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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2181l 30
이 글은 1년 전 (2022/11/27)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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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년 전 글... 하도 바빠서 인티조차 못 들어오다 우연히 궁금해져서 들어왔는데 어떻게 됐냐는 댓글이 달려서 어떻게 설명하지... 하다가 글 써볼게 ㅎㅎ 마침 잠도 안 오겠다!

일단 내 친구랑 나는 고등학교 때 우연히 만난 사이였고, 다른 지역으로 대학 가서도 매일 전화하고 주말마다 만날 정도로 친하게 지냈어. 대학교도 다르고, 과도 다르지만 (난 문과, 친구는 이과) 매일 새벽까지 통화하면서 고민 상담도 하고, 주말마다 본가 내려가서 같이 만나고, 시험 기간에 집에 있을 때마다 같이 영상통화 하면서 공부하고, 가족들끼리 서로 다 알 정도로 친한 사이였어. 

난 양성애자여서 고등학교 때부터 여자친구를 만나고 있었고, 친구는 이성애자여서 고등학교 때부터 만난 남자친구가 있었어. 그러다 내가 먼저 헤어졌고, 친구는 나보다 1년 정도 더 사귀었지. 결국은 우리 둘 다 전여친 전남친 청산하고 내가 친구한테 얘기할까 말까 고민하다 내가 사실은 양성애자라고 고백했어. 전에 만났던 사람도 여자였다고 얘기했어. 진짜 날 안 좋게 생각해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고백한 거였는데, 친구의 반응은 솔직히 좀 놀라웠다? 부정적이지도 않고, 애써 긍정적인 척도 아닌, 지극히 평범하게 생각해주더라고. 고마운 마음에 더 마음이 갔어.

그렇게 대학교 생활을 하다 졸업하기 1년 전부터 내가 많이 힘들었던 적이 있었어. 정말 많이. 긍정왕에다 낙관주의의 대명사였던 내가 매일 울고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많이 힘들었었어. 그 와중에 공부 욕심은 있어서 학과 공부는 꾸역꾸역했지만, 솔직히 진짜 매일 밤마다 죽고 싶어서 베개에 얼굴 파묻고 이불 안에서 엄청 울었었어. 근데 그럴 때마다 항상 내 친구가 전화로 얘기 들어주고, 걱정될 때마다 내 집 앞에 찾아와서 같이 산책하자고 하고, 억지로라도 약속 잡아서 밖에서 맛있는 거 사주고 그러더라고. 그 당시에 거식증 때문에 삐쩍 말라가면서 강박증도 심해서 매일 공부랑 운동을 손에서 놓지를 못하는 내가 안쓰러웠나봐. 전에 한 번 물어봤는데 내가 우는 거 처음 보고 자기는 결심했대. 내 완벽주의적인 사고를 바꿔서 좀 더 여유롭고 행복하게 지내게 해주고 싶었다더라.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대. 그 때였나봐, 내가 친구를 친구로서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좋아하게 된 건. 

그래서 친구와 가족의 도움으로 거식증이랑 강박증을 이겨내고 좀 더 포동포동해진 상태로 다행히 학교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졸업을 했어. ㅎㅎ 내가 남들보다 일찍 졸업한 거라 솔직히 시간 여유가 많아서 이제는 내가 친구를 챙겨주고 싶더라고. 친구는 의료계 쪽이어서 내가 졸업할 때쯤 친구는 매일 공부하느라 힘들게 버티는 중이었고... 그래서 매일 차 끌고 친구 수업 끝나는 시간 맞춰서 데리러 가서 같이 카페 가서 공부하고 저녁 사주고 드라이브하다 집 데려다주는 일상을 반복했어. 졸업하니까 이젠 매일 얼굴 볼 수 있어서 좋더라고. 그래서 이 때 쯤 저 사건이 일어난 거야. 힘든 시기에 내 옆에 있어준 이 친구랑 관계가 깊어지다 보니까 결국 끝까지 가더라고. 친구도 그 땐 한평생 남자만 만났던 자기가 이렇게까지 마음이 깊어질 줄은 몰랐대. 

그래도 난 이렇게 관계가 깊어졌으니까, 우리 진도도 끝까지 갔고, 자주 하니까 이제는 친구가 결정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믿었던 친구는 예상 밖의 대답을 하더라. 우리는 사귀면 안 된대. 어차피 헤어질 운명이니까 사귀면 다시는 서로 얼굴도 못 볼 게 뻔하니까 절대 안 된대. 그 안건으로 한 달 내내 서로 입장 표명하고 설득시키느라 힘들었지... ㅋㅋㅋ 그러다 내가 결국 항복하고 그렇다면 친구로라도 지내도 좋다고 하고 그냥 평소랑 똑같이 지냈어. 매일 친구 보러 가는 일상은 반복됐고, 친구는 그게 너무 부담스러워서 피하고 싶었는데, 내가 상처받을까봐 참았대. 눈치 없는 나는 해맑게 짜잔! 하면서 친구 보러 가고 그랬지...

그러다 내가 졸업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냥 우연히 본 입사 시험에 붙어서 회사를 다니게 됐어.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입사하기 전에 친구가 같이 놀러가자고 해서 여행을 갔지. 은근히 긴 여행이었는데, 이번엔 친구가 나한테 먼저 키스하더라. 그렇게 또 끝까지 갔지만 눈치 없는 나는 그 때 친구가 우리는 사귀면 안 된다고 했던 말을 가슴 속에 새긴 채 그냥 없던 일로 하고 기억에서 지웠어. 그냥 술김에 실수한 거겠지, 어차피 우리면 사귀면 안 돼, 라는 생각만 되뇌이면서 애써 없었던 일로 하고 그렇게 난 결국 회사로 가고, 친구는 학교를 다니면서 다시 멀어지게 됐어. 나중에 친구한테 그 때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까 사실 실수가 아니라 진심이었대. 나한테 우리는 사귀면 안 된다고 말 할 때 마음이 너무 아팠다더라. 자기도 너무 좋아하는데, 자기가 나랑 사귀게 되면 내가 또 나중에 힘들어질까봐 애써 부정하고 있었대. 친구한테서 이 말 들을 때 나 진짜 많이 울었다...

그래도 친구 덕분에 다시 긍정적인 모습을 되찾아서 그런지 회사 생활이 참 재밌더라고. 애초에 사회생활을 즐기는 편이라 다른 사람들이랑도 빠르게 친해지고, 완벽하게 적응해서 잘 다니고 있었어. 사실 친구는 그 때가 제일 힘들었대. 그 때는 내가 매일 자기를 보러 오는 게 부담스러웠는데, 막상 강아지같이 쫄래쫄래 쫓아와서 항상 자기 곁에 머무르던 내가 한 순간에 사라지니까 허무하고 속상해서 매일 밤마다 울었다더라. 내가 좋은 곳에서 잘 지내는 건 보기 좋고 대견하고 기특한데, 점점 더 멀어지는 내가 야속하기만 했대. 

그러다 희대의 사건이 터졌어. ㅋㅋ 내가 같은 회사 직원분께 고백을 받은 거지. 안 그래도 그 분이랑 친해진 얘기를 친구한테 자주 했는데 그럴 때마다 친구는 너무 힘들었대. 자기도 좋아했는데 그 분도 날 좋아할 게 뻔하고, 둘이 잘 될 게 뻔하니까 미칠 거 같았다고 하더라. 나중에는 둘이 스킨십 할 생각까지 하니까 진짜 너무 심적으로 힘들어서 죽고 싶었대. 그런데도 내가 그 분한테 호감이 있는 거 같으니까, 나랑 자기는 사귈 수 없는 게 맞으니까 그냥 자기 혼자 화 삭히면서 참고 잘 해보라고 응원해줬대. 그러고는 밤마다 울고... 눈치 없는 나는 친구는 나한테 아예 마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결국 그 분이랑 사귀게 됐어.

우리 사귄다고 얘기했던 그 날, 친구가 폭발하더라. 난 이유를 몰라서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멍하니 친구만 봤고, 친구는 나한테 간식거리 주려고 내 집 앞까지 왔다가 그 얘기 듣고 그냥 바로 가더라. 내가 왜 그러냐고, 얘기 좀 하자고 울면서 막 쫓아가니까 친구가 따라오지 말라고, 앞으로 너 못 볼 거 같다면서 진짜 매몰차게 가더라... 친구한테 나중에 물어보니까 그 때 자기가 왜 그랬는지 자기도 모르겠대. 그냥 무슨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처럼 이성의 끈이 툭 하고 끊어지는 느낌이었대. 내 얼굴 보는 순간 자기도 울 거 같아서 그냥 뒤도 안 돌아보고 갔다고 하더라고. 

그러고 나서 친구한테 카톡으로 긴 장문이 하나 왔어. 앞으로 보지 말자는 내용이었어. 그 카톡 보자마자 처음에는 화가 났어. 그 때 내가 고백할 때 안 받아준 건 너였으면서 왜 이제 와서 나한테 질척대는 건가, 싶어서 오히려 더 연락하기가 싫어서 읽고 씹었어. 근데 또 손절하자는 내용의 카톡이 하나 더 오더라고. 너무 화가 나서 그냥 또 읽은 채로 무시했어. 근데 자꾸 눈물이 나는 거야. 내가 지금 이렇게 웃으면서 지낼 수 있는 건 그 친구 덕분이었는데, 이렇게 쉽게 잃는 게 너무 싫은 거야. 그래서 용기 내서 밤 늦은 시간에 친구 집 앞에 가서 친구한테 나오라고 했는데 순순히 나오더라? 나중에 물어보니까 사실 내 연락만 기다리고 있었대 ㅋㅋ 웃기는 사람일세... 

그래서 밤 늦게 서로 맥주 마시면서 울고 불고 서로 다 털어놓고 얘기해서 우리의 오해를 어느 정도 풀고, 이제는 서로의 삶을 존중해주면서 진짜 둘도 없는 친한 친구로서 지내고 있어. 그 때 사귀었던 전남친 얘기도 하면서 연애 상담도 하고, 서로 직장에서 있었던 일들 얘기하면서 고민 상담도 하고... 다시 원래 우리의 관계로 돌아온 지 정말 오래 됐네. ㅎㅎ 내가 전남친이랑 헤어지면서 이제는 우리 둘 다 솔로여서 매일 밤 전화하면서 지내. 

이제는 서로를 가지겠다는 욕심도, 섹슈얼한 욕망도, 어리숙한 감정도 다 버린 채로 정말 순수하고 담백하게 친한 친구처럼 지내고 있어. 가끔 서로 워낙 잘 아니까 야한 농담도 하곤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정말 서로의 행복을 바라면서 살아가고 있어. 둘 다 서로에게 맞는 좋은 사람과 함께 행복하게 살자고, 각자 서로의 길에서 성공하자고, 나중에 애 낳으면 애들 유치원 보내고 만나자고, 우리 꼭 잘 살자고 다짐하곤 해. 그래서 그런지 힘들 때마다 친구랑 전화하면서 둘 다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있는 거 같네.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기는 해... 나랑 내 친구가 같은 여자가 아니라 다른 성별로 태어났다면 참 좋았을 텐데라고. 그렇지만 어쩌면 친구를 같은 여자로 만나서 더 좋은 거 같기도 해. 평생 리스크 없이 볼 수 있는 거니까. 물론 난 친구같은 남자랑 결혼할 거지만 ㅎㅎ

뭐 어쨌든, 저 글을 쓴 지 2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어. 매일 야자 수업 째고 떡볶이 하나 먹으러 가는 것만으로도 설렜던 우리가 서로 감정에 휘말려서 이리저리 흔들리다 이제는 어엿한 어른으로서 직장도 다니고, 서로의 길을 응원해주는 평생 갈 좋은 인연으로 바뀌었네. 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런 인연도 있다는 거야. 그러니까 너무 두려워 하지마. 설령 그 인연을 잃어버리더라도 후회하지는 마. 그리고 사랑에는 하나로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유형이 있는 거 같아. 나랑 내 친구처럼. 서로 사랑한다면, 내 친구처럼 내 미래를 위해 사귀는 걸 포기할 수 있는 거고, 나처럼 고백해서 차여도 친구 얼굴만 봐도 좋아서 매일 찾아갈 수도 있는 거 같아. 사랑하니까, 갈등이 발생해도 서로 풀어나갈 수 있는 거고, 지금처럼 새로운 관계로 정립될 수도 있는 거 같아. 음... 그러니까...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잘 됐으면 좋겠다. 힘들어도 분명 네게 맞는 좋은 사람이 다가올 거야. 장담할게. 다들 잘 자!




 



추천  30


 
우동1
2년 전 보다 정말 많이 성장했구나! 그 2년 동안 고생도 많았겠지 서로 ㅠㅠ 누구보다 가깝고 소중한 친구를 얻게 된 거 축하하고 부럽다!쓰니 항상 행복하길 빌게!
1년 전
글쓴우동
ㅎㅎ 고마워! 둥이도 행복하게 지내!
1년 전
우동2
그럼 쓰니는 이제 미련 없이 맘 다 접었는지 궁금해! 나도 이런 관계에서 맘 접엇다 다시 생겻다 반복해서 난 결국 연 끊었었거든 ㅠㅠ 또 이런 비슷한 상황이 와서 맘이 복잡하다
1년 전
글쓴우동
글에는 대략적인 부분만 썼지만 사실 나도 둥이처럼 맘 접기가 참 쉽지 않았어... 친구로 지내자는 말 듣고도 알겠다고 하고 아무렇지 않게 지낸 것 같아도 사실 나도 참 많이 울었고, 마음 접으려고 애썼어. 친구도 마찬가지였고. 그러다 친구가 너무 힘들어서 연 끊으려고 하는 걸 내가 붙잡은 거고, 그 날 울면서 서로 얼마나 좋아했는지, 왜 서로 부정하려고 했는지 다 말하니까 그제야 마음이 비워지더라 ㅠㅠ 그리고 서로 나중에 우리가 다시 마음이 생겨도 또 다시 연 끊지 않도록 우리의 관계를 하나로 정해두지 말자고 약속했어. 그리고 이제는 서로 놓아주자고, 각자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게 사는 걸 바라자고 약속했지. 그리고 우리 절대 다시는 멀어지지 않도록 서로 평생 소울메이트로서 관계를 다시 돌리기 위해 함께 노력해보자고 하고 지내다보니 둘도 없는 베프가 된 거 같아! 음... 지금 둥이의 상대방이 너무나도 소중하다면 연 끊지마. 설령 되돌릴 수 없더라도, 상대방이 떠나가더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솔직하게 다 털어놓는 게 더 나은 거 같아. 나도 둥이처럼 너무 힘들어서 그냥 다 놓으려다 얘가 너무 소중하니까 어쩔 수 없이 내가 먼저 찾아가게 됐고, 친구도 내 진심을 다 이해해주고 자기도 솔직하게 얘기해주더라고. 그리고 너무 소중하면 마음을 접을 수도 있는 거 같아. 그게 그 사람을 위한 거라면? 한 번 쯤 그 사람에 대한 네 마음을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좋을 거 같아. 욕심인지, 사랑인지 생각해보고 그 사람의 입장도 고려해보면 아마 어렴풋이 답이 나올 거라고 생각해! 나도 처음에는 내가 진지한 사랑꾼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 친구한테 들어보니까 내 행동들이 누군가에겐 부담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 그러니까... 친구랑 연 끊어져도 좋다는 마음으로 먼저 너와 그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다음에 솔직하게 대화를 해보면 좋을 거 같아!
1년 전
우동3
지나가다 들렀는데 이렇게 긴 장문 읽어본 건 첨이고 너무 힘이돼서 울컥하네
오랜 친구를 좋아하다가 썸?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차이고 다시 아무렇지 않게 지내는데 이게 맞는건가 싶어서 매일 밤 좀 심란했었어
지금 내가 걔한테 차인 걸 알고 나와 비슷한 처지인 오랜 친구가 하나 더 있는데 그 친구도 좋아하게 되어버리면 어쩌지, 그럼 그 결말도 이럴 것 같아서 슬프다가 씁쓸하다가 이런 감정에 누군가에게 또 기대고 싶어서 심란하다가... 근데 어쩌다 본 이 글에 내가 너무 친구를 연애 대상으로만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안 맞으면 어떻고, 또 마음이 맞으면 어때. 맞으면 맞는대로 안 맞으면 안 맞는대로 내 감정에 솔직하게 살면 되는 거였어 친구는 여전히 친구니까!
어제 차였던 그 친구랑 약속이었는데 갑자기 생각나서 써봤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ㅎㅎ 다들 힘내자!

1년 전
글쓴우동
둥이야 내 글 잘 이해해줘서 고마워 ㅠㅠ 사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게 둥이가 이해해준 게 맞아! 둥이는 진짜 성숙하구나... 나도 둥이처럼 차인 바로 다음 날 또 만났잖아 ㅋㅋ 그 땐 어려서 나도 재밌게 놀다가 마지막에 또 진지하게 얘기하려다 나 두고 휙 버스 타고 가는 친구한테 성질도 내고 그랬지만... 나중에 물어보니까 내가 화내는 게 이해 되면서도 어이 없어서 무시했다고 하더라 ㅋㅋ
나중에 친구랑 얘기하면서 느낀 건데, 나랑 내 친구는 서로 좋아했지만, 나는 어리숙한 감정으로 친구를 연애 대상으로만 본 거고, 친구는 오히려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서, 어쩔 수 없이 끊어질 수밖에 없는 연인 관계로 인해 내가 또 다시 상처 받고 예전처럼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거절한 거더라고. 나중에 친구랑 맥주 마시면서 얘기하다 친구 말 들으니까 머리가 띵하더라. 난 내가 제일 많이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어쩌면 친구가 더 성숙한 모습으로 날 더 아껴준 게 아닐까 싶었어. 근데 둥이는 지금 그 생각을 하고 있다니 대단하다. 정말 좋은 사람 만날 거라고 장담할게.
나랑 내 친구도 우리는 대체 무슨 관계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가 있어. 근데 그럴 때마다 항상 친구는 정해진 건 없다고 하더라고. 대신 누구보다 아껴줄 자신은 있다고 하더라. ㅎㅎ 그냥 서로 응원하면서 든든하게 함께 미래를 향해 나간다면, 그것도 어쩌면 사랑일지도 몰라.
친구가 해준 말 중에 되게 좋은 말이 하나 있는데... "우리는 그냥 이런 사이인 거야. 서로 사랑했고,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서로를 누구보다 아끼는 사이인 거야. 정해진 건 없어.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살자. 대신 이제는 너 안 헷갈리게 할게. 상처도 안 줄게. 그냥 널 누구보다 믿고, 의지하고, 응원해줄 수 있는 사람으로서 평생 같이 살자. 그러니까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아야 해, 알겠지?"
뭔가 이 말이 둥이가 느낀 거랑 비슷한 거 같아서! 나보다 더 성숙한 둥이야, 꼭 행복하게 살아! 넌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어 ㅎㅎ

1년 전
우동3
이렇게 긴 답장문에 좋은 말까지..!! 정말 고마워 또 울컥하네ㅜㅜㅜㅜ
좋은 친구를 둔 쓰니도 분명 좋은 사람일테고 좋은 앞날, 좋은 사람만 있을거야
성숙하다 해줘서 고마워 글 전부 마음에 깊이 남을 것 같아 전세계 모든 형태의 사랑들 파이팅!!

1년 전
우동4
나는 오래 사귄 남자친구가 있고 아는 동생도 있어 근데 술마시고 동이처럼 잤거든
그 이후로 엄청 심난하고 별 일 다 생기고 멀어졌는데 이 글을 그 전에 봤으면 멀어지지 않을 수 있었을까 후회도 된다
잠시지만 성 정체성에 혼란도 왔고 그래서 인티도 돈내고 가입해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그랬는데
내가 상처를 너무 많이 줘서 미안하기도 하고 후회되네

1년 전
우동5
너무 비슷해서 뭔가 나도 그냥 이제 쓰니처럼 그런 건전한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
1년 전
우동6
나도 평생 응원할 사람이 한 명 있어... 글 잘 읽었어 고마워~
1년 전
우동7
쓰나 전 게시글에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본 익인인데 2년동안 진짜 고생많았어.. 나도 너무좋아하는데 동시에 너무 소중한 친구라서 혼란스럽다 지금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고 사실 나도 다른 성별이였다면 이만큼 힘들진 않았을까 싶어..지금 친구랑도 잘 해결되서 다행이고 쓰니가 평생 좋은사람 만나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긴글 써줘서 너무 고마워
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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