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바보들 생각하는 거 보면 저런 말 하고도 남을 것 같음. 솔직히 인생에 배구가 끝인 놈들인데... 사랑과 배구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사랑보다는 평생 질릴까, 싶은 배구를 택하지 않을까.
어쩌다 싸운 날에는 닝이 상처받은 얼굴이 자꾸 떠올라 집중이 약간 안 되고. 100프로 쏟아부어도 될까 말까인데 약간이라도 그 집중이 흐트러졌다? 못 견디는 거임. 배구바보한테는 그것조차 "내"가 "배구"를 소홀히 했다...? 싶은 정도의 충격일것.
닝이 좋아지면 좋아질 수록 배구에 대한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감정이 널뜀에 따라 안정성이 부족해져 간다는 주변인들의 날카로운 지적들이 잇따르고.
사실 일에도 100프로, 사랑에도 100프로 이성적으로 예쁘게만 대처할 수 있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함. 사랑부터가 감정 포화 상태여야만 제대로 빠질 수 있는 거임. 뭐 하나에 빠지면 미친 상태로 빠지는 배구바보들이-주요 전적: 배구- 사랑이라고 다를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면 아무리 사랑해 마지않는 연인이라도 제대로 끊어내기 위해서 독한 말을 하겠지.
"헤어지자. 너 때문에 배구가 안 돼."
"...무슨 소리야? 나 뭐 잘못했어?"
"말 그대로야."
"그러니까 그게 무슨 소리냐니까...?"
"너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게 싫어."
따지고 보면 자신의 우선순위를 무너뜨릴 만큼 닝이 소중하다는 뜻이었지만... 어제까지 행복하게 웃으며 지냈던 연인이 통보성 이별을 날리면 누구라도 멘탈이 터지지 않을까.
우산이 소용없을 만큼 비가 쏟아지는 날. 예고도 없이 받은 이별 멘트에 닝은 그 자리에 굳은 듯 서서 그저 캐를 바라보겠지. 멍하니. 아주 멍하니.
아. 상처받았다.
좋아하는 만큼 표정을 읽는 건 쉬운 일이었고, 더 보고 있다가는 흔들릴 것 같아서 바로 자리를 피해버릴듯.
그래. 잘 선택한 거야. 배구가 더 소중하니까.
.
.
.
로 시작한 후회물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