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26살 대학생이고 난 25살 직장인
3년 사귀다가 어제 전화로 헤어졌어
헤어진 이유는 별 거 없고
함께한 시간이 너무 오래되고 편해져서인지
설렘보단 익숙함이 강해져서 ...
익숙함 속에서 애정이 느껴지면 다행이지만
데이트든 연락이든
의무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았거든?
서로 “사랑해” 해도 진한 애정 표현이라기보다는
늘 하는 말이니까 내뱉는 말처럼 느껴지고
애인도 이제 취준한다 어쩐다 바쁘고
나도 취업하고 나니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그렇게 둘 다 연애가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게 된 것도
한 몫 했다고 봐 나는
한 달에 세 네번 데이트에
진한 스킨십 안 한지도 좀 됐고
여행도 마지막으로 다녀온 게 작년 여름이었나
내가 헤어지자고 하긴 했는데
애인도 끄덕끄덕 내 말 하나 틀린 거 없다면서
왜 헤어지자는 건지 알겠다고 ...
애인이나 나나 서로가 성향이 너무 비슷해서
안정적이고 큰 굴곡 없이 만났긴 한데
애인이 그러더라 나랑 정말 잘 맞고 결혼까지 할 만한 적합한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대
더군다나 애인은 내가 첫 연애라
마땅히 비교하고 결론을 낼 기준이 없었고
나도 애인이 밉고 안 맞는 건 없었지만
묘하게 권태감을 느꼈었어
저번에 일주일 정도 시간 갖고 다시 만났었는데
제자리걸음인 거 같아서 그냥 헤어지자 했다
근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눈물이 막 나고
그래도 되게 행복하고 편안했었는데
둘 다 엄청 울면서 전화 끊었다
대체 뭐가 맞는 걸까
나 잘 헤어진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