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그렇게 사랑했던 애인을 대체 왜 살해하는걸까
단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거나, 나에게 질렸다거나, 다른 사람이 더 좋아졌다거나...
그러한 것들이 사람을 살해할 수 있는 이유가 될까?
물론 만약 애인이 바람을 피웠다거나, 환승을 한다거나 그런 식으로 '나를 속이고 기만하는 행위'를 했다면
솔직히 순간의 분노로 상대를 해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 수도 있겠지. 미래의 일은 내가 감옥에 가건 사형을 당하건 이 순간의 갑갑함을 해소하고 싶을 수도 있을거야.
물론 뭐 나같은 진따 마인드는 그렇게 분노에 찬 순간에도 온전히 감정에 집중하지 못하고 머릿속 어딘가 한구석으론
'내가 이 인간에게 해꼬지를 해서 내 마음을 통쾌하게 복수하는 것'과 '그럼으로써 내가 져야 할 문명인으로써의 리스크'를 비교할 거고
이 사람을 주먹으로 몇 대 치는 것보다 벌금 백만원이라도 생기고 전과 생기는 게 더 나에게 있어서 더 큰 리스크라는 걸 알기 때문에 혼자 바르르 떨다가 집에 와서 엉엉 울면서 욕이나 하겠지만
어쩌면 연애를 하는 사람들은 과감성이나 미래 일에 대해 크게 생각 않는 무딘 마음이 있어서 나처럼 끊임없이 마음속에서 재고 비비고 하지 않고 일단 저지르고 보는지도 몰라.
근데 단지 나에게 이별을 고했다는 이유.
그 사람이 이전에는 날 좋아했지만 이제는 내가 싫어졌다는 것 그 자체가 내가 화날 만한 일인가?
그 사고방식만큼은 이해하기가 힘들다.
오히려 나의 부족함을 더욱 통감해야 하는 거 아닌가? 왜 내가 이 사람에게서 사랑을 잃어버렸는지 생각해봐야 할 일 아닌가?
만약 그런 사람에게 이별을 선고받았다면 사랑을 잃어서 슬플 것이 아니라 그런 인간과 엮이지 않을 수 있게 해주고 결혼까지 가지 않게 해준 운명에게 감사할 일이 아닌가??
하나 더.
그런 행동을 저지르는 사람은 태생부터 또는 후천적으로 일반인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어떤 사람인가?
아니면 일반인이던 사람이 교육이나 가치관을 잘못 정립되어서 생기는 일인 건가?
만약 전자라면, 그러한 사람을 연인으로 어떻게 거를 수 있는 거지?
만약 후자라면, 대체 어떤 교육과 어떤 가치관이 사람들을 그런 인간으로 만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