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술사면 ㄹㅇ 주술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겠지 캐도 숨겼을 테고. 연애할 때야 어떻게든 숨길 수 있고 다쳐도 쇼코 진료 받고 옷 갈아입고 만날 여유도 있고 따로 사니까 자기 스케줄에 대해 알려줘야 할 필요도 없을 테니 나름 괜찮았을 듯. 하지만 그게 결혼으로 이어진다면?? 어차피 안다고 해서 바뀌는 것도 없고 불안만 늘 테니까 그냥 입을 다무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말 안했을 애들이 수두룩빽빽이라고 가정했을 때, 항상 늦고 어떨 때 보면 옷에 피 묻혀오고.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아무 일도 아닙니다. 그대가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아아-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 우리 자기는 걱정할 필요 없다고? 최강 남편이 알아서 할 테니까 여보는 그냥 쉬고 있어요~."
"아, 거기 피 묻었어? 내가 빨 테니까 닝은 가서 쉬어! 설거지도 내가 해놓을까, 이참에?"
"......별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등등 얼버무리거나 회피하는 반응만 들려오니까 결혼 몇 년차부터는 제대로 된 대답 받는 건 그냥 포기할듯.
아무리 사랑해도 나에게 뭔가를 자꾸 숨기고 말 안하고 그 주제만 꺼내면 자길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은근슬쩍 "너는 알 거 없다"하는 식으로 말하면 나같아도 정떨어지거나 체념할 것 같단 말임. 솔직히 사랑해서 결혼했다지만 진실되지 않은 관계가 뭐 그리 오래 지속되겠음?
그러다 결혼 기념일 당일 날, 캐들이 임무에서 심하게 다치는 바람에(고죠는... 성질 긁은 스쿠나랑 한 대판 싸웠거나 뇌토 마주해서 멘탈 넉다운되고 현피 떴다고 치자) 새벽 1시 넘어서 들어오게 된 거임... 당연히 연락도 안 됐겠지. 닝은 열받아서 이번에야말로 따질 생각으로 오기만 해봐라 도륙을 내주겠다, 칼을 갈고 있는데...
혈색도 안 좋고 눈 반쯤 풀린 채로 다녀왔다고 말하는 캐를 보면서 아무 말도 못할 거임. 당연히 상태 안 좋아서 병원 가자고 하지만 병원에서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다음 날이면 괜찮아진다고 하는 모습 보면서 또 바보가 된 기분이겠지.
"...나는 대체 당신에게 뭐예요?"
"...나는 대체 너한테 뭐야?"
결국 참고 참다가 폭발해버린 닝이 닭똥같은 눈물 줄줄 흘리면서 나름 기념일이라고 사온 장미꽃다발 쓰레기통에 처박고 만들어놓은 케이크도 싱크대에 처박아버리고 이럴 거면 나랑 결혼 왜 했냐고, 그냥 행복한 감정 좋은 감정만 누리기 위한 존재였냐고 아무것도 안 알려주면서 이 관계에 부채감만 들게 하고, 이렇게 화낼 때마다 자기만 나쁜 사람 만드는 게 얼마나 부담됐는 줄 아냐고 속사포처럼 쏟아내다가
"이럴 거면 차라리 우리 이혼해요."
"이럴 거면 차라리 우리 이혼해."
이혼 선언해서 단 한 번도 이혼 생각해본 적 없고 오히려 닝을 위해 더 빡세게 일하고 있던 캐 멘탈 박살내고 싶다. 그리고 빌든 구르든 후회물 찍고 그러는 거지. 보니까 댓망으로 먹어도 오? 맛날 것 같은데 캬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