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사업 때문에 한국에서 일본으로 온 닝은 2학년때 이나리자키에서 네코마로 전학옴.
학기초도 아니고 중후반에 전학 와서 갈 만한 동아리들이 다 꽉 차있는 거임. 무조건 동아리 하나는 들어야 한다는데 남은 곳이 딱 하나, 배구부임.
“아니 미친 그럼 제 생기부는 어떡해요. 배구부라뇨. 저는 배구 룰도 모르는데요.”
“네가 배구를 하는 게 아니라 매니저로 들어가는 거니까 괜찮을 거다. 배구부 감독님께는 내가 따로 말씀드려 놓을게. 가만히 앉아 있다가 와.”
“그게 문제가 아니고, 저는 미대 입시생이라니까요? 심지어 학종인데 동아리를…”
한숨만 픽픽 나옴. 그래도 뭐 어쩌겠어. 갈 곳은 없고 동아리 하나는 무조건 들어야 한다는데. 울며 겨자먹기로 ㅇㅋ한 닝. 담임도 그냥 앉아 있기만 하면 된다고 했으니까 차라리 그때 공부나 하자, 생각함.
근데 이제 여기서 문제는 담임이 까먹고 배구부 감독한테 상황 설명을 안 한거임. 네코마 입장에서는 n년동안 없었던 매니저가 생긴다? 솔직히 별로 필요 없긴 하지만 어쨌거나 이제부터 동료니까 잘해줘야지 생각하고 있고, 닝 입장에서는 안 그래도 학기 중후반에 전학 와서(+한국인)겉도는 분위기고 미대입시생인데 미술 동아리 못 들고 뭔 배구 동아리나 들어가게 생겨서 짜증난 상황. 심지어 한국인 아닙니까. 대학은 인생의 전부임. 생기부에 한 줄 더 적히는게 얼마나 중요한데 그것도 동아리를.
다음날 닝 배구부 가서 인사 하는데 표정에서부터 흥미 없음+짜증남+애써웃긴함+그치만x같음+아피곤해 이거 다 드러나서 애들 좀 뻘쭘할듯. 겨우 야쿠랑 쿠로오가 분위기 살리고 점점 원래 텐션 올라가고 있는데 그때 닝이 하는 말.
“어디에 앉아 있으면 되나요.”
닝은 정말로 그냥 이름만 배구부 소속이지 거기서 공부해도 되는 줄 앎. 근데 평소 같았으면 저렇게 대놓고 안 물어보지. 아무리 그래도 일단은 배구부고 그렇게 직설적으로 말하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 근데 지금 닝은 개빡친 상태. 눈에 뵈는 게 없음. 배구부원들이 싸가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뭐 어쩌겠어. 배짜라지.
이렇게 시작해서 배구부 애들이랑 겁나 꼬이고 꼬이다가 결국엔 후회하는거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