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일주년 챙기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고
그래서 사귄날 모르는 것도 이해하고
나는 한달동안 혼자 설레면서 어떤 데이트를 할까
근무하다 남는시간에 계획도 짜보고,,
상대방 최대한 힘들지 않게 하려고, 돈쓰지않게 하려고 짰던 동선을 계속 수정해보고
낮에 꽃구경 갔다가 간단하게 먹고 산책하고 마지막엔 처음 같이 밥먹었던 동네 닭구이집 가려고했는데
저렴하지만 닮은 키링 나눠가지면서 많은 얘기할줄 알았는데
일주년 되기 이틀 전부터 개인지인약속 생기더니,
컨디션 생각해서 짧게 놀줄 알았는데 몸생각 안하고 마시더니
결국 몸살로 당일날 약타러 병원가고, 며칠 동안 일반식은 못하게 되었고 집에서 푹 쉬게 되었다.
원래 약속 없던 사람이니까
당연히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이니까
얼마나 즐거웠겠어
이해해야지
이해할 수 있어
근데 나는 어떡하나
한달 전부터 설레어했던 나를
이 날을 기다렸던 나를
하늘이 화창한 오늘과는 반대로
어두운 방안에서 서글퍼하고 있는 나를
누가 달래주나
어떻게 달래줘야하나
늘 그랬듯 스스로 나를 달래어왔지만
오늘은 이상하게도 쉬이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