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구단 간에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리는 사안의 특성상, 애초부터 합의로 이어지긴 어려웠다. A 구단 단장은 “우리 구단은 샐러리캡을 폐지하거나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대하는 구단이 많았다. 논의가 거의 진전되지 않았다”고 했다. B 구단 단장도 “실행위에 앞서 열린 이사회에서도 같은 안건이 올라왔지만, 분위기는 비슷했다. 폐지나 재조정을 요구하는 구단과 현행 유지를 원하는 구단이 팽팽하게 대립한 끝에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했다.
실행위와 이사회 내용을 잘 아는 야구 관계자는 “수도권 한 구단과 서울 모 구단이 ‘샐러리캡을 없애야 한다’ ‘샐러리캡 때문에 야구 발전이 어렵다’는 식으로 여론몰이에 앞장선다”면서 “모 구단의 경우 대형 FA를 영입하면서 계약 4년째에 연봉을 몰아놨던데, 아마도 이 선수의 4년 차 쯤엔 샐러리캡이 없어질 거란 계산을 한 것 같다. 샐러리캡 폐지를 얘기하는 의도가 너무 투명하게 보인다”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이 야구 관계자는 “샐러리캡 제도 도입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면, 애초 샐러리캡 도입에 앞장선 분들이 지금 샐러리캡 폐지에 앞장서는 바로 그 구단 사장과 단장들”이라며 “당시엔 자기네 주축 선수들이 한꺼번에 FA 자격을 얻으면서 몸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니까 샐러리캡을 만들자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랬던 구단들이 이제 와서 ‘제도가 비현실적이니 없애자’고 주장한다. 제도에 문제점이 있다면 얼마든 논의할 수 있지만, 자기들 편의에 따라 제도를 만들었다 없앴다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E구단 관계자의 생각도 비슷하다. “일단 제도를 만들었으면 최소 3년은 유지해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이제 2년밖에 안 된 샐러리캡을 폐지하면, 그동안 샐러리캡 제도에 맞춰 선수단을 구성한 우리 같은 팀들은 바보가 된다. 샐러리캡을 지키기 위해 고액 몸값 선수, 베테랑 선수를 내보내고 여론의 비판을 받는 아픔을 감수해야 했다. 샐러리캡 신경 안 쓰고 구단을 운영한 팀들이 이제 와서 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걸 보면 양심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피치클락, 샐러리캡 모두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 배지헌 Jiheon Pae (@jhpae117) December 15, 2023
피치클락 내년 개막전 도입 무산? 감독자회의-단장회의에서 쏟아진 우려 “속도 조절 필요” [춘추 이슈분석] https://t.co/k50K4SGaez
(+피치클락 도입 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