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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년 전 (2023/4/19)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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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 그 녀석의 순애가 어쩐지 이상하다 下 | 인스티즈 

 

삼일 째, 옷코츠 유타가 내 뒤를 밟는다. 

딱히 숨으려는 노력도 안 하는 것 같다. 그냥 멀찍이 떨어져 걷는 정도다.  

스토킹 허가가 떨어지자마자 익숙하게 따라오는 걸 보니,  

이전에도 전적이 있는 듯한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다만 그때는 안 들키게 철저히 미행했으리라. 이 거짓말쟁이. 

 

-옷코츠. 

-...어? 

-그럴거면, 그냥 이리와. 

 

새삼 곁에 있으니 덩치가 있는게 느껴졌다. 

 

-앞으로 이렇게 데려다 줘. 

-응. 

-아침에도 데리러오고. 

-알았어. 

 

학교에서 평소처럼 수업을 듣고 나오는데 전공관 앞이 와글거렸다. 자세히 보니 유타가 학생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었다.  

아 참, 쟤 인기남이었지. 

 

-새삼 믿기지가 않네... 

-어, 닝아! 

 

미츠코가 나를 발견한듯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안녕. 

-응, 수업끝났지? 

-어, 근데... 

 

내가 슬쩍 눈짓하니 미츠코가 다가와 작게 속삭였다. 

 

-저번에 네가 물어봤던거 있잖아. 유타 애인! 

-...아. 

-지금 그 소문 퍼져서 여자 애들이 난리다 난리. 

 

난 멋쩍게 웃었다. 유타와의 관계는 절대 비밀로 해야겠다. 

 

-닝아. 

 

눈이 마주치자 그가 손을 흔들었다. 그것만으로도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난 대충 인사하고 곧장 그곳을 빠져나왔다. 어차피 갈 곳은 집 뿐이니까, 천천히 걸었다. 

 

-다른 애들한테는 말 안해? 

-응. 

-왜? 

-귀찮아.  

 

어느새 그의 보폭에 따라잡힌 나는 나란히 옆을 걷고 있는 유타에게 당부했다. 

 

-티 내지마.  

 

그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티내지 말라고 미친'놈아. 

당부가 아니라 다짐을 받아냈어야 했는데. 

 

-도와줄게. 

-... 

-어디가? 

-... 

-응? 

-...아르바이트. 

-아아. 조심히 다녀와. 

 

인공적인 햇살같은 행위들에 남아있던 신뢰가 증발된다. 눈치가 없을 리 없는데. 내가 째려보자, 그가 말갛게 웃었다. 

 

옷코츠 유타에 대해 새롭게 안 사실 한가지. 말 잘 듣는 척 하지만, 고집이 세다. 결국엔 제멋대로 한다는 얘기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났다. 별 일은 없었고, 신기하게 우리 둘의 관계도 들키지 않았다. 자의식 과잉이었나, 나같은게 유타와 사귈리 없단 뜻인가. 조금 머쓱했지만 할 건 해야지. 

 

-유타. 

-... 

-왜 대답이 없어? 

-아... 이름, 불러준거 처음이라. 

-그랬나? 

 

생각할 땐 늘 유타라고 지칭해서 몰랐다. 막상 부를 땐 별 생각없이 옷코츠라고 했더니, 의식하고 있었나보다. 

 

-근데 왜? 

-아. 

 

나도 나에 대해 새롭게 알려줄게 있어서. 

 

그를 집으로 초대했다. 나의 방은 늘 깨끗한 편이다. 

미세한 결벽증도 있는 것 같은데, 남 앞에서 티내지는 않는다. 이를 테면 외출복 그대로 침대에 눕는다고 해도 딱히, 화내지는 않는다는 느낌. 

 

-부끄러워하네? 

-일단은 나도 남자니까. 

-무슨 상관이야. 

-...그러게 상관없나. 

 

오묘한 분위기에 내가 그를 덮치는 꼴이 되었지만, 사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뭘 해 볼 새도 없이 그의 품에 갇혀버렸기 때문에 그저 열심히 입술 세례나 받았다. 

 

유타의 상체 아래서 늘어지는 목걸이를 바라본다. 머리카락에 닿는 금속성 물질. 귓속말을 할 때면 닿는 차가운 온도. 기분이 이상했다. 리카도 이걸 보고 있을까? 

 

-너는 죄책감 같은 거 안 들어? 

-무슨 죄책감? 

-나랑 이러는거, 리카한테. 

 

그는 잠시 곰곰히 생각하는듯 하더니 멀뚱하게 반문했다. 

 

-...왜 죄책감이 들지? 

-...됐다. 

 

우리는 그 후로도 몇 차례의 난잡함을 드러내다 잠에 들었다. 

나는 점점 유타에 대한 마음을 정의하는데 골똘해졌다. 

 

몇 달쯤 지나자 결론적으로, 학과에 모든 사실이 밝혀졌다. 다만 변질된 부분은 있었다. 

 

-닝쨩, 유타랑 진짜 사귀는 사이야? 

-응. 

이건 사실, 

 

-소문의 리카쨩이 너라면서? 

-응, 맞아. 

이건 거짓. 

 

하지만 해명하기 귀찮은 걸. 마음에 안들면 유타가 알아서 정정할 것이다. 

 

 

-생일축하해. 

 

나는 스물 두번째 생일에 나의 연애관을 새롭게 정의하기로 했다. 나란 인간은 생각보다 관대한 사람인가보다. 

 

-목걸이네. 

 

옷코츠 유타가 일부러 이러는게 아닌 이상 대단히 미친'새끼인게 분명했다. 자기는 전여친 목걸이를 차고서 현여친한테 목걸이를 선물로 줘?  

다만 슬픈 사실은 유타가 결코 일부러 이럴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난 미친'새끼와 사귀고 있는 것이 확정되었다. 

 

-내가 이걸 차면 넌 그 목걸이에서 벗어날까? 

 

미리 대답을 들은 기분이었다. 

사실 그의 표정은 언제나 똑같았다. 다만 내 마음의 깊이가 달라져서 미묘한 반응에 서운하고 혼자 실망하고 마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미 처음부터 다 알았음에도. 

 

너는 

그 목걸이를 버리지도 않을거고 

내게 목걸이를 걸어주지도 않을거야. 

스스로 채우게 할거야. 

분명 목줄처럼. 

그런건 처음 채워준 사람이 아니면 끊지 못하니까. 

 

-고마워, 유타. 

 

나는 당장이라도 그의 목줄을 잡아당겨 입 맞추고 싶었다. 끊어지면 더 좋고. 그러나 난 그저 그에게 받은 것을 목에 걸고 웃었다. 

 

-예쁘네. 

-응... 

 

널 사랑해. 

 

여전히 그의 사랑 고백에 나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처음처럼 고민한다. 

도망가도 될까? 

그의 곁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내 근처를 지키겠지. 

내게 새로운 남자가 생겨도 날 붙잡지 않을거고, 

딱히 위해를 가하진 않을거야. 

다만 그 사람이 내가 싫다는 행동을 한다면 

그때 어디선가 나타나서 

죽여버릴지도 모르지. 

 

우울한 건 아니었지만, 그다지 기분이 좋은 편은 아니었기에 심술궂은 생각을 했다. 

 

장난 좀 쳐볼까. 

 

-유타. 

-응? 

-근데 나 질투나. 내가 첫 번째가 아닌게. 

-... 

 

그는 미소짓지만 눈은 웃지 않는다. 

 

-야, 장난이야. 표정 풀지? 

-...장난? 

-그래. 

-거짓말. 

 

어떻게 알았지. 

 

-네가 처음에 그랬잖아. 너처럼 알기 쉬운 사람은 없다고. 

-그랬지. 

-나보고 바보라며? 

-그걸 담아뒀어? 

 

내가 장난스레 웃어보이자 그가 음울한 목소리로 답했다. 

 

-리카는... 

 

그냥... 그런 순위 같은게 아니야. 미안.  

 

 

어느덧 한 여름이 되었다. 

쨍하고 빛나는 햇볕에 온 몸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오히려 햇살이라 불리는 남자, 옷코츠 유타는 시원한 몸을 가지고 있어서, 그의 손을 잡으면 언제나 서늘했다. 

 

우리는 방학을 맞아 짧은 동거를 시작했다. 사실 그 전에도 반쯤 같이 살고있었기에 그저 그의 짐이 조금 더 늘었을 뿐이다. 놀랍게도 유타는 모범생쪽에 속해서 늘 기숙사에 살았으니까. 

 

-유타, 만약에 놀이 알아? 

-그게 뭐야? 

-말 그대로. 내가 가정하면, 넌 답하는거야. 

-아아.  

-예를 들면, 만약에 지금 아이스크림을 먹는다면 무슨맛?이런 거. 

-먹고싶어? 

-응. 

 

우리는 집 근처 벤치에 앉아 그가 사온 하드를 먹으며 열기를 식혔다. 머리 위에서 나무 그늘이 늘어져 내렸다. 여름은 부는 바람마저 뜨거워서 방심할 수가 없었다. 전부 녹겠어. 

 

-어때, 해볼래? 

-좋아. 

-그럼 시작한다. 

 

나는 그의 어깨에 기대어 가볍게 발장난을 쳤다. 사실 질문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너의 정답도 정해져있으면 좋겠다. 

 

-만약에, 내가 죽으면, 

-그럴 일 없어. 

 

아, 빠른 반응.  

트라우마인가? 조금 미안. 

 

-아니, 좀 들어봐. 그냥 가정이잖아. 

-예시랑 너무 다르잖아. 

-알았어. 그럼 다른거. 만약에, 

-... 

 

그가 살짝 굳은 얼굴로 나의 손을 잡는다. 불안해하기는. 유타는 속을 알 수 없다가도 알기 쉬운 남자였다. 나보다 네가 훨씬 어려우니까 그의 답을 예상할 수 조차 없어서, 나는 자꾸 확인받고 싶었다. 미정인 답이 싫어서, 오래전부터 물어온 의문에 이제는, 정답을 말해주었으면해서.  

 

-너는 또, 리카처럼 나를 걸고 다닐거니? 

 

그래, 단지 그 뿐이었는데. 

 

-아니. 

-... 

 

아직도 리카랑 동급은 아니다 이건가.  

나는 조금 비참해졌다. 그의 얼굴을 바라볼 용기가 없었다. 

 

-그렇구나. 

 

내가 가볍게 웃자 그가 답했다. 

 

-그땐 너를 따라 죽을거야. 

 

새로운 오답이었다. 

손목을 타고 뜨거운 것이 주륵 흘러내렸다. 

분명 차가웠던 아이스크림은, 본분을 잊고 사정없이 물러지고, 더운 여름이 부는 입김에 그대로 형체를 잃어갔다.  

 

내가 네 순정이 얼마나 글러먹었는지 잊고 있었네. 

 

-근데 유타. 

-응. 

-나 아이스크림 녹았다. 

-...바꿔줘? 

 

끈적임은 오래도록 질척이는 습성을 지녔지, 너처럼. 

 

-아니, 핥아줘. 

 

 

방 안에 누워 불도 켜지 않고 하루종일 붙어있던 날이 있었다. 아침인지, 낮인지, 밤인지조차 모르게 어두운 암막커튼을 치고 무덤 속에 파묻힌듯, 가만히 누워서 온기나 나누던 날이. 

 

-이제 덥다. 

-그러게. 

-이제 그만할까. 

 

내가 그의 뺨을 문지르며 히히, 웃을 때 그는 가만히 내 목걸이에 입맞췄다.  

 

-영원한게 좋아, 난. 

-지금은 재미없어? 

-아니. 

-... 

-즐거워서, 이 세상에 우리 둘 뿐이면 좋겠어.  

 

사실은, 다 죽고 네 세상에 나뿐이면 좋겠어.  

 

가끔 이런 섬뜩함이 사랑을 잠식할 때, 나는 자주 가라앉았다. 그럼 너는 내 숨통을 틔워주는 척 더 깊이 끌어내린다. 아마도 자주 속삭였을 것이다. 내가 잠든 사이, 

 

숨 따위 내가 불어넣어주면 돼.  

그러니 수면 위로는 가지마. 

 

이전 글 : https://www.instiz.net/name/54012370?category=3

 

 

그 녀석의 순애가 이상하다 fin.


 
닝겐1
센세 하편 나온거 이제야 알고 뛰어왔는데 지금 제 심장이 안 뛰어요 아마 센세가 내 심장 가져가서 그런가봐요💘 진짜 만수무강하시면서 글 많이 써주세요 센세 진짜 사랑해요 ❤️‍🔥❤️‍🔥
1년 전
글쓴닝겐
에헤헤 감사합니당🥺❣️알럽쏘마취...
1년 전
닝겐2
와 센세 이건 문학이야
1년 전
글쓴닝겐
앗 과찬이십니다❣️
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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