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때 당시에 한국인들은 아는 사람 거의 없는 마이너한 외국 게임을 했었는데 거기서 걔랑 친해졌었음
원래 랜선 친구하다가 나이도 동갑인데다 사는 곳도 가까워서 실제로 함 보자해서 만났는데
진심 내가 실물로 본 남자 중에 독보적으로 제일 잘생겼었음
다들 이름 알만한 기획사에서 길거리 캐스팅도 자주 받았는데
자기도 생각이 없지는 않았는데 지는 끼도 없는데다 지은 죄가 워낙 많아서
연예인 되자마자 폭로글 우르르 올라올 거라면서 그냥 접었다는데(당시에 연예인들 학폭같은 과거사 폭로하는 게 막 시작되던 때)
너도 뭐 중고딩때 일진같은 거 했었냐고 물어보니까 자긴 그런 건 아니고 여자 문제가 복잡하다면서 지 카톡창 보여주는데
여자 프사가 진짜 스크롤 쭈르르르륵 내려도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카톡창에 걍 꽉 차있었음 ㅋㅋㅋ
더 신박한 건 김영희 이런 식으로 이름으로 저장된 여자가 거의 없음
뭐 ㅇㅇㅇ(클럽 이름) 번따, ㅇㅇㅇ(카페 이름) 번따 이런 식으로 번호 따거나 따인 곳 장소로 적어놓거나
더 심하면 지갑A, 지갑B, 지갑C 이런 식으로 적어놓은 애들도 있었음
자기 명품 신발 막 몇백만원 한다면서 보여주면서 자랑하는데 지갑B가 사준 거라고 했었음
근데 걔가 웃긴게 여자들한텐 천하의 상놈 그 자체였는데 남자들한텐 개착했음
애초에 여자랑 노는 것보다 남자랑 술먹고 롤하고 당구치고 축구하고 이런 걸 더 좋아했었음
걔랑 술 먹으면서 안주값 술값 내가 계산한 적 단 한번도 없음
한번은 술안주로 뭔 한우를 사주길래 내가 너무 눈치보이고 미안해서 이번만큼은 내가 계산하겠다고 우겼는데
어차피 지 돈으로 계산하는 거 아니고 혜진인가 혜인인가하는 지갑(진짜로 그 여자애 이름 못 외워서 지갑이라고 불렀음)이 사주는 거라고 그냥 먹으라고 막 해맑게 웃으면서 말하는데
악의가 1도 없어보여서 그게 더 무서웠었음
근데 한우 맛있었어서 먹기는 먹었다 혜진인가 혜인인가 하는 애한텐 미안하지만
또 한번은 내가 알바하던 곳 사장이 월급을 두달 연속으로 밀려서 나도 자취방 월세를 못 주니까 집주인이 뭐라하고 있었는데
대출이라도 받아서 일단 월세부터 내야하나 알아보고 있는데 대출 이자 비싸다고 자기한테 무이자로 빌리라면서 돈 빌려줌
뭐 대딩이 차용증같은 걸 알겠음? 100만원 가까이 되는 돈을 그냥 쌩 구두계약으로 빌려주는데
심지어 빌린 건 두달치 월세인데 갚는 건 한달치 월세만 갚으라고 하고 나머지 한달치 월세는 같이 하던 게임 쩔(레벨 높은 내 캐릭터로 레벨 낮은 걔 캐릭터 키워주는 거)해주는 걸로 퉁치자고 했었음
또 한번은 내가 사귀던 애인이 바람이 나서 힘들어하고 있으니까 술 사준다고 나오라고 해서는(물론 지가 다 삼)
그런 ㅆㄴ 빨리 잊고 다른 여자 만나자면서 지 카톡 친구창 스크롤 내리면서 마음에 드는 애 고르라고 소개 시켜주겠다고 하는데
걍 어처구니 없기도하고 웃기기도 하고 빵 터졌었는데 그렇게 몇날 며칠을 ㅂ신짓하면서 술먹고 웃고 떠들다보니 바람핀 걔도 금방 잊어버리고 며칠만에 괜찮아졌었음
여초 사이트에서 저런 놈이랑 친하게 지냈다하면 나도 끼리끼리 싸이언스 소리 들을 거 알고 있긴 함
실제로 현생에서도 그런 소리 많이 들었음 니도 같은 부류 아니냐고
근데 내가 걔한테 해주는 건 뭣도 없는데 걔는 나한테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좋을 때나 힘들 때나 도움 주던 놈인데
손절치면 내가 호로새기인 거 같아서 그 뒤로도 계속 친하게 지내고 있음
솔직히 부럽긴 하더라 인생 진짜 너무 편해보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