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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784l 3
이 글은 1년 전 (2022/12/11) 게시물이에요

시간의 역설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니?

그것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게 되는 순간, 네게 남은 것은 공허空虛 뿐일거야.



.


.


.


[드림] [🏐/드림] 호그와트의 시간여행자 - 공허空虛의 방랑자 | 인스티즈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숨을 죽인 기묘한 밤이었다.

그 날, 덤블도어의 군단은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전투를 앞두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먹는 자들에 의해 군단이 전멸하는 것은 시간 문제였으며, 우리들의 마지막 전선인 호그와트 역시도 난공불락의 요새일 수는 없었다.

상실을 각오하고 전투에 임한 무수한 사람들. 응당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어른들에 의해 보호받고 있던 어린 학생들 역시도 최후의 결전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물론 이곳에서 마지막 전투가 벌어지기 전까지도 셀 수 없이 많은 희생들이 따라왔다는 것을 잘 알았다.

그러니 죽음을 목전에 둔 최후의 순간, 우리에겐 '제 목숨보다도 소중한 것을 지키는 것' 외엔 아무 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아바다 캐다브라-!


암녹색 섬광이 번쩍이고, 순간 낯이 익은 누군가의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 순간에 조차 상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으로 다가왔다.


'좋아해요, 선배.'


쿠니미 아키라. 떠난 이와의 모든 추억은 고통이 된다. 나는 섬광과 함께 찢겨나간 그의 이름을 되새긴 뒤 빠르게 정신을 차린다. 모든 것이 침묵 속으로 가라앉은 뒤에, 네 지팡이를 꼭 되찾으러 올게.


"닝! 이 쪽이야!"


아카아시의 다급한 부름에 폐허가 된 통로를 지나쳐 저학년 학생들이 대피해있는 기숙사 입구로 당도한다.

추천  3


 
   
글쓴닝겐
1.

그곳에는 이미 누군가의 보호 마법이 작동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불투명한 푸른 빛은 분명 사쿠사의 것이었다.

...살아돌아왔구나.

안도감에 짧은 한숨을 내쉬고 희미한 사람의 형상이 비치는 결계 너머로 손을 뻗자, 내 존재를 확인한 그가 자신이 만든 결계 속으로 나와 아카아시를 함께 들여보내 주었다.

"희생자는?"

사쿠사의 얼굴을 보자마자 가장 먼저 내뱉은 말이 그거였다. 잔인한 물음일지는 몰라도, 반드시 확인이 필요한 바였다. 그러자 고통에 대한 면역이 나보다 강한 그가 초연한 얼굴로 고개를 내저었다.

1년 전
글쓴닝겐
"아직. 내 눈으로 확인한 건 없어."

...그 말은, 부상자가 있다는 거구나. 평소에도 돌려말하는 법을 모르는 그의 말이라면 충분히 짐작이 가능한 바였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그토록 치열한 전투에서 살아 돌아온 것만으로도 기뻐해야 할 일이겠지.

"안에, 오이카와가 기다리고 있어."

어느새 다가온 이와이즈미 선배가 속삭였다. 나는 얼굴에 자잘한 상처를 달고 돌아온 그를 바라보며 짧게 고개를 끄덕이곤 오이카와 선배가 기다리고 있는 장소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1년 전
글쓴닝겐
타닥타닥. 모닥불이 타는 소리가 났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옹기종기 모여 불을 쐬고 있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이었다. 그들을 지나쳐 좀 더 깊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믿기지 않을 만큼 말끔한 모습을 유지한 오이카와 선배가 모습을 드러냈다.

"...닝."

빠르게 다가와 나를 끌어안은 그가 내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그는 그 이후로 한참 동안이나 나를 끌어안고 있었다. 그가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한 안도감 때문일까. 한달 사이 바뀐 선배의 체향이 훅 끼쳐왔지만,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1년 전
글쓴닝겐
"보고 싶었어."

한참만에 고개를 든 그가 그런 말을 했다. 나는 그의 품에 파묻혀 있던 시선을 들어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그러나 그의 눈동자에 도는 화색은, 내가 알지 못하던 기묘한 빛을 머금고 있었다.

"...선배 정말 괜찮은 거 맞아요?"

불과 몇 분 전 내 눈 앞에서 사람이 죽었다. 화살처럼 쏟아지는 살인 저주와, 들끓는 화마를 뚫고 당도한 곳에는 이상하리 만치 멀끔한 모습을 한 선배가 있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에는 분명 안도감이 아닌 화색이 돌고 있는 중이었고.

1년 전
글쓴닝겐
"응. 보고 싶었어, 정말."

그는 그렇게 대답하며 생채기가 난 내 뺨을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한다. 그 손길에 오소소 소름이 돋아났다. 그가 살아 돌아왔다는 안도감보다 알 수 없는 불안감과 의구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내 눈 앞의 그가 어쩐지 내가 아는 선배가 아닌 거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선배."

나는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내 얼굴을 쓰다듬던 그의 손이 허공에 머물고, 내 손은 그의 미소보다 한발 빠르게 망토 속으로 움직였다.

"리빌리오. (Revelio)"

지팡이 끝에서 샛노란 섬광이 번쩍이고, 단지 추측성일 뿐이었던 불안감은 점점 확신과 경악으로 바뀌어 간다.

오이카와 토오루의 새하얀 얼굴이 무너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1년 전
닝겐1
헐 짱잼
1년 전
글쓴닝겐
💕
1년 전
글쓴닝겐
"...어리석긴."

오이카와의 형상이 녹아내린 곳에는, 한 번도 본 적없는 차가운 표정을 한 낯익은 소년이 서있었다.

"이번의 너는 좀 다른 줄 알았는데."

"...어... 어떻게..."

내 반응을 예상하기라도 했다는 듯 소년의 입가에 비릿한 비소가 피어오른다. 그 미소에, 나는 경악에 물든 얼굴로 황급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한다.

...멈출 수 없어.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닌 누군가 내 머릿 속을 마구 휘젓는 것처럼.

나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천천히 숨을 내뱉는다. 그리고는 이내 믿을 수 없다는 눈초리로 그를 천천히 응시하기 시작한다.

"쓸모없는 자식."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한, 검은 머리의 소년을.

1년 전
글쓴닝겐
.

.

.

아바다 캐다브라-

.

.

.

"닝!"

또 한번 암녹색 섬광이 번쩍이고, 나는 익숙한 천장을 바라보며 눈을 뜬다.

"헉....!!!!"

"닝, 괜찮아?!"

잘 벼르지 않은 칼날이 온 몸을 거칠게 관통하는 느낌. 전력질주를 한 사람처럼 숨을 헐떡이던 나는 코모리의 측은한 시선을 받으며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1년 전
닝겐2
오모오모 대작의 느낌이..
1년 전
글쓴닝겐
🥺🥺🥺 그정도 실력은 못돼요
1년 전
글쓴닝겐
"닝?!"

"아아... 모토야..."

눈을 감기 전 나는 분명 '또 다른' 내가 쏘아보낸 살인 저주를 온몸으로 받아냈었다. 내 기억에 오류가 있지 않다면, 내가 이곳에서 멀쩡하게 살아 숨쉬고 있다는 건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이곳이 사후 세계가 아닌 이상.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 이상.

'꼭... 살아남아야 해...'

최후의 결전에서 나를 대신해 숨을 거둔 네가, 내 눈 앞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1년 전
글쓴닝겐
"으앗, 닝?!"

나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가득한 얼굴로 나를 살피는 코모리를 망설임 없이 끌어안고 그의 따뜻한 품에 얼굴을 부빈다.

그래... 내가 뭔가 착각한 게 분명해.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을 잃고, 또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내 모습을 한 누군가가 나를 향해 살인 저주를 퍼붓고.

그런 끔찍한 일이 실제로 벌어질 리 없잖아.

...이렇게 평화로운 세상에서.

1년 전
글쓴닝겐
"혹시 나쁜 꿈을 꾼거야?"

코모리의 다정한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쭉 바보처럼 다정하기만 하던 너는, 꿈 속에서 조차 나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바보같은 너는.

"응. 근데 이젠 괜찮아..."

이렇게 여전히 '존재'하고 있잖아.

1년 전
글쓴닝겐
[중간 선택지] (제가 확인하는 불시에 다수결로 결정됩니다. 투표가 없으면 랜덤 진행.)

누구를 확인하러 가볼까?
1. 오아카와 토오루
2. 쿠니미 아키라

1년 전
닝겐2
2
1년 전
닝겐3
1
1년 전
닝겐4
2
1년 전
닝겐5
2
1년 전
닝겐5
센세 너무 재미쒀요....ㅠㅠㅠㅠㅠ 사랑이다💋
1년 전
글쓴닝겐
🥰🥰🥰
1년 전
글쓴닝겐
'쓸모없는 자식.'

...또 다시 그 목소리다.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듯한 생생한 목소리에 안식처와 같던 코모리의 품에서 번뜩 고개를 든 나는 불과 조금 전까지 그의 가슴께에 얼굴을 부빌 때 느껴지던 따스한 감각을 떠올린다.

"이제 좀 진정이 돼?"

그리고 여전히 내 손등을 덮고 있는 그의 온기.

"응, 고마워..."

그제야 조금 안심이 되는 기분이었다. 지금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1년 전
글쓴닝겐
"혹시 지금이 몇 시야?"
"지금? 오전 9시."
"아직 1학년 수업 시작하려면 멀었지?"
"응. 왜, 누구한테 볼 일이라도 있어?"

코모리의 물음에, 내가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아... 별 일은 아니고. 그냥 확인하고 싶은 게 좀 있어서."

쿠니미 아키라. 녀석이 무사한 걸 직접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몽이라고 뭉뚱그려진 그 끔찍한 기억들은 분명 무의식이 만들어낸 환상일 뿐인데도, 기저에 자리한 불안감이 도통 가시지를 않아서.

코모리. 나는 아주 지독한 겁쟁이 인가 봐.

가장 먼저 내 곁을 떠나간 네가 이렇게 무사한 걸 확인했는데도, 아직 불안이 가시질 않는 걸 보면.

1년 전
글쓴닝겐
타닥타닥, 모닥불이 타는 소리가 들린다. 벽난로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 불을 쐬고 있는 어린 학생들이 보이고, 그 모습은 꼭 조금 전의 악몽과도 겹쳐 보인다.

시선을 조금 돌려 나를 빤히 응시하고 있는 녀석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나는 탄식과도 같은 짧은 숨을 흘려 보낸다.

"...아키라."

내 목소리를 듣고 감고 있던 눈을 뜨는 녀석. 내 존재를 확인한 순간, 그의 나른한 얼굴 위로 미세한 화색이 감돈다.

1년 전
글쓴닝겐
"좋은 아침, 아키라."
"선배. 일찍 일어나셨네요."

그가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 내 눈초리는 금세 얄미운 말을 내뱉는 그를 가볍게 흘기는 시선으로 바뀐다.

"지금 9시 반이야. 일찍 일어나긴 무슨."
"선배 늦잠 자는 거 좋아하잖아요."

그래. 내가 아는 쿠니미 아키라는 원래 이런 녀석이었지. 흘긋 눈을 돌려 달력을 확인한 내가 들릴 듯 말 듯 한 한숨을 내쉰다. 내가 겪은 모든 일들이 단순한 악몽일 뿐이라면, 그의 고백을 들은 게 불과 며칠 전의 일인데도 나를 대하는 그의 태도에는 여전함이 묻어난다.

1년 전
글쓴닝겐
"착각이야."
"저도 농담이에요. 선배 아침은 먹었어요?"

내 퉁명스러운 대답에도 싱긋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은 그가 내게 묻는다.

[중간 선택지]
1. 응. 먹었어
2. 아직, 너는?

[주요 선택지] 당신의 기숙사는?
1. 그리핀도르
2. 슬리데린
3. 레번클로
4. 후플푸프

(순서대로 선택해주세요. 불시 확인 후 다수결로 진행됩니다.)

1년 전
닝겐6
2, 2)
1년 전
닝겐2
2, 3)
1년 전
닝겐7
하 슬데를 할까 래ㅓㄴ을할까..)
1년 전
닝겐7
둘다 좋은데)
1년 전
닝겐8
2,2)
1년 전
닝겐5
2,3)
1년 전
닝겐9
2,2)
1년 전
닝겐2
2,3)
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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