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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5966l 5
이 글은 1년 전 (2022/12/20) 게시물이에요




당신의 앞으로 온 편지가 보입니다.


편지는 누군가에게 닿기 위해 왔을까요? 


아니면 그저 갈 곳 없는 말들의 집합체일까요.


당신은 탁자 위에 도착한 편지를 바라봅니다. 


이 편지를 열어볼지 말지는 오직 당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캐겹 상관X/선택해주세요

1.여닝 or 남닝

2.원하는 캐

3.편지 실링(가넷, 자수정, 아쿠아마린, 다이아몬드, 에메랄드, 진주, 루비, 감람석, 사파이어, 오팔, 토파즈, 터키석 중 1)


~편지는 느리게 도착할 수 있습니다~


추천  5


 
   
닝겐1
헉! 여닝 / 시라부 / 가넷이요!
1년 전
글쓴닝겐
To.닝에게

닝.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지 모르겠다. 혹시 내 편지를 기다리고 있었다면 유감이야. 이곳은 날씨가 좋지 않아서 대필가들이 잘 오지 못하는 곳이래. 겨우겨우 도달한 사람들도 지쳐서 며칠을 쉬어야 했거든. 걱정했다면 정말 미안. 아마 이 편지는 내가 있는 곳과 멀리 떨어져 있는 너에게 갈 테니 여름이 되어서야 도착할까? 편지에 베인 1월의 향은 지워지겠지. 곱디곱고 예쁘디 예쁜 네가 어떻게 나 같은 사람을 만나 약혼까지 했을까. 닝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해. 언제나 사랑할 거야. 왜냐하면 눈을 감으면 네가 해줬던 사과 파이 향이 느껴지고 사랑을 속삭이던 네 목소리가 들려 동료들은 중증이라는데 모르겠다. 너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도 굉장히 부끄러운 거 알아? 항상 네 앞에서는 차분한 척 까칠하게 대했는데 막상 생각해보면 그럴 이유가 없었던 거야.
...닝. 닝아. 사랑하는 닝아. 너에겐 정말 미안해. 부디 이 편지를 읽고 네가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나 지금 조금 어지러워. 적군이 쏜 총에 맞았나봐. 바보 같게. 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좀 많이 할 걸 그랬나? 너무 틱틱대서 벌을 받았나 싶기도 해.
전쟁을 하는 군인들이라면 당연한 운명일 거야. 오히려 살아남아서 돌아가는 경우가 적은 편이지. 그러니 예상하지 못했던 것도 아니야. 하지만 너에게 막상 이 사실이 다가오게 된다면 내가 지금 널 보고 싶은 만큼 너는 괴로울까....
아,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시간이 너무 없네. 편지와 함께 반지를 보낼게. 부디 나를 잊어. 내가 바라는 건 네 행복이고 웃음이야. 보고 싶다고 너무 일찍 따라오면 안 된다.

P.S.돌아가면 제대로 청혼해서 널 부인으로 맞이하고 네 남편이 되어주고 싶었는데 간절히 바라는 소원도 안 이루어지다니, 운도 없지

From.시라부 켄지로가

1년 전
닝겐1
아아.... 비상비상.... 눈물샘이 고장나버렸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사랑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년 전
닝겐2

1년 전
닝겐2
여닝 / 츠토무 / 사파이어요!!
1년 전
글쓴닝겐
To.당신에게

벌써 9월이 왔습니다. 어느새 더위가 가시고 이파리들이 붉게 물들어가고 있어요. 아침과 밤으로는 조금 쌀쌀한 바람도 느껴져요. 당신이 있는 곳은 어떤가요? 그곳도 이곳과 마찬가지로 가을이 오고 있는 걸까요? 많이 그립습니다. 벌써 8년 째 당신을 찾고 있지 못해요. 사람이 하루아침에 단 하나의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질 수 있다니, 가능한 일이긴 할까요? 여전히 믿을 수 없어요. 당신을 찾기 위해 도움을 주겠다고 하던 사람들도 점차 지쳐서 제 곁을 떠났습니다. 이제는 정말 저밖에 남지 않았네요. 솔직히 가끔은 아무런 진전 없이 미친 사람처럼 당신의 흔적만 발견하기 위해 온 감각을 곧추세우고 있는 저를 볼 때면 한심하기도 하고 참을 수 없는 공허함이 다가옵니다. 그렇지만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당신이 더 잘 알겠죠.
보고 싶어요. 너무 보고 싶어서 매일 밤 당신이 꿈에 나와요. 그런데 당신을 본 지 오래 되어서 목소리가 사라지고 있어요. 사람의 목소리가 가장 먼저 잊힌다고 하던 가요. 당신의 목소리는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분명 부드러운 왈츠와 같을 거라고 생각해요. 당신과의 첫만남이 아직도 기억나거든요. 왈츠가 흐르는 무대에서 살며시 춤을 추는 당신은 마치 그 노랫소리와 한 몸 같았죠. 당신이 한 바퀴 돌 때 붕 떴다가 떨어지던 치맛자락도 기억해요.
목소리는 잊어가면서 정작 첫 만남의 모습만은 아직도 이리 생생하다니.
벌써 시간이 자정이 다 되어가네요. 밤만 되면 당신 생각이 나는 게 저도 확실히 이상해지긴 했나봐요. 오늘의 편지는 이만 마칠게요. 언젠가 당신에게 닿기를 바라며.

From.백 번째 편지를 보내는, 고시키 츠토무가

1년 전
닝겐3

1년 전
닝겐3
남닝 / 키타 / 오팔이요!
1년 전
글쓴닝겐
To.닝에게

닝. 벌써 편지를 쓰는 것도 열 번째구나. 점점 편지를 쓸 때마다 긴 내용을 쓰기가 힘들어지네. 저번 편지는 잘 받았어. 걱정해줘서 고마워. 조치는 잘 해서 건강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아. 일상생활에 지장이 조금 있기야 하겠지만 지금 나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국가에 있으니 이 정도 상처는 운이 좋은 편이지. 삼일 전에 기차편이 구해져서 금방 돌아가려고 했는데 이번에 철도가 또 폭파되었다고 해서 발이 묶인 상태야. 그래서 편지를 쓰는 이유도 있어. 언제 도착할지 모르겠거든. 그렇지만 금방 돌아갈 것 같으니 하고 싶은 말은 만나서 할게. 하도 직장 동료들이 옆에서 편지를 훔쳐봐서 말이야. 대체 그렇게 꽁꽁 숨기는 애인이 누구냐고 난리를 얼마나 부리던지, 웃기지? 들키진 않았어. 우리나라는 아직 동성애에 대해서는 시선이 좋지 않으니까 어때, 내 애인 멋있지? 이렇게 자랑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리네. 네게 도착하면 몸을 험하게 굴린다고 또 혼나겠다. 어째 내가 혼내던 것 같은데 상황이 바뀐 것 같지?
음, 이렇게 말하긴 했지만 솔직히 너에게 부끄럽네. 애인이긴 하지만 남자고 한 쪽 팔까지 잃어 장애를 가지게 되었으니 시선이 얼마나 날카로울지 예상이 간다. 그렇지만 그런 소리 안 듣게 열심히 노력할게. 너를 많이 좋아한다.

P.S.10월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

From.키타 신스케

-
당신은 어느새 새싹이 돋고 있는 창밖을 바라봅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서 온 편지의 시간은 여전히 멈춰있고, 당신의 시간은 흐릅니다. 보낸 편지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똑똑-

지친 마음이지만 매일 같이 들리는 노크 소리에 황급히 현관으로 뛰어갑니다. 편지의 시간이 과연 당신의 시간과 같이 흐를 수 있을까요?

1년 전
닝겐3
와 센세 글에서 빛이 나요.... 정말 진짜루 레전드, 단숨에 읽어버렸네요 ♥️ 그런데 키타상이....키타상이..... 😮 마지막에는 키타상이 무사히 닝에게 돌아온 노크 소리겠죠? 그렇게 믿을래요!
1년 전
닝겐4
여닝/후타쿠치/다이아몬드요!
1년 전
글쓴닝겐
To.너에게

벌써 4월이라니, 우리가 편지를 주고받은 게 1년이 되었다는 걸 알아? 갑자기 처음부터 이런 소리를 해서 웃기겠지만 우리 처음에는 서로 어색하게 몇 줄 건네는 게 다였잖아. 어쩌다 이렇게 발전을 한 건지. 역시 사람 일은 모른다니까. 야 너는 잘 지내냐? 물어보니까 네 지역에는 이 꽃이 피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너 꽃 좋아하니까 보내주고 싶었는데 가면서 다 시들 것 같아서 향수로 바꿨어. 최대한 그 향이랑 비슷한 거야. 우리 처음 만났을 때도 정원에서 꽃구경 하는 너를 발견했었는데. 사실은 고백에 차여서 울고 있던 걸 숨겼던 거지만. 이해해~ 처음 보는 남자 앞에서 추하게 울기는 좀 그렇지? 아, 이건 비밀이긴 한데 사실 그때 나도 차였었다. 너만 차인 거 아니었어. 쪽팔리긴 한데 말해준다. 그래서 모른 척 하고 말 걸었잖아. 너도 뭔가 나랑 비슷한 거 같아서. 기억나? 미인이 울면 꽃이 시든다고. 너는 꽃처럼 예쁘니 그렇게 울지 말라고 한 거였는데 도리어 화내던 거. 어딜 꽃에 자신을 비유하냐며.
근데 정말 다른 뜻은 없었어. 정말 순수하게 네가 꽃처럼 예뻐서 그랬어. 와 이런 걸 어떻게 입 밖으로 꺼내는 건지 모르겠다. 쓰는 데도 손가락이 말려들어갈 것 같네.
오글거린다고 이번 편지 버리지 말고 잘 읽어둬라. 가서 할 말 미리 준비하는 거니까. 너는 꽃이 아니니 기꺼이 내가 네 꽃이 되어주러 갈게. 보낸 꽃을 나라고 생각하고 물 잘 주고 애정 좀 주고 있어. 가서 확인한다? 아 맞다. 꽃은 따로 네 지역에 사는 사람한테 부탁해서 따로 보냈어. 편지랑 같이 간 건 향수만. 어쨌든 알았지? 가서 할 말 많다, 너도 할 말 준비해 둬라.

P.S.집을 새로 구하게 되면 어디가 좋아?

From.켄지가

1년 전
닝겐5
1. 여닝
2. 히루가미
3. 토파즈

1년 전
글쓴닝겐
To.닝

안녕 닝. 사치로야. 편지를 쓰기 위해 펜을 드는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 알다시피 나는 가족이 없고 천문대에 갇혀 연구만 하는 신세라서 말이야.
다름이 아니라 편지를 쓴 이유는 저번에 너와 이야기를 나눴던 유성우에 대해서 알려줄 게 있어서 적어. 천 년에 한 번 떨어진다는 유성우 얘기 기억해? 그게 일주일 뒤 오늘과 같은 날 밤에 하늘에서 떨어진대. 엄청나게 많은 파편들이 떨어지는 거야.
그때 한 달 간 이곳에 지내면서 보고 싶어 했잖아. 그걸 볼 수 있을 것 같아. 혹시 시간 되면 다시 이쪽에 와서 나를 찾아줄래? 괜찮다면 너랑 같이 유성우를 보고 싶어. 그때 나도 많이 아쉬웠거든. 하늘이 흐려서 보지 못했지? 그런데 이번에는 날씨도 좋을 예정이고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밤이 될 거야. 편지가 빠르게 도착했으면 좋겠다. 답신은 주지 않아도 돼. 아마 오려면 시간도 빠듯할 테고 너에게 그런 부담을 주고 싶지도 않으니. 기다릴게. 11시 우리가 그때 같이 하늘을 봤던 곳에서 만나자. 너를 위한 담요와 간식거리도 준비해 둘게.

P.S. 저번에 내가 한 말은 무시해도 돼. 너무 성급했던 것 같아. 미안해.

From.천문대 소속 연구원 히루가미 사치로

1년 전
닝겐5
으왕왕… 분위기 너무 좋아요🥺 당장 히루가미 있는 곳으로 달려가고 시픈,,, 저번에 했던 말이 뭘지 궁금하네요🤭 편지 잘 받았어요 센세❤️
1년 전
닝겐6
여닝이요,,!
1년 전
닝겐6
쿠로오, 에메랄드
1년 전
글쓴닝겐
To.닝에게

닝, 나 쿠로오야. 지금 너는 간이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어. 나는 희미한 빛에 의지해서 편지를 쓰는 중. 편지를 보낼 사람을 옆에 두고 몰래 쓰려니까 엄청 떨리지만 그래도 조금씩 써볼게. 어두워서 글씨가 잘 안 보여. 조금 읽기 힘들게 써지더라도 이해해 줘....
본론부터 말하자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의사는 조금 더 살 수 있을 거라고 말하긴 했지만 자기 몸 상태를 가장 잘 아는 건 본인이잖아? 게다가 다가오는 죽음을 모를 리가 없지. 그러니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너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이렇게 쓰는 거야. 얼굴 보고 말하기엔 울 것 같아서 -사실 지금도 울컥하네- 제대로 못 전할까봐 이 방법을 선택했어. 몰래 쓰는 이유는, 조금 더 너에게 솔직하기 위해서 그러는 거니까 얄미워도 참기!
나는 너를 만난 게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 별 볼일 없는 내 인생에 너라는 사람이 들어올 줄은 예상도 못했지. 항상 병원 신세에 마음대로 밖도 못 나가고 골골대는 남자를 보고 어떤 매력을 느낀 건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주는 사랑이 참 고마웠어. 덕분에 행복하기도 했고 말이야. 그동안은 능력도 좋고 예쁘기도 하고 완벽한 네가 나를 사랑하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눈치 없는 척 너에게 상처를 주곤 했는데 그건 미안해.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 감정이 깊어지면 누군가 떠나갈 때 남은 한 쪽은 너무 커다란 짐을 지게 되잖아. 그러니까 나는 지금도 너의 마음은 모르는 척 할게. 너는 좋은 친구였고 좋은 여자야.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야. 나와 그동안 어울려 줘서 고마웠어. 그러니 이제 나가서 친구도 사귀고 애인도 만들고 나중에는 가족을 만들어서 행복한 삶을 즐기기를 바랄게. 마지막까지 이기적이라 생각해도 좋아. 사실 이기적인 건 맞아. 이렇게 너를 재우고 편지를 쓰고 있으니.
닝아. 나는 정말 행복해. 평생에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 진심이야. 너도 그렇지?

P.S.영원한 이별은 없어. 넌 항상 내 마음 속에 존재할 거야.

From.너를 사랑했던, 쿠로오가

1년 전
닝겐6
짖지 찢어져요
1년 전
닝겐6
사랑해 여보
1년 전
닝겐7
남닝/ 스나 린타로 / 토파즈요 !!.
1년 전
글쓴닝겐
To.별을 닮은 너

이름 보고 놀랐으려나? 아니면 너에게 편지가 올 줄은 몰라서 놀랐으려나. 뭐가 됐든 너한테 보낸 거 맞아. 닝. 너 말이야. 사실 우리가 그렇게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었지? 어쩌면 너는 나를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해. 우리가 접점이 있었던 건 네 파트너였던 내 친구와 함께 점심을 한 번 먹었고 너와는 딱 두 마디 대화를 했거든. 안녕 인사하면 너도 안녕이라고 대답했고 별을 좋아하냐 물어보니 좋아한다고 대답했던 아주 단순한 문답이지. 그런 내가 왜 너에게 편지를 보냈냐 하면, 별을 관측하는 연구자의 입장에서랄까?
잘 모르겠다. 그냥 처음 천문대에 오는 사람들을 소개할 때 네가 눈에 띄더라. 파트너는 되지 못했지만 일을 하면서도 네가 시야에 들어오면 어느 순간 너만을 쫓고 있었어. 참 닿을 수 없는 것에는 환장하는 게 연구원 체질인지 뭔지.
미리 말하는데 사랑한다거나 이런 감정은 아닌 것 같아. 아마도. 그냥 너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이걸 운명이라고 한다지? 그래 운명 같아. 너를 알고 싶거든. 그러니 이 편지를 받으면 찾아와줄래? 천 년에 한 번 떨어지는 유성우도 볼 겸 말이야. 평생 보지 못하는 기회를 날리기엔 아깝잖아. 다음 주 같은 날, 입구에서 기다릴게. 언제 도착하든 날 볼 수 있을 거야.

P.S. 이건 그냥 궁금해서 쓰는 건데 혹시 남자는 어떻게 생각해? 나는 한 번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물론 널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부담은 갖지 말고.

From.천문대 소속 연구원 스나 린타로

1년 전
닝겐7
헉..센세 너무 좋아요🤭🤭🥰🥰🥰
1년 전
닝겐8
여닝/ 쿠로오/ 루비
1년 전
글쓴닝겐
To.새로 사귄 친구

안녕 닝. 오늘 거기 날씨는 어때? 여기는 완전 꽝이야. 비가 너무 많이 내려. 하긴 여름이라 장마가 올 때이긴 한데 너무 습하다. 이건 좀 아니지. 여름을 좋아하긴 해도 비 오는 날은 조금 싫달까. 넌 어때? 아, 맑은 날을 좋아한다고 했었나? 그랬던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 그렇다고 하자. 지금 너무 더워서 미칠 지경이니까.
기차를 타서 편지를 쓰는 중이야. 창문 부서질 정도로 비가 내려. 어디 가는지 궁금하지 않아? 뭐 너랑 편지 주고받으면서 네 머릿 속의 나는 여행이나 주구장창 다니는 한량 이미지라 궁금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지금 향하는 곳은 무려 네가 있는 곳이라고?
편지 받고 놀랐나? 일방적으로 가는 거긴 한데 우리 얼굴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고 아는 거라고는 서로의 지역 날씨와 쓸데없는 일상 밖에 없잖아. 하지만 그것 만으로도 우리가 꽤 잘 통한다고 생각해서 너에게 가는 중이야.
편지를 네가 받을 때쯤은 아마 내가 도착했을 때겠지. 너희 나라에서 유명한 곳이 어디더라? 소원 비는 그 천사상 있는 공원? 너무 넓잖아. 음, 어디가 좋을까.
아 그래. 거기로 하자. 우리가 정말 우연찮게 만날 뻔했던 장소 알지? 서로 편지로 알고 나서 엄청 놀랐잖아. 어쩌면 스쳐지나간 얼굴일 수도 있겠다.
혹시나 만나는 게 부담스러우면 나오지 않아도 돼. 나는 그곳에서 오후 10시까지 있을 생각이야. 만약 생각이 있다면 너를 알아볼 수 있게 내가 전에 보냈던 인형을 들고 있어줄래? 그럼 나중에 보자.

P.S. 나는 검은 고양이 조각을 가방에 달고 다닐 예정.

From.새로 사귄 한량 친구

1년 전
닝겐8
뭔가 어색하고 설레는 기분 너무 좋아요 ❤️🤭
편지 잘 받았어요 🐈‍⬛🐱

1년 전
닝겐9
여닝 / 오사무 / 진주
1년 전
글쓴닝겐
To.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얼마 전에 받은 편지는 보관중이에요. 계속 편지를 보냈었는데 이제라도 연락이 닿아서 다행이에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아무래도 이걸 가장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요. 무탈하게 지내는 중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고 부끄럽지만 모르는 일에 대해서는 이웃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그동안 중간에서 아츠무가 계속 편지를 전달하고 있었다면서요? 걔도 집을 나가서 사는 건 몰랐어요. 그곳은 지금 얼마나 변했을지 궁금하네요. 이제 거의 10년이 되어가니까요. 강산도 10년이면 변한다는데 가뜩이나 빠른 도시는 얼마나 많이 변했을지.
어머니 아버지. 저는 건강합니다. 두 분도 무탈하게 지내고 계시죠? 사진이라도 보내주세요. 이러다 얼굴도 잊어버리겠어요. 마음 같아서는 찾아뵙는 건데 아무래도 일 특성상 시간이 나질 않네요....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정말 시간을 내려고 노력 중이에요. 어쩌면 만나러 갈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때 되면 꼭 반겨주셔야 해요.
그럼 이만 편지는 마무리 할게요. 사랑해요. 멀리서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P.S.혹시 아츠무랑 연락이 되나요? 요새 통 연락이 닿질 않아서요. 혹시 연락하고 계신다면 저에게 소식 좀 알려달라고 전해주세요.

From.미야 오사무

-
당신은 당신에게 온 편지인 줄 알고 무심코 뜯어 내용을 읽곤 그대로 굳어버립니다. 혹시 주소가 잘못된 걸까 싶어 여러 번 확인했지만 주소는 당신이 사는 집이 맞았습니다. 그러다 벼락 같이 한 사실이 떠오릅니다.

당신은 이 집에 들어오기 전 가격을 싸게 주고 들어왔는데 그 이유가 전 주인이 사고를 당해 죽었기 때문입니다. 집 안에서 죽은 건 아니었기에 신경 쓰지 않고 들어온 당신은 이 편지의 주인이 전 집주인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수신인 없는 편지를 붙들고 멍하니 서있었을까요,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현관문을 두드리며 편지에 나온 이름들을 부릅니다.

1년 전
닝겐10
여닝 / 시라부 / 다이아몬드
1년 전
글쓴닝겐
To.닝

닝. 나는 너를 좋아해. 그래서 네가 이 결혼을 하고 싶어 하지 않다는 걸 알아. 너는 표정 관리를 잘하지만 감정은 언제나 눈동자에 나타나는 법이니까. 네가 나를 바라보는 눈과 그 사람을 바라보는 눈이 다르다는 건 언제나 느끼는 사실이야. 괴롭기도 한 사실이지. 하지만 나는 너를 좋아하기에 네가 행복해지는 걸 원해.
나는 지금 너와 혼인을 하기 위해 이동하는 중이야. 모든 식구가 감시 아닌 감시를 하고 있어서 이 편지도 길게 쓰진 못할 것 같아. 그러니 자세한 내용은 만나면 이야기 해줄게. 결론부터 말하자면 넌 이 혼인을 무를 수 있어. 네가 원한다면 내가 어떻게 해서든 그렇게 만들게. 혹여 죄책감을 가질 것 같다면 내 탓을 해도 좋아. 나는 그래도 네가 밉지 않을 테니까.
그 사람에게도 편지를 전했어. 누누이 말하지만 나는 너의 행복을 바랄 뿐이야. 그럼 만나서 이야기 하자.

P.S.넌 내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야

From.시라부 켄지로

1년 전
닝겐10
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너말고 누가있어라부야ㅠㅠㅠ 누가 있냐고ㅠㅠㅠㅠㅠ!!!!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는 라부..🥺🥺 짱이에요 센세... 감사합니다♡♡♡♡
1년 전
닝겐11
여닝 / 세미 / 아쿠아마린
1년 전
글쓴닝겐
To.가장 좋아하는 친구 닝!

잘 지내고 있어? 나는 지금 항구 마을에 와있어. 여기 정말 분위기 좋다. 네가 좋아할 분위기인데 같이 못 와서 아쉽네. 언제나 같이 있었는데 이렇게 떨어져 있으니까 뭔가 외롭다. 그래도 너는 꿈을 위해 그곳에 남은 거니까 내가 할 일은 응원이겠지. 네가 성공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한 번 더 말할게. 넌 성공할 거야! 왜냐하면 넌 대단하니까!
벌써 몇 개월이나 지났는데 뭐 새로운 근황은 없지?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다던가 뭐 애인을 만들었다던가 하는 것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하니까 내 마음대로 알고 있을게.
아, 있잖아 그리고 나 여기서 점을 봤어. 이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행하는 점술인가 봐. 너랑 내 운세를 봤는데 글쎼 우리 둘 다 3월에 운세가 폭발한다네. 금전운, 학업운, 연애운 등 모든 운이 기세가 좋대. 이거 완전 흐름 탔네. 야 내가 여기서 여행 끝나고 다시 돌아가면 한 3월쯤 되지 않을까? 그때 우리 좀 변해 있으려나? 좋은 쪽으로 말이야. 넌 일적으로 성공하는 방향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빨리 널 보고 싶어. 원래 친구가 이렇게 그리운 존재였던가? 아 계속 붙잡고 있으니까 이상한 생각만 들어. 그럼 나중에 또 편지 쓸게.

P.S.아침에 읽었다면 좋은 아침! 저녁이라면 수고했어. 새벽이라면 얼른 자라. 일도 중요하지만 건강 챙겨야지.(그리고 별명 수세미 좀 바꿔라)

From.세미 에이타

1년 전
닝겐11
맘이 땃땃해지는 편지예요 센세ㅠㅠㅠㅠㅜ 좋다.... 우리 수세미 예쁜 편지 고마워😉
1년 전
닝겐12
여닝 / 쿠니미 / 자수정
1년 전
글쓴닝겐
To.닝에게

닝. 기다리다가 지쳐서 편지를 보내 봐. 너는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했지만 요새 바빠? 점점 편지 오는 게 뜸해져서.... 투정 부리는 건 아니야. 투정 부리는 거 싫어하잖아. 그런 것보단 역시 네가 보고 싶은 마음이 커. 병세는 나아졌어? 외국으로 나가면 그래도 치료할 방법이 있다고 했잖아. 네가 병과 싸울 동안 내가 이렇게 기다리지 못하고 편지를 계속 쓰는 게 어린아이 같아 보일지 몰라도 너를 항상 걱정해. 그러니까 봐주라. 난 항상 너에게 어린아이이고 싶은 걸.
이곳은 평화로워. 매일매일 같은 일상이야. 겨울이 곧 끝나가고 있어. 새싹이 돋고 새로운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겐 설렘이 가득하지. 특별히 큰일도 없어. 정말 신기하게도 요즘은 모든 일들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기분이야. 그 일상에 비어있는 네 자리가 크긴 하지만 말이야.
있잖아 네 소식을 물어보면 주변 사람들이 다 건강하게 지낸다고 해. 그런데 왜 너는 연락이 없을까 의문이 들어서 돈을 모으고 있어. 역시 직접 보러 가는 게 마음이 편하겠지? 얼른 보고 싶다. 언제나 좋은 꿈을 꾸기를 바랄게.

P.S.비행기 값이 너무 비싸다... 그렇지만 노력하고 있어.

From.쿠니미 아키라

1년 전
닝겐13
여닝 사쿠사 감람석
1년 전
글쓴닝겐
To.닝

안녕하세요. 저는 18살 사쿠사 키요오미입니다. 당신의 남편이 될 사람의 과거의 흔적이라고 생각하시면 될까요. 편지를 쓰는 건 18살의 저지만 아마 전달하는 건 미래의 저겠죠.
제가 이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미래를 위해서입니다. 거짓말 같겠지만 전 당신의 존재를 과거부터 알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부정했고, 절망했으며 외면했지만 이내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그러고 나니 제가 해야 할 일이 선명해졌습니다.
기억을 잃기 전에 당신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미래의 당신을 구하는 일입니다. 아마 당신은 이 편지의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겠죠. 기억이 없을 테니까. 하지만 이것 하나는 알아주세요. 당신은 나를 위해 기억을 바쳤고 저는 그런 당신을 위해 인생을 바치기로 정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말할 수 없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이 기억을 우리가 동시에 가지고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겠죠.
저는 당신을 처음엔 무척이나 싫어할 겁니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아서 정신병이 있나 착각을 하겠죠. 이야기의 내용은 이 편지의 내용일 거고요. 그렇지만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당신에게 어려운 걸 바라는 게 아니에요. 당신은 그저 내게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새겨주고 기억을 깨워주기만 하면 됩니다. 내가 바라는 건 그거 한 가지에요.
저는 당신을 사랑하게 될 운명이니까요.
그럼 미래의 나를, 당신에겐 현재일 나를 잘 부탁합니다.

P.S.이런 말하기 조금 그렇지만 성격 나쁜 거 아니까 욕은 적당히 해줘

From.사쿠사 키요오미

1년 전
닝겐13
아니 세상에 ㅠㅠ 밤 새에 이런 사랑스러운 편지가 ㅠㅠ 도착했다니... ㅠㅠ
너무 감사해요 센세 크리스마스 선물을 이렇게 받았군요... 😭 성격 나쁜 것도 스스로 알고 있지만 욕은 먹기 싫은 저 귀요미한테 소중한 기억 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너무 경멸하면 가만 안도... 부들부들...
센세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편지 잘 간직할게요 너무너무 감사해요 🫶🏻🖤💛

1년 전
닝겐14
여닝 / 시라부 / 에메랄드
1년 전
글쓴닝겐
To.닝

솔직히 이 편지를 쓸까 말까 많이 고민했어. 그도 그럴게 우리는 다투고 사이가 멀어졌잖아. 정확히 말하자면 일방적인 내 짜증에 네가 지쳐서 떠난 거지. 그래서 그냥 이 상태로 널 보내는 게 맞지 않을까, 널 잡으면 내가 너무 이기적인 걸까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그냥 한 번 이기적으로 행동해 보려고. 마지막까지 네게 이기적으로 굴어볼게.
닝. 난 지병을 가지고 있어. 심장이 태어날 때부터 많이 약했거든. 당연히 넌 몰랐겠지.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너에겐 그 사실을 숨겼으니까. 여기까지 읽었으면 예상이 가겠지만 네가 생각하는 게 맞을 거야. 네가 죽을 나 때문에 슬프지 않았으면 해서 너와 거리를 뒀어. 차라리 완벽한 나쁜 놈이 되면 네가 날 신경 쓰지 않고 네 삶을 살아갈 것 같아서. 그런데 막상 죽음이 다가오니까 이상하게도 네 생각만 나더라. 잠을 잘 때도, 멍을 때리며 밖을 볼 때도 밖에서 들리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네 목소리라고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네가 차올랐어. 너를 사랑해서 떠나보냈는데.... 이게 무슨 추태야. 그렇지 않아? 정말 많이 참았는데 네게 또 몹쓸 짓을 저질렀네.
나는 곧 죽을 거야. 이 편지를 받고 읽을 때는 이미 난 이 세상에 없겠지. 그러니 네게 꼭 말하고 싶은 게 있어.
닝 좋아해. 너를 좋아했어. 내 끝을 알아서 이 마음은 꾹 눌러 담는 게 낫다는 걸 알지만 도저히 못 하겠어. 네게 커다란 짐을 안겨주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지만 그럴 필요는 없어. 난 단순히 내 마음을 너에게 알리고 싶었어. 구구절절 쓰긴 했지만 편지를 읽지도 않고 넌 버릴지 모르지. 그러나 난 만족해. 네게 마음을 전했다는 것만으로도 지금 웃음이 나와.
그럼 닝. 이제 작별 인사를 해야 할 시간이 된 것 같아. 너에게 부족한 나였지만 그런 내가 널 많이 좋아했다는 걸 알아줘.

P.S. 다음 생에는 꼭 만나자

From.시라부 켄지로

1년 전
닝겐14
나 운다... 라부야... 켄지로.... 흥허험허어허어엉 마지막ㄱ에 와 달라 해야지 이걸 어 편지만 달랑 남기고 ㅠㅠㅠ가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 다음ㅇ생에라도 꼭 만나.... ㅇ만날수잇다.. 그땐 건강하게 살자.....
1년 전
닝겐15
여닝 / 스나린 / 오팔
1년 전
글쓴닝겐
To.닝

잘 지내고 있어? 편지를 쓸 시간이 생겨서 써봐. 글을 쓰는 재주가 없어서 두서없고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써볼게. 그 일단 나는 건강해. 병사로 차출되어서 나갈 때만 해도 무섭고 도망치고 싶고 그런 마음만 들었었는데 막상 이곳에 오니까 그런 생각은 잘 들지 않더라. 그냥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남아서 보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죽지 않고 살아남아 돌아갈 수 있을까 해.
사람들은 전쟁을 왜 하는 걸까. 아무리 마땅한 이유를 찾으려 해도 모르겠어. 우리는, 나는 대체 뭘 위해서 무기를 들고 같은 사람들에게 겨눠야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아. 이곳에 있을수록 두려운 것보다 공허해지는 것 같아.
자연이 많이 망가지고 있어. 누군가에겐 삶의 터전이었을 도시가 파괴되어 이제는 형체를 알아 볼 수가 없고 검은 연기만 내뿜어. 닝아. 난 잘 하고 있는 걸까? 새벽이 오면 고요해진 틈 사이로 내가 죽인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듯해. 하지만 멈출 수 없겠지. 내가 멈추면 곧 잃게 될 테니까. 이건 모래섬 게임 같은 거야. 내 터전을,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남의 것을 빼앗아야만 해.
오늘도 너를 생각해. 네가 있는 곳은 평화와 온기가 가득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 나는 꼭 돌아갈 거야. 그러기 위해 처절하게 싸우고 있으니까. 나를 위해 기도해줘. 오래 걸리더라도 네게 다시 돌아갈 거니까. 우리 그때 다시 이야기 하자. 편지를 읽어줘서 고마워.

P.S. 네가 준 손수건으로 지혈했는데 정신이 없어서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챙겨가지 못해서 미리 미안해.

From.스나 린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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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10월 즈음에 온 편지를 쥐고 어느새 눈이 내린 풍경을 바라봅니다. 그는 언제쯤 돌아올까요. 아직도 눈을 뜨면 그의 모습이 환영처럼 나타나 사랑을 속삭이는데 어느 순간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립니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습니다. 붉게 물든 하늘 아래로 누군가 이곳을 향해 천천히 걸어옵니다. 조금은 지친 듯 한 발걸음과 비척이는 걸음 걸이가 당신이 기다리던 사람이라는 걸 알려줍니다.

당신은 그에게 달려갑니다. 스나, 스나 린타로. 몇 년 째 부르지 못했던 이름을 당신은 내뱉습니다. 비록 당신의 모습을 더 이상 눈에 담기는 힘들 그였지만 당신의 목소리를 들은 그는 천천히 팔을 뻗어 당신을 품에 안습니다.

“다녀왔어.”

1년 전
닝겐15
으아앙 슬퍼요 센세ㅠㅠㅠ 무사히 돌아워줘서 너무 다행이다ㅠㅠ 앞으로는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행복만 하자…
1년 전
닝겐16
여닝 / 켄마 / 토파즈
1년 전
글쓴닝겐
To.닝

안녕 닝. 편지 봉투를 보고 알았겠지만 난 켄마야. 코즈메 켄마. 내 이름을 잊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네가 푸딩 머리라고 놀렸던 그 애 맞아. 편지는 잘 받았어? 보고 싶어서 편지를 써봤어. 간간이 네가 보내는 편지를 읽긴 했지만 일이 바빠서 답신을 못 했던 게 마음에 걸렸거든. 나는 여전히 네가 말했던 것처럼 무식하게 책을 들여다보고 하늘을 연구하고 있어.
드넓은 세계를 아주 작은 내가 연구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큰 행운이야. 아직 인간의 손길이 뻗어지지 못한 미지의 세계에 나라는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영광일까. 그게 아니더라도 인내의 결실을 맺는 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행복이지.
그런 내 세계에 발을 들인 네게 제안할 게 있어서 겸사겸사 편지를 보내.
닝, 혹시 그 소식을 들었어? 천 년에 한 번 떨어지는 유성우가 다음 달에 떨어질 전망이래. 하늘을 뒤덮는 불빛들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어. 몇 세대를 걸쳐도 보지 못할 귀한 기회가 우리에게 찾아온 거야.
그 광경을 너와 함께 보고 싶어. 네가 준 편지들을 읽으며 알았는데, 난 너도 소중해졌나봐. 내가 바라보는 별들만큼 네가 소중해졌어. 그러니까 널 데리러 갈게. 이걸 쓰고 휴가를 낼 생각이야. 분명 너는 내 마음을 알고 피할 게 뻔하니 데리러 가야지.
닝. 좋아해. 유성우가 떨어지는 밤에 다시 한 번 말해줄게. 안녕

P.S. 특별한 선물도 준비되어 있어

From.천문대 소속 연구원 코즈메 켄마

1년 전
닝겐17
여닝 / 아카아시 / 루비
1년 전
글쓴닝겐
To.닝

닝. 네가 살고 있는 곳 정말 멋지다. 건물 양식이 우리나라랑은 조금 달라서 흥미로워. 거리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아. 그동안 네가 해준 얘기들에 네 나라가 궁금해져서 여행을 왔어. 지금 이 편지는 여행 3일차에 쓰는 편지야. 사진도 많이 찍어서 편지랑 같이 보내. 이런 풍경을 계속 보고 살았던 거야? 왜 네 감성이 좋은지 알 것 같아. 여긴 완전히 예술가의 나라구나.
그나저나 이곳의 온도는 상당히 높다. 더 이상 옷차림이 가벼워질 수가 없는데 햇빛 아래에 있으면 살이 너무 뜨거워. 그래서 길거리에 파는 모자 하나를 사서 돌아다니고 있어. 지금 편지를 쓰는 곳 앞에 누군가 벽화를 그리고 있는데 처음 보는 꽃이다. 혹시 네가 알까 싶어 이것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 마음에 들어.
음, 그리고 네가 사는 곳에 오니까 더더욱 너를 실제로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물론 너는 여자이니 얼굴도 모르는 낯선 남자인 나를 만나는 게 꺼려질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래서 생각을 해봤는데 나는 한 달 간 이곳에서 지낼 예정이야.
마지막 날에는 그 유명하다는 호수를 보러 갈 거야. 나는 그날 흰 반팔 티에 검은 바지를 입고 있을 거고 회색 가방을 메고 있을 거야. 그리고 머리는 검은 색이고 목에는 카메라를, 팔목에는 이번에 산 손수건을 묶어놓을게. 너도 만약 내가 궁금하다면 내게 말을 걸어줄래? 나는 분명 네가 어떤 모습이든 좋아할 거야. 네가 말하는 방식, 이야기하는 것들을 사랑하거든.
그럼 이만 편지는 마칠게. 좋은 하루 보내.

P.S. 손수건 사진은 확인했지? 헷갈리지 않게 화려한 거로 샀어. 내 취향은 아니지만.

From.아카아시 케이지

1년 전
닝겐17
어 자기 나 바로 달려갈게
1년 전
닝겐17
진짜 센세 최고예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룽해........
1년 전
닝겐18
여닝 / 아츠무 / 자수정
1년 전
글쓴닝겐
To.닝

닝아. 또 네가 꿈에 나와서 편지를 쓴다. 너는 어떻게 그렇게 매정할 수가 있을까. 나를 두고 사라진 네가 미워서 죽을 것 같다가도 아쉬운 쪽이 매달려야지. 정말 이곳의 누구도 널 기억하지 못하더라. 나는 아직도 네 모습이 생생한데 아무도 네 이름과 존재를 몰라. 넌 어떻게 세계를 건너 나를 만나러 온 건지. 나도 세계를 건너 너를 만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매일매일 한숨만 느는 것 같다. 그래도 네가 내게 남겨준 추억으로 살아가고 있어. 모든 걸 포기하려고 했던 나를 붙잡아줘서 고맙지만 역시 떠날 거였으면 확실하게 떠나지 그랬어.
처음엔 네가 생각이 나지 않았어. 그런데 어느 순간 전혀 연관성이 없는 물건이나 풍경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게 여간 미친 사람이 아니었지. 나 역시 그런 내가 이해가 되지 않았어.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눈물을 흘리는지 눈가가 짓물려 쓰린 나날이 지속되더라. 그러다가 문득 네 이름이 생각이 난 거야. 처음 듣는 이름인데도 그 이름이 너무 그리워서 하루를 내내 울었는데 그 이후로 네 얼굴, 목소리, 나눴던 대화가 차례차례 떠오르고 어느새 네가 가득 나를 채웠을 때 비로소 떠오르더라. 너를 사랑했던 거야.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너를 사랑하고 있는 거야. 만날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너를 마음에 품어버린 거야.
너는 잘 지내고 있어? 보고 싶다는 마음 밖에 안 떠올라서 할 말이 없어. 너를 볼 수 있을까? 언젠가 이 편지가 네게 닿을 수 있을까? 몇 번 같은 내용을 전에 네가 살던 곳으로 보냈는데 주소 잘못 보냈다고 편지가 되돌아 오더라.
만약 이 편지가 되돌아오지 않는다면 기대해도 되는 걸까? 닝아. 나는 네가 그리워서 미칠 것 같아. 아니 이미 미쳤지. 이 세상에는 없는 너에게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으니 말이야.
너에게 가고 싶어. 너에게 닿고 싶어. 닝아.... 한 번만 만나러 와주라 제발.

P.S. 신이 있다면 제발 제 소원을 들어주세요.

From.유일하게 너를 기억하는, 미야 아츠무

1년 전
닝겐19
여닝 / 오이카와 / 아쿠아마린
1년 전
글쓴닝겐
To.나의 우연에게

편지는 잘 받았나요? 내 오랜 친구 같은 닝 씨?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어떻게 타국에서 만난 네가 오랫동안 만난 친구들만큼이나 이렇게 가깝게 느껴질 수가 있는 거지? 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거야! 나는 단연코 운명 같은 건 없다고 생각했는데 너를 생각하면 항상 느껴. 어쩌면 운명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이야.
이곳은 이름 모를 곳의 이름 모를 우체국 안이야. 진실이라 맹세할게. 나 여행하다가 사고로 어딘가에 떨어졌는데 아무래도 외지인 것 같아. 운이 좋게도 다친 곳은 없지만 한동안 이곳에서 지내기로 했어. 아무리 그래도 불시착을 했는데 완전히 쌩쌩하기는 좀 그렇잖아?
물론 큰 부상은 아니니 걱정 안 해도 돼. 정말 운이 좋았던 거야 나는. 떨어진 컨디션을 원상태로 돌리고 있어. 뭐 내 근황은 이렇고 너는 어떻게 지내? 이곳에서 하는 일 없이 휴식만 하고 있으니 난 매일매일 편지 쓰는 중이야. 내 친구들과 너에게.
소식을 알리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편지를 전해주겠다고 했거든. 그런데 딱 네가 생각이 나는 거 있지. 아 정말 심심해 죽겠어. 너는 일을 하느라 바쁘려나? 일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 차라리 뭐라도 하고 싶어. 아무 것도 안 하는 건 성정에 안 맞나봐.
있잖아, 닝. 나 결심한 게 하나 있는데 이곳에서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면 이사를 할 생각이야. 그곳엔 내 유년시절이 담겨있긴 하지만 나는 새로운 경험을 이제 해보고 싶거든.
네가 사는 곳 주변으로 갈까 고민 중인데 어떨까? 그곳은 좋아? 이사를 하게 되면 너랑 더 재밌게 놀고 싶다~ 그냥 이웃 주민처럼 평범하게 인사하고 음식도 나눠주고 수다를 떠는 그런 생활 있잖아. 그런 걸 너와 해보고 싶어.
아무튼 이런 상황이라 쓸데없는 이야기 좀 담아 너에게 보낼게. 그대신 너는 쓸데 없는 이야기 말고 근황 얘기 꽉 채워서 보내줘야 한다? 맨날 나만 이런 얘기하잖아. 넌 읽기만 하고 나빠 아주. 그럼 안녕. 좋은 하루 보내.

P.S. 혹시 내가 거짓말 하는 거라고 생각할 까봐 내 사진이랑 같이 보내! 나 완전 건강.

From.오이카와 토오루

1년 전
닝겐20
여닝 / 보쿠토 / 터키석
1년 전
글쓴닝겐
To.닝에게

안녕 닝! 편지 받고 그냥 찢어버리곤 버리지 않을 거라고 믿을게! 그리고 읽기 싫을 수도 있을 테니까 할 말만 간단히 할게.
닝 우리는 헤어졌지만 나는 그게 그리 나쁜 결말이 아니라고 생각해. 물론 너는 내가 눈치 없이 너에게 헤어지자고 말해 놓고선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게 정말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네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그걸 알려주려고 편지를 써.
네가 싫어진 게 아니야. 네가 질린 것도 아니고. 헤어지는 날 내가 말하지 않았어? 닝 너는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변명이 아니라 이건 진심이었어. 너는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난 너의 옆에 있기엔 부족한 사람이 맞아. 언제나 네 앞에선 밝은 척을 했지만 사실 그런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거든. 개인적인 일이기도 하고 이 일을 공유하기엔 내가 아직 어린 아이 같아서 누군가에게 털어 놓기엔 마음이 버티질 못할 것 같아. 그러니 닝. 고마웠어. 네가 좋았어. 우리는 행복했고 말이야. 너를 볼 때만큼은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그저 웃을 수 있었어. 하지만 한 편으로는 내 어두움이 널 물들일까 걱정이 되었지.
언제나 숨기고 싶은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 비춰질까 과하게 꾸며내곤 했는데 너에게도 그러면 안 되었던 것 같아. 점점 시간이 갈수록 내가 지치고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 너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에. 스스로를 좀먹고 있었어.
그래서 이제는 어른이 되어보려고 해. 몸만 컸지 아직 어린애 같은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고 싶어. 그래서 너에게 이별을 고했어.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고 네게 피해를 주기 싫어서. 네게 상처를 줬다면 미안해. 정말 할 말이 없어.
고마워. 내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 줘서. 넌 내 히어로야.

P.S. 기다려 달라고 하는 건... 정말 나쁜 사람인 거지?

From.보쿠토 코타로

1년 전
닝겐21
여닝 / 코모리 / 루비
1년 전
글쓴닝겐
To. 닝

안녕 닝. 나 코모리야. 코모리 모토야. 나 항상 너와 주고받던 편지는 모아두었는데 오늘 보니까 엄청 많이 쌓였더라고. 놀랍지 않아? 체감상으로는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우리 6달 째 주고받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인연을 이어가는 게 처음이라 되게 특별한 기분이 들어 닝. 나 그럴수록 막 너를 실제로 보고 싶고 그러는 거 있지.
편지.... 조금 늦게 써서 미안해. 할 일이 많아지는 탓에 보내는 게 늦었어. 그동안 닝은 잘 지내고 있었어? 아, 그러고 보니 그쪽은 겨울이라고 들어서 말이야. 나 최근에 뜨개질 하는 걸 배우고 있거든. 조금 어설프긴 해도 겨울이 끝나기 전에 너에게 보내고 싶어서 열심히 만들었어. 시중에 파는 것만큼 잘 만들어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써줬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네가 응원해준 거 결과가 조금 안 좋게 나왔어. 네가 기껏 응원까지 해주면서 마음 써줬는데 결과 보니까 떨어졌더라.... 으으 세상엔 쉬운 일이 하나도 없는 거 같아. 그중에서 일자리를 찾는 건 더더욱 어렵고 말이야. 그래도 포기하면 내가 아니지! 꿈을 포기하기엔 아직 나는 너무나 어리니까 말이야. 언젠가 하늘 위로 올라가 날게 된다면 그 풍경을 너에게도 보여주고 싶어. 우리 세상은 안 좋은 것도 많지만 좋은 건 그보다 더욱 많이 있으니까.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광경 역시 보여주고 싶고.
닝은 어때? 닝도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잖아. 나는 비록 이번엔 떨어지긴 했지만 닝은 분명 좋은 소식을 들고 있겠지? 궁금하다~ 꼭 알려줘야 해? 나는 닝을 누구보다 응원하는 한 사람이니까. 혹여 떨어졌더라도 너무 마음 쓰지 마. 난 널 항상 응원해.
원한다면 만나서 위로해줄 수도 있고! 난 기다리고 있으니까 편지 줘. 읽어줘서 고마워.

P.S. 만나고 싶은 건 사심.

From.코모리 모토야

1년 전
닝겐22
여닝 / 츠키시마 / 오팔
1년 전
글쓴닝겐
To. 닝

안녕하세요. 편지는 처음 써보네요. 그동안 보내주신 편지는 잘 보관하고 있어요. 지금 편지를 쓰려고 하니까 어떻게 닝 씨가 제게 그렇게 길게 편지를 계속해서 보냈을까 의문이 드네요. 막상 쓰려니까 내용이 하나도 생각 안 나요. 뭐 이 소리를 하면 닝 씨는 또 제가 사회성이 없다느니 놀리겠지. 그래도 그 사회성 없는 제가 편지도 보내다니 닝 씨는 정말 감사한 줄 아세요.
저는 길게 쓸 생각은 없으니 간단히 본론만 전할게요. 놀라지 말라고 미리 전하는 것도 있고요. 어쩔 수 없이 사고 현장에 휩쓸려서 저 다리 하나가 없어졌어요. 폭발로 정신을 잃고 깨어나 보니까 병원이었고 한 쪽 다리는 짧아져서 붕대를 칭칭 감고 있더라고요.
정신을 차린 건 이미 조치를 다 한 상태라 아픈 건 그리 심하진 않고요. 그냥 신체 일부가 없어졌다고 하니 움직일 때 어색하긴 했는데 재활하면서 이젠 익숙해졌으니 걱정 마세요. 편지는 돌아가는 길에 쓰고 있어요.
잔소리 심할 거 같아서 미리 전하는 거니까 돌아오면 잔소리는 하지 마세요. 저도 원해서 이렇게 된 건 아니니까. 그냥 지금은 얼굴이 보고 싶네요. 울지도 말고, 화내지도 말고, 우리 만나면 평소처럼 얘기해요. 알았죠? 편지를 받으면 곧 도착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P.S. 닝 씨는 아픈 곳 없죠?

From. 츠키시마 케이

1년 전
닝겐23
여닝/오이카와/터키석
1년 전
글쓴닝겐
To. 닝

닝 오랜만에 연락하네. 사실 너에게 편지를 보낼까 말까 고민 많이 했어. 하지만 역시 보내는 게 나을 것 같더라. 너는 나를 많이 미워하겠지. 그야 당연할 거야. 우리는 서로에게 서로가 처음이었고 온갖 서투른 부분을 가감 없이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힘든 연애를 했었다는 건 인정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는 정제되지 않은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끼쳐 지금의 나를, 지금의 너를 만들어냈겠지. 하하, 무슨 자신감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냐고 생각할 네가 그려지네.
있잖아 닝. 나는 너를 만나면서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이 없었어. 정말로. 내겐 다른 것도 중요했지만 항상 마음엔 너를 품고 있었어. 네가 무엇보다 소중했거든. 그런 우리가 헤어지게 된 건 아마 가고자 하는 방향 때문이겠지. 조금만 성숙했더라면 기다려줄 수도 있었을 거고 서로 한 걸음 물러나 중간점을 찾았을지도 모를 거야. 그치?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해. 우리는 너무 어렸고 서로를 담기엔 서로의 세상이 너무나 넓어서, 우리는 버틸 수가 없었던 거야.
닝. 닝아. 이 이름도 이젠 내게 일부가 되어서 존재해. 너도 그러니? 난 아직도 네가 내게 준 것들을 품고 살아가고 있어. 굳이 그걸 지우려고 노력하지 않아. 왜냐하면 넌 타인이 아니라 내 일부니까.
사실 편지를 쓴 건 네 소식을 들었어. 자세한 건 모르지만 네가 많이 힘들어한다고. 나는 예전부터 널 응원했던 한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난 멀리서도 널 응원하고 있다고 얘기해주고 싶었어. 정말 넌 대단한 사람이고 나에게 꿈을 꾸게 한 장본인이야. 그러니까 무너지지 마. 씩씩하게 살아. 넌 그런 모습이 멋있는 걸!
아무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있다면 그 사람에게 기대는 방법도 좋을 거야. 누군가 옆에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되니까 말이야. 그, 음 그러니까 잘 지내. 잘 지내야 해.

P.S. 답신은 안 보내도 돼. 넌 고민할 것 같아서 말하는 거야. 우린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

From. 오이카와 토오루

1년 전
닝겐24
여닝 사쿠사 자수정
1년 전
닝겐25
여닝 / 오이카와 / 다이아몬드
1년 전
닝겐26
여닝 / 카게야마 / 루비
1년 전
닝겐27
여닝 시라부 오팔
1년 전
닝겐28
여닝 쿠니미 사파이어….!!!!
1년 전
글쓴닝겐
To. 닝

안녕. 이 편지가 당신에게 갈지 잘 모르겠지만 써요. 저는 제가 인내심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또 아닌 것 같아요. 당신이 사라지고 난 후부터 제정신으로 살고 있기는 한 건가 모르겠어. 어디 있어요? 그렇게 사라질 거면 나한테 잘해주지도 말지, 떠날 때 모질게 말하고 가지 말지 그랬어요. 떠났을 때 일부러 이러려고 나한테 모진 말을 던진 건가 싶었을 때 얼마나 허탈하던지. 화는 나지도 않아요. 나를 잘 안다고 했으면서 당신은 나를 전혀 몰랐어. 나를 알면 그렇게 떠나면 안 되는 거였잖아요.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닌데.... 지금은 억울한 마음이 커서 어쩔 수가 없네요. 당신이 돌아오면 어떻게 행동할까 고민을 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거 모르겠고 그저 얼굴만이라도 보고 싶어요. 내가졌어. 내가 졌으니까 제발 돌아와주면 안 돼요?
어떻게 사람이 한순간에 그렇게 사라질 수가 있어. 흔적도 없이? 사실은 뭐 다른 세계 사람이라던가 귀신이라던가 했었어요? 보고 싶어요. 보고 싶다는 말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아.
나한테 존재를 각인시키고 그렇게 사라지는 게 어디 있어요. 당신이 미워 죽겠는데 그보다 더 그리워서 마음이 망가질 거 같아요. 내가 눈물이 이렇게 많은 줄도 몰랐어요.
지금은 그저 소식이라도 듣고 싶어요. 잘 있어요? 이 편지는 당신에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닿지 않겠죠. 알아, 아는데도 이렇게 보내는 내가 바보 같아.
만약 내가 언젠가 문득 생각이 난다면 고민하지 말고 보러 와주세요. 매일 당신과 처음 만난 곳에 가고 있어요. 그러니까.... 마음이 내키면, 조금의 변덕이 생긴다면요.

P.S. 추위 조심해요. 나처럼 아프지 말고

From. 쿠니미 아키라

1년 전
닝겐28
마음이 찢어진다................ 사랑해요 센세..............................
1년 전
닝겐29
여닝 / 후타쿠치 / 루비요
💗💗💗💗

1년 전
글쓴닝겐
To.닝

안녕. 오랜만이네. 그동안 일이 많아서 편지를 보내지 못했어. 혹시 날 잊은 건 아니겠지? 그럼 너 진짜 나쁜 거다. 야 너 다른 나라로 가서 공부한다며. 너는 꾸준히 나한테 편지 보냈는데 나는 못 보내서 얼마나 답답하던지... 거기 가서 그럼 공부하면 보낼 주소도 바뀌겠네. 이번엔 네가 바빠질 타이밍인가? 나는 곧 안정기가 올 것 같다. 너 자리 잡으면 꼭 주소 바뀐 거 알려줘. 나는 항상 그대로 있을 테니까. 우리 한 번 만난 적 있잖아.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 이런 펜팔로 친해진 친구가 아니라 가까이 살아서 어릴 때부터 같이 지냈으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야. 너는 나를 더 잘 알 거고 나는 너를 더 잘 알게 되었겠지. 그게 좀 궁금하더라 요즘엔. 너는 밝고 주변 사람들한테 잘 하는 성격인 것 같으니까 괜히 부러워지네.
아무튼 우린 그래도 비슷한 시간대에 살았었는데 이젠 많이 차이가 나려나? 그래도 언제든 닿을 수 있으니까 만족해. 너랑 이렇게 편지 주고받게 된 거 나로서는 엄청난 행운이다. 너는 모르겠지만 너랑 연락하기 시작한 뒤로 내 생활이 많이 바뀌었어. 네가 하도 긍정적이고 열심히 살아서 그런가. 보고 싶어. 우리 서로 생활이 좀 안정되면 만나는 거 어떻게 생각해? 연락도 오래 했고 비록 편지로 닿긴 했지만 난 네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아. 너만 괜찮다면 만나보고 싶어. 나는 이미 마음 준비도 다 했으니까 너만 준비되면 된다~
이 편지 받고 놀라지나 말고. 내가 잊은 줄 알고 너도 점점 연락 뜸해지더라 괜찮아. 내가 하면 되니까. 하는 일 모두 잘 되길 바랄게. 너라면 뭐든 잘하겠지만 말이야. 멀리서 계속 널 응원하고 있으니까 포기하지 말고 힘든 일 있으면 털어놔도 돼. 네가 하는 모든 얘기가 궁금한 참이니까. 그럼 좋은 하루 보내고 편지 기다릴게. 안녕.

P.S. 바보

From.후타쿠치 켄지

1년 전
닝겐30
센세!!!!
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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