한 원망하라고 하더라구요. 그렇지 않은 자녀들은 결국 그게 역으로 나한테 돌아온데요.
근데 진짜 그게 맞는 말인 것 같더라구요. 아무리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부모가 잘못한 건데 스스로를 탓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으니까요.
그래서 할 수 있을 때 계속 부모님 탓을 하고 살다 보면 그냥 온전히 나를 돌아볼 시간이 생기는 것 같아요.

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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