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 무전유죄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아버지가 죽었단다.

사인은 약물 중독. 앓고 있던 지병은 없었고 별다른 외상도 보이지 않았다고. 부고 소식을 전하는 데 성공한 남자는 담배 한 갑과 낡아빠진 아기 수첩을 꺼내들었다. 별 건 없지만 보기라도 하라며.

내 손이 향한 물건은

1. 수첩

2. 담배

범천 시간대

노잼주의 적관부

[닝겐1]

1

[닝겐2]

1

[글쓴닝겐]

허공을 배회하던 손은 담배를 지나 아기 수첩을 집어 들었다. 말 그대로 별다를 건 없었다. 첫 장은 부모가 된 것을 축하하는 문구. 다음 장은 다른 사람의 필기체로 적힌 내 이름과 생년월일. 그리고 마지막 장에 붙어 있던 초음파 사진. 정말로 그게 다였다.

"태명은 쑥쑥이였다던데, 키가 딱히 쑥쑥 크진 않았나 봐."
"네?"
"아아, 농담."

[글쓴닝겐]

웃음기 없이 말해서 진담인 줄 알았다. 재미도 없고 반응할 말도 없어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더니 남자 딴에서는 내 기분이 상했다고 생각한 건지 뒤늦게 가벼운 사과를 덧대었다. 미안이란 말과 함께 세상 밖으로 튀어나온 회색빛 연기가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근데 __ 년생이면 몇 살이더라."

1. 18살
2. 28살

[닝겐3]

2

[글쓴닝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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