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나랑 처음 만났을 때가 10년 아니면 9년 전 즈음이던가?
고등학교 때 널 만났고 네가 여기로 날 이끌어줬는데 나만 여기 남아있는 것 같네
사실은 어쩌다 너랑 마주치진 않을까 익명 뒤에 숨어도 나는 널 알아볼 수 있을지 모른단 알량한 자신감에 아직도 남아있는 중이야
다시 시작해보자거나 연락하자는 말은 아냐
그 때 너도 나도 상처 많이 받았잖아
그냥 나도 이제 어른이 되었고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가다보니
어릴적 했던 무심하고 미성숙한 행동들에 상처 받았을 네게 너무 미안하더라
이기적이라서 미안해 근데 아직도 그 비오는 날 닫히는 문 사이로 슬픈 네 얼굴이 잊혀지지 않아 내 마음 편하자고 여기에 사과를 해
잘 살고 있나 궁금해서
네게 나는 악몽이었을지 몰라도 내게 넌 흉터 같아서
이제 더 이상 아프지도 않지만 잊을만 하면 자꾸 생각나
졸업 이후로 딱 한 번 마지막으로 본 그 날 하필이면 네 세상이 무너져버린 날
더 오래 함께 해주지 못 해 미안해
내가 거기 있어봤자 가증스러울 것 같아서 차마 있지 못했어
있지, 내 기억 속 너는 언제나 19살일테고 언제나 작고 뽀얀 사랑스러운 사람일 거야
이게 널 떠올리는 마지막 순간이길 바라지만 그러지 못할 것을 알기에 그저 언젠가 스치듯 네가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 한 켠이라도 듣기를 바라
그리고 정말로 온 맘 다해 네 모든 순간 순간이 소중하고 행복하기를 바라
잘 지내 이만 마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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