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의욕도 없고 흥미도 없어서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이었는데 화나는 감정은 아직 있나보다. 하필 오늘은 경기를 챙겨본 바람에 15번 18번 니네가 진짜 너무 싫어.
너네 다음 주면 05년생들 새로 오는 거 알고있니? 그 말인즉 너네가 이제 얼마 뒤면 4,5년차가 된다는 말이야. 그 정도 시간이 지나면 대학생도 졸업을 해. 근데 너네는 왜 아직 투수조 막내를 졸업할 생각이 없는 거니? 3년차까지는 그래 얼라라고 할 수 있지. 근데 너넨 군대도 안 갔고, 1군에서 계속 기회도 받았는데 마냥 신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솔직히 댓글 읽기 편에서 언제 한 번 2군에 있을 때부터 승민이형, 원중이 형이 '니가 빨리 와야 불펜진이 좀 더 편할 수 있다'고 했다며 실실 웃는 모습을 봤을 때에도 쟤는 저게 가볍게만 들리나 의아했다.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지만 실실 웃는 거 보니까 옛말도 틀릴 때가 있구나 싶더라.
감독이 100%의 상태가 되면 그 때 올릴 거라니까 지금 140% 상태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것도 불안했어. 무슨 자신감으로 저렇게 호언장담을 하는 걸까? 나는 아직도 그 호언장담의 원천을 모르겠다.
최근에 몇 번 잘했으니까, 최소한 볼질은 안 하니까 라고 좋게 생각해보려고 해도 화려하게 인터뷰했던 너의 모든 발언들이 나를 몇 배로 열받게 해. 140%는 니가 은퇴할 때까지 생각날 것 같다. 제발 부탁인데 스위퍼 배웠다고 인터뷰할 시간에 원래 쓰던 공이나 잘 다듬어. 제발 인터뷰 좀 그만하고 훈련이나 더 해.
다른 한 명은 그냥 할 말이 없다. 어떤 것 때문에 이러고 있는 건지 정말 하나도 모르겠어. 그냥 문제 그 자체를 보는 기분이야. 휴식이 필요한 거니, 정신머리 개조가 필요한 거니? 전자면 입대하고 후자여도 입대해라. 현역으로.
오늘도 니가 볼만 잔뜩 던지고 주자 쌓아둔 채 입 삐쭉거리는 거 보는데 놀랍지가 않더라. 어이없어서 그땐 화나지도 않았어. 너는 니 투구를 모니터링 하니? 하면 그 모습을 보면서 너는 무슨 생각을 하니? 나는 좀 치우고 싶단 생각을 해. 마운드 위에서든 화면에서든.
둘 다 야구 경력이 몇 년인데 아직 형들이 뒷처리 다 해주는 거냐. 형들이 힘들어할 때 니들이 수습하는 게 더 맞는 거 아니냐? 너네보다 어린 투수가 땀 뻘뻘 흘리며 막는 모습을 보면서 제발 깨닫는 게 있었길 바란다. 너네도 그런 모습이 한 번씩은 있었잖아. 부탁인데 그 모습 좀 다시 보여주라. 지금은 어린 애들한테 너네의 구린 점들을 물들이지나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먼저 들어. 이게 맞나 싶지만서도 마음이 그래.
난 올해는 기대 안 해. 근데 제발 내년에는 다른 사람처럼 정신차리고 풀타임 뛰어라. 올해 니네가 자리 비운만큼, 마운드 위에서 난리친만큼 더 오래 더 잘 해봐 제발 제발.
열받아서 떠오르는대로 와다다 쏟아냈는데 속 시원하지가 않네. 쓰다보니 엄청 길어졌는데 찝찝하기만 하다. 미우나고우나 우리 팀 선수라 그런가? 난 정말 너네가 싫어. 근데 싫은만큼 오래 좀 보고싶다. 1군에서 잘 좀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