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태눈깔에 의욕 없어 보이고 선생도 자기 의지로 하려던 것 같지도 않고 하얀 가운 하나 덜렁 걸치고 담배나 꼬나물고 있어서 자기 학생들한테 관심 1도 없어 보이는데 모고나 중간 기말 보고 상담할 때면 사실 학생들한테 그 누구보다 관심 있어 하는거 티남.
“뭐, 성적 얘기는 나중에 하고. 밥은 잘 먹고 다니냐? 애가 갈수록 비실비실 해가지고, 이러다 바람 불면 날라간다고? 가뜩이나 미술 한다고 주말이면 삼시세끼 편의점에서 때울 애가 급식은 또 왜 이렇게 안 먹어. 밥이 맛 없냐? 아, 저번에 애들 하는 소리 들어보니까 맛 없다 하던 것 같긴 하다. 그래도 급식 아줌마 바뀌면서 맛있어졌다던데 한번 먹어봐라. 뭐, 나? 이 긴파치 선생님은 도시락 싸온답니다. 에이, 급식이 맛 없어서 그런게 아니고...”
진심 이럴 것 같음... 과목은 문학인데 수업 스타일 애들이 제일 싫어할 것 같음. 걍 책에 있는 글 다 줄줄 말하다가 자기 입 아프면 얼렁뚱땅 애들 데리고 밖에 나가거나 학교 가십 좀 얘기해보라고 함. 애들한테. 그래서 시험 전에 진도 뺀다고 50분 풀로 수업하고 시험 문제 개어렵게 냄.
그런데도 인기 많을 것 같다... 다들 엥? 긴파치? 아 그쌤 별로... 수업도 졸리고 암튼 별로임. 이러는데 속으로 좋아하고 있음. 먼저 장난치고 그 긴파치 특유의 영혼 없는 반응에 열광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