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부터 시작해서 총 10년 넘게 연애함. 서로 결혼 생각도 있었고 동거한지도 오래됐음. 그런데 그렇게 오랫동안 한 사람만 보고 사니까 닝은 슬슬 질리기도 하고 연애 초반 때의 설렘도 전혀 안 느껴짐. 좋아해서 사귀고 있는 건지 정 때문에 사귀는 건지도 헷갈리고. 그렇게 점차 닝의 권태기가 시작됐음. 매일 아침마다 서로 출근 시간대 되면 잘 다녀오라고 인사 대신 입 맞춰주고 그랬는데 권태기 오기 시작하니까 닝 일부러 일찍 일어나서 출근하거나 바쁘다는 티 팍팍 내면서 거부 아닌 거부를 함.
뿐만 아니라 아무리 바빠도 저녁 식사는 집에서 함께 하는게 일상이었는데 닝은 회사 사람들이랑 같이 먹고 왔다며 쿠로오와의 식사를 피하기 일수, 주말이면 침대에 늘어져서 서로 끌어안고 낮잠 자고 영화 보고 이랬는데 닝은 주말 되자 마자 밖에 나가버림.
쿠로오는 닝이 이러기 전부터 닝 권태기 온거 알아차렸을 듯. 자기랑 말 할때 미묘하게 시선이 빗겨나가는 느낌이라거나, 어쩐지 불편해하는 기색. 근데 이때는 본인이 더 잘하면 금방 돌아오겠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음.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고 본인이 뭘 해도 닝은 싸늘하기만 함.
전부 내 문제다. 내가 닝한테 많이 신경을 못 써줘서(아님)이렇게 된거다. 하고 자책하는 쿠로오. 뭘 하든 간에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 것 같지만 그래도 이대로 닝이랑 끝을 맺을 수는 없으니까 닝한테 지극정성인 쿠로오.
그렇게 폭풍 전야처럼 아슬아슬하고 고요하게 시간이 흐르고. 어느 날 닝과 쿠로오 둘 사이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일이 벌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