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올 시즌 첫 퇴장 명령을 받았다. 내야수 이유찬의 2루 도루 과정에서 나온 비디오 판독 판정에 대한 항의 때문이었다.
상황은 이랬다. 두산은 6월 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1대 0으로 앞선 9회 초 1사 뒤 이유찬의 볼넷으로 추가 득점 기회를 얻었다. 이어 조수행 타석 때 이유찬은 2루 도루를 시도했다.
2루심은 세이프 판정을 내렸고, NC 벤치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세이프가 아웃으로 판정 번복이 이뤄졌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곧바로 그라운드로 뛰쳐 나와 거센 항의에 나섰다. 이유찬 태그 과정에서 상대 유격수 김주원의 주루 방해가 있었지 않느냐는 내용이었다. 김주원은 태그 아웃 과정에서 다리로 베이스 부근을 가로막았다. 2루 베이스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한 이유찬의 손이 김주원의 다리에 가로막혀 베이스 태그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유찬은 손 부상까지 당해 다음 이닝 교체됐다.
하지만, 이 감독의 항의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 감독은 비디오 판독 항의로 퇴장 조치를 받았다. 이 감독 퇴장에도 두산은 9회 말 1대 1 동점을 내줬지만, 10회 초 3득점으로 다시 역전에 성공하면서 4대 1 승리를 거뒀다.
경기 뒤 주루 방해 여부와 관련해 논란이 일었다. NC는 지난 주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3루수 서호철이 3루 도루를 시도한 황성빈의 손을 무릎으로 막는 장면이 나와 주루 방해 논란을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당시 심판진은 그 장면이 주루 방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4일 경기 논란의 장면은 판정이 달랐다. MK스포츠 취재에 따르면 4일 경기 2루심이었던 이용혁 심판은 해당 장면과 관련해 주루 방해를 먼저 선언했다. 주루 방해로 인한 세이프 판정이 원심이었던 셈이다. 주루 방해 판정을 받았다면 당연히 전일수 구심은 NC 벤치의 비디오 판독 요청을 받아들이면 안 된다. 하지만, 구심은 NC 벤치의 2루 도루 관련 세이프/아웃 판독 요청을 수락했다.
당시 창원 경기 현장에 있었던 KBO 심판 관계자는 “2루심이 먼저 주루 방해로 세이프 판정을 내렸다. 그런데 구심이 이를 제대로 인지를 못 하면서 NC 벤치의 비디오 판독 요청을 받아들였다. 주루 방해가 원심이라면 비디오 판독 요청을 받아주지 말았어야 했다. 2루심이 더 적극적으로 어필하거나 구심이 그런 상황을 잘 점검했어야 했는데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이런 결과가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도루나 주루 과정에서 나오는 수비수들의 베이스 터치 방해와 관련해서 유사한 논란은 향후에도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베이스를 어느 정도로 막아야 주루 방해를 내릴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는 까닭이다. 심판진은 부상 방지를 위해 베이스를 열어줘야 한다는 방향성 아래 자의적인 판단으로 주루 방해 여부를 판정해야 한다.
심판 관계자는 “만약 자연스럽게 이어진 수비 동작 과정에서 그런 장면이 나오면 주루 방해 판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이번 장면에서는 2루심이 판정을 잘 내렸음에도 결과적으로 엉뚱하게 비디오 판독으로 이어진 탓에 칭찬을 받아야 할 상황이 반대가 됐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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