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남친처럼 구는 것 같아서 아카아시한테 "우리 아무사이 아닌 거 맞지?" 라고 확인하는데 이 사람 또 무슨 소리하나 싶은 아카아시 군(24세, 닝 직장 후배) "네?" "아니, 우리사이에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그거 듣고 뇌정지 오는 아카아시 군. (24세, 방금 여자친구한테 우리 사귀는 사이 아니라고 오피셜 받음) "아... 네... 그... 럴수 있겠네요..." "그래, 그럼 그런 건 미래의 여자친구한테 해달라고해~" "네..." 눈에 띄게 안심한 표정으로 후련한 듯 웃으며 말하고 가는 닝의 뒷모습을 보며 조각난 멘탈 겨우 부여잡고 있는 아카아시 군.(24세, 방금 여자친구?였던 사람에게 이름으로 불러달라는 부탁을 거절 당함) 근데 아카아시도 사정을 보면 조금? 억울함. 꼬박꼬박 모닝콜 해주고 퇴근도 같이 하고 주말이면 영화보고 카페가고 맛집탐방에 심지어 서로 집에서 자고! 진도까지 다 뺀 사이란 말임. 물론 사귀자는 말은 없었지만... 으른들의 연애는 다 그런 건줄 알았다고... 그제야 닝이 했던 묘한 말들이 다 이해가 되는 아카아시임. '아니야, 됐어 뭘 그렇게까지 해~' '아카아시랑은 이해가 잘 맞아서 좋아' '그래도 이런 관계는 회사 사람들이 알면 곤란하니까 비밀로 하자' 닝이 말했던 이런 관계는 연인이 아닌 fwb였음을 이제야 깨달은 아카아시 군(24세, ...일이 손에 안 잡힘) 영혼 반쯤 나간채로 고민하다가 내일 데이트... 아니 이제 데이트가 아니지 내일 닝과 함께 가기로한 카페에서 차분히 대화로 풀어보자고 생각하는 아카아시임. 근데 막상 카페에서 닝보니까 말이 안 나오겠지. 직감적으로 사실을 고백하면 이런 관계조차 끝이라는게 느껴지는 거임. 차마 입도 못 떼고 숨만 턱턱 막히는데 닝상은 남의 속도 모르고 예쁘게 웃고 있고... 결국 하려던 얘기는 말도 못 꺼내고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면서 "진짜 애입니까? 다 묻히고 먹고" 입까지 닦아주려다가 닝쪽으로 티슈만 슬쩍 밀어주게 됨. 아카아시는 그 날 하루종일 입안이 썼음. fwb 라니 정말 자기랑은 상관없는 딴세계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그래도 아카아시는 닝을 잃는게 더 무서웠음 왜냐면 정말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이런 감정을 처음 알려준 사람이란 말임. 그니까 이걸로 만족하자. 아주 잃는 것보단 낫다. 이렇게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자. 라고 아카아시는 스스로 되뇌었음. 좀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 . . . 그리고 5년 후 주말, 따사로운 봄볕 받으면서 아카아시 위에 반쯤 엎어져서 낮잠자고 있던 닝은 갑자기 든 생각에 불안해짐. 우리 좀 연인같지 않나? 굳이 자고있는 아카아시 깨워서 물어봄. "아카아시, 아카아시" "...ㄴㅔ..?" "우리 아무사이 아닌거 맞지?" "아, 네... 그럼요..." 닝의 뜬금없는 선긋기에 멘탈 딴딴해진 아카아시 군(29세, 이제 익숙함)이 반사적으로 대충 대답하고 토닥토닥해주니까 닝은 만–족하고 안심해서 다시 위에 엎어져서 잠. 이마 위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에 저절로 미소 짓는 닝. . . . . 그리고 또 10년 후 둘이 단풍길 손 잡고 천천히 걷고 있는데 아카아시가 갑자기 머리 위에 붙은 단풍잎을 떼줌. 닝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려서 불안해짐. 친구사이에 이러면 안 되는 거 잖아. 이러다가 관계가 더 발전되면 큰일이니까 친구는 평생이지만 연인은 잠깐인데 닝은 아카아시를 평생 보고싶단 말임. 또 불안해진 닝이 뜬금없이 물어봄. "아카아시, 우리 정말 아무사이 아니지?" 그럼 이 사람 지금 설렜구나 싶은 아카아시 군(39세, 이제 닝의 사고회로 따윈 훤하게 꿰고 있음)이 정말 환하게 웃으며 대답해주겠지. "그럼요, 우리가 무슨 사이라고" 그럼 또 그 대답 듣고 닝은 만–족하고 안심해서 신나게 단풍구경 하겠지 아카아시 여친 닝인거 닝만 모름 주변에선 딩크부부로 알고 있을 듯 둘이 평생 그러고 살았답니다 짜잔
추천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